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p de Foudre 14
(부제: 전서방~)
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에 눈살을 찌푸리며 계속 감기는 눈을 떴다. 아, 몇 시야.
어젯밤에 기억상 침대 옆 책상에 뒀던 것 같은 핸드폰을 찾으려 손을 뻗었다가, 먼저 들어오는 전원우의 얼굴에 깜짝 놀랐다. 엄마!
이렇게 가까이 있어도 되는 겁니까? 네? 지난 번에는 자는 척 하는 게 조금 티 났었던 얼굴이었지만, 지금은 누가 봐도 곤히 잠들어 있다.
"지금이 몇 시야, 몇 시!"
"......."
"......헐. 벌써 열한 시야?"
열 시간은 족히 잔 것 같네. 나름 부지런하다고 생각했던 전원우가 이 시간까지 잠들어있는 게 조금 의외였다.
흐트러진 머리도 정리하고, 기지개도 펴고 침대에 걸터앉아 전원우의 얼굴을 살폈다. 거 참 누구 남자친군지 참 잘생겼네!
그렇게 한참을 전원우를 보고 있다, 좀체 일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살짝살짝 전원우를 건드렸다.
"지금 몇 신데. 빨리 일어나!"
"......몇 신데에."
"11시 30분이거든! 빨리 일어나! 거의 점심이야!"
"......싫어. 더 잘래."
"일어나아.... 나 심심하단 말이야."
진짜 심심하다고! 전원우 집은 정말 전원우 성격처럼 군더더기 없었다.
정리가 착착 잘 되어 있어서 뭔가 흐트러트리면 안 될 것 같은 기분? 그 흔하디 흔한 어릴 적 사진 같은 것도 없다.
전원우의 볼을 꼬집어 보기도 하고, 등도 두들겨 봤지만 일어나려고 하지 않는 전원우였다.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왜!
"뽀뽀해주면 일어날게."
"......참나."
"심심하다며."
저 놈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여기에 넘어가는 나도 참....
한숨을 푹 내쉬며 상체만 일으킨 채 침대 헤드에 기대 있는 전원우 쪽으로 몸을 조금 움직였다.
이번엔 전원우가 좀 더 빨랐다. 전원우의 입술이 내 볼에 짧게 닿았다 떨어졌다. 아, 진짜!
예상치 못한 접촉에 얼굴이 새빨개진 나였다. 너 자꾸 그렇게 훅 들어오지 마!
"이번에는 너가 해 줘."
"......아이, 진짜!"
"해 줄 때까지 계속 한다?"
이럴 때 나는 해 줘야 할까, 아니면 해 주지 말아야 할까? 흐흐.
네 말이 맞아.... 나는 변태 중에서도 상 변태인 거 같아. 엉엉. 미안해. 이런 여자라서!
내 입술이 전원우의 볼에 짧게 닿았다 떨어졌다. 진짜 간질거려. 내 마음이 그래!
"아, 예뻐."
"......나, 나도 알아!"
"......."
"하하하.... 미안."
그래. 내가 봐도 무리수였어. 인정할게. 갑자기 말이 없어지는 전원우였다.
너가 말 꺼내놓고 이러면 내가 뭐가 되냐, 어? 내가 물론 정말 얼굴이 대단한 건 사실이지만! 응?
"알아도 되는데."
"......."
"예뻐, 정말로."
*
내가 진짜 엄마 때문에 못 살아, 못 산다구! 왜 나 혼자 간다는데 자꾸 전원우를 데리고 오라는 건데요, 네?
내가 오버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그러니까 상견례 같잖아! 아빠가 동호회 때문에 멀리 여행 가셨다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아니었으면 정말로 상견례같은 분위기가 연출됐을 거다. 우리 엄마 아빠가 또 설레발 달인이란 말이야.
"안 불편해?"
"그런 건 아니고."
"다행이네, 그러면. 나는 너가 불편해 할까봐."
"장모님이 내가 마음에 드셔야 할텐데."
"......그 놈의 장모님은, 참나."
"그래야 결혼하지."
저 능구렁이 좀 어떻게 해 보세요.... 틈만 나면 결혼 드립이야, 결혼 드립은!
근데 듣기에는 나쁘지 않다는 게 큰 함정이지. 여자란 원래 이런 동물입니다. 하하. 우리 집에 가까워져 갈수록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샘솟았다.
엄마가 전원우보고 뭐라고 하려나. 궁금하네, 막상 오니까.
"장모님 복숭아 좋아하시는 거 맞지."
"응. 완전 좋아하는데. 왜?"
"......그럼 다행이고."
너 지금 떨고 있니? 차에서는 그렇게 경직돼 보이지 않던 전원우가 엘리베이터 앞에 서니 뭔가....
정말 긴장한 사람 같달까. 아, 진짜 이렇게 귀여워도 돼요, 사람이? 전원우 다리를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다.
뭐가 그렇게 떨린다고 그래!
"지금 긴장했지. 그렇지?"
"......아, 아니거든."
"뭐가 아니야. 동공에 지진 났는데?"
"아니래도!"
"그럼 뭔데?"
"너가 모르는...그, 그런 게 있어!"
아, 진짜 귀여워. 이런 맛에 사람 놀리는 거구먼? 전원우가 아니래도! 목청을 높이더니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전원우가 심호흡을 하는지 숨을 깊게 내쉬었다. 완전 긴장한 거 맞구먼.
"엄마, 나 왔어."
"어, 우리 딸 왔어? 아, 딸 남자친구?"
"안녕하세요. 세봉이 남자친구 되는 전원...ㅇ, 우라고 합니다."
"그렇구나, 일단 들어오고."
전원우.... 너 오늘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거니? 진짜 긴장하긴 한 건지, 말까지 더듬으면서 간신히 자기소개를 하는 전원우였다.
아, 진짜 귀여워. 그 짧은 시간동안 전원우를 문간에서 스캔한 엄마가 흡족한(?) 미소를 짓더니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엄마 오늘은 왠일로 집 안인데도 차려입고 있네요. 하하.
"세봉이 챙겨주느라 힘들겠어. 우리 세봉이가 워낙에 덜렁대서."
"하하, 아닙니다."
"아니긴, 세봉이가 원래 좀 그래. 애가 어렸을 때부터 맨날 뭐 빼먹고. 비 오는 날에 우산 안 들고 가고, 그랬지, 뭐."
"엄마도 진짜! 왜 불러다 놓고 내 흉을 본데?"
엄마도 진짜! 왜 전원우한테 내 흑역사를 푸는 건데요! 물론 전원우와 학창시절 내내 함께했기에 전원우가 나의 일대기를 모를 일은 없겠지만,
자질구레한 일들을 썰 풀듯 푸는 엄마 덕에 놀림거리가 하나 둘 씩 배가되는 기분이었다. 난 이제 망했어요.... 안 그래도 전원우 취미가 나 놀려먹기란 말이야!
"근데, 원우라고 했나?"
"네? 네."
"인물이 참 훤하네. 말끔하고. 야무지고."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내가 이런 말까지는 안 하려고 그랬는데, 원우가 훨씬 아깝네."
나 엄마 딸 맞아...? 나 엄마 딸인데....
"아니에요. 제가 무슨.... 따님이 훨씬 아깝죠. 당연히."
"호호호. 그러니?"
그렇게 엄마는 내 얼굴 잊어먹겠다고 부른 거였으면서 전원우 호구조사에 빠져 나는 찬밥 대우를 했다.
일단 직업은 기본이요, 이것저것 돌려서 물어보는 엄마였다. 엄마 이런 줄 몰랐는데 꽤나 무서운걸?
아까 전보다는 한결 편해 보이는 전원우가 웃으면서 엄마 말처럼 야무지게 대답을 잘 해줘서 다행이었다.
"근데, 우리 세봉이랑은 어떻게 만난 거니?"
"초등학교때부터 동창이었어요. 쭉. 대학도 같이 나오고, 직장에서 다시 만나서...네. 하하."
"아, 세봉이랑 중고등학교도 같이 나오고? 신기하네."
"네."
"그러면 세봉이랑 친구였겠네."
하하. 엄마, 사실은.... 내가 저 자식이랑 죽고 못 살던 원수였....
"치, 친한 친구는 아니였고, 그냥 계속 같은 반이었었는데 원우가 나 좋아했었대. 계속!"
"어머, 정말?"
"응. 그치? 맞잖아. 아니야?"
우리 집인데, 내가 왕이다! 싶어 막 질렀다. 근데 사실이잖아. 내 입에 담기에는 참 민망한 말이지만 사실인 걸 어떡해.
엄마가 엄청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전원우를 바라봤다. 하긴.... 엄마도 안 믿기는 거지? 저런 잘생긴 남정네가 엄마 못난 딸내미 좋다고 하는 게 신기하지?
나도 신기해.... 전원우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맞다고 대답하고 웃었다.
*
엄마가 세봉이 옛날 방 구경이나 할래? 하면서 내 옛날 방문을 열었다.
집에서 나온지 꽤 됐지만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내 방이었다. 고등학교 때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책상 위에 써 있는 멘트들만 봐도 그렇다.
"이거 뭐야. 그 자식보다 대학 못 가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하하하. 하하, 내가 이런 걸 썼었나?"
"이거 내 얘기지."
"모르겠는데요?"
아직도 붙여져 있는 포스트잇에는 나의 엄청난 의지를 나타내듯 붉은 글씨로 그 자식보다 대학 못 가면 내가 사람새끼가 아니다 라고 쓰여 있었다.
이걸 당사자한테 몇년 후에 들키니 참 민망하네! 하하. 나도 오랜만에 오는거라, 뭐가 있는지 잘 기억이 안 났다.
"오랜만에 졸업앨범 볼래?"
"여기 있어?"
"응. 전원우씨와의 학창 시절 추억도 되새길 겸."
".......미안해."
"누가 뭐랬나. 여기 있네. 보자."
중학교 졸업앨범을 펼쳤다. 먼지가 좀 껴 있긴 하지만 보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다.
공통된 추억이지만 한번도 학창시절에 관해서는 얘기를 꺼내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얘기해 본다.
좋지만은 않은 기억이지만, 전원우의 만행(이라 쓰고 전원우의 애정 표현이었다고 포장해 본다)도 어떻게 보면
추억이고 학교 다닐 때 오해도 많이 샀지만 재밌긴 재밌었으니까!
"어, 얘. 기억난다. 김태형! 얘가 맨날 나한테 샤프심 빌렸었는데."
"......그거 아직도 기억해?"
"응. 걔 되게 잘생겼었는데. 지금 뭐하나 모르겠다."
"나 걔 싫어했어."
전원우가 김태형의 졸업사진을 검지로 툭툭 치면서 입을 쭉 내밀었다. 왜, 왜 싫은 건데? 착한 앤데!
"바보야. 걔가 너 좋아했거든."
"......헐? 진짜? 나 진짜 몰랐는데."
"너 같으면 같은 반 애한테 샤프심 빌리지 뭐하러 저-기 끝에 있는 반까지 찾아가서 빌리겠냐?"
"...그래서 네 말인 즉슨. 나 좋아해서 싫어한 거야?"
"......몰라."
너 오늘 제대로 리즈 갱신하고 가는 거 알아? 저렇게 귀여우면 어쩌자는 거야, 어?
"아, 얘도 기억난다. 얘가 너 엄청 좋아했었는데. 그래서 나보고 가깝게 지낸다고 뭐라 하고."
"기억력 되게 좋다. 그게 다 기억 나?"
"응. 난 다 기억 나. 너는 기억 하나도 안 나?"
"핵심적인 것만?"
그렇게 앨범을 더 훑다가 덮었다. 고등학교때로 넘어가고 싶었지만 그건 내 얼굴이 너무나 충격적인 관계로 생략....
이 사진 저 사진 보면서 옛날 이야기들을 늘어놓다 보니, 그 때의 기억들이 아련하게 느껴졌다. 내가 나이를 이만큼 먹었구나.
사소한 것 하나하나 다 기억하는 내가 신기한지 전원우가 그걸 다 기억하냐고 물었다. 너는?
"핵심적인 게 뭔데?"
"그냥,"
"응."
"너가 공부하다가 졸던 거, 너가 우산 안 들고 왔던 거, 너가 시험 끝나고 울었던 거. 같이 남아서 청소했던 거."
"......."
"학교 생활에서 너 빼면 남는 거 하나도 없었을걸."
전원우의 기억 속에 내가 머물러 있는 시간은 꽤나 길었던 모양이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
"너가 내 반이야, 정말로."
*
"그러면 다음에 또 오고. 복숭아는 잘 먹을게. 고마워."
"네, 장모님. 또 뵙겠습니다."
"어머, 얘 좀 봐. 알겠어, 전 서방."
".....엄마도 참. 누가 결혼한ㄷ...."
"전 서방 아니면 누가 우리 칠칠맞은 세봉이 데려간담."
"엄마 진짜 너무해."
"뭐가 너무해? 늦었는데, 들어가 봐."
"네, 장모님. 안녕히 계세요."
이제는 아주 서로 사위네 장모님이네 난리도 아니다. 엄마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 물어봤어....
전원우를 위한 방문이었네, 이거는. 핸드폰 카톡 알림이 계속 울리는 걸 보니 엄마가 어떻게 저렇게 훤칠하고 야무지고
그런 남자를 데리고 왔냐며 너무 마음에 든다고 카톡방을 테러하고 있었다. 흥. 나한테는 관심 없는 이 나쁜 세상....
"얼씨구. 이제 전서방 다 됐네. 엄마가 너 맘에 든대."
"다행이다."
"엄마도 참.... 나한테는 신경도 안 쓰구."
나 완전 찬밥.... 어느덧 주위가 어둑어둑해졌다. 그리고 집 앞에 도착했다. 전원우가 차를 세웠고, 나는 안전벨트를 풀었다.
"아무튼. 잘 들어가! 난 간다!"
"......보내기 싫다."
"아이, 참."
"안 들어가면 안 되나?"
"......."
너가 그러면 내가 갈등을 한 단 말이야! 나는 쉬운 여자라서! 정확히 말하면 전원우한테 쉬운 여자다!
"지금 고민하고 있지."
"......아니거든! 무, 무슨 고민을 했다고! 집에 갈 거거든!"
"가지 말지."
"......어휴."
"가지 마. 아, 진짜 안 가면 안 되나."
전원우가 어린 애처럼 입까지 쭉 내밀고 안 가면 안 되나, 하면서 나를 뒤에서 끌어 안았다. 몰라, 모른다구! 몰라, 모르겠어.
"......그, 그러면."
"그러면?"
"그, 그 영화 마저 보, 볼래?"
"......."
"싫으면 마,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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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초록글 입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감사하합니다 ㅅ싸랑해요!
오랜만에 왔죠ㅠㅠ엉엉 저 바퀴벌레 한 쌍들 너무 귀여운 거 아님미까ㅠㅅㅠ
원우 넘나..... ㅎ ㅏ................... 앙콘 가고 싶게 만든느 남자..............................
그리고 영화를 마저 본다구요?(음흉) 뒷 얘기는 텍파에서~~~~~~~~~~~~~~~~~~~~~~~~~~~~~~~~~~하하ㅏ하하하하~~~~~~~~~~~~~~~~~~~~
여러분 늘 감사합니다ㅠㅠ ㅠㅠㅠㅠㅠㅠ 빨리 업뎃할게요! 차기작도 열심히 준비하고!!
암호닉 신청은 완결 전 화까지 계속 받아요! 신청 망설이지 말구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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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rl+f로 찾아주세요ㅠㅠ 혹여나 없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작가를 매우 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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