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위층은 소아과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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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오늘도 무사히 끝났다!
드디어 진료를 끝내고, 기분좋게 병원을 정리하고 문도 꼭꼭 잠그고 엘레베이터에 타려 했으나, 오늘은 계단으로 향했다.
요즘 진료하느라 의자에만 앉아있었더니, 운동이 필요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마디도 안하고 있는 민국이를 데리고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갔다.
이모 손 꼭 붙들고, 민국이 특유의 집중할때 나오는 입과 빵빵한 볼이 너무 귀여웠다.
어떤 사랑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어차피 조금있으면 재잘재잘 늘어놓을 민국이였지만.
" 으응...? 아래층 아자씨! "
민국이를 보고 엄마미소를 지으면서 계단을 내려가는데, 한마디도 안하던 민국이가 뭔가를 발견했는지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그 손가락을 따라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하는데, 거기엔 몇번 마주친 얼굴이 있었다.
쪼그려 앉아서는 두 팔을 무릎위에 걸쳐놓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더니,
민국이의 목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들어 나와 민국이를 바라보고는 말을 걸어왔다.
" 안녕, 아가. 안녕하세요, ㅇㅇ씨. "
저 힘없는 미소. 많이 본 사이는 아니었지만, 만날때마다 환하고 밝게 웃어왔었는데.
오늘 아침에 잠깐 마주쳤을 때도, 다들 떠들때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렇게 보니까 많이 아파보였다.
" 아자씨, 아야해요? "
" 아니, 형아 아야하지 않아요. "
민국이도 똑같은 걸 느꼈는지 아프냐고 물었고, 저 분은 여전히 힘없는 미소를 보이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민국이는 심각하게 쳐다보더니, 이내 내 손을 놓고는 그쪽으로 걸어갔다.
" 아뜨, 아뜨! "
저 분의 이마위에 조그마한 손을 올려보고는, 열이 나는지 바로 아뜨! 하면서 손을 떼오는 민국이였다.
" 아자씨, 아자씨 아야해요! "
" 맞아요. 형아 아야해요. "
순순히 불으라는 듯이 두 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무서운 표정을 해오는 민국이에, 저 분은 순순히 웃으며 인정해왔다.
그걸 보던 민국이는 나에게 쫄래쫄래 오더니, 이모, 아자씨 안아프게 해줘여! 하면서 내 손을 잡고는 나를 끌어왔고,
나도 조금 걱정이 됐던 터라 가까이 가보았다.
가까이 다가가니 뺨이 붉어져있었고, 땀도 조금 흘리고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증상이 심한것 같다.
" 이마 한번만 만져볼게요. "
작게 끄덕이는 고개에, 이마에 조심스레 손을 올렸더니 이런, 완전 불덩이였다.
놀라서 뺨도 만져보고, 내 이마랑 비교도 해봤는데 열이 한 39도는 될 것 같았다.
" 이렇게 열이 많이 나는데 왜 이러고 있어요! "
" 시간이 없어서... "
" 건강보다 중요한 게 어디있어요, 적당히 쉬어가면서 해야지. "
의사라서 그런가, 병원은 안가고 병을 키우는 사람들만 보면 잔소리를 하게된다. 일종의 직업병같은 거였다.
한숨을 쉬면서 얘기하다가 아, 이럴때가 아니지. 상황판단을 하고는 잔소리가 더 나오려는 것을 꾹 참고는 손목을 잡고 성큼성큼 위층으로 향했다.
" 따라와요. "
" ㄴ,네? "
" 밍꾸, 이모 따라와. "
" 네에! "
.
" 어디가 아야해서 와써요? "
" 밍구선생님, 저 여기가 너무 아파요. "
" 으응, 한번 봅씨다. "
" 저... 많이 심각한가요? "
" 이미 늦어써요... 미아내요. "
" 으아아 안돼요 선생님... 방법이 없나요...? "
허이고. 둘이 아주 잘논다, 잘놀아.
불키고 세팅하고 뭐하고 나만 바쁜 와중에, 저 둘은 의사와 환자놀이에 푹 빠져있다.
송민국 저거, 요즘 아침드라마를 그렇게 애청하시더니 누가 보면 진짜 의사인 줄 알겠네.
땀흘리고 아픈와중에도 민국이랑 놀아주는 저 분도 참, 애기많이 좋아하나보다.
둘이 노는 거 보니까 흐뭇하네.
아, 이렇게 감상하고 있을때가 아니지.
" 자자, 그만 놀고 이리 오세요. "
손목을 잡고 끌고오는데, 손목까지 뜨겁다.
빨리 더 악화되기 전에 진료해야되겠다는 생각에, 일단 자리에 앉히고 체온계를 집어들었다.
" 열부터 잴게요. "
귀에 넣었다가 뺐는데, 생각했던 것 만큼 심하지는 않은 38.5도 였다. 그나마 다행인가.
" 지금 으슬으슬 춥고, 어지럽고 그러죠? "
" 네. "
" 잠깐 옷 좀 올려봐요. "
" 네?! "
아우, 깜짝이야. 뭘 그렇게 놀랐는지, 쩌어기 있는 민국이까지 깜짝 놀랐다.
" 깜짝이야, 왜 이렇게 놀라요. "
" 아니, 옷을 왜... "
" 청진기 대봐야죠. 혹시 다른 이상이 있는 건 아닌가 "
" 매...맨살을요? "
" 에? "
자기가 입은 티를 아래로 잡아 끌어 배를 아주 원천봉쇄하고는, 맨살을요...? 하면서 초조한 표정으로 물어보는데,
이 순수한 생명체는 뭐지.
그 초조함이 여기까지 느껴와서 너무 귀여워, 작게 웃음을 터뜨리면서 얘기했다.
" 안에 나시 안입었어요? "
" 예? 아, 입었어요. "
" 티만 위로 올리고, 나시는 그대로 두면 돼요. 아가들은 맨살에 하는데, 그쪽은 아가는 아니잖아요? "
" 네, 의사선생님. "
아직 일어서있는 나를 올려다보며 얘기하는데, 아가가 아니기는 무슨.
이 사람은 민국이랑 동갑이 틀림없다. 순간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서, 멋대로 움직이려는 내 손을 제지하는데 큰 힘이 들었다.
" 음, 다행히 다른 건 없고 그냥 몸살감기인것 같아요. 해열제 처방해줄테니까 꼭 나가서 약국 들리고요,
왠만하면 내일모레까지는 푹 쉬세요. 알았죠? "
" 네. "
" 아, 잠깐만 있어보세요. "
그래, 아래층 이웃인데.
앞으로도 많이 볼 사람인것 같은데, 이 정도는 해줘야겠다 싶어서 곧장 주사실로 향해서 주사를 들고 나왔다.
" 왼쪽 팔 걷어보세요. "
" 그게...뭐에요? "
" 주사잖아요. 빨리 한대 맞고 약지으러 가요. "
" 아, 잠깐만요! "
왼쪽 소매를 내가 걷어올려주는데, 다급한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손으로 내 손을 저지해왔다.
나랑 손이 닿자 당황해서 손을 떼고 어쩔 줄 몰라하면서, 잠깐, 잠깐만요! 하는데,
영문을 모르겠어서 그냥 쳐다보고 있다가 왜 이러는지 금방 눈치를 챘다.
" 설마... 주사가 무서워요? "
" 네? 아니, 그게 아니고... "
맞구만. 딱 봐도 주사가 무서워서 이것저것 둘러대면서 어떻게든 피하려고 하는데, 이것도 아가들이 하는 행동중에 하나인데.
이분은 진짜 유치원생인가.
" 그러면, 엉덩이에 맞을래요? "
" 네에?! "
" 선택해요. 팔에 맞을래요, 엉덩이에 맞을래요. "
엉덩이라니, 아까 맨살얘기할때보다 더 초조한 표정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큰아가를 앞에 두고, 혼자 놀고있는 민국이를 불렀다.
" 밍꾸! "
" 네에? "
쪼르르 달려온 민국이에게 주사를 보여주고는, 밍꾸는 주사 안무서워하지요? 하고 물었더니, 보란듯이 예쁘게 대답해왔다.
" 녜에! 주사 하나도 안무서어요 "
" 이거봐요, 민국이도 안무서워하잖아요. 근데 다 큰 어른이 무서워하면 되겠어요? "
" 아니요오... "
" 그러면 얼른 왼쪽팔 걷으세요. "
내 말에 아주 천천히 왼쪽팔을 걷던 큰아가옆에서 민국이가 형아, 괘아나 눈깜꼬이쓰면 금방 끈나! 하며 위로를 해왔고,
그에 살짝 찡그리고 웃으며 큰아가가 민국이를 무릎에 앉혔다.
" 으으...! "
눈을 꼭 감고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빨리 주사를 맞히고 뽀로로스티커를 붙여줬다.
어른한테 뽀로로스티커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뭐 대단한걸 했다고, 스스로를 뿌듯해하는 큰아가에게 잘했다며 엄지를 올려보이는 작은 아가였다.
.
뒷정리를 마치고 병원을 나왔고, 먼저 약국으로 가라고 그렇게 말해도
주사맞았다며 괜찮다며, 나와 민국이를 기다려주어서 너무 미안했다.
아픈데 먼저가지.
" 꼭 약국 들려야해요. 그리고 꼭 하루종일 쉬시고요. 밥도 거르면 안돼요. "
" 내가 무슨 애에요? "
네. 그쪽 애 맞아요.
우리 소아과 단골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데요.
" 박지민이요. "
" 네? "
" 박지민이요, 제 이름. 모르고 있었죠? "
지민이라. 이름도 완전 아가같잖아.
큰아가, 라는 호칭이 입에 너무 붙어버렸다.
물론 입밖으로 내지는 않지만.
" 아, 저는 김ㅇㅇ가에요. "
" 알고있었죠. 근데 ㅇㅇ씨는 제 이름 물어보지도 않고... 제가 먼저 말하고... "
저 표정, 저거저거 민국이가 삐질때 하는건데.
볼도 빵빵해지고 눈꼬리도 축 늘여뜨리고.
남준씨와는 다른 귀여움이었다, 지민씨는.
남준씨는 아기를 부서뜨릴까봐 무서워 서툴러서 귀여웠다면, 지민씨는 그냥 아가였다. 민국이 친구, 라고나 할까.
어느덧 엘레베이터는 1층에 도착했고,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민국이와 지민씨가 인사를 나눴다.
" 찌미니형아! "
" 응, 아가 안녕. 다음에 봐 "
" 형아! "
" 응? "
" 약 맨날맨날 먹구, 또 잠도 코 자야돼요! "
나랑 눈이 마주친 지민씨와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내가 속으로 민국이 친구라고 한걸 듣기라도 한걸까, 정말 친구를 챙기듯이 말하는 민국이었다.
아니, 민국이는 자기 동생으로 생각할 수도 있었다.
" 알았어요. 꼭 그렇게 할게요. "
지민씨는 웃으며 민국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ㅇㅇ씨, 나중에 뵈요. 하고는 약국으로 향했다.
나도 민국이 손을 잡고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의문점이 생겼다.
" 근데 민국아, 지민이 형아 이제 아저씨 아냐? 왜 형아야? "
분명히 아아까 까지만 해도 아저씨라고 했던 것 같은데.
상큼한 목소리로 대답해오는 민국이에, 엄마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 으응, 밍꾸의 첫번째 환자니까! "
.
죄송합니다. 오늘 분량이 굉장히... 짧죠. 하하. 작가가 분량조절을 실패했슴다ㅠㅠ 엉엉 ㅠㅠ
아, 그리고 나중에 꼭 독자님들께서 참여해주셔야 할 중대한 투표가 있습니다!
※이 글의 남자주인공은 여러분의 투표에 달려있습니다!
일단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7명모두 한명씩 보여드릴 생각이고,
7명 다 제대로 나왔을때 투표를 할 생각입니다.
모두들 그때 참여해주실거죠? ^*^ ※
제 글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 이번해에 방탄 실물 영접하실거에요. 훠우!
덕계못따위!
그리고 제 답글이 늦어지더라도 노여워 마세요. 늦더라도 댓글에 대한 답글은 꼭꼭 달테니까요!
그리고 암호닉은 언제나 환영입니다.격하게요. 조금씩 암호닉이 늘어나서 너무 감사드려요ㅠㅠ
♥사랑합니다 암호닉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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