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수란봉/아이닌/반달/계지계맞/풀/오메기떡/리엘/쪼꼬렛/노잼유닛/
초코/남양주꼬꼬/쿱승철/계란초밥/봄나무/모찌美/너누야사랑해
신청해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XI
춤을춘지 8년
세븐틴 덕질한지 3년
권순영과 안무작업해보고싶다고 꿈꾼지 3년
그리고 드디어
플레디스에 입사한지 10일
안녕하세요, 춤추는 여자, 세븐틴 전담 안무가 김여주 입니다.
승관이에게서 간접적으로 '짜증난다' 라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부터는 처음 승관이를 마주했을 때 보다 훨씬 더 티나고 심하게 승관이를 피하고 있었다. 그냥 가볍게 안무물어보러 왔을 때에도 '순영오빠한테 물어봐' 라며 무뚝뚝하게 무시하는경우가 많았고 그런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까 승관이도 더이상 나에게 말을 걸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내가 안무가로 합류하고 첫번째 활동이 마무리 되어 갈 즈음이였다.
활동의 막바지즈음에 운좋게도 세븐틴의 음악적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잡혀서 각 유닛별로 자신들의 무대를 준비하기 바빴고,
나는 이번 활동곡 리믹스버전 안무를 구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똑똑- 지훈오빠 들어가도 돼요?"
"어 들어와"
피곤했지만 신이났다, 세븐틴이 이런 좋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다니! 깨발랄하게 입으로 똑똑- 을 외치며 녹음실 안에있는 지훈오빠에게 출입허가를 받았다.
짜잔-!! 여!주!등!...장.
온몸으로 신남을 표출하며 녹음실로 들어섰을때 그곳엔 보컬유닛이 모두 모여있었다. 물론 부승관도
"뭐에요 혼자있는거 아니였어요? 창피하게"
"여주 오늘 신났네?"
"놀리지마요 지수오빠"
"예능나가는거, 보컬팀은 어쿠스틱편곡으로 무대 해야되거든 그거 준비하고있었지"
"아아 전 그 예능에서 쓸 노래 편곡 됐냐고 물어보러왔는데"
"아니 아직, 우리꺼 가사 쓰고 마무리 지으려고했는데 지금 가사가 안써져"
"아 진짜요?"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들여다 본 가사노트에는 글자들과 지운흔적들이 여기저기 뒤엉켜있었다.
"짝사랑 가사인데 우리 다 짝사랑 경험이 없어서 애먹고있어."
"아 그래서 늦는다는거구나"
"여주야 넌 짝사랑 해본적 없어?"
"맞아! 여주야 너 짝사랑경험 있어? 진작 너한테 도움청할껄 바보같이 우린 우리끼리 이러고있었네"
"오 지수형 똑똑하다 여주한테 물어볼생각도 하고"
"..."
지훈오빠가 짝사랑가사쓰고있다는 말을 했을때 내 시선은 허공을 방황했고, 지수오빠가 나에게 질문을 했을때 내 시선은 부승관을 향했고,
정한오빠가 맞장구를 칠때 승관이와 시선이 겹쳤고, 석민오빠가 호들갑을 떨때 시선을 피했다.
차라리 들어오지 말껄. 내가 들어온게 그렇게 탐탁치않은가? 승관이는 내가 들어온 뒤로 한마디도 하지않았다.
"짝사랑이요?"
"응 짝사랑, 없어?"
"뭐 있죠, 있긴"
"오오 얘기해 줄 수 있어?"
"...예, 해드릴게요"
제가 좋아하는사람은 엄청 인기가 많았어요. 닿을 수 없을만큼 인기가 많고 높디 높은사람이라고 해야하나? 친해질 가능성조차도 없는 그런사람이요. 근데 제가 그런사람이랑 가까운 관계가 되었어요.
말을하면서도 말도 안되는 말에 나도 웃음이 터져버렸다.
아 미안해요 오빠 웃어버려서, 제가 말하면서도 웃기네요. 크흠 뭐 암튼. 그 사람이 저한테 많이 다가와줬어요. 말도 걸어주고 챙겨주고 그런식으로. 근데 전 요즘말로 철벽을 쳤다고 해야하나? 대답도안하고, 반응도없고 어쩌다가 어. 응. 이렇게만 답하고? 제가 그랬어요. 계속 그렇게만 대하니까 그사람은 제가 자기를 싫어하는줄 알았나봐요. 그래서 아니라고는 했는데.. 그 뒤로도 제 태도의 변화는 없었죠. 한마디로 말로는 안싫어한다고 하면서 행동은 싫어하는사람한테 하는 태도? 거의 그랬죠 태도뿐만아니라 말도 안걸고 그랬으니까요.
이번엔 울음이 터져나올것만같다. 내 자신이 너무 멍청해서. 내 자신이 너무 짜증나서. 좋아하는사람한테 말도 못 거는 내 자신한테 짜증나서
...아 미안해요, 아 왜이러지? 눈에 먼지들어갔나. 후.. 아 아무튼... 뭐 어떻게 됐겠어요. 당연히 그사람은 제가 싫어졌죠. 이젠 대화조차도 거의 안해요... 근데 제일 슬픈게 뭔지 알아요? 제가 그사람 그렇게 다 걷어차놓고, 그 사람이 제 눈에 보일때마다 저만 마음아프고 저만 힘들어하고있다는거. 진짜 멍청하죠? 저 진짜 병신인거같아요... 왜 이럴까요..? 대체 전 왜 이러는걸까요 오빠? 저 그사람 아직 많이 좋아해요. 근데 그사람은 저를 싫어해요. 저 어떡해요? 그사람이 많이 좋은데 많이 미안해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분명 덤덤하게 말 하고 있었는데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승관이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하고있는게 맞는 행동일진 모르겠지만. 뭐 승관이는 이 이야기가 자기얘기라는걸 모를테니까 상관없겠지
"...미안해요 오빠들, 괜히 분위기 망쳐서. 우울한 얘기해서 미안해요. 지훈오빠 편곡 끝나면 말해주세요."
"저기 여주야.. 혹시 그 사람이.."
"아뇨, 갈게요"
지수오빠가 무언가를 물어보려고 하자, 난 그냥 재빨리 그곳을 피해버렸다. 더이상 그 안에서 승관이의 시선을 받아내기에는 내 자신이 버티기 힘들었기에.
흐...아....
녹음실을 피해서 1층 카페로 내려갔다. 멈추지 않는 눈물을 닦아내며 내려간 1층에는 최한솔이 있었다.
"어 여주..야...? 너 울어?"
"안울어, 뭘 울어 울긴"
"너도 참 거짓말 못한다. 눈에 눈물 가득담고 그런 말 하냐?"
"...조용히해"
"왜, 왜 울었는데"
녹음실에서 있었던 얘기를 다 쏟아냈다. 내친구 한솔이니까. 편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한솔이니까.
"어휴 멍청이. 그래서 부승관앞에서 울고나왔냐 넌?"
"...어"
"간접적으로 난 부승관 좋아해요 라고 말도 했고?"
"...응"
"참 쌍방향삽질 대단해"
"뭐라고?"
"별말 아니야"
뭐야 시시하게
"아 몰라.. 울었더니 진짜 피곤하다..."
"운거 맞으면서 뭘 안울었대"
"...안울었어"
"피곤하면 커피나 한잔 마셔 난 쓴거 안마신다, 알지?"
자연스럽게 커피심부름을 시키는 최한솔한테 혀를 살짝 내밀어 베- 하며 메롱을 살짝 날려주고 커피 내리러 자리를 옮겼다.
커피
나는 커피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승관이는 커피를 못먹지. 이 와중에 부승관이 생각나는 내 자신이 한심해 살짝 헛웃음을 내뱉은 후 커피두잔을 들고 한솔이에게로 갔다.
"오올 진짜로 내것도 타온거야?"
"너 주려고 타온거 아니야"
"그럼 누구 주려고 두개나 타오셨을까"
"...그거 부승관 주려고 연구한 커피다?"
어릴땐 바리스타를 꿈꿀정도로 커피를 깊게 좋아했었던적도 있었지, 그러다가 춤이 더 좋아서 금방 포기했지만... 그러고보니까 커피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그 사람 입맛에 꼭 맞는 커피를 내려주고, 그 사람이 이건맛있네 라는 반응을 보일때가 내 가장 큰 행복이던 시절도 있었는데. 뭐 다 지난 과거지만
"승관이 커피 못마시잖아, 그래서 걔 입맛에 맞춰서 옛날부터 연구했었던거야"
"너 예전에도 승관이 알았었어?"
"아.. 그부분은 몰라도 돼"
"뭐야 싱겁게, 넌 대체 얼마나 좋아하길래 한명을 위해서 커피연구까지 하냐"
"몰라 그냥좋아"
어깨를 살짝 기웃해 보이고 내 커피를 살짝 마셨다. 으 써 오늘은 내껄 별로 못탔네
"마셔봐, 그건 꽤 달달할껄"
"내가 마셔도 돼? 승관이를 위해서 연구한거라며"
"됐네요, 내가 지금 승관이한테 가서 자 이거 너만을 위해 나의 사랑을 듬뿍담아서 너의 입맛에 맞게 연구해서 내려온 커피란다 마시렴 이럴 순 없잖아"
"그래 고마워, 잘마실게"
응?
한솔이에게 다른 커피잔을 내밀고 대화하던중 내 머리 위에서 낯선 손이 하나 내려와서 그 커피잔을 집어올렸고, 낯설지만 익숙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그 낯설지만익숙한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몸을 뒤로 돌렸을때, 내 뒤에는 커피잔을 들고 마시고있는 부승관이 있었다.
"어 이건 맛있네"
왜 부승관이 여기있지
"날 위해서 연구한거라고? 고마워 여주야 잘 마실게"
"야..."
"와 김여주 표정봐 지금 한 열대 얻어맞은표정인데?"
"그러게, 진짜 귀엽다"
"아..."
"뭐라 말좀 해봐"
"...부승관 너 언제왔어"
"언제오긴, 너 나가고 바로 따라나왔지. 형들이 맞춰봐야된다는거 무시하고 바로 뛰쳐왔는데 넌 한솔이랑 잘 놀고있네?"
...그렇다는건 우리 대화를 다 들었다는거야..?
"...너 우리 얘기하는거 들었어?"
"응? 뭘"
"아.. 못들었으면 됐어"
"아니 어떤거 말하는건데, 너가 예전부터 날 위해 커피를 연구했다는거? 아님 너가 아까 간접적으로 나 부승관 좋아해요~ 라고 말했다는거?"
"..."
"아 하나더, 너가 나한테 이건 나의 사랑을 듬뿍 담아서 너의 입맛에 맞게 연구해서 내린 커피란다 마시렴 이라고 간접적으로 얘기했다는것도"
"..."
"어떤걸 말하는건지를 모르겠네"
"...야 나 너한테 소원있지? 나 소원쓸게. 너 방금 나랑 한솔이랑 한 얘기 다 잊어. 당장. 기억에서 지워"
"그래? 그럼 나도 여주1회사용권 쓸래, 나 이커피 한잔 더 타줘 나 살면서 커피맛있는적 처음이야. 이건 맛있네 신기하게"
천연덕스럽게 남은 커피를 입에 다 털어넣고 커피잔을 내게 건네며 '아 피곤하댔지? 그럼 내일타줘 꼭이다?' 라고 예쁜웃음을 남기고 사라진 부승관의 뒷태를 보고있자니.
"야 솔아"
"어"
"나 나가 죽을까 그냥"
죽고싶었다.
진짜 발가벗겨져 길거리 한복판에 내던져진 기분이였다. 그렇게 싫어하는 티를 내던 애가, 뒤에선 좋아하다니. 쟤는 뭐 이렇게 쓸데없이 천연덕스러운거야
"한솔아... 나 왜살아진짜"
"아직 살아갈 이유는 있어"
"나따위가 살아갈 이유가 어딨어..."
"승관이랑 알콩달콩해야지"
"야!!!!"
"나 간다 안녕, 너무 죽으려고하진 마 아직 세상은 밝아"
얘도 참 쓸데없이 천연덕스러워.
해맑게 말을 던져두고 최한솔은 자리를 떴다. 난 자리에 앉아 톡- 하고 건드리면 팡- 하고 터질것 같은 내 볼을 붙잡고 생각에 잠겼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머리만 더 아파졌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다가 이러고 있어봤자 들킨걸 엎을 순 없는 일이기에 커피를 입에 털어넣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깐 썼는데 지금 마신 커피는 달달하다.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거지.
내가 행복할땐 행복한 맛이나고, 내가 괴로울땐 괴로운 맛이나는 그런 마법같은 커피. 커피로는 내 마음을 속일 순 없다. 아까도, 지금도
지금 내 마음은 각설탕10개
하하하 제주부입니다! 몇주만인가요.. 이렇게 빨리써온게ㅠㅠ! (별로 빠르지도 않지만
지금까지 너무 늦게왔었어서 이번엔 좀 빨리와봤어요! 그래봤자 3일...
드디어 승관이가 여주의 마음을 알았네요!!! 여주는 어떻게 승관이의 마음을 알아챌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하루빨리 둘이서 콩키우게 만들게욥!!!
아 그리고 이건 진짜 사담인데
저 이 글 마무리 어떻게할지 아무런 생각이 없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갑자기 제목옆에 완결 이라고 써있으면 아 작가가 소재가 다 떨어졌나보다 하고 넘겨주세요...
하지만 아직 완결 글자가 붙기에는 제가 쓰고싶은내용이 아직 너무 많이 남았다는것..!!!
하핳.
독자님들이 질려서 그만좀쓰라고 할때까지 최대한 노력해볼게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원님들, 비회원님들 모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