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 시계를 확인해보니 시간은 벌써 열한시 십오 분이었다.
빌어먹을 야자심자!!!!!!!
이거 만든 놈은 손발 꽁꽁 묶어서 찜질방 참숯방에 가둬놓고 10시간동안 안꺼내줘야돼!!!!!!!!!
집에가고싶다 집에가고싶다
집에 가고있지만 더 집에 가고싶다
고등학교 2학년이 시작 된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내 몸은 겨울방학 때의 달콤했던 시간들을 잊지 못했다.
아... 집에가서 덕질하고싶다
"학교는 왜 산에 있는거야?"
10분을 걸어야 나오는 큰길에, 산을 깎아 만든 학교를 욕하며 터덜터덜 길을 걸었다.
에휴;; 집에 가서 잉히뉫뜨 오빠들이나 봐야지;;;
성규어빠 흑발했다그랬어 아 땀나 고화질 있으려나. 살짝 현기증이 났다.
이십분 정도를 걷고 나서야 내가 건너야 할 횡단보도가 나왔다. 이것만 건너면 집에 갈 수 있어!
두근두근두근두근대는 마음으로 신호등이 바뀌기만을 기다렸다
횡단보도에서 좀 떨어진 곳에 서있다가 신호가 바뀌면 당장 달려가기 위해 횡단보도로 좀 더 가까이 발을 옮겼다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네걸음
정확히 네 걸음을 걷고 제자리에 섰는데
섰는데
섰
내 옆에 있던 남자가 움직였다.
걸었다.
정확히 도로를 향해서.
아니
잠깐만
왜?
쟤 어디가?
내 앞에서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핸드폰에 코를 박고 있는 저 남자는 이미 도로위에 있었고 주위엔 나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저 멀리선 차들이 쌩쌩 달려오고 있었고
나는 사명감에 휩싸였다
저 남자, 백퍼센트 나에게 낚인 것이다!!
시선은 핸드폰에 있었지만 도로를 향해 움직이는 나를 느끼고!!! 초록불로 바뀐줄 알고!!!
지금 저렇게 위풍당당하게 빨간불이 켜진 도로를 활보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도로로 뛰어 들어가 남자를 덮쳤다.
달려오는 차들에게서 남자를 구해내기 위해 남자의 등을 밀친 순간 느꼈다.
'아, 좆됐다.'
빵- 빵빵빠앙-
시끄럽게 울려대는 자동차 클락션 소리와 함께 찢어지는 몸의 고통이 느껴졌다.
엄마
나
하늘을 날고있어요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잠시 뒤 나는 정신을 차렸다.
나는 분명히 깨어 있었지만 머리에 피를 철철 흘리며 엠뷸란스에 실리는 내 모습이 보였다.
웅성웅성대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한데 겹쳐 이명을 만들어 냈다.
나는 여기 찬 바닥에 누워 있었지만
내 몸은 눈을 감은 채로 요지부동이었다.
아 이게 유체이탈인가...
시발 뭐 이런 좆같은...
그렇게 나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
*
"흐엉어어어어 정구가 주그지마 정구가앙아아 흐어어어어어"
"의사선생님이 금방 깨어날거라고 했으니 그만울어 박지민."
오우...와아ㅏ 시끄러...
"그치만 이새끼때문에 다친 학생은 흐어어어억 핸드폰 작작보랬지 내가ㅏ아아악"
병문안을 왔으면 조용조용하게 얘기 하고 응? 딱. 응? 그래야지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가 안가지!!
음
근데 내가 왜 병원에 있지?
뛰어난 후각으로 코를 찌르는 약품 냄새를 알아챈 나는 눈을 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병원이라는 것을 알아챘고
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씨발 내 개근!!!"
공부를 못하니 개근상이라도 타자 주의였던 나는 일학년때부터 지각과 조퇴를 단 한번도 하지 않았고
덕분에 일학년 생기부에는 성실한 학생이라고까지 적혔었더랬다
하지만
고작 병원에 누워있다는 것 만으로 내 개근을 놓칠 순 없어!!!
나는 비명과 함께 눈을 번쩍 떴다.
"정국아!"
"전정국!"
어머 미남
하지만 사람 잘못 보셨어요 나는 전정국이라는 사람이..
전정국이라는 사람이
전정국
정국
국
방탄에 걔?
개근!!을 외치며 일어났던 나를 향해 집중된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그 사람들은 일제히 나를 향해 정국아 괜찮아? 라며 질문을 던졌다.
"아니요... 저는..."
"안 괜찮다고? 세상에, 의사선생님!!!!"
"아니, 전..."
내 대답에 한 남자가 의사를 부르기 위해 뛰쳐나갔다. 와 미남..
근데 이 남자들은 단체로 안면인식장애인가?
남자여자 구별도 못해?
이래뵈도 내 가슴은..
아..
아아...
내 가슴이 납작해졌다...
차에 치이고 땅에 떨어졌을때 가슴이 쓸린건가...
그래도 살았으니 됐어.. 목숨값치고는 싼 편이야..
나는 자기위로를 하며 살아난 것에 감사했다.
하하, 슈가 닮은 남성분, 걱정 해줘서 고마워요.
그럼 전 이만 학교에...
"어디가?"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나가려던 나를 붙잡는 한 손이 있었다.
이분은 뷔를 닮으셨네 허허...
"앗, 저는 이만 학교에..."
"학교? 너 졸업한지가 언젠데."
응? 나 아직 고2인데?
그리고 날 언제봤다고 너너거리지?
"지금 포털사이트 실검 일위야 너. 팬들 완전 난리 났어 너 사고났다고."
민윤기 닮은 남성분이 말했다.
내가 팬이 있었나? 실검?
남자는 다시 한 번 내게 말했다.
내 어깨를 잡으며
확인 사살 하듯.
"정국아. 너 큰일 날 뻔 했어."
-
정국이와 여주의 몸이 바꼈습니다!! 와아아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