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을 다먹고 배부른 나른함에 살짝 빠져있을 때 정국이가 먼저 일어서서 먹었던 것을 치우면 좋겠다. 사발면 컵은 컵대로, 비닐은 비닐대로, 상은 원래있던 것처럼 물티슈로 깨끗하게. 지민이가 괜찮다고 말하기도 전에 두 손으로 몇가지일을 해내는 터라 말릴 새가 없었던 거. 지민이는 치우려고 걷어올린 소매를 다시 슬슬 끄집어 내리면서 무심하지만 바쁘게 앞에 것들을 치우는 정국일 봤으면 좋겠다.
- 순식간에 치워진 부엌에 딱히 뭐라 할 틈도 없어 정국이가 지민이를 끌어다가 소파에 앉힘. 그리고 자기는 바닥에 앉아서 지민일 빤히 쳐다보는 거. 마치 할 게 있으면 시켜만 달라는 그런 눈으로.
- 저기 고, 고마워요. 내가 해도 되는데...
아니요. 주신 음식도 잘 먹었습니다.
아, 네...어, 그러니까 그러고보니 이름을 안 물어봤네요. 이름이 뭐예요?
전정국입니다.
아, 전정국...
네.
음...
......
......
- 숨막히는 정적이 계속 될 쯤에 입만 계속 가만 두질 못하던 지민이가 주스를 준다며 벌떡 일어선 바람에 정국이도 말린 답시고 같이 일어남. 그러면서 책상 모서리를 감싸쥐고 일어났는데 순간 찡그리는 얼굴에 의아한 지민이가 정국이가 손을 보더니 같이 얼굴을 찌푸림.
- 어, 거기...! 지민이가 말을 채 잇기도 전에 아린 손을 내다보니 정국이 검지 손가락에 핏방울이 맺힌 거. 정국이는 빤히 그걸 보고만 있고 지민이만 급함. 휴지 뽑아서 정국이 손 냅다 가져와서는 손가락 휴지로 조심스럽게 누르는 지민이.
- 으, 어떡해. 이거 피가 생각보다 많이 나네요.
괜찮습니다.
괜찮기는, 그거 나도 찔려봐서 알아요 시큰시큰하니 아프던데.
정말입니다.
아이구, 정말이어도 지혈은 해야죠. 이 것도 흉지면 어떡하지... 그, 책상이 사실 재활용하는 거라 내가 그냥 어설프게 다듬었거든요. 그랬더니 못 하나가 잘 못 됐나봐요. 자꾸 뺸다는게 까먹네...
안 아픕니다.
알겠어요. 금방 끝나니까 잠시만 있어봐요. 그리고 그냥 괜찮아요. 해도 돼요. 굳이 괜찮습니다, 안 아픕니다. 안 그래도 돼요.
...네.
- 약이 이 것 밖에 없어서... 마데카솔을 쭉 짜바르고 후후 불면서 밴드로 조심스럽게 붙이는 지민이. 정국이는 가만히 그걸 보다가 뭔가 이상한 걸 느꼈으면. 그냥 뭔가, 그런 이상한 거. 종알종알 정국이 한테 계속 얘기하면서 밴드 붙이고 씩 웃는 지민이 보면서 그게 한 층 더 이상한 걸 느끼면 좋겠다. 그게 뭔지는 정국이는 모르지만.
사실 정국이는 피가 나도 치료해 줄 필요가 없다. 알아서 낫는다. 피는 일종의 보여지기용.
정국이가 말한 자기이름은 정국이가 지은 이름이다.
정국이가 몸에 상처를 입었을 때 치료해준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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