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찬] Kiss me 고지식한 사람들, 그러니까 머릿속도 얼굴도 모두 그렇게 생긴 사람들만 있을거라는 사학과의 편견은 일년 전과 올해에 새로 들어온 두 청년, 13학번 김종인과 12학번 박찬열에 의해 와장창 깨져버렸다. 고지식한 그들의 남자선배는 그닥 신경쓰지 않았지만, 누나들은 맛있는 것 한 입이라도 더 챙겨주려고 애쓰며 그들의 눈에 들려고 아등바등거렸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듯이, 종인이 신입생으로 들어오는 그날부터 찬열은 종인을 자신의 친동생처럼 여기고 아껴주었다. 좋은 사람이 있다면 서슴치 않고 소개시켜주었으며 찬열 자신은 얼굴빨로 들어간 댄스동아리에 정식으로 춤을 잘 추는 종인을 집어넣어 자신의 대타를 뛰게 했다. 댄스동아리 부장은 어디서 이런 인재를 데리고 왔냐며 찬열을 급격히 아끼기 시작했고 축제 이후로 종인은 대학 내 유명인사로 급부상했다. 그날도 그들은 동방에서 술을 퍼부어마신 뒤 쓰러져 잠들었다. 축제 뒷풀이로 술판이 거나하게 벌어졌다. 호프집에서 벌어진 1차 후 1학년 여자들은 대부분 돌아갔으며 아직 술이 더 들어갈수 있다 자부하는 그들은 근처의 편의점의 소주와 맥주를 쓸어담고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동방으로 향했다. 누가 가져온건지 넓은 돗자리를 바닥에 펴자 하나 둘 좀비처럼 신발을 벗어던지고 병뚜껑을 땄다. 종인과 찬열이 부어라 마셔라를 시전하며 꽐라가 되어갈때쯤 기 센 여자선배가 입을 열었다. "야아, 거기 잘생긴 놈 둘." "으잉? 누나 왜애!" "박찬열 김종인 조온나 잘생겼잖아. 쟤네 둘이 키스하면 대박일것같지 않냐." "오. 게이? 존나 좋다." 얼마 가지 않아 동방에는 누나들의 키스해!키스해!하는 멘트가 울려퍼졌고 찬열이 바보처럼 킥킥대고 있을때 종인이 나른한 눈으로 조용히 찬열을 응시했다. 찬열이 볼 언저리에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고개를 돌렸을때 종인의 얼굴이 스윽 다가와 코 끝이 닿을락 말락한 거리에서 술냄새를 풍기며 더운 숨을 내뱉었다. 찬열이 술이 확 깨는 것을 느끼며 몸을 뒤로 빼려는 순간 종인이 한 손으로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다른 한 손으로는 찬열의 부드러운 갈색 머리카락 속을 헤집으며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종인의 도톰하고 섹시한 입술이 제 입술에 닿는 순간 찬열은 입술만 부비고 뗄 생각에 더욱 입술을 밀착시키며 아랫입술에 윗입술을 부볐다. 그 순간 입술 사이로 뜨겁고 말캉한 것이 들어오며 찬열은 그대로 뒤로 넘어갔고 종인은 한참동안 입 안을 헤집은 뒤에 입맛을 다시며 떨어져나갔다. 김종인 침에 알코올이 섞여있었나, 찬열은 다소 바보같은 생각을 하며 동방 소파위에 누워 까무룩 잠이 들었다. "으악, 대가리.." 찬열은 퉁퉁 부운 눈을 하고 밀려오는 두통에 손을 올려 큰 손으로 제 얼굴을 뒤덮었다. 몸을 천천히 일으키니 소파 한쪽에 올려져 있는 발이 보여 화들짝 놀라고는 그 발의 주인을 찾았다. 얼굴에 덮어져 있는 신문지를 들추니 종인의 얼굴이 드러나 킬킬대며 웃고는 화장실로 달려가 먹은것을 모두 게워냈다. 음, 어제 술 처먹고 뭐했더라. 대충 머리 손질을 한 뒤 캠퍼스 근처인 자취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은 찬열은 다시 동방으로 향했다. 적어도 한시간은 지난것 같은데 쇼파에 앉아 비몽사몽한 종인의 볼을 꾹 찌른 찬열은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누나의 눈빛을 캐치해냈다. "왜. 누나 뭐?" "아니, 너 어제 밤에 기억 안나냐?" "술 먹은거?" 미친놈아, 너 어제 김종인이랑 키스했잖아. 찬열은 얼굴에 불이 화르륵 오르는게 느껴졌다. 입을 떡 벌리고 뒤를 돌아보니 종인도 역시 퉁퉁 부은 눈을 크게 뜨려 애쓰는 중이였다. 찬열이 믿을수 없다는 병신같은 표정을 지으니 누나는 폰을 꺼내 갤러리를 뒤졌다. 어제 내가 찍어놨던데. 영상을 보고 난 뒤 둘은 멀찍이 떨어져 앉았다. 우리 사이에는 거리가 필요해, 라는 찬열의 말과 동시에. 자꾸 종인이 제게 먹잇감을 발견한 흑표범과 같이 달려들던 모습이 생각나서 그를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결국 둘은 종인의 입학 후 처음으로 데면데면한 거리가 되었다. 언제나 일제강점기 부분에서 개새끼 소새끼 시발새끼를 남발하던 새끼 콤비는 어디로 간건지 둘은 강의실 끝과 끝에 앉아 오랜만에 강의에 집중했다. 거리를 깨고 먼저 다가온건 종인이였다. 찬열이 쇼파-종인과 찬열이 키스한 바로 그-에 앉아 웹서핑을 하던 도중 종인이 터덜터덜 걸어와 찬열의 허벅다리를 베고 누웠다. 나른한 사자같은 느낌에 찬열은 분위기에 이끌려 종인의 검은 머리칼을 조용히 쓸어올렸다. "형." "응?" "그땐 잊죠." "그래." 나중에 정식으로 고백할게. 마지막 말은 마음속에 꾹 담아둔 채 동방의 창문 사이로 가을의 푸르른 나른함이 자꾸만 쏟아들어져왔다. +) 좀 짧죠?ㅋㄱㅋ 달달한 캠퍼스 카찬!!이 현미밥 리퀘였쯤 ㅋㅋㅋ나 요즘 글쓰기 귀찮아여..☆★ 십일게이 언제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