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반존대를 써요/채셔
지민은 내 손을 단단히 붙잡고 건물 바깥으로 나가려 했다. 꼭 잡고 있는 두 손에 사원들의 눈길이 쏠리는 것도 의식하지 않는 건지 지민은 빠르게 사람들 사이를 헤쳐나갔다.빠른 보폭에 다시 위가 아려와서 나는 우욱, 하고 헛구역질을 해야 했다. 소리를 들은 건지, 지민은 우뚝 서서 고개를 숙여 내 얼굴을 확인했다. 아파요? 많이 아파? 토할 것 같아요? 화장실 갈까? 지민의 다정한 질문들에 또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울먹거리며 급히 막은 손을 뗀 나는 조그맣게 괜찮아요, 하고 대답했다. 지민이 길게 한숨을 내뱉는다.
"얼른 병원 가자."
"……."
"자기 뛰어가는 거 봤는지, 현세 누나도 조퇴해도 된다고 그랬고."
"……싫어요, 안 갈래."
다시 내 손을 잡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지민에게 처음으로 싫다고 말했다. 지민은 다시 멈춰 섰다. 이번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 동그란 뒷통수에 목이 메이는 기분이었다. 나랑 얘기 먼저 해요. 내 말에 지민은 고개를 천천히 숙였다. 왠지 자신이 없다는 행동이었다. 빠르게 걷던 지민의 손을 잡고 카페로 들어섰다. 대충 음료를 시키고, 지민과 마주앉았다. 지민은 내 눈을 피하고 있었다. 지민을 보고나서 제일… 아픈 표정이었다. 눈동자는 어디 둘 데 없이 빠르게 굴러다녔고, 손은 어디 하나 잡을 곳 없이 방황하고 있었다. 무언가 잔뜩 긴장한 것 같이 숨을 불규칙하게 내뱉는 지민의 손을 잡아주었다.
"좋아해요."
"……."
"많이."
나는 곧 지민에게 고백을 했다. 아마 지민을 만나고 제일 처음의 고백이었다. 긴장이 한순간에 녹아내렸는지 지민은 숨을 한꺼번에 뱉었다. 하아, 하고 길게 숨을 내뺀 지민은 이내 입술을 물고 침을 꼴깍 삼켰다. 헤어지자고 할 줄 알았어요…. 지민은 힘없이 웃으며 이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작게 읊조렸다.
"나 엄청 불안했어요."
"……."
"내가 좋아하는 사람 첫사랑이 있다는데, 그 첫사랑이 랩 몬스터래."
"………."
"랩 몬스터는 내가 정말 존경하는 사람인데."
"……지민 씨."
"첫사랑이 랩 몬스터를 만들어준 힘이래."
"…………."
"혹시라도 랩몬한테 가면 어떡하지, 나보다 훨씬 잘난 사람인데 그럼 난 뭘로 붙잡아야 되지."
지민은 아직까지 그 생각에 시달린 건지 떨리는 숨을 짧게 끊어 호흡했다. 이내 숨을 정리한 지민은 제 입술을 혀로 훑었다. 침이 마르는 모양이었다. 내가 손으로 지민의 손등을 쓸어주자 지민은 본능적으로 입 꼬리를 말아올렸다. 그런데 난 자기를 뺏어갈 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헤헤거리면서 팬이라고, 친해지고 싶다고 그렇게 말하고 있고. 그 생각에 분이 덜 풀렸는지 이번에는 인상을 팍 찌푸렸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지민에게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지민은 내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저었다.
"내가 못났어요."
"…으응?"
"자기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이렇게 피해버린 거."
"……."
"그래서 우리 자기 이렇게 아프게 한 거."
내가 미안한 거예요. 지민은 내 손등을 제 쪽으로 끌어 쪽, 하고 뽀뽀를 해주었다. 그래도 잠수 탄 건 내 의지가 아니었어요. 지민은 눈썹을 팔(八) 자로 내리며 불쌍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강아지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건 내가… 술병 나가지구, 그래가지구 그… 응급실 가가지구 윤기 형이 내 보호자여가지구 그랬는데…. 지민의 말이 장황하게 늘어난다. 나는 응급실이라는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제야 지민의 망개 망개한 볼이 잔뜩 실종된 이유가 해석되기 시작한다.
"지민 씨도 아팠으면서…."
"…헤헤."
"그래도 다행이다, 응급실 가서 치료라도 받아서."
지민은 '연락 못 받아서 미안해요.'하고 다시 예쁘게 웃었다. 자기 연락 못 받았으니까 벌 받아야겠다. 지민의 말에 의문스레 고개를 까딱이자, 지민은 대뜸 입술을 쭈욱 내밀었다. 뜬금없는 행동에 눈을 동그랗게 뜨자, 지민은 눈을 감고 제 입술을 더욱 내밀며 말해왔다.
뽀뽀로 벌 주세오, 자기.
카페에서 뽀뽀를 연신 했더니 사람들 눈치가 보여 얼른 나왔다. 물론 거기에 사원들도 몇 앉아 있었고. 내일이 되면 엄청 또 눈초리를 받겠지. 이제 상관이 없다, 나는 혼자가 아니니까. 내 손을 꼭 잡아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나와서는 열어있는 병원을 겨우 찾아 진료를 받았다. 신경성 위염이라는 진단이 내려지자 지민은 입 꼬리를 내리며 나를 안고 '잘못해써요…. 엉엉…….'하고 울먹였다. 회사에서 조금 빨리 나오다보니 카페에 병원까지 들렸는데도 8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레스토랑이나 갈까 하다가 아픈 사람이니 죽을 먹어야 한다는 지민의 엄청난 잔소리에 결국 죽집까지 들러 죽을 열 세트나 사야 했다. 질린다고 징징거리니 지민도 앞으로는 죽만 먹겠다며 사게 된 거였다. 입술을 쭉 내밀고 '죽 먹기 시른데에.'하고 툴툴대자 지민은 내 입술을 두 손가락으로 잡아 으이구, 하고 짐짓 무서운 척을 했다. 하나도 안 무서운데, 망개 따위.
"자기."
"응?"
"나 너무 기분이 좋아요."
지민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잡은 두 손만큼은 떨어뜨리지 않고 집까지 도착했다. 지민의 말에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나는 지민의 품에 꼭 안겼다.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지민은 곧 나를 틈 없이 꽉 안아 뒤뚱거렸다. 나도 기분 완전 좋아요. 지민의 품에 안겨 말하자 지민은 흐흐, 하고 낮게 웃었다. 그러니까 이건 마냥 좋은 기분이 아니다. 엄청 간질거리고, 설레고, 두근거리고. 그래, 이런 기분은 지민에게만 반응하는 기분이다. 연애는 이런 거다. 오직 한 사람에게만 반응하는 감정이 있다는 것. 이내 떨어진 내가 비밀번호를 누르기 위해 뒤돌자, 갑작스레 지민이 나를 뒤에서 안아왔다. 내 어깨에 닿는 지민의 머리를 바라보자 지민은 나를 꼭 안고 말해왔다.
오늘 진짜 집 보내기 싫다.
이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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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아 넘나 슬럼프였던 것ㅠㅠㅠ 지금도 슬럼프인 것 같아서 아직도 태태 번외를 못 썼어오...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요ㅠㅠㅠ 대신 이번 주 안에 쓸게오! 이제 반존대가 5편 남았네오! 10일 쯤 뒤에 시즌1이 끝난다는 생각을 하니 울적 엉엉... 대신 최대한 빨리 갖고 올게오! 사랑합니다 오늘두! 읽어주셔서 감사하구, 또 댓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오래 뵀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