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잡담에는 처음 글 써보는 거라서 굉장히 많이 떨리네여...
저 제대로 쓰고 있는 거 맞죠...? 0ㅇ0
여튼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정주행 혹은 재탕 하시는 분들 위해서 포인트 낮췄어요 !
[카디] 청춘만세 01
w.써틴
"어, 도경수! 또 같은 반이네."
김종인이 내 책상 앞에서 오른손을 내밀며 미소를 지었다. 김종인의 친구들이 뭐 하는 짓이냐며 김종인을 놀렸지만,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장난스러운 미소로 나에게 손을 내민채로 가만히 있었다. 나는 그 손을 잡았고, 김종인이 내 손을 잡고 아래위로 흔드는 것을 지켜 보고만 있었다.
"잘 지내 보자고, 또. "
처음에는 막연한 동경으로 시작했었다. 어릴 적 부터 워낙 뼈가 여리고 체력이 약했었기 때문에 운동을 하면 꼭 지치거나 혹은 다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러나 내 의도와는 상관 없이 남자 아이들간의 서열은 운동을 잘 하는 아이, 싸움을 잘 하는 아이로 정해졌고 나는 그 중에서 늘 아래 쪽이었다.
아래쪽에서도 굉장한 아래 쪽이었고, 초등학교 고학년때 그다지 심각하진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생긴 작은 심장질환을 수술 하고 난 후 부터는 체육이란 쪽에 속 해있는 것들은 모두 내게 버거웠다. 나는 늘 창가에 앉아 남자 아이들이 축구하는 것을 지켜만 보아야 했고 그 무리 속에 끼고 싶음을 항상 느꼈다.
그래서인지 운동을 잘 하는 아이들을 보면 이유없는 부러움이 올라오곤 했다. 아니, 이유가 있었던것 같다. 내가 가지지 못한걸 가진 아이들.
그러나 김종인은 그 아이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중학교 2학년에 처음 전학 온 김종인을 두고 아이들은 그랬다, 축구 천재. 우리 반으로 전학 왔던 터라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김종인의 땀 흘리는 모습은 나에게 한 없는 충격을 줬다. 부러워, 부러워로 시작 됐던 생각들은 좋아, 좋아로 변했고 나는 그렇게 김종인에게 반했다. 난생 처음 느껴본, 가족이 아닌 다른 상대를 향한 애정이었다. 그래서 이게 친구로서의 애정인지, 정말 연애 상대로서의 애정인지 초반에는 구분하지 못 했었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보다 약간 늦게 찾아온 첫 몽정에서 나는 그 애정이 어떠한 애정인지를 확실하게 깨달았다. 그 꿈에 김종인이 나왔고, 내가 나왔고.
중학교 3학년때는 김종인과 다른 반이라서 약간 아쉬웠었다. 매일 얼굴을 보지 못 한다는 것, 체육 시간에 김종인이 축구하는 걸 보지 못 한다는 게 그렇게 아쉬울 수 없었으니까. 그 1년의 시간동안 김종인은 내 마음속에서 점점 커다랗게 자리를 잡아갔다.
그런 김종인과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같은 반이 되었고, 김종인은 축구부에 들어갔다. 나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에 매달렸고 그냥 저냥 조용한 내 성격때문에 내 책상은 시험기간에만 사람이 몰려들었다. 그렇게 기대하고 고대했던 김종인과의 1년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나와는 전혀 다른 무리와 어울리는 김종인의 성격때문인지, 아니면 내성적인 내 성격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 아이와 내 성별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름대로 혼자 내가 김종인을 좋아한다는 사실 때문에 매일 밤 끙끙 앓았었다.
그래서 매일밤 기도했다. 제발 내년에는 김종인과 다른 반이 되게 해 주세요-. 라고. 좋아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고백도 못 한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2학년에 올라오고 나서 나는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맨 뒷자리 책상에 엎어져있는 김종인의 책가방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든게 없어 납작하게 퍼진 까만 나이키 가방. 친구들과 떠들면서 교실로 들어와 책상에 앉아있는 나에게 선 채로 손을 내미는 김종인, 그리고 그 옆에서 웃는 김종인의 친구들. 그 모든게 내게는 눈이 부시도록 행복한 풍경이면서도, 많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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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일이지만 2학년이 되어서도 체육시간은 돌아왔다. 까만 체육복을 느리게 갈아 입으면서 반 구석에 있는 김종인을 쳐다봤다. 오늘도 김종인은 잘 뛰겠지? 체육선생님이 작년이랑 똑같아서 다행이다. 체육을 못 한다고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까. 기왕 같은 반 된 거, 축구 자주 했으면 좋겠다. 종인이가 축구하는 모습 좋아.
그런 생각을 하다가 김종인이랑 눈이 마주쳤고 김종인은 내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위에는 학교 체육복을 입고, 아래에는 축구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꽤 괜찮다고 생각 됐다. 발에 꼭 맞는 축구화가 꼭, 환상적이다 라는 말 밖에는 표현 할 말이 없었다.
신발을 갈아 신고서 운동장으로 나가자 이미 나와서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우리반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다들 까만 체육복을 입고서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도대체 누가 누군지 알아 볼 수가 없었다. 얼굴은 다들 눈에 익었는데 이름은 김종인밖에 모르겠다. 아, 김종인의 친구 김민석. 걔만 안다. 작년부터 워낙 김종인이랑 같이 다닌터라, 김종인을 보고 있으면 늘 옆에 있는게 눈에 띄였었다. 걔도 우리 반이었지, 김종인이 반에 잘 붙어있겠다.
운동장 가 쪽에 심어져 있는 나무 쪽으로 걸어가서 그 밑에 쪼그려 앉았다. 그늘에 부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날렸고, 시원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학교에 수업을 시작하는 종이 울려 퍼지고, 그 소리에 맞춰서 김종인이 운동장으로 빠르면서도 여유있게 뛰어 나왔다. 선생님이 임시로 정해놓은 임시반장이 아이들을 줄 세웠고 나도 그 줄에 서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4열 종대로 키 순서대로 선 줄, 싫지만 역시나 첫번째 줄이었다.
체육 선생님이 느린 걸음으로 우리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셨다. 걸어오는 실루엣이 익숙한 남자 체육선생님과는 다른 여자의 실루엣이어서 나는 살짝 당황했다. 왜 다른 선생님이지? 생각 할 틈도 없이, 30대 정도로 보이는 여자 선생님은 높고 빠른 말투로 말씀 하셨다.
"첫 수업부터, 출장이라니 어이가 없겠지만 너희가 아주 사랑해 마지 않는 최선생님은 농구부 때문에 오늘 출장 가셨다."
아이들이 야유했고 선생님이 가소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셨다. 손을 공중에서 휘 휘 저으며 운동장 두바퀴. 라고 말씀 하신 선생님이 얼른 가라는 듯이 내 등을 밀었다. 순간적으로 선생님께 운동을 못 한다고 말씀 드려야 한다고 느꼈지만, 오랜만에 운동하는 건데 운동장 두 바퀴쯤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등이 떠밀린 그대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고 옆 줄의 아이들이 빠르게 뛰는게 느껴지자 그에 속도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 순간 뒤쪽에 있던 김종인이랑 눈이 마주쳤다. 어떻게 된일이야? 라고 묻는 것 같은 눈과 입. 아마도 김종인은 일년동안 꼼짝 않던 내가 갑자기 뛰는 이유가 궁금하겠지. 대답을 하려고 했으나 바로 내 뒤에서 달리던 아이가 "빨리 뛰어-" 라고 하면서 내 등을 두 손으로 쭉 밀었다.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였다. 깜짝 놀라 앞으로 밀려났다가 다시 뒤를 돌아보니 김종인은 나에게서 시선을 둔 적이 없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인 내 대답.
뛰고 있는데 점점 내 몸이 지쳐가는 걸 스스로 느꼈다. 아, 아까처럼 누가 밀면 진짜 쓰러지겠다-. 싶은 심정. 숨을 쉰다고 약간 벌린 입이, 공기가 드나들면서 바싹 말랐고 그게 불편해서 침을 꿀꺽 삼켰다. 목구멍이 약간 따가웠다. 한바퀴를 빠르게 돌고 두바퀴째 돌자 나를 비롯한 아이들이 점점 지쳐만 갔다. 물론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지쳤고, 김종인은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한껏 머금고 뛰고 있었다.
"자, 두바퀴!"
여선생님의 목소리에 아이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던 발에 제동을 걸었다. 다들 손으로 무릎을 짚고서 가쁜 숨을 몰아 쉬었고, 나는 생각보다는 괜찮은 내 컨디션에 살짝 감동했다. 이 정도만 뛸 수 있으면, 종인이랑 체육 시간마다 뛸 수 있어. 첫 시간이니까 가볍게 몸만 풀자는 선생님의 말씀에 또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도대체 언제 말하지, 이대로 가다간 이상한 꼴 보일텐데. 그런 걱정들이 머릿속에서 정신없이 날아다녔고,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선생님은 오늘 수업시간에 할 일들을 말씀 하셨다. 학기 수행평가는 4번에 걸쳐서 실행 될 거고-. 나와는 상관 없는 말들이 그렇게 뱉어졌다.
"너 원래 안 뛰었었잖아, 괜찮아?"
"어.. 응. 괜찮은것 같아."
김종인이었다. 김종인은 내 대답을 듣자마자 자신의 친구들 쪽으로 걸어갔고, 나는 뒷 말을 꺼내려다가 꾹 삼켜버렸다. 그 순간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빠지는걸 느꼈고, 넘어지면서 스스로 느꼈다. 아, 또 꼴 사납게 쓰러지는 구나.
-
눈을 뜨기도 전에 코를 세게 찌르는 약품 냄새와 양호실 특유의 부드러운 이불의 촉감때문에 내가 누워있는 곳이 양호실 침대라는 것을 느꼈다. 김종인 앞에서 쓰러졌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서 눈을 뜨기가 싫었다. 눈을 뜨면 체육 선생님이 옆에 계실까, 아니면 늘 그랬던 것 처럼 양호 선생님이 자신의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로 웹 서핑을 하고 계실까. 침대 옆에서 누군가가 움직이는게 느껴졌고, 아 선생님이구나-. 했다. 쓰러지기 전에 뛰었던 것 때문인지 갈증이나서 선생님에게 물을 달라고 하려고 눈을 떴는데,
김종인이 있었다.
"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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