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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우리 부서에 미친놈이 하나 있는데 001 | 인스티즈

 

 

  검은 머리, 검은 눈, 그리고 검은 수트. 뽀얀 얼굴을 제외하고는 온통 다 검은 사람. 내가 기억하는 전정국은 그러했다.

앙다문 입술은 붉은 빛이었는데, 번들거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말라있지도 않았다. 적당히 매끈했다.

아, 다른 의미가 있어 입술을 쳐다본 건 아니었다. 머리부터 훑어 내려가는 도중에 입술이 눈에 밟혔을 뿐.

 

  입술에서 눈이 멈출 수밖에 없었던 건, 그의 눈이 나를 향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를 쳐다보는 나를 의식했던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나를 보고 있던 건지 모르게 그의 눈은 나를 보고 있었다.

조금씩, 조금씩 큰 파동으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당시의 내 감정은 설렘, 두려움, 불안, 수치심 중 하나 혹은 그것들의 합이었다.

 

 

 

"전정국입니다."

 

 

 

  짧은 소개와 함께 그는 내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저의 손을 잡아달라는 무언의 눈빛과 함께였다.

자동적으로 내 손은 그의 손을 잡았지만, 머릿속엔 왜 이 손을 내가 잡은 것인가 하는 물음이 생겨났다.

잡아줄 필요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잡지 않을 것까지야 없었다. 굳이 답을 하자면 그랬다. 답이라는 게 영 변명 같지만.

그는 웃었다. 나도 웃었던 것 같다. 왜 웃었던 것 '같냐'면, 잘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때 내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그 후로도 몇 번 그랬다. 그와 함께 있을 때에 내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곧잘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왜 그랬냐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의 모든 신경은 내가 아닌 그를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를 좋아해서가 아니었다. 그가 어떤 의미로 나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지를 해석하기 위해서였다.

그래, 그의 모든 행동은 그렇게 두 번째의 해석을 요구했다.

 

 

 

-

 

 

 

  그와 둘이 엘리베이터를 탔던 건 우연히 출근 시간이 겹쳐서였다.

보통은 45분에 오는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핸드백에 넣어둔 블러셔가 보이지 않아 그걸 찾다가 50분에 오는 지하철을 탔다.

내가 사무실에 들어서는 시간은 항상 8시 42분 또는 43분이었다. 전정국이 사무실에 들어서는 시간은 그로부터 5분쯤 후였다.

그러니 그 날에는 같은 엘리베이터를 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주 공교롭게도, 말이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빌딩 문을 열고 들어서서 엘리베이터 앞에 섰고, 전정국은 나보다 1분 또는 2분 정도 먼저 온 것 같았다.

전정국은 나를 향해 빙긋 웃으며 안녕하세요, 라고 말했다. 나도 그를 향해 고개를 한 번 숙였다. 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착하였다.

전정국과 나 뒤로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고, 그와 나는 먼저 온 만큼이나 엘리베이터의 안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9시가 가까워질수록 엘리베이터가 붐비는 건 당연한 일. 9시를 10분 정도 남겨둔 시간부터 엘리베이터는 점점 많은 수의 사람을 싣기 시작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들이닥쳤던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들이닥치는 것 만큼 나와 전정국은 더욱 더 구석으로 몰렸고,

 

 

 

"으으..... 잠시만요,"

 

 

 

  결국에 엘리베이터는 출발했다. 나는 구석에 바짝, 아주 바짝 몰린 채로.

낑겨서 힘든 것도 힘들었는데, 바로 옆에 어떠한 틈도 없는 채로 전정국이 서있다는 게 나를 더 힘들게 했다.

민망하기 그지없는 자세였다. 나는 구석에 바짝 몰린 채로 등을 지고 섰고, 전정국은 제 온 몸을 이용해 사람들로부터 나를 막는 모습이었다.

본인도 그러려고 그랬던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그리되었다. 나는 숨도 못쉴 만큼 꽉 눌려있었다. 점점 답답함이 더해졌다.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사람들이 죄다 빠져 나가고 나와 전정국만이 엘리베이터에 남아 있었다.

마케팅팀이 위치해 있는 곳은 제일 꼭대기인 17층. 전정국과 내가 일하는 마케팅 2팀은 17층에서 내려서도 오른쪽 방향이다.

 

  사무실로 이동하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엘리베이터 숫자판 앞에 섰다. 전정국은 내 뒤로 세 걸음 정도 먼 곳에 서있었다.

엘리베이터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을 깬 건 전정국이었다.

 

 

 

"블러셔 안 했네요, 오늘은."

"....."

"발그레한 거, 귀여운데."

 

 

 

  당황스러웠다. 많은 감정이 교차했지만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당황스러움'이었다.

그런 말이 나올 거라곤 예상도 못했고, 그런 말이 전정국의 입에서 나올 거라고도 생각지 못했다.

당황스러워서 아무 말도 못했다. 아무 말도 못한 채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그날따라 엘리베이터가 늦게 올라가는 것 같았다.

흐르는 1분이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결국 나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꼭 나를 추행한 사람으로부터 도망치듯 걸은 것 같다. 걷는다고 하기에도, 뛴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중간의 속도였다.

구두를 신은 나는 그리 빨리 뛸 수 없었고, 전정국은 차분히 본연의 걸음으로 내 뒤를 따를 뿐이었다.

굳이 내 뒤를 따른 건 아니었다. 단지 방향이 나와 같기 때문에 내 뒤를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전정국은 저로부터 도망치듯 걷는 나를 붙잡지 않았다. 나 또한 그를 향해 어떠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와의 해프닝은 거기서 끝인 줄 알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달리 어떠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내가 무시하고 넘기면 되겠거니, 생각했건만...

 

 

 

-

 

 

 

  최부장님이 사라졌던 건 나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예전보다 직장 내 여성 인권이 신장되고, 직장 내 성폭행과 성추행이 많이 줄어들었다고들 해도,

그래도 꼭 최부장 같이 여직원들을 알량하게 괴롭히는 놈들은 한둘씩 있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워낙에 능력이 좋아 그의 성추행스러운 행각들은 약간의 잡소리 또는 가십에 불과했고, 그게 공론화되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피해를 봤던 몇몇의(나를 포함한) 여직원들이 그것을 공론화시킬 만큼 용감하지도 않았고, 공론화시킬 만큼 증거가 풍부한 것도 아니었다.

어쨌거나 증거가 풍부하지 않으면 고발을 할 수가 없는 법. 게다가 고발은 곧 사직이었다. 좋은 자리 꿰차고 들어서기도 힘든데 그걸 제 발로 차는 건 바보같은 짓이었다.

한 마디로 그냥 참고 다녔던 거다. 힘도 없었고, 그걸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을 만한 대단한 용기도 없었다.

 

  그러니 최부장이 제 발로 사라진 건 그에게 조금이나마 피해를 봤던 사람이라면 모두 환영하는 일이었다.

잘만 다니던 사람이, 오히려 그 잘 다니는 것 때문에 더 얄미웠던 사람이 그렇게 갑자기 관둔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긴 했다.

최부장의 행각은 매 회식 때 또는 워크샵 등에서 꽃을 피웠는데, 불과 지난 주에 있던 워크샵만 해도 그렇게 잘 다녀왔던 사람이 갑자기 사직서를 내고 퇴사 처리가 되었다는 건,

분명, 분명 뭔가가.. 꺼림칙하긴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당했던 사람들은 반가워했고, 그러지 않았던 사람들은 아쉬워만 했다.

그러나 반가워하든 아쉬워하든 그 일을 가지고 계속 궁금해 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로지 나만 궁금해 했다.

나는 그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점이 많은 일인데, 그걸 왜 아무도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건지...

그렇게 최부장의 사직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갔다. 나는 그 뒤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계속 궁금했다.

왜냐하면, 내 기준으로 보았을 때, 우리 부서 내에서 최부장으로부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나였기 때문이다.

 

 

 

  워낙 낯을 가리는 성격 때문에 사내에서 친한 사람이라곤 인사팀의 김팀장이나 그나마 우리 부서에서는 입사 동기인 민대리 정도였다.

김팀장이야 같은 과 직속 선배니 워낙 나를 잘 챙겨주어 친할 수밖에 없었고, 민대리는 입사 동기 중 유일하게 2팀에 배정되어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는 사이였다.

민대리한테는 혹여나 바깥에 이야기가 새나갈까 해서 최부장의 행각에 대해 말한 적은 없었다.

김팀장은 알고 있었다. 내가 어떤 일을 겪었고, 그 일로 인해 어떤 감정을 느꼈으며, 그래서 어떻게 대처를 했는지에 대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팀장이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부서 자체는 인사부였지만 그는 복지팀 소속이었다. 누군가를 직접적으로 자르고 뽑고, 할 수는 없는 위치란 거다.

 

  그러면 나 말고 또 비슷한 일을 당했던 여직원이 찌른 걸까. 하지만 그러기에는 회사가 지나치게 조용했다.

회사라는 게 아무리 커도, 사람에 관련한 말은 부풀고 부풀어 여러 사람의 귀에 들어가게 되는 법. 이렇게 조용할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누구의 소행일까. 누군가의 소행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그렇게 잘나가던 최부장이 제 스스로 사직서를 낼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상하단 말이에요."

".....희한한 일이긴 한데,"

"선배도 그렇게 생각하죠? 수상한 건 분명해요."

"그래도, 지금 당장에야 알 수 있는 건 없어. 무슨 일이 있었다면 언젠가는 말이 나오겠지."

"선배는 진짜 아니죠? 선배가 이야기한 거 아니었죠?"

"얘는... 그런 힘도 없다, 나는. 찌르긴 뭘 증거가 있어야 찌르지."

 

 

 

  김석진, 그러니까 김팀장은 확실히 아니었다. 하여간 신기한 일이었다.

나를 괴롭히던 사람이 내가 특별한 손을 쓴 적도 없는데 없어졌다, 라......

분명 좋은 일이긴 한데 어딘가 모르게 시원치 않은 부분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계속 뭔가를 알아내려고 애썼다.

그런데 결국 미궁으로 빠졌지, 뭐. 관련해서 무슨 정보를 알아내거나 할 수는 없었다. 그런 재주도, 기회도 없었다.

들리는 이야기도, 전혀 없었고.... 그렇게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렇게 최부장의 일이 기억 속에서 지워질 즈음,

또 하나의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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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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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168
즌증국이에요!!!! 기이한일이 뭘까.....궁금 ㅜㅜㅜㅜㅜ 핳 정국이 들이대는거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므흣) 궁금해요ㅠㅠㅠ다음내용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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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비비빅]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점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ㅠㅜㅠㅜ정국이도 궁금해지고...잘 보고 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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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147
[뀩]으로 암호닉신청이요!!! 다음화기대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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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진짜 기이하네 확실히 정국이가 관련되어 있는 건 확실한데 뭘까 또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ㅠㅠㅠ 궁금해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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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비림]으로 암호닉 신청해요 ㅎㅎㅎ 로맨스릴러 좋습니당 ㅎㅎ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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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정국이인건가... 흐음 암튼 블러셔 그거.. 너무좋네여ㅠㅠㅠㅠ 귀엽다니ㅜㅠㅠㅠ 아주 불타는 고구마가 될때까지 바르고 가겠어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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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1화 보고 0화 보고왓어요ㅠㅠㅠ [골드빈] ㅇ으로 신청할게요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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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 넘나재밌는것.. 얼른다음편으로 찾아와주세요! [두부]로 암호닉신청하고 갈께요'ㅅ'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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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용용이에요!!
정국이 블러셔 얘기할때 좀 놀랐어요!! 어떻게 그렇게 잘알지...? 그리고 정국이 막 아빠가 회장님이고 막 이런거에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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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작가님!! "열원소"에오 ㅎㅎ 정국이....! 막 아버지가 높은..?사람인그런건가요?!!!! 크윽... 그런게 아니라면 최팀장..? 그사람이 짤릴 이유가 없는것같아오 ㅎㅎㅎㅎ 아잉 다음편 너무 궁금한girl...☆ 재밌게 잘읽고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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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오월]로 암호닉 신청할게요!!브금이 심상치 않아요..뭔가 읽으면서 김팀장은 석진이겠고 민대리는 윤기겠구낰ㅋㅋㅋㅋㅋ이러면서 읽었어요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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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콩콩❤️]으로 암호닉신청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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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헐 화양연화예요 분위기 좋네요 김석진 팀장이라니..!(설레 죽음) 오늘도 잘 봤ㅅ습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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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50.79
[규수]로 암호닉 신청할게용 브금듣고 너무 놀랐네욬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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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헐 작가님 지금 봤어요 왜 저번에 보고 암호닉 신청을 안 했을까요 ㅠㅜㅜㅜ[성인정국]으로 신청 합니당! 진짜 재밌어요 문체도 진짜 짱이시고 잘 읽고 있습니다 신알신 누르고 갈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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