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리 고딩 권순영 X 초짜 과외선생님 김너봉
w.내가호시
나는 술이 약하다. 그래서 즐기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자꾸만 빈 잔에 소주를 채워 넣는 나를 친구가 말렸다. 비참하게 눈물이 쏟아져내렸다. 오해하지 않으려 애써봐도 상황이 그랬다. 이미 깨진 믿음은 나를 나락으로 빠지게 만들었다. 나는 술이 약한데 마시고 또 마셔도 오히려 정신은 멀쩡했다. 오늘은 좀 취하고 싶은데 말이다.
"혼자 갈수 있겠어?"
"으응... 나 안 취했어..."
"너봉아 "
"미안...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런 모습 보여줘서..."
"괜찮아 속상한 일 있으면 나한테 다 말해 이러라고 있는 게 친구 아니겠냐"
"고마워 진짜..."
그 여자애가 나에게 경고처럼 내뱉었던 협박들 그리고 오늘 시내에서 순영이와 그 여자애가 함께 있던 모습들을 보면서 들었던 내 기분들을 친구에게 하소연하듯 다 내뱉었다. 어딘가 하소연할 데가 필요했다. 다 쏟아내면 한결 나아질 것만 같았다.
친구가 너무 늦었다며 택시를 잡아줬다. 목적지를 말하고 흐릿한 시야에 담기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았다.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나는 허영에 가득 찬 적 없었다. 그저 먼저 손을 내밀기에 잡았을 뿐이다. 뿌리칠 줄 알았고 뿌리칠 수 있었지만 그냥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잡았다. 그리고 내 마음도 내 주었다. 마주한 현실은 정말 최악이었다. 난 이 현실을 미리 예견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하지 않았다. 정말 결과는 뻔했다.
"김너봉...."
"............."
"왜 이제 와... 핸드폰은 왜 꺼져있는데!!"
꼭 그때처럼 순영이가 우리 집 앞 가로등 담벼락에 기대 있었다. 그때 난 순영이가 내민 손을 잡지 말았어야 했다. 가벼운 만남으로 끝냈어야 했다. 그러기엔 내 마음이 커졌다. 순영이가 어떤 아이인지 어떤 배경인지 그런 거엔 애초에 관심도 없었다. 난 그저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허영뿐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눈엔 그게 그렇게 보일 리가 없다. 난 그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 시작했다. 이겨낼 자신도 없으면서 이게 내 허영이었다.
"야..."
"후우... 미련스럽긴"
"뭐?"
"가라 나 피곤해"
"씨발.... 뭐라고 했냐 지금?"
"그만... 나중에 얘기하자..."
"야!!"
"난!! 기다리라고 한적 없어!! 안 오면 집에 갈 것이지 미련스럽게 왜 기다리는데 왜!!!"
".............."
"넌 내가 만만하겠지... 그래... 네가 살고 있는 세계가 그런 곳이니까 먹이사슬의 최상층..."
"하.. 그게 무슨..?"
"그저 휘두르면 휘둘리는 내가 만만하고 우습지 넌"
"무슨 소리야!! 말 똑바로 해 너"
"그만하자..."
마음에도 없는 소릴 내뱉었다. 그만하고 싶지 않다. 날 바라보는 그 눈빛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그게 사탕 발린 거짓이라 해도 사랑에 목이 말라 계속 갈구했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찾은 오아시스 그게 신기루였단 걸 너무 뒤늦게 알아버렸다. 그 여자애 말이 맞다 너와 난 참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다. 너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2세이고 난 하루하루 먹고사는 게 더 걱정인 너무 현실적인 성인이다. 나 같은 별 볼일 없는 여자랑 사랑놀음 따위 하고 있을 위치가 아니었다. 너는 그저 순간의 호기심이었을 거다. 저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내가 신기했을거다.
"그게 무슨 말인지 난 잘 모르겠다"
"..............."
"오랜만에 친구 만나서 술 한잔했나 보네... 술 깨면 다시 얘기해"
"헤어지는 게..."
"..............씨발...그만하라고"
"맞는 거야 우린..."
".......... 나 간다 그만 들어가서 자라 "
"애초에 그게 정답이었어..."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저 뒷모습 마치 그때 같았다. 잔뜩 상처받은 저 뒷모습을 보고 나도 마음이 동했다. 그때 붙잡지 말았어야 했다. 그랬으면 알아서 정리될 마음이었다. 이제야 올라오는 취기에 몸을 비틀거리며 겨우 집으로 들어왔다. 구역질이 올라왔다. 먹은 걸 모두 게워내고 또 게워냈다. 눈물도 함께 쏟아졌다. 난 허영이 아니라 사랑이었다.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모든 게 뒤틀린 기분이다. 현실은 나보고 그만 욕심부리라고 소리친다. 결국 제풀에 지친 건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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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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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서 내민 돈봉투를 끝까지 사양했다. 오늘 내 발걸음은 순영이의 방인 2층이 아닌 어머님의 방으로 향했다. 갑작스럽게 그만둔다는 내 말에 어머니께서 당황하시며 이유를 물으셨다. 혹시 제 아들이 힘들게 하냐고 죄송스러운 마음에 숙인 고개를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잘 해주셔서 더 뵐 면목이 없었다. 이제 곧 새 학기라 준비할게 많아서라고 얼버무렸다. 어머님이 그동안 수고했다며 퇴직금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라며 내민 돈을 받지 않았다. 이것마저 받아버리면 정말 내가 허영심 가득한 여자애가 되는 기분이라 그랬다.
어머님의 배웅을 받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처음이다 이 집에 와서 저 계단을 밟지 않고 돌아선 게 일부러 그랬다. 일부러 순영이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각에 찾아왔다. 미련이 생기는 내 마음을 잡기 위해서 그 얼굴을 보면 그 여자애 말처럼 구차하게 바짓가랑이 붙잡고 늘어질까 봐
[전화 좀 받아]
[제발 전화 좀 받아줘...]
[전화받아]
[읽고 있으면서 왜 답장 안 해]
[일단 만나자 만나서 얘기하자]
[내가 잘못했어 무조건 내 잘못이야 제발 전화받아]
[이유라도 좀 알자]
[아무 말이라도 해봐...]
집으로 돌아와서 또 병신같이 울었다. 내가 미련 없이 먼저 돌아서 버려놓고는 꼭 버림받은 것처럼 울어댔다. 아까부터 미친 듯이 울려대는 핸드폰을 뒤집어엎어버렸다. 전부 순영이에게서 온 전화 와 카톡이었다. 핸드폰을 무음으로 돌려놓았다. 끄지 않은 건 미련이었다.
[집 앞이야]
[나올 때까지 기다릴게]
울다 지쳐 잠이 들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어둑컴컴한 밤이었다. 퉁퉁 부어서 잘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5시간 전에 온 카톡이었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해 현관문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문고리를 잡고 멈춰 섰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멀리 도망치는 거 밖엔 없다.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주길 빌 뿐이다.
"돌아가 나 안 나갈 거야"
"이유라도 좀 알자 갑자기 왜 이러는 건데!!"
"그냥"
"................."
"재미 없어졌어 사랑놀음 "
".............."
"............."
"단순히 그게 이유야? 그래?!?!!"
"..............."
"씨발.... 알았다"
마지막 그 한마디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끝내 남은 미련은 먼저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지 못 했다. 한참을 끊기지 않은 화면만 바라보았다. 결국 또 터져버린 눈물이 새어나갈까 입을 틀어막았다. 몇 분이 흘렀을까 먼저 통화가 끊기고 나서 그제야 억눌렸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마음에도 없는 말을 또 내뱉었다. 굴러떨어져 상처로 얼룩진 내 심장에게 미안하단 말 밖엔 할 말이 없었다. 난 겁쟁이니까 도망치는 방법밖엔 몰랐다.
내가호시♥
글 안써진다고 찡찡거려놓고ㅋㅋ 생각보다 빨리 왔져~ㅋㅋ
월요일도 쉬게 되어서 기쁜 마음에 얼른 돌아왔습니다ㅎ
지금도 틈틈히 생각날때마다 여유분량 쟁여놓고 있는 중이구여ㅎㅎ
결국 못된 작가가 순영이를 아프게 만들었네요ㅠㅠㅠ
미아내 수녕아ㅠㅠㅠㅠㅠㅠ 하지만ㅠㅠㅠ 너를 울려야지 내가 글이 잘 써지나봐ㅠㅠㅠ
오늘 bgm은 뭔가 순영이의 마음도 대변해주고
너봉이의 마음도 대변해주는것 같아서 선곡해 보았습니다.
전부 거짓말이는걸 잘 알면서도 결국 이별을 말 하는 너봉이 때찌!!
오해해서 막 자기 혼자 상상하고 막 그럼 못써!! 어!!
수녕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항상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제 글이 10편까지 오게 되었네요(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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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