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사친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냉전상태였다.
아니 일방적인 냉전
솔직히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대처해야될지도 모르겠다.
평소 저런 행동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당황스럽다.
왜 지 혼자 화내고 짜증내고 냉전이야 이게 무슨...
아침 잘 먹고 잘 나와서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진짜 그 년만 아니였어도 오늘 하루 기분 좋게 보낼 수 있었는데 아오
나도 모르게 이를 아득- 갈았는지 옆에서 숙제하던 김태형이 움찔했다.
"뭔 일 있냐?"
"빨리도 물어본다"
"내가 좀"
"아 몰라 나도 지금 왜 이러는지 모르겠으니까 니가 저 놈한테 물어보고 내한테 전달하던가 말던가 알아서 해"
"...?"
냅다 혼자 소리지르고는 엎어졌다.
다시 생각하면 김태형은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부쨩한 자식...
한명은 등교길 부터 얼이 빠져있질 않나 한 놈은 아침부터 냉전이라 말도 안 걸지 않나 그 중 한명은 기껏 학교 데려와줬더니 짜증 냅다 부리고는 엎어지질 않나...
...
엎드려서 생각해보니 참 미안하구나...
나중에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줄께 김태형
슬쩍 박지민 쪽을 보니 박지민과 감태형은 이미 자리에 없었다.
뭐야 지금 나 버리고 둘이 사라진거?
순간 배신감에 상체를 일으켰다.
와씨 나쁜놈들
찾으려가려다가 둘이 이야기하러 간거 같아서 가만히 있기로 마음 먹었다.
갔다와서 말 안해주기만 해봐 김태형
한참을 기다린거 같은데 이야기가 꽤 긴 듯 둘은 오지 않았다.
좀 있음 아침 자습시간인데 어딜가서 안 오는거야
심심해서 다시 엎드려 손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띠링- 하는 알림음이 들렸다.
오호라 올 것이 온 것이렸다?
심심했었기 때문에 신나서 폰을 확인했다.
야 박지민 간수 잘 해라
...?
뭐야 이건
얘가 박지민 이름을 어떻게 알아
프사보니까 버스 그 년 맞는데?
오늘 분명 박지민은 후드집업을 입고 왔기 때문에 절대 명찰이 보였을리가 없다.
심지어 목걸이형 명찰도 교문 앞에서만 매고 교문 밖으로 나갈때는 빼는 인간이기에 절대 이름을 볼 수없었다.
뭐야 얘 설마 스토커야...?
헐 시망 무서워
니가 내 남친 이름 어떻게 아냐
아는 수가 있어
그거보다 니 남친 간수 잘 하라고
별로 그쪽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습니다만
그건 니 알아서 하고 난 말했다
놓치지마라
...뭐야 이건
나름 재밌는 일거리를 찾았다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너무 싱겁게 끝났어...
이게 뭐야...
그냥 폰을 가져다 내고 읽던 책을 핀 후 엎드렸다.
책 보는 척 잘꺼야...
막 잘 준비가 끝나갈때 쯤이야 김태형이 돌아왔다.
"박지민이 뭐래?"
"..."
날 빤히 바라보더니
"...아니다"
"뭐야 뭔데 아무도 얘기 안해주는건데"
"니가 당사자한테 듣는게 나을껄"
"나라고 안 그러고 싶겠냐... 저거 오늘 하루종일 나 피한다에 한 표를 건다"
"자기도 정리되면 너한테 얘기해주겠지 평소에도 그랬잖아 좀 기다려봐"
"...하긴"
그리고 예언은 맞아떨어졌습니다.
네
왜 슬픈예감은 틀리지가 않나요... 후...
급식 먹을 때 늘 내 옆에 앉던 놈이 오늘은 김태형 앞에 앉질 않나 (나는 김태형 옆)
내가 다가가기라도 하면 급히 할 일을 만들지 않나
아주 그냥 내가 없다는 듯 행동하는 걸 보고 진심으로 한대 쥐어박을뻔 했지만 김태형 말에 가만히 참기로 했다.
심지어 석식시간에는 밥을 빨리 먹고 밖으로 나감
나만 빼고!!!
나는!!!
니네 없으면 왕따인 나는!!!
심지어 야자시간때도 나한테서 김태형을 뺏어감
결국 쓸쓸하게 혼자 야자를 했다.
박지민 원래대로 돌아오기만 해봐 죽었어
야자시간에 박지민 뒷통수가 뚫리지 않은게 다행일 정도였다.
평소에도 둘이 말이 많았지만 오늘따라 왜 이렇게 둘이 속삭이는게 되게 얄밉지...
김태형 저건 내 편이야 박지민 편이야 중립이야 아오
결국 삐진건 박지민이 아닌 나였다.
태형이는 반대방향이라서 갈림길에서 헤어지고 나랑 박지민 만이 둘이 남았다.
원래라면 조잘조잘 거리며 걸어야할 시간에 나는 나대로 지민이는 지민이대로 복잡한 상태로 걸어왔다.
버스를 타고 내려서 집으로 향하던 중
등교 이후 처음 지민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잠깐 시간 돼?"
"왜"
"할 얘기 있어서"
솔직히 오늘 박지민 행동에 정말 화가 나서 그냥 집으로 들어가버리고 싶었는데 이 놈의 정이 뭐라고
"...알았어"
우리는 동네 근처 놀이터로 향했다.
와 진짜 오랫만이네 어릴 때 여기서 지민이랑 많이 놀았었는데... 그 전에 여기서 처음 만났구나 헐 그렇네 아 근데 박지민 하니까 또 울컥하네
"야"
"...응?"
"넌 내가 그렇게 만만하냐?"
"갑자기 그게 무슨..."
"만만하냐고"
"아니"
"근데 왜 자꾸 무시해? 내가 오늘 얼마나 맘 졸였는지 알아?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안 알려주고 얘기 좀 해보려고 하니까 자꾸 나 피하고. 나중에는 아주 김태형이랑 둘이 다니더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건데!! 나는 나 나름대로 너 도와준다고 일부러 그런건데 너는 화나 내고 혼자 학교 가버리고!! 내 생각은 해봤어? 화내는 너만 생각한게 아니고 뒤에서 전전긍긍거릴 내 생각은 해봤냐고!!"
"아니... 야... 왜 울고 그러냐... 아니 그게 아니고..."
"꺼져 개새끼야 그냥 친구 끊어 끊자고"
순간적으로 오늘 겪은 감정이 한꺼번에 나를 덮쳐 숨 넘어갈듯 울어재꼈다.
"뭘 끊어 나 안 끊을꺼야 니가 끊어도 내가 안 끊어"
"근데 왜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건데에 내가 오늘 얼마나 힘들었는데에"
"울지마 내가 잘못했네 내가 다 잘못했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못난 새끼야 아무것도 모르고오... 끅"
"뚝하자 뚝 눈 붓는다"
세상 무너지듯 울어대니 많이 당황한듯 나를 꼬옥 안고는 어깨를 감싸안고 머리를 토닥여줬다.
지민이 품 안에서 겨우 울음을 진정시키고 상황을 다시 생각해보니까...
어... 나 안겨있네...?
지민이도 살짝 당황한 듯 내게서 살짝 떨어졌다.
"...미안 그냥 나는 오늘 너무 서운해서..."
"내가 미ㅇ... 아 울지마 그만 울라니까 또 운다"
"개새끼야 누구 때문에 우는건데"
"뚝 올치 착하다 오늘 너한테 줄꺼있었는데 이렇게 울면 어떡해 누가보면 내가 너 괴롭힌줄 알겠다"
"맞거든 이씨"
내 눈에 맺힌 눈물을 한번 쓱 닦아준 지민이는 곧 매고있던 가방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 뭐야 이거?"
"요새 이게 유행한다길래..."
지민이가 가방에서 꺼낸건 다름 아닌 푸른빛이 도는 미니 안개꽃다발이였다.
"...어?"
"너 저번에 이거 가지고 싶다 그랬잖아 그래서 샀는데... 맘에 안 들어?"
"아니... 어... 고마워...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
"그리고 해줄 말이 있어 대신 내 말이 끝날 때까지 아무 대답도 해선 안돼 알겠지?"
"...어?"
"대답"
"...어"
"좋아해"
"...야?"
"대답하지 말라니까? 일단 들어 좋아해 우리가 7살때 여기서 처음 만나서 놀았을때도 니가 좋았고 같이 학교다니는 지금도 니가 좋아"
"..."
"많이 당황스러울꺼 알아 그런데 이것만 알아줘 지금 내가 하는 말은 다 진심이야 그것만은 믿어줬으면 좋겠어 오늘 아침에 나도 모르게 화를 낸건 미안해 하지만 니가 이 일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랬어 니가 괜히 다른 애들한테 욕 먹고 다치는게 싫었어 그걸 내가 잘못 표현한거야"
"..."
"오늘 내가 너 많이 피해다녀서 서운했지 자꾸 널 볼때마다 미칠꺼같아서 그런거였어 나 정말 너 좋아해 다른 애들보다 너한테 정말 잘할 자신 있고 서로 안지 오래 된 만큼 너에 대해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어 그래서 그런데..."
"..."
"우리... 사귈까?"
"..."
"..."
"...어..."
"...대답하기 힘들면 안 해도 돼"
"...미안"
"...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고 그게 그러니까 오늘 미안했다고..."
"..."
"그러니까 어... 알지도 못 하면서 니 일에 막 끼어든거 미안하고 그냥 다 미안..."
"...그렇구나"
"아 그리고 나도 할말있어"
"...?"
"...좋아해"
"...어?"
"사실 나도 그게 언제인지 잘 모르겠어 어느 날 정신차려보니 널 좋아하고 있었어 아으으으으으 너는 이런 말 어떻게 했냐 오글거려서 못 하겠다 으으으으으으"
"나 좀 대단하냐?"
계속 긴장으로 굳어있다가 슬핏 웃는 모습을 보니 긴장이 풀린 듯 했다.
"어 엄청 어쨌든 그러니까... 음..."
"나랑 사겨준다고?"
"...어"
"아 진짜 고마워"
처음애는 슬핏 웃고 입이 조금씩 커지더니 결국 내가 좋아하는 눈이 휘어지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나보다 한뼘은 더 큰 지민이가 나를 포옥- 소리 날 정도로 꼭 안아줬다.
"...내가 잘할께 정말로"
"나도 잘할께 용기 내줘서 고마워"
"나 오늘 되게 많이 고민했다?"
"어쩐지 오늘 하루종일 김태형이랑만 이야기한다 했어 그 얘기 중이였던거야?"
"...큼 그렇게 됬네 어쩌다보니..."
"김태형한테 고마워해야되나..."
"김태형이 오늘 많이 도와줬어"
"나중에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줘야겠다 그지"
"그래야지 아 진짜 좋다"
"...나도"
넌 가끔 여자친구같애 또 때론 마치 우리 엄마같애 달콤한 말로 넌 내가 속삭이고 아주 가끔은 서로 속 썩이고...
"엄마다"
"장모님? 뭐해 안 받고"
"무슨 장모님이야!!!"
"아 끊겼어"
"헐 큰일났다"
뚜르르르르르...
"...여보세요"
"어딘데 안 들어와?"
"아 나 지금 지민이랑 잠깐 얘기 좀 한다고..."
"사귀냐 니네? 얼른 안 들어올래?"
"어머니!! 저희 사겨요!!"
"미쳤냐????"
"아 드디어 사귀네 어휴 소식 언제 들어오나 기다리다 지쳐 돌아가실뻔했어"
"...에 뭐죠 이 상황"
"자세한건 지민이한테 듣고 지민아"
"네! 장모님"
"장모님이라니 얘도... 어쨌든 잘 얘기해주고 집 앞 까지. 알지?"
"넵!! 들어가십시오 장모님!!"
...이건 또 무슨 상황인거야
매우 혼란스럽고 당황스럽다 (동공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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