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길거리, 비틀거리며 걷는 남자였다. 그리고 손에는 소주병으로 보이는 병을 들고있었다. 비틀비틀 걷는 모습이 위태로워보였다. 하지만 백현은 저 앞에 보이는 남자의 뒷모습이 익숙해보였지만, 술취한 술꾼이라 가볍게 생각하고는 핸드폰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다 연락이 오지 않는 종인에게 다시 한번 카톡을 날렸다.
-연락 좀 해..걱정된다.
바로 사라지는 1 이였다. 요근래 백현의 문자나 통화에 부재중으로 답하는 종인이였다. 머리가 꽤 좋은 종인은 학교에서 일등은 식은죽먹기였다. 그러나 저번주에 치뤄진 시험에서 종인은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가고 말았다. 항상 1등만 해오던 종인이 최고의 자리를 내어준 사람은 지난달 시골에서 전학왔다던 전학생이였다. 그리고나서 백현은 종인에게 괜찮냐며 물어보았지만, 괜찮다고 애써 웃음을 지어주었다. 그리고나서 쭉 연락이 되지 않는 종인이다. 분명히 종인은 충격을 받고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을것이 뻔했다. 그렇지만 갈수록 연락이 되지 않는 종인이 슬슬 걱정되는 백현이다. 자신이 괜히 종인에게 고백을 해 사귀게 되고 종인의 성적이 떨어진게 아닌지 라고 생각하는 백현이였다. 어떻게 보면 백현이 종인에게 주는 일방적인 사랑일수 있었다. 그리고 문득 백현은 생각했다. 종인은 자신에게 사랑한다 라는 말을 한번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
한숨을 푹 쉬고는 여전히 답장이 오지 않는 카톡창을 바라보다 백현은 주머니에 핸드폰을 집어 넣고는 터덜터덜 집으로 가는길을 걸었다. 그리고 앞에 보이던 비틀거리며 걷던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는 바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에서 드르륵- 진동이 울렸다. 또한번 드르륵- 종인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백현아]
"야, 김종인! 너 내가 얼마나 걱정한줄 알.."
[백현아]
"카톡 보내도 읽고는 답장도 않하고, 무슨 일 있는줄 알고 내가 얼마나 너.."
[현아]
그리고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차들이 달리는 소리가 들렸고, 백현에게 차갑고 시린 바람이 불었다.
"너 어디야?"
[백현아]
"어디냐고 물어보잖아!"
[쉿]
"어디야? 응? 우선은 만나"
[사랑해, 백현아]
빠르게 걷고 있던 발을 제자리에 멈춰버린 백현이다.
[너무 사랑해]
"..."
[듣고싶었지? 늦게 말해줘서 미안]
"종인아"
[됬다. 이거면 되겠다. 사랑해 현아]
그리고 끊겨버린 전화였다. 다시 종인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방금 전 종인에게 걸려온 전화가 꿈인것 같은 백현이다. 그리고 멀리있는 다리 쪽에서 쾅- 하며 사고가 나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백현에게 차갑고,시린 바람이 불었다. 설마 하는 생각에 사고가 난 다리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백현은 반대방향으로 자신과 종인이 함께 지내던 하숙집으로 방향을 옮겼다. 제발 그곳에 종인이 있길 바라며..
*
"백현아, 괜..찮아?"
"어? 응"
"힘..내"
푹 쳐져있는 백현에게 예의상 안부를 묻고 쪼르르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버리는 반아이들이였다. 평소 종인과 백현은 수업을 듣는 시간을 빼고는 항상 같이 다니기로 소문이 났었고, 그만큼 백현과 종인은 단짝이라고 모두들 알고있었으며, 일주일전 종인은 교통사고로 돌아갔고, 백현은 일주일만에 학교로 돌아온것이다. 모두들 백현을 볼때마다 힘내라며 기운내라며 말을 건네곤 했지만 뒤에선 험담을 하고는 했다.
"김종인도 김종인인데, 변백현 쟤는 어쩌냐"
"어쩌긴 어째, 살다보면 잊게 되있어"
"그래도 2년은 붙어다녔는데"
"우리 일이냐?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 그런데 너 숙제했냐?"
잠들은척 팔을 모아서 얼굴을 묻고 눈을 감은 백현은 자신과 종인에을 이야기하는걸 듣고 있었다. 그리고 백현은 생각했다. 자신이 정말 살다보면 종인을 잊을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종인은 백현의 전부였다. 그런데 자신의 모든게 없어졌다. 그리고 죽어버릴까 라고 백현은 생각했다.
점심시간 밥을 먹으러 가야할 시간. 백현은 무서운 속도로 뛰어 내려가는 학생들을 어렵게 지나쳐서는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고있었다. 잘 열려지지 않는 문을 낑낑 거리다시피 힘들게 연 백현은 혹시나 누군가 들어올까 문을 잠궈버렸다. 그리고 백현에게 그때 처럼 차갑고 시린 바람이 불어왔다. 혹시나 이 바람이 종인이라는 생각에 백현은 말을 뱉었다.
종인아,너맡지?
그리고 또다시 바람이 불어왔다. 역시 종인이였다고 생각한 백현은 베시시 웃어보았다.
나 빼고 가서 좋냐?
두번째 질문을 해보았다. 하지만 이번엔 바람은 불지 않았다. 좋다는거야, 싫다는거야 라며 혼잣말을 하던 백현은 대답이 없다면 넌 싫은거였으니깐 라고 말하고는 결심한듯 점점 옥상 끝으로 걸어가보았다. 그리고는 읏차 라고 소리를 내며 올라섰지만, 이번엔 바람대신 종인의 목소리가 백현의 귀에 들려왔다. 뭐하는거야,내려가 라고, 꽤 단호한 목소리였다. 백현은 다시한번 베시시 웃으며 나 이렇게 위험하면 너 올꺼야? 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다시한번 종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른 내려가, 너 그렇게 오면 나 너 미워할꺼야 그리고는 치이, 라고 입을 내밀더니 너는 왜 나를 여기에 남겨놓고 간거냐며 투덜거렸지만 더이상 종인의 목소리는 백현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백현은 한숨을 내쉬고 쉼호흡을 한후, 너를 만나러 갈꺼라고 종인에게 말을 하고는 그렇게 눈을 감고 바람에 몸을 맡기려는 찰나, 누군가가 백현의 허리를 감아왔다.
"아무리 학업 스트레스가 심해도 어린나이에 죽는건 너무 아깝지않나?"
그리고 그 누군가는 백현을 안아서는 내려오게 해주었다. 그리고 자신을 막은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려던 백현은 햇빛이 바로 백현의 눈에 내리쬐어 눈을 찡그렸다. 그것을 눈치챈 상대방은 백현의 얼굴에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백현은 아.. 라고 했다. 크고 똘망똘망한 눈에 얼굴도 작고 살짝 미소짓는 모습이 멋졌다. 누가 봐도 잘생긴 얼굴이였다.
"고맙죠?"
"...?"
"내가 살린거잖아, 내가 너 생명의 은인인데"
"에..?"
멍하니 서있는 백현에게 그 누군가는 자신의 명찰을 빼서는 백현의 손에 쥐어주었다. 다음에 또 봤으면 좋겠다. 라고 했다. 그러니 명찰 찾으러 다시 갈꺼니 잃어버리지 말라고 백현의 머리를 살짝 헝크려 놓고는 문을 열고 나가는 걸음을 멈춘 그 누군가는 옥상문,잠가도 고장나서 그냥 열리던데 그리고는 찡긋 웃어보이더니 큰 보폭으로 걸어가갔다. 그제서야 백현은 정신을 차리고서 자신의 손에 든 명찰을 확인했다. 박찬열,찬열..찬열 라고 백현은 한참을 명찰을 바라보며 중얼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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