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내 반을 두고 3반에 와 공부하는 태형이 옆을 지켰다. 내가 있든 없든 그는 신경조차도 안 쓰지만 아 그게 또 존나게 멋지다 이거에요
"태형아 사귀자!"
"..."
"아직도 사귀기 싫어?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
"여보는 어쩜 그렇게 공부를 잘해?"
"그런 너는 어쩜 그렇게 멍청하냐"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저렇게 말하는 것도 간지 폭발이다. 눈에 하트를 달고 그의 옆선을 구경하다가 나를 부르는 수정이에 의해 시선을 거뒀다. 여주야 나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여보야 여주 다녀올게! 내 말에 태형이는 오지 마라며 날 보냈다.
"오 애들 다 있네"
수정이를 따라 옥상에 오면 전정국과 박지민이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고 정국이가 내게 담뱃갑을 던졌다. 요즘 여주 네가 뭔 찌질이한테 꽂혔다는데 사실이야? 지민이가 웃으며 말했다.
"아씨 김태형 찌질이 아니라니까? 너네들처럼 수준 떨어지는 그런 애가 아니야"
"염병 그 너네들에 이여주 너도 포함이라는 건 알지?"
"... 아 그렇구나"
진짜 염병.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자 특유의 그 담배 냄새가 자욱하게 퍼져나갔다. 하여튼 우리 태형이는 우리랑 클라스가 다르다 이 말이다.
"근데 김태형이 누구?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데"
"그치? 나도 그때 수정이가 말해줘서 알았어."
지민이의 말에 맞장구를 치자 옆에서 폰을 하던 수정이가 그 이유를 모르냐며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병신아 너네가 학교를 그만큼 빼먹었잖아."
"근데 요즘 나 학교 자주 나오잖아"
인정? 어? 인정? 애들을 툭툭 치자 정국이가 잘했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이구 우리 미친년~ 학교 나오는 게 당연한 건데 잘했네 존나 잘했다~. 정국이의 칭찬은 듣기 개좋(좆)았다. 하여튼 요즘 김태형 덕에 학교 다닐 맛 난다.
"여보 여보! 짜잔! 여주 등장!"
옥상에서 나오자마자 나는 3반을 향했고 태형이의 책상을 짚으며 폴짝 거리자 그가 열심히 수학 문제를 풀던 손이 멈추더니 이내 문제집을 덮었다. 나랑 놀아주려고 그러는 건가? 두근두근하는 마음에 나랑 놀려고? 응? 응? 하며 얼굴을 가까이 대자 그가 내 이마를 검지로 꾹 밀며 나를 멀리했다. 아싸 태형이랑 스킨십했다. 헤헤 달력에 체크해야지 태형이가 내 이마에 손댄 날!
"야. 너 담배 피웠냐?"
"아니?"
"지랄하네. 냄새나거든"
그런가.. 팔 부분을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자 역하게 냄새가 났다. 그가 인상을 쓰며 잔소리를 했다. 여자애가 무슨 담배냐며 아기 기형아로 낳고 싶냐 암 걸려서 일찍 죽고 싶냐 등등 가만 듣고 보니 날 걱정해서 하는 말인 거 같은데 너무 좋다. 딱 좋아서 기절할 거 같다.
"태형아"
"뭐"
"좋아해"
"이젠 놀랍지도 않다"
그는 다시 문제집을 펴 샤프를 들고 수학 문제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담배 끊을게"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그러니까 우리 아기는 걱정하지 마!"
"...?"
문제를 풀던 태형이의 샤프심이 부서졌고 그대로 얼어버린 채 고개만 들어 나를 보았다. 보아하니 나한테 딱 들켰구먼! (여주는 착각을 잘 한다. 그것도 아주)
"우리 둘 사이에서 나올 아기가 기형아 일까 봐 겁나서 이러는 거지?"
"... 하"
"내가 암 걸려서 죽으면 혼자 남을까 무서워서 잔소리하는 거잖아. 나 너 두고 먼저 안 죽을게 태형아! 걱정 마! 돈워리! 비해피!"
"127에 신고해야겠다"
"신고? 혹시... 혼인신고?!"
"마약사범 신고 시발아"
무슨 약을 하지 않고서야 저렇게 멀쩡하게 개소리를 할 수가 없으니까 태형은 뒷말을 삼켰다.
지루한 수업시간을 참지 못하고 몰래몰래 폰을 했다. 내가 3반이면 태형이 공부하는 모습 보면서 시간 때울텐데... 카톡에는 박지민이 매점으로 와라는 최근 메시지가 있었고 나는 선생님 몰래 교실 바닥에 누워 애벌레처럼 꾸물꾸물 기어 나갔다. 후다닥 매점으로 달려가면 전정국과 박지민이 뭘 먹을지 고민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뭐야 너네 수업은?"
"언제 우리가 얌전히 수업 듣는 거 봤냐"
"양아치 새끼"
"그런 양아치의 부름에 달려온 너도 그다지 모범생은 아닌 거 같은데"
정국이의 말에 그건 인정한다며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뒤적거렸다. 아 뭐야 캔디바 다 나갔네. 태형이 한개 사 먹이려 했는데... 다음에 사줘야겠다. 각자 먹을 과자를 들고 우리 셋은 휴게실에 앉아 조용히 핸드폰 게임을 했다. 으악 랜드마크 건설! 그러다 휴게실 밖에서 다른 애들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만 들은 게 아닌지 정국이랑 지민이도 하던 게임을 멈추고 대화를 엿 들었다. 아니 엿 들었다기보단 그냥 잘 들렸다.
"김태형? 그 미친년이 쫓아다니는 애?"
"어. 그 김태형. 그리고 미친년이 뭐냐? 이여주라는 예쁜 이름 놔두고."
"하여튼 걔가 뭐"
"나 태형 그 새끼 마음에 안 들거든. 아 여주 나랑 사귀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씨발"
"뭐 패기라도 하게?"
"어. 그 잘난 얼굴 망가진 거 보면 여주도 다시 나한테 오지 않을까"
와 이건 또 무슨 개 헛소리람? 내가 누구랑 사귀기 일보 직전? 아니 씨발 요즘 애새끼들은 지 혼자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구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휴게실을 나왔고 나랑 눈이 마주친 애는 흠칫 떨었다. 이름도 모르는데 내가 뭐? 다시 지한테 가?
"안녕?"
"..."
"근데 너 누구야? 난 너 처음 보는데"
"... 뭐?"
내 말에 남자는 짜증이 나 보였다. 얘는 짜증 내니까 개 좆같네 태형이는 코피 터질 만큼 멋졌는데. 누구냐고 너. 나의 물음에 남자는 자기 모르냐며 되물어본다. 모르니까 물어보지... 병신인가? 어느새 휴게실에서 나와 내 옆에 있던 지민과 정국이 아는 놈이냐며 물었고 난 전혀 모른다 했다. 남자는 친구가 옆에 있다는 사실에 가오를 부려보고 싶었는지 나에게 막말을 했다.
"와 이 년 골 때리네, 주위에 남자가 대체 몇 명이야? 걸레냐?"
금방 화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뭐?? 걸레? 아니다 나는 미친년이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시키면 그대로 한다. 머릿속에 자체 필터링이라는 기능이 사라진지 오래다. 그대로 난 주먹을 쥐어 남자의 코를 내려쳤고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남자는 흐르는 피를 막으며 울었다.
"아프지? 맞으면 그렇게나 아파요. 그러니까 우리 태형이도 때리면 너처럼 그렇게 아파해.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태형이 건들면 그땐 맴매 파티야 맴매 파티. 알았지?"
"어흑.."
"그리고 나는 걸레 아니고 미친년, 김태형한테 미친년. 언더스탠?"
싱글벙글 웃으며 말하자 남자는 코를 부여잡고 저 미친년 쌍년 또라이 거렸다. 와 하나도 빠짐없이 맞는 말이다. 처맞는 말. 한번 더 후려치자 남자애는 기절해 버렸고 같이 있던 친구에게 업혀갔다.
"와 이여주 여전히 개망나니 짓만 골라서 하네"
"이것도 능력이야"
"이 모습을 김태형이 봐야 할 텐데"
"아마 멋지다고 뿅 갈걸?"
"아마 네 곁에서 뿅 사라질걸?"
하하 박지민 개새끼 하하. 뭐 남자가 여자 지켜줘란 법 있나요. 나는 내가 태형 여보를 지켜야지! 그렇게 또 2016년 3번째 목표가 생겼다. 곧 이어 수업이 끝나는 종이 쳤고 나는 또 부리나케 3반을 향해 뛰었다. 한 손에는 좀 전에 산 바나나 우유를 들고 말이다. 태형이 줘야지! 바나나 먹으면 나한테 반하겠지?!
+)
와 예상한 것 보다 많은 분들이 재밌다고 해주셔서 너무 기뻐요. 앞으로 더 열심히 적을게요! 신알신 해주신 분들도 넘나 감사하고
암호닉들도 하나같이 너무 예쁘고 귀엽네요. 사랑합니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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