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미안하다는 한 마디만 내 앞에 올려 놓고는
차마 시켜놓은 차가 아까운지
떠나지는 못하는 너.
......
미안해 00아..
..뭐가
......
뭐가 그렇게 미안해? 어? 대답 좀 해봐 이홍빈.
....그냥..
사랑해줬더니.. 고작 이거야? 나한테 돌아오는건 이런거야?
.......
아무 말 없이 탁자 위에 올려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을 들고는 목을 축인다.
..너도 아는 사람이잖아..
그래서 더 안된다는거야. 왜 날 두고 바람 펴.. 왜..?
....그 사람이 너보다 좋아.
...하, 걔는 아니라고!!!!!!
조용히 해. 함부로 니 입에 담을 사람 아니야.
.......하아..
몇 일 전까지만 해도 내가 우선이라던 그가..
내 손을 잡아 주면서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봐 주던 그가..
내가 아는 그 여자는 안되는데..
걔가.. 그렇게 좋아?
어
날 떠날 만큼?
..어
..그래..? 근데..진짜 걔만 아니면 널 놔줄 수 있는데..
무슨 소리야.
내가 할 수 있는건 이것 뿐이야.. 그냥 날 떠날꺼면 걔말고 더 좋은 여자 만나.
무슨 소리냐고 묻잖아. 000.
이제 내게 마음을 주던 이홍빈이 아닌게 확실한지..
그 여자에 대해 말을 하니 화가 나서는
주먹을 쥐고는 몸을 떨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홍빈이에..
내 마음은 땅 끝으로 추락하고, 더 내려 갈 곳이 없는지
그 자리에서 녹아내려버렸다.
말 그대로야 홍빈아.. 내가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야..
그게 뭐냐고 지금 묻잖아!!
쨍그랑.
테이블 위에 놓여진 검은 머그컵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안에 있던 커피는 바닥을 얼룩으로 만들었다.
정신차려 이홍빈. 니가 지금 눈에 뵈는게 없어서 그럴지 몰라.
......
근데.. 다시 한 번만 말 할게. 진짜 그 애는 아니야.
......
너한테 안 해왔던 경고.
......
오늘 처음으로 하잖아.. 그니까.. 내 말 좀-
시끄러.
내 말을 듣기 싫었는지, 아니면 믿기 싫었는지
하던 말을 끊게 만들어버린 홍빈이에 나도 그저 입을 다물었다.
우리 사이에는 대화 따위는 없었고,
카페에서 나오는 잔잔한 음악소리와 다른 사람들의 조용한 말소리들이 울릴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드륵.
나 먼저 일어난다.
......
되도록이면.. 보지말자.
..홍빈아..이홍빈.
자리에 일어나 내 옆을 지나치는 홍빈이의 팔을 붙잡고
나즈막히 그의 이름을 불렀다.
널 잊으려고 노력해도 잘 잊을 수 있을지 나도 잘 몰라..
그래도 나 노력해볼께. 니가 후회할 수 있는 여자 되볼래.
내가 나빠 보일지 몰라도 너보다 좋은 남자 만나서
너 한번 비웃고 지나가는 멋진 여자 해볼래.
내 말을 끝으로 먼저 나가려던 홍빈이 팔을 놔주고 자리에 일어나
내가 먼저 등을 돌렸다.
항상 수위 글만 쓰면 재미 없잖아요~
수위 글도 좋지만.. 이런 아련 터지는 글도 좋아해주세요 ㅋㅋㅋ
댓글 하나 달아주시는데 얼마 안걸려요 ㅠㅠㅠㅠ
암호닉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