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머리야...
잠에서 깨어나 상체를 일으킨 여주는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으며 신음을 내뱉었다.
또한 욱신거리는 가슴께의 고통에 말을 이을수도 없어 머리로 가져갔던 손을 왼쪽 가슴으로 내려 꾹꾹 눌렀다.
뀩뀩
뀩
뀩꾹
...........
오오옷???????????!!!!!!!!!!!!!!
"찌찌!!!!!!!!"
"찌!!!!찌!!!!!!!"
여주는 입고있던 옷의 목을 늘어뜨려 고개를 푹 박았다.
봉긋 솟아있는 두개의 언덕!!!!
이것은 찌찌다!!! 찌찌야!!!!
몸이 돌아왔다는 확신에 여주는 냅다 화장실로 뛰어가 제 얼굴을 확인했다.
"여주다, 김여주!!!!!"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확인한 여주는 그 모습이 예쁘다는 듯 거울과 제 얼굴을 몇번이고 쓰다듬었다.
어쩜 이렇게 예쁘니? 아이고 여주야 너 이렇게 예뻐서 어쩔,
"김여주!"
제 얼굴을 쓰다듬으며 오열하던 사이, 화장실 문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툭 튀어나왔다.
"전정국?"
화장실 문을 열자, 제가 누워있던 침대 옆 보조 의자에 앉아있던 정국의 모습이 보였다.
아, 전정국씨가 내 옆에 계셨구나...
내가 찌찌 찌찌 거리면서 지랄할때 옆에 있었구나...
정국이 화장실 문 앞에서 꿈쩍앉고 서있는 여주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아니 잠깐 그렇게 다가오면....!
존잘
자신의 시선에서 올려다 보는 정국의 모습이 낯설기도 했고 무엇보다,
"존나 잘생겼다..."
"뭐?"
"아, 아, 너 잘생겼다고..."
겁나 잘생겼다. 역시 연예인은 연예인이야... 여주는 정국의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감탄했다.
여주의 뜬금없는 칭찬에 머쓱해진 정국이 볼을 밝히고는 뒷머리를 매만졌다. 아, 그나저나...
"너 별다른 이상 없지? 우리 몸 원래대로 돌아온거 확실하지?"
"어? 으,응... 그런것같아..."
"다행이다, 진짜 다행이다."
활짝 웃는 전정국의 미소에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쉬벌 졸라 잘생겼네...
여주는 얼빠였다.
*
몸이 다시 바뀐 뒤로 모든것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숙소에 있던 여주의 짐을 빼고 자취방으로 돌아가고, 아미고에서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정국에게 듣고-댄스부에 들어갔다는 말을 듣고 전정국의 등짝을 서너번 후려쳤다-, 여주가 들은 회사와 그룹의 얘기를 전정국에게 해주고... 몸이 바뀐 동안의 얘기들을 정리해가며 그들은 '원래'대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한달이 지나고,
연예인과 몸이 바꼈던 기억은 마치 한 여름밤의 꿈처럼, 환상처럼 남겨졌다.
여주의 기억이 환상처럼 느껴질때는 일상에서 그들의 모습을 발견할 때였다.
"여주야 이거봐, 오늘 정국이 홍대 떴대!!"
방탄소년단을 겁나 좋아하는 탄소에게서 그들의 소식을 들을땐 씁쓸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이제는 없다.
뭐지? 이 좆같은 기분 뭐지?
여주는 몰려드는 현타를 애써 부정하며 하굣길을 걸었다.
"엥?"
여기가 어디지?
다른 생각을 하며 계속 걷다보니 어느새 여주는 자신이 한번도 오지 않았던 길을 걷고있음을 눈치챘다.
택시를 타야하나... 지갑을 뒤적이던 여주는 먼지만 남은 지갑 안을 보고는 그 생각을 깔끔히 접었다.
버스 타는 곳이 어디지? 여주는 두리번 거리며 길을 걸었다.
웅성웅성
성웅성웅
박성웅성우성웅성
뭐 저리 시끄러워? 연예인이라도 왔나?
소란스런 사람들의 목소리에 여주는 입술을 비죽이며 횡단보도 앞에 섰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웅성거림에 여주는 왠지 모를 위화감이 들어 슬그머니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국오빠! 싸인 한장만 해줘요!"
"정국아~ 여기좀 봐줘!"
"정국오빠! 사진 한장만...!"
!
아니야, 난 아무것도 몰라. 아무것도 못들었어. 몰라몰라 난 아무도 몰라 쟤가 누구야? 뭐? 방탄유리?
몰라몰라몰라.
띵-
초록불로 신호가 바뀌고 여주는 걸음을 옮겼다. 옆에 있던 전정국, 소녀떼들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듯 싶었다. 앞서 나가는 정국과 달리 다른 소녀들은 적정선을 지키며 너무 들러붙지 않고 걷고 있었다. 그렇기에 너무도 잘 보이는 정국의 뒷모습에 여주는 아련함을 감추지 못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빵- 빠아앙-'
신호에 걸려 멈춰서 있는 차 하나가 클락션을 다급하게 울렸다.
뭐지? 하는 순간, 이미 여주의 발은 움직이고 있었다.
시밤? 이게 뭐야, 이건 내 의지가 아니야!!
내 발이 멋대로 이 미친 이거 왜이래?
"전정구우우욱-!"
빠르게 다가오는 트럭을 넋놓고 바라만 보고있는 전정국을 몸을 날려 밀치는 것 또한 여주의 의지가 아니었다.
'퍽'
"꺄악!"
"꺅! 어떡해!"
쉬밤
엄마
나
또
하늘을 날고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