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훈아."
"응?"
"춥다…."
준면의 말에 세훈은 말없이 한쪽 팔을 벌렸다. 준면이 틈으로 파고들자 세훈이 준면의 어깨를 감쌌다. 세훈의 어깨에 기댄 준면의 눈이 느리게 깜빡였다. 철썩이던 파도가 순식간에 앞으로 밀려와 하얗게 부서졌다.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준면이 몸을 움츠리자 준면을 감싼 세훈의 팔에 조금더 힘이 들어갔다.
"들어갈래?"
"응."
자리에서 일어난 준면이 바지에 묻은 모래를 털어냈다. 허리를 숙여가며 꼼꼼하게 털아내는 준면의 앞으로 하얀손이 쑥 내밀어 졌다. 고개를 살짝 든 준면이 세훈을 빤히 올려다보자 세훈이 바지를 털던 준면의 손을 붙잡아 이끌었다. 이거, 모래 털어야되는데…
"괜찮아, 어차피 벗길꺼니까."
세훈이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말에 민망해하는것은 준면의 몫이었다. 야, 너… 버벅거리며 얼굴을 붉히는 준면을 내려다보며 웃음을 터트린 세훈이 잡고있는 준면의 손을 더욱 꽉 쥐었다. 자신의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손의 온기가 눈물날만큼 사랑스러워서, 세훈은 손이 아프다며 미간을 찌푸리는 준면의 얼굴을 보면서도 손에 준 힘을 풀지 못했다. 자신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 이리저리 몸을 비틀어대는 준면을 잠시 바라보던 세훈이 준면의 볼에 입을 맞췄다. 순간 동그랗게 떠진 준면의 눈이 곱게 휘어졌다. 세훈에게 잡히지 않은 반대쪽손으로 세훈의 어깨를 짚은 준면이 세훈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준면을 향해 세훈이 몸을 살짝 낮추자 준면이 세훈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세훈의 입이 벌어지려는 찰나 입술을 뗀 준면이 다시 입을 맞췄다. 이번에도 세훈의 입술이 벌어질때즘 입술을 뗀 준면이 킥킥대며 웃자 세훈이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준면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준면과 이마가 맞닿은채 눈을 내려깐 세훈의 입매가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김준면, 또 장난치지. 준면의 아랫입술을 꾹 깨문 세훈이 아픔에 벌어진 준면의 입술안으로 파고들었다. 말랑한 혀가 여린 입천장을 간지럽혔다. 긍지러… 준면의 콧잔등을 찡그리며 웃자 세훈이 입술을 떼고는 부어오른 준면의 입술을 문질렀다. 발그레하게 홍조가 오른 준면의 볼을 괜히 손가락으로 한번 찔러본 세훈이 준면의 손을 다잡았다. 가자, 춥다.
Immorality ; 부도덕 下
w.슈크림붕어빵
룸안을 시끄럽게 울리는 벨소리에 준면이 전화기가 있을 협탁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이내 손에 잡힌 전화기를 귀에 붙인 준면이 잠에 취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여보세요…
-저, 오늘 체크아웃 하셔야 되는데요. 연장 하실껀가요?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직원의 목소리에 준면이 눈을 비비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뇨, 체크아웃 할꺼에요. 준면의 대답에 직원은 12시 전까지 체크아웃을 하면 된다는 말을 전했다. 전화기를 내려놓은 준면은 침대헤드에 기댄체 곁에 누워 잠든 세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신의 엄마에게 세훈이와의 관계를 들킨 그날 집을 나온후로 오늘이 딱 일주일째였다. 형…웅얼거리며 자신의 허리를 끌어안는 세훈을 보며 작게 웃은 준면이 침대에 엎드려 잠든 세훈의 얼굴을 눈에 담았다. 손가락 하나를 펼쳐든 준면이 세훈의 얼굴위로 예쁘게 자리잡은 이목구비를 따라그렸다. 예쁜 눈썹, 예쁜 눈, 예쁜 코, 예쁜 입술… 얼굴위를 돌아다니는 준면의 손가락에 감겨있던 세훈의 눈이 스르르 떠졌다 다시 감겼다. 천천히 말려 올라가는 세훈의 입꼬리를 따라 준면의 손가락이 함께 따라올라갔다. 뭐해. 낮게 잠겨 살짝 갈라지는 목소리에 준면이 푸스스 미소지었다.
"그냥."
"그냥이 어딨어."
"여기 있어."
엎드린 허리위로 슬금슬금 올라오는 세훈의 손을 찰싹 때려 떨쳐낸 준면이 세훈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투덜거리면서도 품안에 들어온 준면의 몸을 끌어안은 세훈이 며칠간 준면의 몸에 남겼던 자신의 흔적들을 손가락으로 매만졌다. 목과 어깨, 등과 팔 자신의 손길과 입술이 닿은 모든곳에 남겨진 흔적을 보며 세훈이 나른하게 미소지었다.
"준면아."
"응."
"없어지면 또 만들어 줄께."
"변태같아."
어, 나 변태야. 큭큭대며 웃은 세훈이 준면을 고쳐안자 준면이 세훈의 허리에 팔을감았다. 귓가에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세훈의 심장소리를 듣던 준면이 자신이 세훈의 가슴에 남겨놓았던 붉은자국을 매만졌다. 세훈이 자신에게 남겨놓은것 만큼, 자신또한 세훈의 몸에 자신의 흔적을 잔뜩 남겨놓았었다.
"세훈아."
"응."
"없어지면 또 만들어 줄께."
세훈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 나야 좋지. 오세훈, 역시 변태야. 귀에 숨결을 불어넣으며 소근대는 세훈의 머리를 밀어낸 준면이 저보다 큰 세훈의 손을 만지작 거렸다. 깍지를 끼기도 하고, 손가락 하나하나를 매만지기도 하며 세훈의 손을 가지고 노는 준면과, 그런 준면을 지켜보는 세훈사이에 편안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한참동안 세훈의 손을 만지작거리던 준면이 천천히 입을 열았다.
"…우리 이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준면의 물음에 세훈은 대답대신 준면을 끌어안는쪽을 택했다. 아이처럼 자신의 품안으로 파고드는 세훈의 머리를 쓰다듬는 준면의 손길이 다정했다. 이제는 가야지, 응?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잖아. 아이를 어르듯 자신을 달래는 준면의 말을 잠자코 듣고있던 세훈이 입을 열었다. 싫어. 사탕을 빼앗긴 아이같은 불퉁한 목소리에 준면이 툭 튀어나온 세훈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웃었다. 입술좀 집어넣어. 오리같아.
"아, 하지마."
"왜 가기싫은데. 언제까지 피할수는 없잖아."
현실적인 준면의 말에 세훈은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그래, 언제까지 피할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평생을 호텔에 묵을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준면의 눈동자에 세훈은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때에도, 준면의 시선은 자신을 향해 있었다. 맑게 반짝이는 올곧은 눈. 저 눈에 담기는 사람이 자신이었으면 좋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했던게 언제였더라. 손을 뻗어 준면의 눈꼬리를 어루만지는 세훈의 눈썹이 아래로 축 쳐졌다.
"돌아가면,"
"응."
"형이랑 다시는 못만날것 같아."
"그런게 어딨어."
몰라. 다시 자신의 품에 얼굴을 묻는 세훈을 끌어안은 준면이 세훈의 등을 토닥였다. 조근조근 속삭이는 준면의 목소리가 세훈의 귓가에 내려앉았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 걱정하지마, 난 항상 니 곁에 있을꺼야. 너랑 못만나게 되면, 음. 그건 내가 더 힘들어서. 니가 싫다고 해도 너한테 갈꺼거든. 그때 나 싫다고 도망가면 안된다? 응? 알았지? 눈을 땡그랗게 뜨며 과장되게 눈을 깜빡대는 준면의 얼굴을 보며 푸스스 미소지은 세훈이 준면을 끌어안았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방실방실 웃는얼굴의 준면이 세훈의 뺨에 입을 맞췄다. 갈꺼지? 준면의 대답에 세훈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침대에서 일어난 두 사람이 집으로 갈 채비를 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터미널로 온 두사람은 서울로 향하는 표를 끊었다.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하는 내내 붙잡은 손은 떨어질줄을 몰랐다. 창밖에 스쳐지나가는 바다를 홀린듯이 바라보던 준면이 세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여기, 너랑 또 왔으면 좋겠다. 준면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던 세훈이 준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또 오면 되지, 뭐. 다음에는 회도 먹고, 불꽃놀이도 하자. 그래, 그러자. 서로의 귓가에 소근대며 이야기를 주고받던 두사람은 잠시후 서로의 어깨에 기댄채로 얕은잠에 빠져들었다.
*
현관앞에선 두사람의 표정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문을 열지 못한채 서성이던 두사람이 서로를 마주보며 멋쩍게 웃었다. 좀, 떨린다. 준면의 말에 세훈이 준면의 손을 붙잡았다. 괜찮아, 내가 지켜줄께. 믿음직하기 까지한 세훈의 말에 준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연다? 세훈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자 준면이 도어락의 버튼을 하나씩 눌렀다. 짧은 전자음과 함께 열린 문을 열고들어간 두사람은 현관앞으로 달려나오던 준면의 엄마와 마주쳤다. 엄마, 우리 왔… 준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날카로운 파찰음과 함께 세훈의 뺨이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엄마…!"
금새 빨갛게 부어오르느 세훈의 뺨을 감싸는 준면의 손을 잡아챈 여인이 준면을 집안으로 끌고들어왔다. 엄마, 이것, 좀…! 힘 으로만 따지자면 상대가 되지 않았으나, 금방이라도 부서질것만같은 여인에게, 그것도 제 엄마에게 힘을 쓸수는 없었다. 손목을 죄는 여인의 손에서 벗어나려 이리저리 손목을 비틀어대던 준면이 여인의 손을 떨쳐냈다. 갸냘팠던 여인은 며칠사이 더욱 작고 말라있었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쓸어넘긴 여인이 힘겹게 입을 뗐다. 엄마, 이혼할꺼야. 이 집에서 나가자.
"…그게 무슨말이야 엄마."
"준면아. 엄마 힘들어. 내 아들이 남자랑, 그것도 제 동생이랑…"
"……."
"아무리 피가 안섞였다지만, 준면아. 이건 아니야."
나가자, 응? 여인이 준면의 손을 붙잡고 애원했다. 제발, 준면아. 우리아들 착하잖아. 착한아들이었잖아. 엄마, 나는… 자신의 손을 붙잡고 울며불며 애원하는 여인을 복잡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준면의 곁에 세훈이 다가와 준면의 손을 붙잡은 여인의 손을 떼어냈다.
"형은 아무데도 못가요. 나가려면 혼자 나가세요."
"이, 나쁜자식! 니가 우리 아들 꼬드겼지? 응? 그래서 우리 아들이 이렇게 된거지!"
이성을 잃은 여인의 손이 한번더 세훈을 향해 날아갔다. 날아오는 여인의 손을 그대로 받은 세훈의 오른쪽 뺨이 더욱 붉게 변했다. 오른쪽으로 돌아갔던 고개를 정면으로 돌린 세훈이 입을 열었다.
"저희가 먼저였어요."
"뭐?"
"형이랑 제가, 먼저였다구요. 만난것도, 사랑한것도 우리가 먼전데 왜…"
세훈의 표정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그런데 왜… 말을 잇지 못한채 고개를 숙인 세훈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손바닥에 축축한 눈물이 배어나왔다. 준면의 손목을 붙잡아 자신의 뒤로 숨긴 세훈이 무릎을 꿇었다. 제발, 제발 저한테서 형을 뺏어가지 말아주세요, 제발… 세훈의 행동에 놀란 준면이 세훈의 어깨를 붙잡아 일으키려 안간힘을 썻다.
"그만해, 세훈아."
"잠시만 형, 아줌마, 제발, 제발요…"
준면만큼이나 놀란 여인과 세훈을 일으키려는 준면사이에 무릎을 꿇은 세훈은 준면을 데려가지 말아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쯤 해라."
이제 막 집에들어온 사내가 세사람을 중재하고 섰다. 갑작스런 사내의 등장에 거실이 적막에 휩쌓였다. 당신도 그만하고, 준면이도 방으로 들어가거라. 세훈이는 그만 일어나고. 사내의 말에 정신을 차린 여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준면을 끌고 준면의 방으로 사라졌다. 준면과 여인이 방으로 사라지는것을 본 사내가 여전히 무릎을 꿇고있는 세훈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 화, 안내세요?"
세훈의 말에 사내는 말없이 세훈을 이끌고 서재로 향했다. 서재에 있는 의자에 앉은 사내가 의자에 앉으라며 세훈을 향해 손짓했다. 세훈이 앉는것을 본 사내가 의자에 좀더 기대앉았다. 테이블위에 올려진 유리잔에 물을 따른 사내가 목을 축였다.
"나이가 들면,"
"……."
"왠만해서는 잘 놀라지 않아."
사내의 입술새로 하하, 하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잠시 흐르던 웃음소리가 멈추고 호선을 그리던 사내의 입매가 딱 다물어졌다.
"집에서 내보내기로 했다."
"…아빠!"
"내 집안에서 그런 더럽고 추잡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구나."
더럽고, 추잡한. 세훈과 준면의 관계에 내려진 정의였다. 더럽고, 추잡한 일. 팔걸이를 붙잡은 세훈의 손에 힘이들어가 희게 변했다. 앙다문 턱이 부들부들 떨렸다.
"저, 형 사랑해요."
"안되는 일은 포기할줄도 알아야해. 세상이 너희를 인정해줄것 같니? "
"형을 사랑해요."
"그만하자, 세훈아. 달라질것 없다."
"김준면을 사랑한다니까! 내가, 아빠아들이 김준면을 사랑한다니까요!"
"그만 하라니까!"
사내가 테이블위에 올려져있던 유리잔을 세휸을 향해 던졌다. 세훈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 잔이 날카로운 파열음을 내며 깨졌다. 화를 주체못해 거친숨을 내쉬던 사내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이마를 짚었다. 그만하자, 세훈아. 사내가 나간 서재에 홀로남은 세훈은 한참을 그자리에 앉아있었다. 서재밖에서 실랑이 소리가 들려왔다. 집에서 나가지 않겠다는 준면과 그런 준면을 끌어내려는 여인의 목소리. 세훈아, 오세훈! 자신을 부르는 준면의 목소리에 세훈이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어, 형… 작게 읊조리는 세훈의 입술이 가늘게 떨려왔다.
"얘가 왜이래, 정말!"
"세훈아, 오세훈! 세훈아!"
없어지면 또 만들어 줄께.
"가기싫어, 엄마. 안갈래, 세훈아!"
난 항상 니 곁에 있을꺼야.
"세훈아, 세훈아!"
너랑 못만나게 되면, 음. 그건 내가 더 힘들어서. 그때 나 싫다고 도망가면 안된다? 응? 알았지?
"오세훈!"
세훈아, 사랑해.
세훈이 문을 열었다. 눈물범벅이된 얼굴의 준면과 준면을 붙잡은 여인, 그리고 자신의 아빠. 말갛게 웃음짓던 준면이 울고있었다. 그것도 자신 때문에. 준면을 사랑했다. 부모님의 결혼 후, 준면을 부추긴것도 자신이었다. 오세훈, 들어가. 사내의 경고에도 세훈은 준면에게로 다가갔다. 양팔을 붙잡힌채 발버둥치던 준면을 끌어안은 세훈이 흐느낌섞인 한숨을 뱉어냈다. 형, 미안해. 사랑해서. 내가 사랑해서 미안해 형. 준면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채 울음을 토해내던 세훈은 자신을 준면에게서 떼어내려는 사내의 손에 이끌려 준면에게서 떨어졌다.
"형, 잘가."
"…어?"
"잘가. 준면아."
준면이 세훈을 붙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그 손은 닿지 못했다. 다시 서재의 문이 닫혔고, 닫힌 문을 멍하니 바라보던 준면은 여인의 손에 이끌려 그렇게 세훈의 집을 떠났다.
그게, 끝이었다. 몇년의 사랑과, 몇달의 속앓이, 일주일의 행복, 그리고 끝. 자신들의 부모님이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자신과 준면이 형제가 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행복할수 있었을까.
"…형."
괜찮아.
"준면아‥"
내가 지켜줄께.
웃으며 자신의 손을 붙잡던 준면의 얼굴이 떠올랐다. 세훈이 다시 서재의 문을 열었을때, 준면은 떠난 후였다.
*
준면이 떠난지 일주일이 흘렀다. 준면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이복형제라는 굴레속에서도 서로를 절절하게 사랑했던것이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졌다. 세훈은 자신이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빨리 일상을 찾아가고 있었다. 밥을먹고, 책을읽고, 과제를 하면서 시간들을 흘려보냈다. 준면의 방앞에 선 세훈이 한참을 서성였다. 문고리를 잡았다, 놓았다 수십번을 망설이던 세훈이 문고리를 돌렸다. 소리없이 부드럽게 열리는 문틈 사이로 들어간 세훈이 방문을 닫았다. 방안은 말끔 했다. 침대, 책상. 그외에는 단 하나도 남은것이 없었다.
그나마 남아있는 침대와 책상도 뼈대이외에는 남은것이 없었다. 침대위에 늘 곱게 개져있던 이불도, 책꾲이를 가득 채웠던 책들도. 단 하나도 남은것이 없었다. 침대에 걸터앉아 준면의 방을 둘러보던 세훈이 책상으로 다가갔다. 의자에 앉은 세훈이 서랍을 여닫았다. 드르륵, 드르륵. 텅빈 서랍을 수없이 여닫던 세훈의 손이 멈추어 졌다. 닫을때까지만 해도 텅 빈 서랍안에 사진한장이 떨어져있었다. 특별할것이 없는 사진이었다. 두사람이 가족이 된후 처음으로 찍었던 가족사진. 어디서 떨어진건가 싶어 서랍위를 더듬어보니, 끈적한 테이프가 붙어있었다. 별것도 아닌걸 뭐 이리 숨겨놓아나 싶어 세훈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미소짓는 부부의 옆에서 어색하게 거리를 둔채 나란히 서서 웃는것도, 우는것도 아닌 미묘한 표정을 짓고있는 저와 준면이 보였다.
"사진을 왜이렇게 구겨놨데…"
잠시 사진을 내려다보던 세훈이 짙게남은 자국을 따라 사진을 접었다.
"…허."
세훈의 입에서 탄식같은것이 새어나왔다. 남겨진 자국을따라 사진을 접자, 사진에는 세훈과 준면 두사람만 보여졌다. 웃기는짓을 했구나, 싶어 헛움음이 새어나왔다. 고작 이런걸 그렇게 꼭꼭 숨겨뒀나 싶어 허무한 마음도 들었다. 사진을 다시 서랍에 넣은 세훈이 의자에서 일어섰다. 준면의 방에서 나가려 문고리를 돌리던 세훈이 멈춰섰다. 천천히 돌아선 세훈이 다시 책상으로 다가와 서랍을 열었다. 묘한 표정의 두사람을 담은 사진의 뒤를 뒤집자 정갈하게 적혀진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가족사진]
그 네글자 옆에, 화이트로 칠해진 몇자의 글자들이 보였다. 오랜 시간이 흐른탓에 수정테이프위로 올라온 흐릿한 글자들. 흐릿하게 올라온 글자들을 하나하나 읽어내려가던 세훈이 두손에 얼굴을 묻었다. 너른 어깨가 가늘게 떨려왔다. 형, 준면아. 그제서야 세훈은 준면이 사진을 꼭꼭 숨겨둔 이유를 알수있었다. 덧칠해진 수정테이프위로 올라온 흐릿한 글자들은,
[사랑하는 세훈이]
세훈에 대한 준면의 사랑이었다.
| 작가의 辯 |
:)ㅋㅋㅋㅋㅋㅋ..... 이게 웬 막장이란 말입니까.. 미안 얘들아.. 내가.. 내가 나쁜년이다... 능력도 후달리는 주제에 무슨 퇴폐넘치는 글을 쓰겠다고 ㅇ엉어.. 죄송해요 여러분.. (먼산) 제가 이렇습니다..(택시를 잡아 마포대교로 향한다) :) 네, 저 슈붕이는 일일드라마 막장코드를 지향하는 그런 작가입니다 ㅋ..ㅋㅋ..Hㅏ.. 나란 작가레기.. 이쁜 세준이들 이렇게밖에 뭐해줘 미안해.. :) 본편은 이렇게 끝났구요, 이제 저는 번외를 쓰러 가야겠네여.. 암호닉신청은 끝났구요, 나중에 정리해서 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신청해주신분들 전부 사랑해요 하튜 :) 아, 아아아 그리고 포인트 말인데 저번편에 포인트가 부담된다는 독자분이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뭐.. 저도 제글이 뭐라고 80p 씩 받아 챙기는것도 좀 그렇고.,.(이미 받았지만.. 껄껄..) 앞으로 올라오는 글은 30p~40p 일꺼에여.. 부담드려서 죄송해요 사랑합니다 하트 |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세준] Immorality ; 부도덕 下 81
12년 전공지사항

인스티즈앱 ![[EXO/세준] Immorality ; 부도덕 下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3/8/c381901aff6f797162bae7cbf70e994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