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대는 방법도 모르면서 들이대는 직장상사 권순영
X 의도치않게 철벽치는 너봉
저 놀리시는거 맞네요.
아 진짜 아니라니깐?
아니라니까안?
아니 뭐.. 내가 오빤데 반말도.. 못하나?
네 못해요.
화하다싶이 불길이 매섭도록 가슴 속에 퍼졌고 그 열기는 빠질곳이 없어 얼굴로 들이쳤다. 언제나 당황하는 날 보며 그는 웃어대기가 바빴고 이 지는 기분은 언제나 어디서나 참 싫었다.
이런 내가 그를 이기기 위해선 두가지의 방법이 전부다. 첫번째는 쉬웠다. 내가 먼저 피하고 토라지며 울상짓기 정도? 그럴때면 어찌 반응해야 할지 감도 안 와보이는 그의 표정은 난감함 그 자체다.
또 두번째는 최대한 기피하고픈 방법이다. 누구던 도발을 하다가도 상대방이 작정하고 다가서면 지레 겁부터 먹어 동상처럼 꿈쩍도 못한다. 써본적은 없지만 참 쓰기가 싫은 방법. 할수는 있지만 하기 싫다 정말로!
하지만 너무나 분하고 그를 골탕 먹이고만 싶다. 내가 뭔 짓을 해도 겁은 커녕 애깅이라며 아카하다며 별 외계어만 뱉으며 내 머릴 곱게도 쓰다듬는다.
말할 문장은 쉽다. 순영오빠란 말이 그렇게 듣고싶어요라며 물어보며 눈은 끈적하게, 오른손은 턱을 괴고, 왼손은 허벅지로. 머릿속에 계산은 이미 끝났다. 것도 타이밍까지 지금이 딱이다.
오,.
와 나 갑자기 결혼욕구 돋네?
리..
뭐라고? 방금 뭐라 하지않았어?
오리.. 오리 먹고싶다고요.
취소다. 못해, 못해! 쉬울거라 생각했던 내겐 예상치못한 변수가 일어났고 순간적으로 폭발하던 자신감은 어디로 숨어 버렸는지 온데간데 없고 손은 어정쩡하게 떠있다 이내 코트 주머니로 넣어버렸다.
실패다, 내 복수..
너봉씨!
예? 원우씨?
와봐요, 줄거있어요!
헐 뭔데요? 잠시만 프린터하고,!
먹을거야, 먹을거!
갈게요.
뭐요 뭐! 나만 그래?! 먹을걸 준다잖아 먹을거를!
그가 내게 건넨건 다름아닌 민트가 코팅된 네모난 초콜릿이였다. 평소 민트초콜릿을 깊게 생각도 안했던 나는 먹을순 있지만 즐기진 않았고 그냥저냥이였다.
이걸 왜 저한테 주세요? 어떻게 보면 참 멍청한 소리같지만 참 그는 웃음이 많나보다. 이런것 하나하나 사소함에도 기분 좋게 미소를 지어주었고 기분 좋게 대답했다.
너봉씨를 보면 자꾸 이 초콜렛을 사주고 싶어서요. 아 혹시 민트 못 먹는건 아니죠?
이게 얼마만인가. 누군가 날 생각해주며 선물하는것. 이런 말들은 매일매일 들어도 질릴수가 없을것이다. 덕분에 입이 심심하진 않을것이다.
자리에 앉아 이어폰을 꽉 귀에 맞물리게끔 잡아넣곤 펑키한 음악 하나를 틀어 그에 맞춰 고개를 흔들거렸다. 손은 발랄하게도 초콜렛 포장지를 뜯고있었고 귀가 참 간지럽게 즐거웠다.
포장만 제거해도 나는 상쾌한 민트향에 숨 한번 크게 들이쉬곤 하나를 집어들어 입 안으로 신속히 넣었다. 역시나 화할만큼 퍼지는 민트향이 시원하다 못해 차가웠고 혀는 달달함에 푹 젖어들었다.
오 민트 좋아해?
밑입술까지 깨물며 노래에 심취해 있는 내게 꿈 깨라는듯이 이어폰 한쪽을 휙 빼더니 한손은 내 어깨를 감싸고 쑤욱 고개를 숙여와 초콜렛 하나를 쏙 집어갔다. 누구겠냐 , 팀장님이지.
아 팀장님!
아 알았어! 나중에 하나 더 사줄게!
아니 반말요, 반말!
아 반말? 해도 돼.
아 진짜?!
알아알아~ 회사니깐 하지말라고? 허, 이렇게나 잘 아시는 분이 저러는건 빼도박도 못할 농락이다. 나름 겁 주기위해 입술을 앙 다물곤 티나게 째려봤더니 그럼 그렇지, 꿈쩍도 안했다. 오히려 입술에 초콜렛 묻었다며 불쑥 고개를 들이밀곤 빠르게 빠졌다.
나 일하고 올게~
아뇨 오지마세요~ 부담스러워요~ 저 일합니다~ 방해마세요~ 가슴속 깊이 들끓듯이 부푸는 말들은 뒤로하고 일에 열중했다. 그가 없으니 참으로 조용했고 장시간 컴퓨터에 시선을 고정했던 탓에 눈은 피로했고 입은 바싹하게 말라갔다.
헐 진짜야?
너봉씨랑 팀장님이랑?
그렇다니깐요!
미쳤다 진짜..
커피라도 타먹으려 탕비실로 가던 내 발걸음이 우뚝 멈추게끔 소리는 컸고 그 소리의 주제는 나와 팀장님이였다. 소름이 돋기보다 호기심이 앞섰다.
헐 너봉씨 그렇게 안봤는데..
근데 그거 진짜야? 내가 아는 너봉씨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진짜죠 그럼! 진짜 여우에요, 상여우!
어머 그럼 영희씨는 팀장님한테 말도 얼마 안하고 욕을 먹은거야?
그런거죠, 얼마나 팀장님께 이상한 말을 해댄건지 눈빛이 다르더라니까요?!
뭐 대충 이야기는 이랬다. 내가 팀장님께 들이대는 중인데 영희씨에 대한 이상한 말을 해대서 팀장님께 관심을 가지고있던 영희씨는 어필조차 못해보고 까였다는 이야기?
솔직히 말해서 웃겼다. 아니 그런 어이 없어서 웃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신기함에서 나오는 그런 웃음?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스토리가 내 눈 앞에 펼쳐지니 괜히 설레고 재밌었다. 이 상황은 현실인데 괜히 체험받는 기분?
뭐 소문이 나도 그만, 안나도 그만이다. 어차피 이런 이야기는 그는 믿지도않을 이야기다. 평소라면 어차피 언젠가는 사그라든다며 내버려 둘테지만 오늘만큼 다르다. 아직 입가를 맴도는 민트향이 말해주었다. 저 년을 오늘 내 손으로 엿 맥여라고.
어? 다들 여기 계셨네요?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그들에게 섞였고 그들은 그 누구보다 당황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만. 다들 왔냐는 어색한 질문만 던졌고 대리님과 문대리님만 뾰루퉁하게 기대고 계셨다.
아 맞다 나 아까 서류정리 안해서! 그,그럼
에이 저 온지 얼마됐다고 가시려 하세요?
어,어?
아 저도 커피 탈테니깐 우리 전부 같이 얘기해요!
그들이 당황하는 모습은 어떤 코미디언보다 또 어떤 개그프로보다 재밌었고 기대고 있던 그들은 흥미롭단듯이 입가의 미소만을 유지하며 내 행동을 지켜보셨다. 그렇게 시작된거다. 탕비실 속 , 세 여자의 영희씨 엿 먹이기 작전.
그럼 얘기 계속할까?
먼저 운을 뗀건 문대리님이셨고 이내 윤대리님까지 부추겼다. 슬슬 덫을 던지는 우리에게 안절부절 못하며 그녀는 서있었다.
그,그 저번에 갔던 국밥집 사라지고 카페 생긴대요!
아 그래? 근데 우리 그 얘기 했던거 아니잖아.
삼각형으로 서로 자리를 잡곤 그를 중심으로 올가미에 떨어지게끔 몰아세웠다. 이제 내가 마지막 한방을 치면 되는것이다. 주변의 다른 여직원들은 어떤 말도 못한채 떨고있다. 아 왜 안 나갔냐고? 문 대리님이 문쪽이셔서 다른 여직원분이 나가려고 문 여는순간 발로 차서 막고 계시거든...
나 갑자기 기억나네? 영희씨가 어제 팀장님께 순영오빠라면서 말 놓았다가 철벽 맞은거!
너봉아 하나 더있다? 그때 그 뮤지컬표 얘가 나한테 시킨거야. 돈 줄테니깐 간 좀 보고오라고.
와우. 윤대리님의 발언에 문대리님이 웃음을 이으셨고 탕비실 안 모든 여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래 어쩐지 피지컬 좋은 윤대리님이 뭐가 아쉬워서 팀장님을...!
모든 비밀은 털렸고 그녀는 떨었다. 모두가 쑥덕거리며 소문 낼 준비를 했다. 아니 이미 폰을 든 이들이 과반수다. 발악이라도 했으면 더 재밌을 상황에서 그녀는 눈물을 흘렸고 문대리님은 문을 막다가 불쌍하다며 내보내주셨다.
아 머리 썼더니 배고프다. 점심 뭐먹지?
_ _ _ _
사내에 참 재밌는 소문이 돌고있다. 자신에 대해 헛소문을 내던 김사원을 여유로운 표정으로 발라버렸다는 너에 대한 소문. 모두가 널 경이롭게 칭찬하며 호응을 아끼질않아.
전사원은 또 널 보며 걱정이 뚝뚝 떨어지다 못해 바닥이 흥건할만큼 괜찮았냐며 물어오겠지. 걘 걱정도 많아 정말.
난 너한테는 걱정 안해. 왜냐고? 넌 참 똑똑한 아이니깐 네게 해가 될만한 짓은 하질않거든. 하지만 모든 여자들은 걱정 안 해줄것 같은 사람이 자신을 걱정해주는 모습에 반하곤 하잖아? 그니깐 뭐 걱정한 척 정도는 해주려고. 너도 뭐 별수있냐? 슬픔의, 부당함의, 억울함의, 기쁨의 눈물을 흘릴줄 아는 여잔데.
솔직히 이런 생각은 참 자주해. 너정도면 참 괜찮은데 왜 내게 엮이는걸까. 아직 사귀는건 아니지만 마치 오래 사겨온 연인같은 느낌이 새로워. 나쁜 짓도 안하고 내게 웃어보이는 너를 보면 괜시리 죄책감도 든달까? 한없이 모자란 내게 와줘서 고맙다 해야할지, 하필 네가 고른사람이 형편 없어서 미안하다 해야할지.
요즘은 머릿속에 너만 가득한가봐. 맛있는걸 먹으면 널 데려오고 싶고 재밌는걸 보면 너부터 보여주고 싶어. 자려다가도 불쑥 네가 떠올라 침대에서 구르다 떨어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고 , 조금이라도 감기기운이 깃든다 싶으면 너도 아플까 걱정부터 하곤 해.
진짜 부질없는거 아는데 내겐 너가 이정도야. 이만큼 사랑하고 이보다 더 아껴주고 싶어. 요즘 시간만 나면 좋은 집이랑 휴양지 찾는다? 미리 아가에 대해서 공부하고 이렇게 이쁘게 널 키워주신 부모님께 이쁨 받으려 공부도 하고있어.
진짜 미친놈같지? 어 나도 좀 그래. 많이 미친놈같아. 심지어 여자에 미친놈이라서 더 답 없다?
근데 뭐 별수있냐, 니가 시집오면 해결 될 일인데.
권수녕 |
와씨 넘나뤼 졸린것 자다깨서 지금까지 쓰다가 계속 졸고 깨고를 반복햏ㄴ더니 분량도 작고 참 별루네얌 전편과 전전편들에 댓글 달아주신분들 내일 아침에 답 해드릴게요! 죽을거같아요! 아 그리고 뮤지컬티겟 준 대리님 성이 뭔지 아시는분....?분명 쓴것같은데 까먹어서 대충 짐작해서 썼는데!!! 아 죽겠네 진짜..여러분 자세여 낼바여 사루매용♥♥♥♥ |
암호닉은 제일 최근에 올린 편에 적어주세요! 시야가 좁은 작가를 위해 잘 보이게끔 [괄호] 꼭 써주세요❤
❤수녕이의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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