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세훈] 스푼피자 돼지 08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2/9/229e3fc8a92b70415f8308cb5b32535d.png)
처음보시는 분은 프로로그부터 읽고오시면 다 재밌어요~ * "나 오늘 김준면 만났어." "뭐?" 김준면이라는 세 글자에 집중되는 시선. 잔뜩 얼어서는 날 쳐다보는 박찬열과 정수정, 어지간히도 내가 걱정되나보다. 하긴, 그렇게 바닥에서 지내던 나를 꺼내준것도 얘네였지. 애써 웃어보이자 그런 내 얼굴을 뜯어보더니 내 볼을 톡톡 두드리는 정수정. "너 괜찮아?" "걔랑 그런 사이 아니야 이제." "근데 걔를 왜 만나." "그냥 오세훈 연습실가니까 걔 있더라." "...너 걔 때문에 오세훈이랑 싸웠냐?" "싸운건 아니고, 그냥 좀 삐진거야. 걱정하지 마. 안 틀어지니까-" "어떻게 걱정을 안해. 너 기억안나? 그 새끼가 여자애들 속임수에 쏙 넘어가서 너 밟았던거?" "....몰랐대." 잔뜩 똥씹은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박찬열. 그리고 옆에는 정색을 한채로 날 바라보는 정수정이 있다. "ㅇㅇㅇ, 정신차려. 니가 지금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나본데. 그 새끼 나쁜새끼야- 2년 사귄 여자친구 매정하게 짓밟은 개새끼라고. 너 그러고 얼마나 울었는지 기억안나?" "...그럼 어떡해. 그 새끼가 몰랐다고 그러면서 나 안는데, 그 새끼가 웃어주면 나 또 바보같이 넘어갈거 같은데. 나 어떡하냐고." "너 그러면 오세훈은." "......." "오세훈 걔는. 너 걔 장난이야? 걔는 신경도 안 쓰여 지금?" 내 정곡을 쿡 쑤셔오는 박찬열. 맞아. 오세훈. '나 돼지 너 믿을거야.' '준면이형이랑 너랑 이제 아무사이도 아닌거 맞으니까.' '그러니까 나 돼지 너 믿어.' 그제서야 떠오르는 녀석의 말들. 어쩌면, 그 녀석은 김준면과 내가 하는 얘기를 얼핏 들었을지도 모른다. 오세훈 성격에 가만히 있을것같진 않고 분명히 김준면한테 물어봤을거 같은데. 들었으면 어떡하지. 별 사이 아니라고 했는데 별 사이가 아닌게 아니잖아. 오세훈, 세글자에 멍해지는 정신에 가만히 눈을 굴리고 있는 내 이마를 쿡 내리미는 박찬열. "병신." "야 나 어떡해. 김준면이 먼저 걔한테 뭐라고 얘기 했으면 어떡하지? 어?" "그러면 오늘 거기 가면 되겠네!" "......." "거기 걔 일하는데! 가서 니가 먼저 얘기하면 되잖어- 우린 술 먹고!" "어우 이 화상아-" "왜! 맞잖아!" 그래, 차라리 그 편이 낫겠다. 고개를 스르륵 끄덕이니 그럼 지금 가자며 제 옷을 슥슥 챙겨입는 정수정. "지금 가면 걔 없어." "왜?" "걔 밤에만 와. 지금 연습해." "대박이다- 연습도 해?" "응. 대회 나간대." "너 진짜 걔한테 니 얘기 꼭 먼저 해라. 너 걔 놓치면 안돼 기집애야-" 내 등을 툭 치며 주저앉는 정수정. 고개를 끄덕여보이자 또 뭘 고개를 끄덕이냐며 내 머리를 아프지않게 미는 박찬열. 그래, 그렇게 미워하고 질투했어도 이 놈들은 내 친구구나. 내가 왕따였을때도 내 곁을 지켜준. 날 빼내준 내 친구들. 투닥거리는 둘을 가만히 쳐다보자 조용한 내쪽을 돌아보고는 내 이마를 짚는 박찬열. "왜. 졸라 긴장돼?" ".......아니." "그럼 왜." "고마워서." "누구, 나? 나? 내가 좀 그런 인물이긴 하지-" "응. 고맙다 새끼야." ".....어? 진짜 나?" "너네 둘다." 갑작스러운 내 말에 날 뚫어져라 쳐다보는 두 녀석. 말이 그렇다는 거야- 창피함에 손사래를 치자 그게 또 웃긴지 배를 잡고 웃는 정수정과 박찬열. "들었냐 정수정? 얘가 우리보고 고맙대!" "어! 아 와- 내가 살다살다 별 말을 다 듣네. ㅇㅇㅇ한테-" "죽는다 둘다." 한참 두 놈과 정수정의 집에서 난리치며 놀다보니 어느덧 창문밖으로 하늘이 어둑어둑해진다. 지쳤는지 어느새 잠든 박찬열이 바닥에 누워 곤히 눈을 감고있다. 아홉시. 한 삼십분있다 깨우지 뭐.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정수정이 박찬열의 몸위로 이불을 끌어올린다. "나 집가서 준비하고 올게. 너네 둘다 열시에 거기서 보자." "그래- 좀 이따봐." 혹시나 박찬열이 깰까 속삭이듯 말하며 손을 흔드는 정수정을 뒤로 문을 살짝 닫고 나오자 차가운 밤공기가 내 볼을 스친다. 으, 슬슬 춥네. "아... 비도 오네." 다시 들어가 우산하나를 가지고나와 얼굴을 찡그리곤 팔짱을 낀채로 집으로 걸어가는데, 우리 집 대문앞에 쪼그려앉아있는 남자하나. 우산이 없는지 비를 쫄딱 맞은채 쭈그려앉은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남자는 내 걸음소리에 내 쪽으로 고개를 휙 돌려보인다. "........." "...김준면." "아직도 여기사냐?" "어. 여기까지 왔냐?" 녀석의 앞으로 가 우산을 씌워주니 픽 웃으며 일어서는 김준면. 술을 먹었는지 풍겨오는 알코올향. 그리고는 젖은 머리를 제 손으로 탈탈 턴다. 물방울이 튀어 눈을 찌푸리니 살짝 웃고는 아예 내 얼굴쪽으로 머리를 털어내는 김준면. "차가워. 하지마." "나 너네 집 가면." "너 김종인한테 죽어. 알지? 내 동생 성격 드러운거." "맞다 니 동생-" 생각난다는 듯 고개를 두어번 끄덕여보인 녀석이 벽에 제 등을 기댄다. 우산밖으로 밀려나는 녀석에 내가 녀석앞으로 한 발짝 다가서자 그대로 기대서는 날 보고 살풋 웃는 김준면. "이렇게 너랑 얘기하는거 진짜 오랜만이다." "아까 얘기했잖아." "아까 세훈이때문에 얘기 다 못했잖아." 그래, 오세훈. 또 이 녀석때문에 잊고있었다. 핸드폰을 꺼내보니 어느덧 아홉시 반. 슬슬 촉박한데. "나 어디 가봐야되거든? 나중에 얘기해." "나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오라그랬냐? 중요한거 아니면 나중에 해." "중요한건데." "......하." 돌아서는 날 붙잡는 눈물어린 목소리. 이 목소리때문에 내가 널 어떻게 못 하겠다는거야. 그때도 지금도. 널 미워할수가 없어. 고개를 돌려 널 쳐다보면 그런 날 보고 샐샐 웃는 김준면이 있다. "....봤다." "빨리말해." "....미안해, 몰라줘서 미안해. 알면서도 눈감고 모른척한거 미안해. 너 아픈거 뻔히 알면서도 병문안 한 번 못갔던것도 미안해. 그리고 이제와서야 이런말하는것도 미안해." "........" "그러니까... 나 한번만 봐주면 안돼냐?" "........" "나 원래 이런 말 못하는거 알지?" "...어." 정말로. 사귈때도 미안하단 말 한번 내비친적 없는 녀석이었다. 창피했던건지 자존심이었던건진 모르겠지만, 불현듯 떠오른 옛날생각에 살짝 웃자 그런 내 얼굴을 붙잡고 천천히 다가오는 김준면. 그리고 어이없지만, 그런 녀석의 행동에 가만히 몸이 멈춰버린 나. 녀석과 나의 입술이 거의 다 마주칠때쯤 내 주머니에서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 그 소리에 김준면이 작게 웃으며 내 얼굴을 놓는다. "받어." "........" 오세훈. 액정에 뜨는 세글자에 가만히 서있자 내 핸드폰을 슬쩍 넘겨다보고는 한숨을 내쉬는 김준면. "받아. ㅇㅇㅇ." ".....여보세요." [돼지야.... 돼지야.] "응." [..........] 밖에 나와있는지 녀석의 전화에서도 빗소리가 가득 담겨온다. 불안하게 나를 두어번 불러온 녀석이 내 대답에 말을 멈추고 가만히 숨만 내어쉰다. "오세훈." [오늘... 오늘 나 무대 서.] "갈게. 안 그래도 오늘 가려고 했어." [그래...?] "오세훈 너 왜그래. 너 어디야." [나? 나 연습실 앞. 그럼 좀 이따 꼭 와. 나 기다린다?] "...그래." 평소의 녀석같지않게 전화를 급하게 끊는 오세훈. 전화를 끊고도 전화에 시선을 꽂은채 생각하는 내 머리를 제 큰 손으로 슥슥 쓰다듬는 김준면. "오세훈이 너 찾지?" "어." "나 기다릴게. 니가 돌아설때까지. 나 알아, 너 다시 올거라는거." "........." "그때까지 재촉안할게, 나도 한게 있으니까." "........." "나 간다." 그리고는 우산속을 벗어나 유유히 걸어가는 녀석. 비오는데 진짜. 녀석을 붙잡고 우산을 들려주니 그런 날 개구지게 바라보는 김준면. "빨리 와. ㅇㅇㅇ." "........" "나 기다리는거 되게 싫어해. 알지?" "........" 다시 내 손에 우산을 쥐어준 김준면이 조금 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아직 익숙하지가 않다. 이제와서 저 녀석이 저런다는게 못 미덥기도 하고. 한숨을 푹 내쉬고는 집에 들어서자 내 앞을 가로막는 김종인. "야." ".....뭐." "넌 무슨 기집애가 이렇게 늦게 처들어와 학교도 안가는게-" "너도 오늘 학교 안 갔잖어." "난 오늘 공강이었고. 넌 그냥 안간거잖아!" "나 그냥 휴학할까?" 방에 들어와 녀석에게 물으니 미쳤니 돼지야? 하고 정색하는 김종인. 나도 알아- 옷을 갈아입는 날 부루퉁하게 쳐다본 김종인이 또 내게 툭툭 말을 걸어온다. "너 오늘 또 나가냐?" "응." "무슨 하루가 멀다하고 나가냐 너는?" "남자친구 만나러간다 왜." "헐. 완전 어이없어." 부럽냐? 김종인을 향해 혀를 쏙 내밀고는 집을 나오는데 여전히 쏟아지는 빗자락. 언제 그치려나. 김준면에 오세훈에. 복잡한 내 머리속좀 씻어줬으면 좋겠네. 우산을 쓰고 걷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카페에 들어서자 저 앞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보이는 둘. "열시까지 온다며!" "미안-" "우리 아까 니 남친 봤어." "아 그래? 언제 왔어?" "금방. 우리보고 고개 까딱하고 가던데. 비 맞았나봐. 머리랑 옷이랑 쫄딱 젖어서." "좀 이따 봐야지. 통화했어-" "그래, 꼭 얘기해라 너." 알겠다니까. 내 어깨를 토닥이는 정수정과 박찬열. 그렇게 한참 두놈과 떠들어대고 있는데 내 앞으로 슬쩍 들이밀어 지는 스푼피자. 왜 안나오나 했다. 이때쯤 나올줄 알았지. 스푼피자를 들고온 손을 따라 시선을 올리면 정말로 비를 맞고왔는지 살짝 젖은 머리로 날 쳐다보는 오세훈이 있다. "안녕." "너 비 맞았다매." "응. 추워 죽는줄 알았어." 제 팔을 비비며 말하는 오세훈이 귀여워 풉 웃자 따라웃은 오세훈이 많이 먹고 내 노래 잘들어- 하고는 무대위로 통통 튀어올라간다. 그리고 마이크를 잡더니 몇번 큼큼. 목소리를 다듬는 녀석. 촉촉한 머리칼에 조명까지 받으니 더 반짝이는 놈의 모습에 나도모르게 웃어보이자 그런 날 보고는 머쓱하게 머리를 다듬더니 샐쭉 웃어보인다. 곧 녀석의 기타반주에 무대쪽으로 시선이 쏠리고 살며시 마이크에 대고 가사를 속삭이는 놈. "나는 아직 생각이 어려서- 나는 아직 나이도 어려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그대 생각 자꾸 마음에 어려서- 빗물처럼 머릿속에 고여서- 고개를 저어내도 떨쳐낼수가 없어요-" 나를 보며 노래를 부르는 녀석. 눈이 마주치자 왠지모를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인 오세훈은 이내 눈을 감고 노래를 이어나가기 시작한다. "나는 아직 어려서- 사랑이 너무 무겁나봐요- 만지고 다가서려면- 그대는 자꾸 한발짝씩 멀어져- 내 맘속 이렇게 가득한데- 더이상 다가갈수가 없어요-" 녀석의 목소리사이로 슬픈감정이 새어나온다. 왜 나는 너만 보고있으면 가슴한쪽이 저린지. 싸리하게 아파오는 마음에 고개를 떨구는데도 귓속으로 후벼오는 녀석의 부드러운 목소리. "멀어지지 마세요- 항상 저 위에 떠있는 달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주세요- 시들지 않는 예쁜 꽃처럼- 그렇게 웃어주세요-" 노래가 끝나고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터져나온다. 고개를 들고 녀석을 바라보면 박수소리에 사람들에게 꾸벅 인사를 해보인 녀석이 기타를 정리하고 내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온다. "가자." "응." 또 구석진 테이블에 가만히 앉아 지친듯 의자에 몸을 기대는 오세훈. 피곤한건지 눈을 스르르 감아내리는 모습이 정말 어려보인다. 젖은 앞머리를 살짝 정리해주니 이내 눈을 살짝 떠보이곤 날 바라보는 오세훈. "나 힘들어." "응." "그러니까 가지마." "어?" "그러니까 가지말라구." 무슨 의미야 그 말은. 손을 멈추고 녀석을 바라보자 다시 스르륵 눈을 감은 녀석의 주위로 여자애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오빠- 저 저번에 왔었는데 기억하세요?" "저는요 저는요?" "저 이번에 오빠 드시라고 이것도 사왔는데 드셔보세요!" "응. 고마워." 얘네들 안온다싶더니 오늘 날잡아서 왔나. 익숙하게 여자아이들이 건네는 물건들을 받아든 오세훈이 희미한 웃음을 지어보이자 또 거기에 얼굴이 빨개져선 어쩔줄모르는 여자애들. "근데 오빠! 여기 이 여자분은.." "여자친구야." "네?" "다음에 또 와." "네!" 토달려는 여자애들을 손을 흔들어줌으로서 내보낸 오세훈은 곧 내 어깨에 제 머리를 푹 묻어온다. "오세훈." "머리아파." "오세훈 나 너한테 말할거있어." "머리아프다니까-" "너 이거 들어야돼. 나." "말하지마." "......왜." "말하면 너 없어질거 같으니까 말하지마." "........." 말 안하는거보니까 정말 없어지려고 했나보네. 혼자 중얼거린 오세훈이 제 핸드폰을 빼내든다. 물기에 고장이 난듯 터치가 안먹는 핸드폰을 째려본 녀석이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나도 다 알어." "........" "준면이형이랑 너랑 사겼던거 다 알아. 그리고 아직까지 형이 너 좋아하는것도." "....그래서?" "그런데 내가 너 더 좋아해. 그러니까 준면이형한테 가지마." 시선을 내리꽂은채로 얘기하다 곧 마지막말과 함께 나를 쳐다보는 오세훈.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니 그런 날보고 피식 웃은 녀석이 내 머리를 잔뜩 헤집어놓는다. "쪽팔리게 진짜." "......." "나 오늘 너 때문에 비 맞았잖아." "어?" "데리러갔더니, 다른 남자랑 둘이 나몰래 만나고말이야." "......너.." "나쁜 돼지." 내 코를 꾹 누르며 말한 놈이 뒤돌아서서 걸어나간다. 다 알고있었고, 다 보고있었다. 내가 김준면과 키스할뻔한것도, 전부. 그러면서 그렇게 웃어준거야? 멍하니 녀석의 작아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만 있는 나다.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 붙잡고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미안해서. 곧 녀석이 직원실로 들어가고 온몸에 힘이 쭉 풀려 주저앉는데 그런 내 팔을 누군가가 잡아온다. "........." "언니, 지금 뭐해요?" * 항상 댓글달아주시는 분들 너무너무 고마워요ㅜㅜ 진짜 힘이 돼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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