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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이준혁 성찬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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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는 한 유명한 패션 회사의 사장이다.

다음 달 있을 패션쇼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급한 일들을 빠르게 처리하고는 한숨 돌리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손을 씻고 있는데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세면대에 손을 턴 후 핸드폰을 꺼내 읽었다.

[ 오랜만! 나 장동우야. 오랜만에 울림중 3학년 4반 만나자! 내일 6시 ○○호텔로 ]

와...장동우...문자만 읽어도 시끄럽고 해맑다. 참 착한 아이였는데...

사실 어렸을 적부터 혼자 다니는게 편해 학교에서는 항상 혼자 있었다. 물론 학교 친구들이 많이 잘해주었다.

그래도 동창회...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그 순간 머릿속에 한명이 스윽 스쳐 지나갔다. 남우현.

항상 날 귀찮게 하던 그 녀석. 그 녀석도 올까...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싸악 사라졌다. 그리고 바로 비서 성열에게 전화했다.

"예 사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나 내일 개인적인 약속 있으니까 미팅 취소 좀."

"에엑? 사장님이 약속이요?"

"조용히 해. 동창회니까 가야 돼. 여하튼 부탁한다 성열아."

"네 알겠습니다! 더 시키실 일 없죠?"

"응. 끊는다."

싹싹하고 일 잘하는 성열이 귀여웠다.

웬만한 약속은 없어서 항상 회사에 쳐박혀 있는 내가 신기했나보다.

어쨌든 남우현...남우현...남우현...동우의 문자 이후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자 학년초니까 징그럽지만 자기소개 좀 하자."

남녀공학이어서 큰 야유는 없었고 자기소개가 시작되었다. 나의 성은 김이어서 내 차례는 금방 왔다.

"안녕하세요. 김성규입니다. 저 게이니까 그렇게 알아두세요."

이렇게 말하고는 내 자리로 돌아왔다.

사실 난 게이는 아니다. 그저 버림받는 게 무서워서 아예 처음부터 친구를 사귀지 않았다.

어렸을 적 엄마한테 버림받고 지금 있는 엄마는 날 입양한 것이다. 그 때의 상처가 너무 큰 탓이다.

나의 커밍아웃에 우리 반은 굳었다. 아무도 선뜻 나서서 분위기를 깨지 않았다.

그 때 내 다음번호가 아무렇지 않게 나가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 난 남우현이야. 난 축구를 좋아해! 앞으로 우리 반 친구들이랑 잘 지냈으면 좋겠어."

완벽하진 않았지만 귀여운 자기소개에 다들 박수를 보냈다.

자기소개가 끝났는데도 시간이 남았다.

선생님은 무엇을 할지 몰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 남학생이 자리를 바꾸자고 제안하였다.

선생님이 아 맞다!하시며 말씀하셨다.

"선생님이 기억력이 안 좋아. 일단 너네 이름 외워야 되니까 번호대로 좀 앉자."

여학생들과 함께 앉는 남학생들도 꽤 있었는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나는 남우현과 앉게 되었다. 내 바로 다음 번호였는데 같이 앉게 될 줄은 몰랐다.

남우현이 말을 걸었다.

"야. 너 김성규지? 친하게 지내."

징그럽게 눈웃음을 날리며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저래놓고 또 나 버릴거면서...헛웃음을 치며 대꾸하지 않았다.

남우현은 머쓱한지 금세 손을 거두었다.


다음날이 되었다. 나는 이어폰을 꼽고 공부하고 있었다. 사실 공부하는 것보다는 음악 감상에 가까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넬의 한계. 목소리도 좋았고 가사도 좋았다.

한창 그렇게 노래를 듣고 있는데 한쪽 이어폰이 빠졌다.

인상을 찌푸리고 다시 이어폰을 꼽으려고 하는 순간 남우현이 귀에 대고 말했다. "안녕."

그냥 인사 한마디 하려고 이어폰을 뽑았던 것이다.

나는 그 말에도 대꾸하지 않고 이어폰을 다시 귀에 꼽았다.

남우현은 가방을 책상에 걸고는 반대쪽 이어폰을 뽑아 자신의 귀에 꼽았다.

"야...노래 좋네."

솔직히 속마음은 어쩌라고...였다. 그래도 난 가만히 있었다.

나한테 말을 거는 것 이외에도 남우현은 계속 나한테 찝쩍대었다.

내가 게이라고 밝힌 것이 무의미하게도 계속 치근대었다.

수업 시간에 필기하는 노트 위로 귀여운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고 나한테 말을 걸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진짜 귀찮았고 낙서한 것을 지우기에 급급했다.

나중에는 하도 많이 하니까 그가 말을 거는 것에 답도 해주었다.

그냥 ㅇ이나 ㄴ, 자음만 써서 보여줬는데도 남우현은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나보다.

걔가 기분 좋아하는 게 되게 아이같고 해맑아 보여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말도 없이 그냥 공책으로 하는 대화였는데 한달 넘게 하다보니 내 마음을 움직였는지 나는 남우현이 좋아졌다.

누군가를 내 마음에 담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나도 내가 이상하다 생각했다.

남우현이 거는 말에만 대답해주고 남우현과 얘기할 때만 웃었다.

그렇게 여차저차 내 인생 가장 행복했던 1년을 보내고 고등학교에 올라가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남우현과 3학년 4반 모두와 연락이 끊겼다.

 



운전을 하며 남우현과 내 생각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호텔에 도착했다.

사실 나를 반기지 않을 사람 투성이었지만 그래도 난 들어갔다.

내가 게이라고 밝혔지만 남우현 외에도 친절하게 대해주던 반 학생들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문자를 보냈던 장동우도, 내 앞번호였던 김명수도, 나한테 잘해준 유일한 여학생인 꽃잎이도.

더 많은 애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거의 가장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 아닌가 싶다.

여러 생각을 하며 호텔 뷔페로 들어갔다. 내가 꽤 늦게 왔는지 이미 많은 친구들이 와있었다.

룸이었고 우리반 애들만 모여있을 수 있어서 좋은 공간이었다.

들어서는 나를 보았는지 명수가 말을 걸었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장난스럽게 말을 거는 명수가 고맙기도 하고 좋았다.

"그래."

나도 똑같이 장난스럽게 받아쳐주었다.

그래도 김명수와 내가 친한 사람들은 달랐기에 자연스럽게 혼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테이블의 끝쪽 자리에 앉아 혼자 밥을 먹었다.

"왜 혼자 먹고 있어."

그때 우현이 말했다. 방금 왔는지 약간의 찬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아니 쟤네랑 별로 안 친해서."

"그래도 꼽사리로 좀 붙어있지."

"쟤네 불편하잖아."

"하여튼 멍청할 정도로 착해. 나 밥 받아온다."

자신의 짐을 내려놓고는 다시 나갔다. 혼자 있던 내가 걱정스러웠는지 금방 돌아왔다.

"야 여기 진짜 맛있대. 많이 먹어."

사실 여기는 내가 다른 회사 사람들을 접대할 때 많이 왔던 장소여서 익숙했다. 맛도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잘먹네."

"...그동안 잘지냈어?"

"그럼. 나 회사도 다녀. 전자 회사. 넌 뭐해?"

"나는 그 패션회사 사장."

"오 김성규. 많이 컸네?

"많이 크긴 뭘 많이 커."

조금은 퉁명스레 대답한 후에 난 먹기만 했다. 그러다 문득 할 말이 생각났다.

"우현아!"

"성규야!"

정말 드라마에만 나올 것 같은 상황에 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서로의 이름을 부른 것이다.

우현이가 먹던 음식을 마저 삼키고 말했다. "너 먼저 말해."

"나 사실..."

그냥 아주먼 이야기가 그때 당시의 나의 감정이었기 때문에 이야기하려고 했다. 내가 남우현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그때 너가 막 나 챙겨주고 그래서 참 고마웠어."

남우현은 젓가락도 내려놓고 내 이야기만 들어주었다.

"그리고, 나 사실 그 때 너 진짜로 좋아했었어."

남우현은 놀란 눈치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뭔가 알고 있던 얘기를 들은 느낌이었다.

"너가 할 얘기는 뭐였는데?"

"너가 하려던 얘기랑 같은 얘기."

오히려 내가 더 놀랐던 것 같다. 남우현이 나를 좋아했을 거라는 상상은 전혀 안해봤기 때문이다.

"나도, 너 좋아했었다고."

"그렇구나..."

놀란 척을 최대한 안하면서 말했다.

 

 

 

 

 

우현이 뒤이어 말했다.

"근데, 난 지금도 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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