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11960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취미생활 전체글ll조회 677


 

 

 

 

첫 출근, 한국의 유수대학 사범과를 졸업한 경수는 단번에 임용고시를 패스했고, 처음 아이들을 현장에서 만난다는 사실이 기쁜듯 싱글벙글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마쳤다.

자신에게는 조금 큰 듯한 양복에 살짝은 귀여워보이는 초록색 타이를 꽉 졸라 매고는 학교로 향했다.

처음은... 첫인상. 첫인상이 중요해. 경수는 중얼거리며 교무실의 문을 활짝 열고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 안녕하십니까! 국어과목을 맡게 된 도경수라고합니다 "

 

삭막하던 교무실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활력을 불어넣었다. 신입이 패기가 좋다는 둥, 생긴 것도 잘생겼으니 학교생활 잘 할 수 있을거라는 학생주임 선생님의 말은 긴장한 경수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얼른 자신의 자리를 배정받고는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옆자리에서 열심히 타이핑을 하던 선생이 말을 걸어온다.

 

" 어? 새로오신 도선생님? 안녕하세요. 변백현이라고합니다. 저도 몇달전에 왔어요 "

"아 도경수라고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자신을 변백현이라고 소개하던 남자는 갈색의 가지런한 머리에 귀여운 눈매를 지니고 있었다. 수학과목을 맡고있다는 그는 사근사근하게 경수에게 말을 걸어왔다.

생각보다 그들은 관심사가 비슷했고, 적응하기 힘들다는 학교에서 같은 신입이라는 동지애가 그들을 하나로 묶는 듯 했다.

경수를 2-5반까지 데려다 준 백현은 오늘 점심 같이먹자고 이야기하며 그의 교실로 향했다.

 

첫 수업, 나름 지역에서 알아준다는 명문고였기에 왕따나 집단폭력, 혹은 일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경수는 활기차게 교실 문을 열었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시선이 경수에게로 향했고 , 그는 긴장하지 않은 척, 숙련된 척하며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 나...나는 도경수라고 하고 앞으로 너희들에게 국어를 가르쳐 줄 꺼야. "

 

당당한 척 하려 했지만, 원체 내성적인 성격에 남들 앞에서 발표도 잘 못하던 경수는 말을 더듬어 버리고 말았다. 그렇지만, 웃는 아이들은 없었다.

그리고, 그를 쳐다보는 아이도 없었다. 아이들은 각기 자신의 문제집을 풀거나 PMP를 보면서 인터넷 강의 듣기에 바빴고 심지어 국어 수업시간에 엠피쓰리를 들으며

수학문제를 풀는 아이도 있었다. 당황한 경수는 조금더 큰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 얘들아 선생님 왔으니까 하던거 그만두고 수업하자 "

 

경수는 분명 자신의 목소리가 안들렸을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그를 쳐다보는 이는 없었다. 아니 한명은 있었다.

맨 뒷자리에 앉아 까만 눈동자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학생이 있었다. 그의 명찰을 확인하니 박찬열이라고 써져있었다.

차갑게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 아이들과 뜨거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찬열의 시선이 참으로 달랐다. 아이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경수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냈지만 돌아오는 것은 그들의 차가운 말이었다.

 

" 저기 선생님. 저 공부하는데 방해되는데 조그만 조용히 해주시겠어요?"

 

맨 앞자리 여핵생의 당당하면서도 차가운 그 말이 경수의 온 몸을 얼려버리는 듯 했다. 당황한 경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첫 수업을 끝낼 수 밖에 없었다.

이윽고 점심시간이 되었고, 백현과 함꼐 점심을 먹던 경수는 마음속에 있던 말을 꺼냈다.

 

" 아 변쌤.. 저기.. "

 

"왜 무슨 일이신데요?

 

경수가 뜸을 들이니 궁금해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백현이었다.

 

" 아이들이 원래 선생님 말을 잘 안듣나요?"

 

그 말이 왜 안나오나 했다는 표정을 지은 백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여기애들 원래 그래요. 대단하신 도련님, 공주님들이시잖아요. "

 

"...네?"

 

" 여기 애들 부모님이 거의 다 판검사, 의사, 심지어 S백화점 회장 손자도 있어요. 엘리트중에 엘리트들만 모이는 곳이니까 선생님들은 그냥 들러리죠.

자기공부하기 바빠요. 대단한 과외선생님 계시는데 우리들한테 뭘 배우려 하겠어요?"

 

백현의 이야기를 들은 경수는 마음이 심란해졌다. 자신이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아이들은 가르치는 보람 뿐만아니라 그들과의 소통에서 느껴지는 희열감 때문이었다.

그럼 몇 년간은 제대로 된 교사생활을 못한다고 생각하니 명치부분이 꽉 막히는 기분이었다.

 

"변쌤 다 드셨으면 일어나죠."

 

"어! 도쌤 밥 반도 안드셨는데요?"

 

"아 저... 속이 안좋아서 "

 

묘한 얼굴로 경수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백현은 식판을 들고 앞서나가면서 툭 하고 던지듯이 경수에게 이야기했다.

 

" 무슨기분인지 알아요. 여기 처음 온 교사들이라면 다 겪는 기분이거든요. 얼마 안 있으면 괜찮아 질꺼에요"

 

그날도 하늘은 푸르렀다.

 

 

 

 

 

 

 

핰 댓글은 사랑입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찬디라니..!도경수가 선생님이라니..! 신알신하구가여..S2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대박 잘보고 갑니다! ㅎㅎ 경수가 앞으로 학교생활을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ㅠ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처음이전2401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