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것도 결정 할 수 없는 모호함으로 비는 내리고
우리는 지상에 방 한 칸 허문다
스스로 손바닥을 다독이며 오래된 상처를 쓰다듬는
밤 뿌리를 감춘 어둠들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밤이어서
나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꽃 진자리마다 윙윙거리며 날아들던 슬픔이 다시
한 번 비에 젖고 아침이면 긴 머리칼을 빗으며
우리는 침묵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중심에서 밀려난 것들을 발끝으로 주워 담으면서
파리한 그물들이 가늘게 찢어진다
다시 쓸 수 없는 당신과 우리의 지도가 펼쳐진다
당신은 어느 가지에서 태어나 어느 가지로 접붙여 지는가
고개를 숙일 때마다 얼굴이 하나씩 쏟아진다
생각은 생각들을 하나씩 끄고 어둑한 계단 속으로 겹쳐진다
색색의 리본 속으로 우리는 녹아든다
나는 당신에게 아무 책임도 느끼지 않는다
- 선물 , 김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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