빅히트 위층은 소아과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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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소아과 "
" 히망소아꽈! "
" 아이구, 잘하네 우리 밍꾸! "
드디어 감격스러운 첫 출근날! 이 날만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개인병원은 절대 안된다는 아빠를 장장1년을 설득했서 결국은 그 이름도 사랑스러운 소아과를 열게 됐다.
희망소아과, 이름도 얼마나 예쁜지!
희망소아과의 첫 간호사이자 내 오랜친구는 네이밍센스가 구리다며 얼마나 불평을 해대던지, 그럴거면 첫출근도 하기전에 사직서내라고 겁을 줬다.
이름하나는 잘 지었구만.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희망소아과 얼마나 좋아!
" 근데 이모, 소아꽈가 뭐야? "
" 밍꾸처럼 어린 아이들이 아야할때, 이모가 마법을 부려서 낫게 해주는 곳이야 "
" 정말? 밍꾸 빤리 올라가고 시퍼여! "
" 알았어요, 우선 이모 손 잡고... 민국아!! "
주사기를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민국이한테 소아과를 뭐라고 설명해주면 겁을 안먹을까, 생각하다가 꽤 괜찮은 대답에 민국이 표정이 환해져서 나름 뿌듯했다.
무서운 곳이 아니라고 판단한건지, 그 고사리같은 손으로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가버렸다.
그 쪼그만 뒷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보다가, 나도 문을 열고 들어갔다.
" 이모 빤리빤리! "
" 밍꾸 넘어져요! 뛰지말아요! "
" 아 빤리요! "
" 밍꾸! 뒤에 사람!! "
어어, 나를 보면서 뒤로 걷던 민국이가 엘레베이터 앞에 있던 사람과 부딪혀 엉덩방아를 찧어버렸다.
그러게 손 잡고 천천히 가자니깐, 우리 민국이 아프겠다.
" 밍꾸! 괜찮아요? "
" 아가야, 괜찮아요? "
" 으응 밍꾸는 남쟈니까! "
다행히도 민국이는 울지 않았고, 부딪힌 사람도 좋은 사람인지 괜찮냐고 물으면서 민국이를 일으켜주었다.
" 밍꾸, 죄송합니다 해야죠? "
" 아저씌, 죄숑합니다아 "
" 괜찮아. 근데 아가야, 나 아저씨 아닌데? "
" 아니야 아가야, 이쪽은 아저씨고 나는 형아야. "
" 아, 김태형! "
" 딱 봐도 아저씨처럼 생겼지 이 아저씨? "
" 뭐래, 아가야. 이 무서운 아저씨는 보지마. "
뭐지, 저렇게 훈훈한 광경이라니. 다 큰 두 남자가 쭈그려 앉아서 서로가 형이라고 싸우는데, 어떻게 유치원생이 셋으로 보이는건지.
정작 민국이는 한마디도 안하고 무섭다는 표정으로 보고있는데, 음 내가 민국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키가 서장훈만한 사람 두명이 쭈그려앉아서 내 앞에서 서로 오빠라며 싸우고 있는 거겠지... 무서울만 하네, 우리 밍꾸.
" 야, 니들 때문에 애기가 겁먹잖아. "
쭈그려 앉아있는 남자분들한테 서있던 남자분들 중 한명이 그렇게 얘기하는데,
저기요, 그쪽이 제일 무서워요...
민국이도 나랑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나한테 달려와서 내 품에 폭 안겼다. 그런 민국이의 뒤통수를 살살 쓰다듬어주었다.
우리밍꾸, 무서워요?
" 아, 형! 형때문에 겁먹은 거거든요? "
" 닥ㅊ... 아니 조용히 하고 엘레베이터나 타. "
닥쳐 라고 하려다가 내 품에 안긴 민국이쪽을 보고 바로 말을 바꾸는데, 그게 너무 의외여서 조용히 웃다가 그 남자랑 눈이 마주쳤다.
괜히 혼자 쫄아서 바로 눈을 아래로 깔았다.
...그래도 역시 무서워.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나? 엘레베이터가 도착해서 그 남자들 먼저 들어가는데, 정말 우르르 들어간다.
나도 탈려고 보니 정말 엘레베이터가 꽉꽉 차서 탈 수나 있을까 걱정이 됐다.
" 저, 다음에 탈게요. "
" 아니에요! 아가는 저한테 주시고 타세요! "
맨 처음 민국이랑 부딪혔던 남자분이 눈웃음을 지으면서 말하는데, 와, 눈웃음. 이 남자는 진짜로 민국이 친구같다.
민국이를 넘겨주고 타는데, 나보다 얼굴한개는 더 큰 남자들이 나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려고 꼬물꼬물거리면서 벽에 붙는데,
그게 너무 귀여워서 꼭 유치원에 온 느낌이랄까.
" 아가, 이름이 뭐에요? "
" 이모... "
" 괜찮아, 무서운 아저씨 아니야. "
아, 아저씨래. 형아라고 해줬어야 했는데. 민국이를 안은 남자분이 상처받은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미안해요.
" 형아는 박지민이에요. 아가 이름 안알려줄거에요? "
" 송밍국이에여! "
" 아아 민국이구나. 민국이는 몇살이에요? "
" 으응... 다섯쨜이요! "
아, 귀여워ㅠㅠ
내 손에 쏙들어오고도 남는 작은 손으로 하나, 둘 하며 세더니 손바닥을 쫙 피고는 해맑게 웃는데, 진짜 미치게 귀엽다.
그건 다른사람들도 마찬가지인지 나랑 같은 아빠미소에, 민국이 볼을 꼬집고 아주 난리가 났다.
" 민국아, 이거봐 형아는 입을 이렇게이렇게 할 수 있다? "
저 분은 얼굴은 잘생기셨는데, 정신연령이 딱 우리 민국이같다. 민국이도 그게 그렇게나 웃긴지 소리를 내며 꺄르르 웃는데, 절로 엄마미소가 나왔다.
그렇게 잘 놀다가 느린 엘레베이터가 4층에 도착했고, 아쉽다는 듯이 민국이를 천천히 내려주고 다같이 인사를 했다.
그새 정이 든건지, 빠빠- 하며 손을 흔드는 민국이의 표정이 울상이었다.
잘생긴 분이 그런 민국이보다 더 오버스럽게 울상인 표정을 지으니 민국이와 그 남자분이 서로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 아자씌들! "
문이 닫히는데 민국이가 엘레베이터에서 나가려고 해서 깜짝놀라 버튼을 누르려는데,
그 무서운남자분이 나보다도 빠르게 밖에서 열림버튼을 눌러주었다.
아, 진짜 십년감수했네.
살짝 웃으며 고마움의 표시로 그 분에게 살짝 목례를 하니, 머리를 긁적이며 내 눈을 피했다.
뭐지, 부끄러워하는건가?
" 우리 이모가 5층에 소아꽈를 여렀거든여! 아야하면 꼭 와여! "
미...밍꾸야...그런 마켓팅 정말 바람직하다. 그렇게 말하는데 어떤 사람이 안오겠니
근데 민국아 우리 소아관데... 그래 뭐 어른진료도 되긴 하니깐!
" 알았어, 형아들 꼭 갈게! "
웃으면서 있는 힘껏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이 정말 훈훈했다.
병원을 여는 첫날, 첫출발을 저 남자분들, 그리고 우리 밍꾸덕분에 기분좋게 할 수 있을것 같았다.
..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잘부탁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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