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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는 구원받을 수 없다, 불쌍한 인간이여.

우리가 살아날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中

 

 

 

 

 

 

[방탄소년단] 도사견 01. (사냥꾼 방탄소년단과 숲에서 길을 잃은 당신) | 인스티즈

 

 

 

 

 

 

 

도 사 견

 

 

 

 

 

 

 

 

 

*

 

 

 

 

 

 

 

산책을 핑계로 뛰쳐나오다시피 집을 나온 날이었다. 드넓은 숲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도록 달렸다. 비슷비슷한 거목들을 지나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붉은 띠가 둘러진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빛 바랜 빨간 리본이 을씨년스럽게 바람에 펄럭거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달린다. 원체 길눈이 어두운 데다 완전히 낯선 지형이라 길을 잃기 딱 좋았으나 어차피 나에게는 마음 편히 돌아갈 곳이 없다. 길을 잃는 편이 집에 돌아가는 것보다 괜찮을 듯 싶어 겁없이 무작정 뛰었다.

좁은 숲 한가운데 위치한 텅 빈 공터가 시야에 들어올 때 쯤 눈 앞이 부옇게 흐려지는 익숙한 기시감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차, 약을 챙겨오는 걸 잊어버렸다. 

온 몸이 암흑에 젖는다. 어느덧 우뚝 서 있는 나는 슬로우모션처럼 천천히 뒤로 쓰러진다. 부딪친다는 느낌이 들기 전에 정신을 잃었다.

아 씨발. 마지막 순간에 욕을 했던 것도 같다. 

 

 

 

 

 

 
 
 
 
*
 
 
 
 
 
 

 

“형, 쟤 죽은 거 아냐? 응?”

 

 

 

“숨은 쉬는데.”

 

 

 

“얼굴이 너무 하얘. 금방 죽을 것 같아. 이거라도 먹일까? 응, 응?”

 

 

 

“안돼. 징징대지 좀 말고 남준이 올 때까지 기다려.”

 

 

 

 

 

 

 
 

물 속에 가라앉아 수면 위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는 것처럼 무겁게 부유하던 목소리들은 정신을 조금씩 차리기 시작하면서 또렷하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여긴 어딜까. 그리고 이 사람들은 누굴까. 

당연한 물음들이 머리를 채웠다. 조금 망설이다가 눈을 떴다. 여전히 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시야 속에 두 개의 인영이 들어온다. 

 

 

 

 

 

“어, 일어났네. 형, 봐봐, 쟤 일어났어.”

 

 

“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오감 중 가장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역시나 후각이었다. 매캐한 담배연기, 갓 마르기 시작한 페인트의 톡 쏘는 화학냄새와 알싸한 알코올 냄새.

술인가 싶었지만 곧바로 소독용 알코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여기는 병원일까. 병원이라고 하기엔 어두컴컴하고 지저분하다.

눈을 돌려 내가 누워있던 곳을 손으로 쓸어보자 잿빛 먼지가 그대로 손가락에 묻어나왔다. 손에 힘을 주어 가까스로 상체를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양손으로 눈을 비벼본다. 흐릿했던 초점이 그제야 명확하게 맞춰진다. 따끔따끔한 목을 헛기침으로 풀며 마른 입술을 핥아 입을 뗐다. 

 

 

 

 
 

“…여긴 어디에요?… 그리고 당신들은 누구시죠?”

 

 

 
 

 

두쌍의 눈동자가 나를 흥미롭다는 듯이 관찰했다.

찢어진 청바지와 무채색의 반팔 티셔츠를 입은 두 남자 중 빛바랜 주황색 머리를 한 남자가 가까이 다가와 얼굴을 불쑥 들이밀었다.

해말간 얼굴에 동글동글한 눈매가 어린애 같이 순진해보였다. 기껏해봤자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 그러니까 나와 나이대가 얼추 비슷해 보인다.

반사적으로 남자를 피해 몸을 움츠리자 장난스럽게 웃음을 터트린 그가 해를 끼칠 의도가 없다는 듯 양 손을 들며 뒷걸음질쳤다. 

아아, 놀라기는. 남자치고 높고 맑은 목소리가  변성기가 덜 지난 소년처럼 울렸다. 눈동자에 장난기가 가득 서려있다.

뭐라고 말이라도 하려던 찰나에 곧바로 또다른 목소리가 사납게 나를 책했다.

 

 

 

 

 

“그렇게 말하는 너는 누군데 우리 구역에 마음대로 들어온 거지?”

 

 

“아 혀엉, 여자애한테 무슨 말투가 그래.”

 

 

“조용히 해, 박지민. 그리고 너. 이 동네 불문율 몰라? 이쪽 숲은 금지된 구역이라고 안 배웠어?”

 

 

 

 

 

의자에 비딱하게 앉아있던 남자가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이는 말에 당황해, 언어를 잊어버린 사람처럼 어버버했다. 느린 뇌는 아직 상황도 제대로 판단을 못했는데, 빠르게 쏟아져내리는 비난조에 벙 찌는 듯한 느낌이었다. 멜라닌 색소가 현저하게 부족해보이는 남자의 새하얀 얼굴에 귀찮고 짜증나 죽겠다는 표정이 가감없이 씌워졌다. 꽁초만 남은 담배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지진 남자가 엷은 초록빛의 머리카락을 마른 손가락으로 거칠게 헤집자, 붙임성 좋게 옆에 붙어앉은 박지민이라는 사람, 그러니까 주황머리가 내 변호라도 하듯 덩달아 언성을 높인다.

 

 

 
 
 
 

“형도 진짜 매정하다 매정해. 아 마을에서 생전 처음 보는 앤데 새로 이사왔나보지. 왜, 폭포 쪽 저택에 또 가족 하나 새로 들어왔다잖아. 맞지, 자기?”

 

 

“아…네.”

 

 

 

 

 

언제봤다고 자기래. 낯간지럽지도 않은지 연인에게나 붙이는 호칭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며 어깨동무를 하는 그를 의심 섞인 눈초리로 쳐다보자 입을 비죽 내민 박지민이 섭섭하다는 시선을 보내왔다. 별다른 말 없이 초록 머리를 한 남자 쪽으로 고개를 돌려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확실하게 매듭지었다.

아아-, 늘어지는 소리를 내며 뒷주머니에서 담배곽을 꺼내 장초를 잡아당기던 남자가 지포라이터를 딸깍여 불을 붙인다. 그는 짜증스럽게 구긴 인상으로 한동안 연기를 길게 내뿜더니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입을 뗐다.

 

 

 

 

 

“우리 마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울창한 밀림을 품은 곳이지. 넓게 트인 평지에만 사람들이 모여 동네를 이루어 살아. 숲에는 되도록이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불문율이다. 땔감을 구하거나 약초를 캐러 숲으로 들어갈 일이 생기기더라도 붉은 줄이 둘러진 부분 이상은 절대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왜요?”

 

 

 

“한번 숲에 들어간 사람들이 다시는 숲 밖으로 못 나왔으니까. 이리 떼에게 잡아먹혔다고들 하지, 아마.”

 

 

 

 

 

 

 

바닥에다 담뱃재를 털며 무심하게 답하는 남자의 말투가 으스스해 몸을 조금 떨었다.

그런데 그렇게 숲이 위험한 곳이라면, 그들은 어떻게 이 안에 들어온 것일까-. 뒤따른 의문을 읽기라도 한 듯 피식 웃던 남자가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말이야, 사실 이 숲에 이리 떼 같은 건 없어.”

 

 

 

“그렇다면…”

 

 

 

“됐어. 더 이상 질문은 안 받아. 보니까 어디 아픈 애 같던데 겁도 없이 여긴 왜 들어왔어. 해 떨어지기 시작했으니까 깜깜해지기 전에 빨리 집에나 가보지 그래.”

 

 

 

 

 

남자는 금세 냉랭해졌다. 삽시간에 가라앉은 분위기에 나는 입을 다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고,

옆에서 눈치를 보며 손장난을 치던 박지민이 타이밍 좋게 셀셀거리며 친절하게 말을 붙여왔다. 

 

 

 

 

 

 “자기소개나 해볼까? 내 이름은 박지민. 저 형은 민윤기. 여기는 우리 임시 오두막이야.

우리 둘이 오늘 순번이라 구역 감시 중이었는데 마침 자기가 공터에 쓰러져 있길래. 공주님 안기로 데려왔지-.”

 

 

 

“아...순번이라면, 경찰이신가요?”

 

 

 

“푸흐흐, 경찰?”

 

 

 

 

 

질문이 황당했는지 박지민은 배까지 잡고 깔깔거리며 뒹굴었고, 내내 굳은 표정이었던 민윤기도 덩달아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갑자기 왜 웃음보가 터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이 경찰 같은 게 아니라는 건 확실해졌다. 도대체 이 사람들의 정체가 뭐길래 들어와서는 안되는 숲 한가운데에 오두막을 짓고 주위를 감시까지 하는 걸까.

여름임에도 엉성한 문 틈으로 스쳐들어오는 저녁 바람이 시려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쩐지 위험한 사람들과 엮인 것 같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머리를 잠식한다. 

 

 

 

 

 

 

“우리는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이야.”

 

 

 

 

 

 

 

비밀이야기를 하듯 한 톤이 낮아진 목소리로 박지민이 속삭였다. 내 왼쪽 귓가에 입술을 거의 붙이고 말하는 바람에 더운 입김이 귀와 목을 간지럽게 훑고 지나갔다.

으으, 반사적으로 몸을 잘게 떨며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에 시선을 두자, 

박지민은 여전히 상냥한 표정에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나를 꿰뚫어보고 있었다.

 

 

 

 

 

 

 

 

 

 

 

 

 

 

[방탄소년단] 도사견 01. (사냥꾼 방탄소년단과 숲에서 길을 잃은 당신)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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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비회원 댓글은 확인이 늦은 경우가 있어 암호닉을 늦게 받는 경우가 있어요ㅠㅠ 넓은 아량으로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암호닉

 

 

 [진진]님 / [27cm]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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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1.62
엄지척...! 프롤로그부터 심상치 않다했습니다ㅠㅠㅠㅠㅠㅠ하...어떡하죠...너무기대돼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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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거북
으아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댓글 감사드려요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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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 글 분위기 좋네요 잘 보고 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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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거북
감사합니당!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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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오오오오오 엄청 기대돼여♡♡♡♡ [국쓰]로 신청할게여!!!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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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거북
암호닉 감사합니다! 다음 편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ㅎ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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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9.235
와..이거보고 프롤로그도 보고왔는데 영상이라뇨..진짜 취저탕탕이네여ㅠㅠㅜ 작가님 초면이지만 정말 사랑한다고 하고 싶네요..!ㅎㅎㅎ 혹시 암호닉 신청이 된다면 [둥둥이] 로 신청합니다ㅎㅎ 잘보고 가여~~!!~!!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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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거북
취저라뇨ㅠㅠㅠ사랑합니다ㅠㅠㅠ초면에 사랑한다고 하시면 오예입니다ㅋㅋㅋ암호닉 감사드려요! 잘부탁드립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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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97.24
진진
어어...시작이네요 붉은색 띠가 있는 나무안으로 들어가면 안된다니...영역을 나뉘게하는건가요!
현기증 나니까 다음...다음도 찾아와야갰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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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거북
진진님 어서오세요~ 오늘도 댓글 감사드립니다! 음...영역이라기보다는 위험해서 더 들어가면 안된다는 표시인데 그 내부 구역을 아이들이 쓴다고 해야 하나 그런 개념입니다! 다음 편도 열심히 써오겠습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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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와 이거 진짜 쩌네여 완전 이런거 완전완전 좋아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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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거북
감사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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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와... 프롤로그부터 범상치 않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대작 냄새가 풀풀 나네요... 넘 좋습니다ㅜㅜ [우월]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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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거북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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