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말이지, 정희야.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이상한 기분이 들어.
나를 사랑한다는 그 어떤 남자의 말은,
자신을 사랑해달라는 말일 수도 있고,
나를 오해하고 있다는 말일 수도 있고,
내가 그를 위해 많은 걸 버려주길 바란다는 말일 수도 있지.
단순히 나를 소유하고 싶거나,
심지어 나를 자기 몸에 맞게 구부려서,
그 변형된 형태를 갖고 싶다는 뜻일 수도 있고,
자신의 무서운 공허나 외로움을 틀어막아달라는 말일 수도 있어.
그러니까,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
내가 처음 느끼는 감정은 공포야.
- 바람이 분다, 가라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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