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늑대가 산허리에서 파란 울음을 퍼뜨리는 시간이에요
지루한 우울이 잿빛으로 번지고 매캐한 부표들로 이 시간은 좌표를 잃죠
기억하겠다고 말하곤 망각해 버리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일
나만큼은 좌표를 잃은 적 없어요
회색 같은 혓바닥은 그들에게 물려받은 핏줄이에요, 변주된 그늘이죠
의미는 무너진 것에 있으니, 어차피 삶이란 없음을 알고 견뎌가는 것
될 수 있으면 많이 잃고 싶어요
울거나 웃는 얼굴은 끝끝내 불편하고 징그럽거든요
우리는 꿈에서 이것들을 발굴해 가야 합니다
누구나 꿈을 꾸고 나면 그 꿈에 대해 떠들곤 하지만
진짜 악몽은 말할 수 없죠
입을 다문 그 모습이야말로 무표정이 아니라 표정의 진실입니다
아시죠? 이 노랠 들으면 편안하게 슬퍼져요
그들은 노랫말들을 신화와 실화 사이에서 건져 올려
흠뻑 젖은 음계에 싣는 거예요
정말이지 온몸이 박하사탕 같은 일입니다
될 수 있으면 많이 앓고 싶어요.
꿈같은 말들을 뚝 뚝 흘려버리세요
자유로울 테죠 지도에서 내 좌표를 삭제해 봐요
사진 찍는 부스에서 셔터가 반짝, 한 순간을 태워 버리고
보관되기에 가장 진실한 형태는 무형이었다는 사실
노래하세요, 더 이상 우울하지 않다는 법은 없으나
발굴되지 못할 그늘인 걸요
속삭이세요, 이제 흔들릴 차례예요
- 꿈꾸는 불면증 , 이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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