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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01

청색보타이를 멘 남자


 

 

 

따분해,


 

 

 

윤기의 눈이 무겁게 내려앉았다.흰 피부와 앳된 얼굴과 어울리지 않게 받쳐입은 턱시도는 그의 모습과 동떨어져보였다.
청색의 넥타이에 스트라이프 턱시도,윤기는 연회장 구석에 자리잡은채 턱을괴 눈으로 자신 앞을 지나치는 꼬마들을 쫒았다.
보타이에 반바지 차림의 남자 아이들과 한껏 멋부린채 에나멜 구두를 신은 여자애들이 사방을 쏜살같이 뛰어 다녔다.

 

 

 

 

"조용히 시킬까요?"
"됬어,한참 보타이 멜 나이잖아."

 

 

 

 

네가 보타이를 멜 나이는 아니니까.윤기의 어머니는 윤기가 제 눈에 거슬릴일을 할때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었다.
대게 윤기가 애처럼 굴거나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할때면 윤기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하던말이었다.
윤기는 언제가부터 입을 꾹 닫게되었다.꾸지람받을 껀덕지를 만들빠엔 말을 하지 않는것이 낫다-그리고 어머니의 말처럼 정말 더이상 보타이를 멜 나이는 지나버렸다는 걸 윤기는 누구보다 잘알고있었다.
윤기는 제 손으로 와인잔을 들어 올려 살짝 흔들었다. 누가 봤으면 뭐라고 뒷말을 했을게 뻔했지만 연회장의 구석에선 그렇게 내게 관심을 줄 인간은 없었다.
다들 잔챙이에 콩고물이나 얻어먹으려고 우리같은 사람 주위를 도는 사람들 뿐이니까.윤기는 이런 관계맺기에 미친 사람들과 어울리는건 질색이었다.
무신경한 눈으로 연회장 온곳을 찬찬히 살피며 마시는 레드와인은 환장한 사람들이라는 안주거리와 굉장히 잘어울렸다.
그러다가 M가의 차남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급작스레 윤기 시야 앞에서 일부로 머리를 넘기다던지 하는 행동을 하며 그를 곁눈질했다.
그때마다 윤기는 어떻게 알았는지 곁눈질하는 여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눈을맞췄다. 그러면 모두들 제 시선에 놀라 스스로 눈을 떼게만들 곤 했다.
 

 

 

 

역시-천한 냄새는 조상대대로 돈칠을 해도 빠지지 않아.윤기는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 연회장의 화려한 샹드리에를 쳐다보았다.

 

 

 

 

 

그는 이 세계에서 살아가면서 높은 자리일수록 또 아래에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역으로 윤기를 이용해먹으려 용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높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느낀것은 윗공기의 모순적인 깨끗함과 사람들의 밑바닥,저기 땅속 그보다 더 암흑한 곳에 쳐박혀 광부처럼 기는 사람들의 검은 속내였다.

 

 

 

 

 

진실을 찾으려는 사람을 믿어라,그 사람들이 찾은 진실을 의심하고.

 

 

 

 

 

사람들은 위를 계속해서 추구하며 서로를 디딤대삼아 조금이라도 더 높은곳을 위했고 높은 곳에 있는 나 같은 사람을 취해 넘키길 바랬다.
위에서 내려다본 사람들은 따분하기 그지 없었다. 모든걸 다 알고 있기에-포식자의 여유로움이었다.
윤기는 제 앞에서 물결처럼 흔들리는 적빛의 와인을 눈 앞에 갖다대었다. 연화장의 온것들이 적색으로 빛낯다.
오늘 연회의 드레스 코드는 하얀드레스에 하얀 턱시도였으니 윤기의 청색 턱시도는 상당히 이질적이었다.

 

 

 

 

 

물들이고 싶다.윤기가 핏붉은 색으로 투영되 보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생각한 것이었다.

 

 

 

 

 

J그룹아래 주선된 친목회,J가의 막내인 전정국은 회장인 전 준태의 아들이자 현부인인 이상희의 아들이었다.
전준태는 꽤나 로맨틱리스트적인 면이 있었다. 아버지의 비서인 그녀를 한 눈에 반한이후로 회사일을 뒤로미루고 한동안 그녀를 따라다녀 결국 쟁취하게되었다- 라는 소리를 누군가한테서 흘러가는듯이 들은적이있었다.
이상희는 학식과 재주가 두루능한 여자였는데 안타깝게도 자신의 아들인 전정국은 공부쪽에는 특히나 회계쪽에는 재능을 보이지 못한다고,이것도 누군가한테서 들은적이있었다. 그러나 수려한 외모와 쾌할하고 모나지 않은 성격으로 기업가 사이 평판이 좋았고 자기가 가진 특성들을 잘 활용할 줄 알아 어린나이임에도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데 능했다.그러므로 이 파티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아들인 전정국이 제안한 게 틀림없다.윤기쪽에서 생각하기엔 피곤한 고삐리녀석이었다.
새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기를 좋아하는 전정국이 윤기눈에 좋아보일리 만무했다.
연회장에 몰려있는 인파 가운데 분명 전정국과 그 주변사람들이 존재했다.그의 별명인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타이틀은 전정국과 굉장히 잘 들어맞는 말이었다.


 

 

 

 

"술 되게 좋아하시나봐요?"윤기 옆에서 낯선 저음이 들렸다. 윤기의 비서의 것은 아니였고 더욱이 젖내나는 전정국의 것도 아니였다.

 

 

 

윤기에게 절대 말을 걸지않는다-는 암묵적인 약속같은 것이었다. 애초에 중요한 파티에나 참석하던 이었고 이마저도 구석에 틀어박혀 술이나 음식을 먹을뿐이지 누군가와 말하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간간히 윤기의 비서와 말을 주고 받기는 했지만 두어마디 정도 주고받고선 비서는 제 풀에 입을 꾹닫았다."다른 사람을 입닫게 하는것은 저 집안 내력인가?"사람들은 무서울 정도로 과묵한 윤기의 모습을 보며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하곤 했었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하명신여사 역시 그리 온화한 인물은 아니였기 때문이다.어쨋든-그 여자얘기를 하자면 좀 길다,그래서 다음에,다음에 하자.

 

 

 

 

 

"아니요."윤기는 그에게 눈조차 마주치지 않은채 대꾸했다.그럼에도 남자는 꿋꿋이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어찌 물을게 그리도 많은지-긴 대답을 요하는 질문만을 골라서 했다.
"드레스 코드도 정해져 있고,참 대화할 거리를 미리 만들어주고 좋네요.이 파티."
"..."

 

 

 

 

 

윤기는 인상을 찌푸렸다.분명 재력높은 가문의 자제라면 이쯤되면 자신의 무례한 태도에 자존심 상해 하며 자리를 뜨며 열을 낼텐데,윤기의 태도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하는거 보니 어지간히 천한내가 가시지 않은 모양이다.아님 등신인가?

 

 

 

 

"드레스 코드가 정해져 있으니까 오히려 할말도 없는거 아닌가?"

 

 

 

윤기가 얼굴을 구긴채 자신에게로 고개를 돌리자 그는 고개를 괸채 윤기를 쳐다보며 웃었다.처음보는 사람이었다. 큰 덩치의 소유자로 구릿빛의 피부와 어울리지 않는 앙증맞은 푸른색 보타이를 매고 있었다.윤기는 그 망할 센스에 더욱 인상을 구겼다.

 

 

 

"안 맞춰오시는 사람에게 미친척 말이라도 걸 수 있잖아요,이렇게."
"..."
"왜 그 옷 입으신거예요?"

 

 

 

 

어울리지 않는 눈이다. 전체적으로 동글한 인상과 달리 매섭게 찢어진 눈은 사람들로 하여금 겁을 지레 먹게했다. 그 능글맞은 웃음 속에 어떤 꿍꿍이가 숨겨져 있을지 티가 나더 무서운 인물이다.
윤기는 나른한 눈에 조금 힘을 주었다.아-제발 꺼졌으면 좋겠다.남자는 윤기를 한참 동안이나 웃으며 바라보았다.대답을 기다리듯이 끈덕지게 맞춰오는 눈에 윤기의 기분은 날로 가라앉았다. 그러는 중 뒷편에서 윤기와 그를 쳐다보는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저 쪽은 또 저쪽대로 피곤한 스타일이다.둘 다 친한척하는것에 특출난것 같은데 둘이 친구를 맺은면 좋을듯 싶었다.지독한 벌레 한쌍,한마리는 이 상황을 초래한 애벌레고 또 한마리는 피곤하게 붙어오는 거머리.

 

 

 

 

"김남준씨!"역시나-애벌레는 거머리와 안면이 있는 사이였나보다.윤기와 남준을 발견한 정국은 손을 뻗으며 남준에게 인사했다.남준은 그의 인사에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정국씨 라는 징그러운 호칭으로 그를 불렀다.
저 둘은 신나서 이야기를 하더니 남준이 갑작스레 아-하는 탄성과 함께 윤기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윤기는 생각보다 큰 키에 짜증이 솟았다. 그리고 그 망할 청색 보타이.

 

 

 

 

 

"그러고 보니 소개가 늦었군요,제 이름은 김남준입니다.J가의 후원을 받고 있고요.뭐... J가에서는 회계와 전산을 맡고 있습니다."
"...어"
"우와-저랑 민윤기씨랑 타이색이 같네요,커플인건가?"

 

 

 

 

등신맞네,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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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비회원61.62
ㅋㅋㅋㅋㅋㅋㅋ남주니 이런 능글맞는거 너무 좋아요 ㅠㅠㅋㅋㅋㅋ 랩슈국이라니 환상의 조합 ㅠㅠㅠㅠㅠ
담편이 기대됩니다!!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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