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치즈스틱 카노 타쇼 그린민트 ( + 포인트 지불 전에 분량은 ~~편입니다에 어떻게뜨나 알려주시면 스릉흠미다)
사생입니다.
"아, 그때." 너는 나를 '그때' 정도로밖에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모든 일의 중심을 너로 할 정도로 널 좋아하고 너에게 헌신적인데말이야. 엠페러크리스에 올라온 너로 추정되는 방명록이 생각난다. '청춘은 즐기는거지만, 당신의 돈과 시간을 쏟아부으면서까지 우리, 혹은 나를 좋아하지는 말아요.'라, 악질 사생팬에게까지 웃어보이는 네가 할 수 있는 말 다웠다. 어디 가시나봐요, 그럼 안녕히가세요. 하고 웃으며 보내주려하자 표정이 묘해진다. 그러더니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건넨다. "아, 그쪽은 어디가세요?" "저는 한국도 왔겠다 스트릿패션 구경좀 가려구요. 가로수길? 이라는 이름의 거리가 괜찮다고해서." 목에 건 깔끔한 디자인의 미러리스카메라를 보여주며 말했다. 중국에서부터 운영해온 스트릿패션전문웨이보가 있어서, 한국 온 김에 이쪽은 어떤지 찍어서 올려볼까 해서요. 또 한번 웃으며 말했다. 스냅백을 손으로 만지작대고 있으니 한 박자 늦게 아, 그렇구나. 하는 그가 있었다. 그럼 전 가볼게요. 하고 고개를 살짝 숙이고 갔다.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걷고있으니 뒤에 그림자가 졌다. 너다. "혹시 오늘 시간 많아요?" 걸려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타국에서, 간만에 매일 보는 동료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자신을 엑소의 크리스로 보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잡혀있는 일정은 없다고, 그냥 즉흥적으로 나온 거라고 말했더니 오늘 그럼 저랑 다닐래요? 하고 물어온다. 그렇게 말해오면 나는 설레는 마음이 생긴다고,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는 말이 목 끝을 치고 내려갔다. 한국 지리를 잘 아신다면야, 하고 스냅백의 챙을 살짝 들었다. 연습생 생활을 꽤 해서, 여기저기 알고는 있어요. 그쪽이 가고싶은 곳도. 우이판도 참 쉬운남자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비행기에서는 날 좀 꺼리는 느낌이라서 응? 했는데, 이렇게 달라붙어오다니. "그렇다면야. 잘생기고 몸값도 비싼 가이드가 공짜로 생기는 건데요. 대신 제가 밥 살게요." "그쪽이 그러실," "그쪽아니고 황자도입니다. 명함이 있는데," 지갑에서 주섬주섬 직업용 명함을 꺼냈다. 이크, 명함칸을 잘 정리해두지 않은 덕에 홈마들끼리 만날때 주고받으려고 만든 엠페러크리스의 명함을 떨어뜨릴 뻔 했다. 우이판은 명함을 보더니 음, 하고는 제 지갑에 집어넣는다. 황자도씨군요. 밝게 웃는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밀 뻔 했지만 참았다. 여기서 내 본모습을 밝혀버리면 곤란한 상황이 될 테니까. 지하철 역 까지 걸어가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길에 서 택시를 잡는다. 어, 지하철은? 하고 묻자 뚜이부치, 하더니 어디로 가 달라고 기사아저씨에게 말을 한다. 말이 빨라서 잘 알아듣지는 못했다. 마지막에 말한 '빨리요'만 알아들었다. "어디가요?" 기사아저씨가 이상하게 보건 말건, 중국어로 물었다. 지금 어디로 가는거죠? 하고 물었다.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에게 설마, 지금 엉뚱한데 가는거에요? 하고 묻자 머리를 부여잡는다. 사,사생때문에요.. 하면서 고개를 드는데 얼굴이 울상이다. 아, 진심인데 조금 위험했다. 그 예쁜 얼굴로 그런 표정도 반칙인데 얼굴을 가깝게 들이밀다니. 사생? 아 그.. 숙소 앞에도 있고 그런사람? 하고 묻자 고개를 주억거린다. 머리를 꾹꾹 누르니 울상을 지으면서 뚜이부치, 하고 말한다.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하는데 정말 이건 용서를 안해주기 힘들다. 사실 용서를 해주지 않아야 너와의 연결고리가 더 생길 수 있는건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어디로 가는거죠?" "회사요." 머리를 부여잡았다. 아니, 제가 지금 뭐라고 너네회사를 갑니까. 너 생일파티에 가는 것도 아닌데. 말이 꾸역꾸역, 입밖으로 튀어나오려했다. 다행히도 아니, 까지만 입에서 튀어나와서 지금 저는 가로수길을 가야 하는데, 지금, 하고 어이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고 말을 더듬었다. 저도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하면서 말을 잇기도 전에 택시가 멈췄다. 여기요? 하고 묻는 아저씨에게 아, 죄송한데 뒷편으로 돌아가주세요. 하고 친절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돈은 그가 지불했고 택시에서 내리니 있는 곳은 뒷문이었다. 입구의 관리인이 내 목에서 덜렁대고 있는 미러리스카메라에 시선을 잠깐 주었다가 그가 내 손목을 잡고 오는 것을 보고는 금새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멍하니 그에게 끌려다녔다. 여기저기를 다니더니 들어간 방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크리스, 이게." "어, 그러니까," 안에는 여자들도 많고 남자들도 많았다. 스타일디렉터? 컨셉작가? 아니 실장님이셨나 하는 그 분이 계셨다. 저, 죄송한데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고 웃으며 물어오는 여자에게 아, 네 하고 발음은 좀 어설픈 한국어로 대답했다. 중국 포토그래퍼 황자도입니다. 아, 중국분이시구나. 우이판 친구? 웃으면서 손을 건네오시길래 가볍게 악수를 했다. 우이판, 어쩐일? 하고 물어오는 여자에게 음, 사생한테 쫓겨서요. 사생들이 자기 인생을 좀 살았으면 좋겠는데. 나도 내 인생좀 살고, 사생이야 고질병이지. 어, 지금 커피 내리던 참이었는데 원두커피 괜찮아요? 고개를 저었다. 커피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핸드드립. 로스팅한지 이틀 내의 것이 아니면 먹지 않는다. "아, 황자도씨면 혹시 예전에 보그표지 찍으신 분 아니에요? 그, 탕웨이가 표지였던거요. 우이판이랑은 어떻게," "말하자면 긴데, 우연하게 만났습니다만... 우이판씨가 다짜고짜 절 데려오신거라서요." "네? 헐. 아니, 아니. 우이판 지금 사옥으로 일반인을 마구 끌고들어온거야?" "아, 당황해서 그랬.." "당황이고 황당이고! 어휴 진짜 키만 크고 허당이라니까. 사과안해?" 여자에게 꾸중을 잔뜬 들은 우이판이 내게 미안합니다, 하고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럴 필요는 없는데. 오히려 내가 미안하면 미안했지 늘 너희를 지켜보고있는 것을 말이야. 웃으며 괜찮다고 대신 여기서 가로수길 가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여자는 종이를 들고오더니 이내 슥슥 거리와 지하철역 등을 그려냈다. 음, 여기서 이쪽이고 저기서 돌아서 이쪽에 지하철역.. 설명하는 여자를 잡더니 괜찮다고 자기가 같이 가겠다고한다. 아니, 사생때문에 여기로 도망온애가 무슨 사람을 데리고다녀. 안돼. 딱 잘라 얘기하는 그녀에게 안돼! 라고 외칠뻔했다. 아니 지금 판판이 나랑 가겠다는데. 당신 왜 훼방을 놓는거야. 그렇지않아도 크롬하츠가려고 했으니까. 하고 웃어보이는 그와 함께 사옥을 나섰다. 물론 인적이 드문 뒷문이다. "미안해요. 아깐 너무 당황해서," "어, 아. 그래도 재밌는 건물을 봤네요. 돈주고도 못보는데 아니에요?" 카메라로 아까 찍은 사진 몇 장을 봤다. 건물 내부, 로비..웨이보에 올릴 생각을하니 즐거워졌다. 혹시 이거 웨이보같은데 올리면 안되는건가요? 하고 묻자 어, 상관은 없을거야, 하는 대답을 들려준다. 택시에 타서 진짜로 이번엔 가로수길로 향했다. 중국과는 사뭇 다른 스트릿패션의 느낌이 나를 반겼고,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해 사진도 몇장 찍었다. 중국분이시구나, 하는 소리를 몇번이나 들었는지. 그렇게 돌아다니길 두어시간쯤, 정확히 열두명을 찍고 카메라를 내렸다. 하나둘 등장하는 찌질한 사생계집애들 때문이었다. "음, 대단한 연예인이시네요. 팬들이 오는 모양인데." "아, 죄송해요." "아니 왜 그쪽이 죄송해요. 식사시간이 아니기는 하지만 뭐라도 사드릴게요. 택시비도 내시고." 괜찮아요. 미안한 기색으로 손사래치는 그에게 누구에게 빚지는 성격은 아니라 답했다. 여기까지만해도 큰 빚인데, 버블티 한 잔이나 빙수 한 그릇정도는 사줄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초코버블티요. 하고 대답해오는 우이판에게 웃으며 주변에 버블티를 파는 가게에 가서 나는 초코와 허니듀를 사가지고 나와 그에게 건넸다. 두어군데 편집샵에 가 스트라이프 맨투맨을 구입하고 가볍게 입을 플라워프린팅5부바지도 구입했다. 같은 브랜드의 컬러치노를 보는 그를 몰래 찍어냈다. 나중에 보내줘야지 하는 마음에서다. 시간이 저녁 즈음이 되자 근처에 기집애들이 우글우글거렸다. 편집샵측에도 민폐인 것 같아서 나왔다. "오늘 고마워요." "아뇨, 재미있었습니다. 저때문에 많이 못보고 미안해요." "전 지금 청댐동? 청담동? 그쪽으로 갈거라서요. 헤어져야 할 것 같아요." 약간 보폭을 크게 해 그와 걸음을 맞춰가며 말을 건넸다. 주위를 장악한 계집애들때문에 제가 더 미안해한다. 주위에서 우이판! 크리스! 하고 불러대면 주위를 보고 슬쩍 웃기도 한다. 청담동이요? 하고 물어오길래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가게요? 하고 중국어로 묻길래 크롬하츠매장에 간다고 답했다. "한국 한정판 사려구요. 나중에 연 닿으면 다시 뵙겠죠. 잘가요." 그에게 애써 담담한 척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사실 반나절을 그와 보내게 되는건 예정에도 없었고 당황스러운 일이어서 속으로는 기뻤지만 티낼수는 없었다. 4,3,2,1. 그는 나를 잡지 않았고 나는 택시에 탔다. 청담동 가는 길에 카메라의 사진을 확인했다. 그 중 바지를 보던 사진과 버블티를 먹던 사진을 골라내 엠페러크리스에 올렸다. 웨이보를 확인하는데 빌어먹을, 어떤 미친 사생인지, 내 얼굴을 지우지도 않고 그와 함께 걷는 장면이나 쇼핑하는 장면을 찍어서 올려뒀다. 그렇지않아도 개인팬페이지도 못만들고, 도가 넘는 사생행위에 렌즈도 별로인 육체파. 그 주제에 서포트한답시고 포토북이나 캘린더는 뭐만하면 찍어내는 계집애. 하지만 지금껏 한 서포트라고는 그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루이비통킵올뿐이었던 거지같은 년. 뭐 결국 그는 단 한 번 그 가방을 들었다. 당장에 스트릿타오로 접속해 그곳에 댓글을 남겼다. [스트릿타오입니다. 제가 있는 사진은 제 얼굴을 지워주시거나 내려주세요.] 내 웨이보에도 글을 남겼다. [한국에 왔습니다! 오늘 찍은 패셔너블한 사람들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허락받지 않고 제 사진을 무단으로 게시한 곳이 있어서 약간 늦어질 것 같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홈마에게 하던 카톡을 켜 이 상황을 말하자마자 그녀도 분노했다. 아니 뭐 그런 상식없는년이! 하면서 내 대신 욕하는 모습에 웃었다. 크롬하츠 매장앞에 도착해 택시비를 지불하고 내렸다. 네가 사용할 펜던트와 내가 쓸 같은 것, 새 체인과 네가 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귀걸이를 샀다. 한국 한정이라는 티셔츠도 한 벌 샀다. 네가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전해줄지에 대해 행복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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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