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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하 두편으로 쓰려고 했는데 불맠ㅋ... 사실 불맠이 써보고 싶더라구요 하편은 불맠으로 마무리 해볼까... 생각만 하고 있습ㅂ니다...ㅠㅠㅠㅠㅠ |
![[EXO/백현] 욕심나 中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d/7/ed79a65d5dbf421b943b1affd5662525.jpg)
[EXO/백현] 욕심나 中
답장을 할까 말까. 고민하던 징어는 아예 카톡방을 나와 버렸다. 벌써 친구추천에 뜬 변백현 이라는 세 글자는 징어의 마음을 계속해서 들었다 놨다. 답장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부터, 뭐라고 해야할지, 자신이 과연 자격은 있는건지. 고민을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더이상 지체할 수 없었던 징어는 오랜만에 이성보다 감성이 먼저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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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은 김 검사와 아무 사이도 아니고, 아직까지도 징어가 좋아했던 음식점을 기억하고, 예전과 똑같은 말투로 말을 하고 있었다. 징어는 정신이 아뜩해졌다. 특히, 백현이 또 연락 안될까봐, 할 때는 다시 답장을 한게 미안해졌다. 다시 또 변백현이 욕심나면. 그 때는 어떡하지.
이미 어른이 되었음에도, 예전보다 많이 성숙해졌음에도 징어는 여전히 겁이 났다. 이제는 전교 1등하는 고등학생 변백현이 아닌 엄연한 검사 변백현이었다. 욕심을 낸다고 취할 수 있는 사람인지도 확실하지 않았지만, 예전 모습과 닮아있는 백현을 보는 징어는 겁이 났다. 백현아,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약속을 잡아 놓고도 쉬이 잠에 들 수 없었다. 이젠 빼도박도 못하게 만나야하는 상황이 되었고, 그렇다면 백현은 10년전의 일을 물어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뭐라고 말을 해야 백현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아니. 징어 자신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밤은 하얗게 새고 있었고, 징어의 꿈 속에는 10년전의 백현이 나왔다.
꿈 속에서 만나면 늘 자신에게 왜 그랬어, 하며 타박하던 백현이
난 괜찮아.
하고 처음으로 말을 해 주었다.
징어가 눈을 떴을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괜찮다, 라고 말한건 무슨 의미일까. 혹 너무 죄책감을 느끼는 자신이 안쓰러워 꿈 속에서 합리화를 한 건 아닐까. 하지만 그런걸 신경쓸 틈이 없는 징어였다. 설레임인지 두려움인지 미묘한 감정들에 휩싸여 뒤척이다 잠든 징어는 입을 옷이며 머리는 어떻게 할지 아무것도 결정한게 없었다. 욕을 먹든 다시 친구를 먹든 사람처럼은 보여야지, 하며 샤워를 했다.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하고, 옷을 고르는 하나하나에도 신중했다.
진짜 데이트를 해 본 적은 없었지만 만약 데이트를 한다면 이런 기분일까. 징어는 알 수 없었다. 시계는 벌써 약속시간 한시간 전을 향하고 있었고, 집에 있어봐야 딱히 할 것도 없었던 징어는 약속 장소를 향해 출발했다. 매일 걷는 길이었지만 새로운 길 같았다. 어제의 퇴근길이 새벽같았다면, 지금 이 길은 따뜻한 봄길 같았다.
약속시간은 아직 30분이나 남았지만 약속장소에 도착한 징어는 제 눈을 의심했다. 백현은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징어는 그 자리에 멈춰서 백현을 잠시 지켜봤다. 핸드폰 액정에 비친 모습을 잠깐 봤다가, 차에 탔다가, 다시 나왔다가. 징어는 웃음이 나왔다. 변백현은, 그대로구나.
백현아.
징어가 조심스레 백현의 이름을 불렀을때, 그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설렘이 공존하는 미묘한 얼굴이었다. 일찍 왔네. 아, 근처에 일이 있어서. 능청스레 거짓말을 하는 백현이었다. 아직 저녁먹기는 좀 이르네. 그래도 들어갈까?
그 놈의 동아리는 늘 만나면 중국집을 갔었다. 다른 동아리는 연습하다말고 밥먹고 오라고 그런다니까? 야 복받은줄알아. 동아리 회장의 말에 어처구니 없다는듯 웃고, 징어는 짬뽕을 백현은 짜장면을 시켰다. 야 변백현 맛있어? 한입만. 이미 징어의 패턴을 꿰뚫고있는 백현이기에 늘 짜장면을 시켰다. 원래는 죽어도 입에 안댔는데, 신기할 노릇이었다.
백현은 여전히 짜장면을, 징어는 짬뽕을 시켰다. 징어는 매운걸 먹으면 입술이 새빨개지곤 했다. 오징어, 너 입술. 백현이 비춰준 핸드폰 액정에는 또 새빨개진 징어의 입술이 보였다. 예쁜 옷 입었는데 이렇게 묻히고 먹으면 어떡해. 백현은 징어의 입가를 닦아주었고 징어는 그런 백현에게 사돈남말하시네, 하며 마찬가지로 손으로 입가를 훑어주었다. 두 사람은 의외로 어색하지 않았다. 백현은 징어에게 껄끄러운 질문은 하지 않았다. 최대한, 최대한 가까운 시일내에 있었던 일들만을 묻고 답했다. 징어가 껄끄러울걸 알았던 탓이 분명했다.
커피 마실까?
아이스아메리카노 두 잔을 테이크아웃해서 징어가 퇴근하는 길에 지나는 강변으로 갔다. 벤치에 앉은 두 사람은 꽤 오래동안 말이 없었다. 한참동안 지키던 침묵을 깬 건 징어였다.
나는, 너를 좋아했어.
백현은 징어를 바라보기만 했다. 까만색 단발머리는 허리까지 오는 갈색 웨이브 머리가 되어있었고, 피부는 좀 더 하얘져 있었고, 여전히 속눈썹은 길었으며, 여전히. 사랑스러워 보였다.
수능을 50일 앞둔 날, 징어에게서 온 문자는 백현을 충분히 당황하게 했다. 너는, 도대체 뭐하는 애길래 사람 속을 뒤집어 놔.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연락이 통 안되는 징어에 백현은 정신이 나갈것 같았다. 공부 외에는 생각이 없던 백현의 머릿속을 온통 자기로 헤집어 놓더니. 이젠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고.
한 이틀정도, 백현은 아무것도 하지못했다. 늘 속 썩이는 일이 없던 우등생 아들이 이틀씩이나 조퇴를 하고 집에 와서는 수능이 50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공부는 커녕 멍이나 때리고 있으니 백현의 부모님은 걱정을 했다. 결국 백현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할 길이 없어 부모님께 사실을 말했고, 실연의 상처를 덮어줄 수 없었기에 그의 부모님은 나중에, 더 멋진 사람이 되어서 찾아가라며. 네가 기다리는 수 밖에는 없지않냐고 아들을 달랬다.
백현은 여느때처럼 다시 공부를 했고, 적잖이 슬퍼했으며, 여전히 징어를 좋아하고 있었다.
백현이 아쉬운건, 다만 자신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 징어에게 자신이 기다리겠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고집불통 오징어는 수능이 끝나기 전까지, 아니 그 후에도 자신에게 연락을 안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징어가 자신에게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사랑 마저 욕심이라고 착각하는 오징어가, 힘들어 할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변백현, 내 말 듣고있어?
어. 뭐라고 했어?
미안했다고. 너 생각나서 아무도 못만나겠더라.
백현이 예상한대로였다. 징어는 욕심이 많은척 했지만, 사실은 그냥 모든것에 서툰 여고생에 지나지 않았다. 그 시절의 백현은 그 시절의 징어보다 어른스러웠으며, 누구보다 징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었다.
너, 근데 그 여 검사님은 아무 사이 아냐?
응. 아닌데.
거짓말. 너만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여자의 직감.
백현은 징어를 보며 웃었다. 여전히 귀엽네 너는. 애들 앞에서도 이러나? 여고라서 다행이다. 생각들이 필터를 거치지않고 척수에서 바로바로 튀어나오는 듯, 백현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 십년만에 만나도 오징어는 오징어였으며, 자신은 아직도 오징어의 강아지였다.
징어야.
응.
우리 만날까?
어?
우리. 만날까. 나 너 십년 기다렸는데.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징어는 백현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백현은 여전히 징어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아메리카노 얼음이 딸그락,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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