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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였는지 모르겠어.

정신을 차리고보면 내 눈은 어느새 너를 쫓고 있었고 아이러니 하게도 눈이 마주치면

뭐가 그렇게 겁이 났는지 나는 네 눈을 피했어.

네 눈과 마주친 순간 내 심장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쿵쿵 뛰고 나는 그 낯선 느낌이 나쁘지 않았어.

그리고 난 매일같이 자그마한 기대를 걸었어. 네가 눈을 피한 나를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 주기를..

네가 나라는 존재를 인지해 주기를..

하지만 이런 나에 기대는 언제와 같이 무너졌지.

나는 용기를 내 다시 고개를 들어 널 바라볼 때면, 너는 그 자리에 없거나 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며 즐거운 대화를 나눴어.

그게 너와 나의 벽이라는 걸 알았고 나는 절망할 수 밖에 없었지.

 

그런데도 난 포기하지 못하고 언제나 너를 찾았어.

언젠가 네가 나를 알아주기를 부질없는 희망을 되내었거든.

나는 그렇게 매일같이 용기아닌 용기를 내고 희망아닌 희망을 걸었지만

슬프게도 내 마음을 눈치채기 시작한건 네가 아니고 나의 주변인이었어.

 

 

 

" 너 쟤 알아? 너 요즘 보면 쟤만 쳐다보드라? "

 

" 같은 가운데 다리 달린놈이 그렇게 쳐다보면 오해받아 임마 "

 

" 야, 설마 너 쟤 좋아하냐? 아니지? 징그럽게 "

 

 

 

아직 시작도 못한 나의 사랑은 주변인들로 인해 시련이 닥쳐왔어

어느순간 나는 긴장의 끈을 놓치며 너에게 깊숙이 빠져들게 되었고, 내 주변인들은 차차 그걸 눈치챘지.

나는 무섭기도 했지만 아직도 내 존재를 의식하지 못한 네가 너무나 야속하고 원망스러웠지

그리고 매일같이 고민했어. 여기서 그만둬야하나? 하지만 아직 시작도 못해봤는데.. 도대체 뭘 포기해야 하지?

아니, 왜 나는 포기를 해야하지?

내가 남자이기 때문일까? 아님 이단인 내 존재 그 자체일까..?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자신을 그리고 나의 부모님을.. 그리고 세상을 증오했어.

그렇게 좌절감에 빠지다가 나는 결심을 하게되었지.

마지막으로 네게 한번이라도 다가가보는게 어떨까..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용기를 내면 어떨까.

나는 그렇게 너에게 다가가기로 결심을 했어.

 

 

 

' 괜찮을꺼야.. 괜찮을꺼야.. '

 

 

 

나는 점심시간, 수돗가에서 축구를 하는 널 바라봤어.

그리고 네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수돗가로 오기를 기달렸지.

 

 

 

" 축구도 못하는게 폼 잡긴 "

 

" 야 목소리로 축구하는 니놈보다는 훨 배 낫다 "

 

 

 

너는 다정하게 친구와 땀을 흘리며 천천히 천천히 내게로.. 다가왔어.

네가 한걸음 한걸음 떼는 발걸음은 나의 심장소리를 대변하는 듯했고

내 심장의 울림소리와 너의 발돋음은 이 세상의 전부인양 더없이 내 머리속을 하얗게 만들었어.

너에게 전하고 싶었던, 들려주고 싶었던 수만가지의 정리해뒀던 생각들은 머리속에서 다 엉켜버렸고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땀만 흘리며 네 발만 빤히 바라보았어.

 

너는 그런 날 그냥 지나치며 세수를 했고, 나는 그 자리에 망부석마냥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어.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땐 너는 다시금 나에게 뒷모습을 보이며 내게서 멀어질려고 했지.

나는 순간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거라 직감하고 온 힘을 다해 소리쳤지.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서 나온 똥배짱인지 모르겠다.

 

 

 

" 야!!!! 이찬희 씨발 한판뜨자!!!!!! "

 

 

 

나는 내가 무슨말을 내뱉은지 몰랐어 머리속이 엉켜있어서 상황판단이 안 됐거든.

넌 내 목소리에 뒤를돌아 날 바라보았고, 지금도 네 그 표정은 안 잊혀져.

지금의 넌 아니라고 하지만.. 네 얼굴엔 분명 이렇게 써 있었어.

' 저 병신은 뭐냐 '

 

 

 

" 하.. 너 누구냐? 나 알아? 얼굴이 낯익인 한데.. "

 

 

 

너는 그 말과 동시에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고 날 빤~히 바라봤어.

단 한번도 그렇게 가까이서 널 마주한적이 없던 나는 당황하였고 계집애마냥 얼굴이 빨개졌지.

난 다시금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이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마음속의 울림을 따라 냅다 뛸려고 했어.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절대 머리속에 네 머리통을 박고 토끼라는 건 없던 내용이었어.

근데 난 나도 모르게 있는힘껏 네 머리를 박고 도망쳤고 뒤에서 너의 큰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

너도 그때 눈치챘겠지..? 자랑은 아니지만 나 돌머리야.

 

 

 

" 어쩐지.. 난 사람 머리가 아니라 돌인줄 알았다 그때 "

 

" 그건 에바야 "

 

" 암튼, 그래서 케케묵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가 뭔데? "

 

" 사랑한다고 "

 

 

 

너는 잠시 나의 말에 당황하는 듯 하더니 이내 씩 웃고는 언제나처럼 내 머리를 흐트려 놓는다.

 

 

 

" 아!! 머리 망가진다고!! "

 

" 언제부터 외모 챙겼다고 그러냐? "

 

" 나 여기서 비쥬얼 담당인거 몰라? "

 

" 참나, 비쥬얼 담당은 나고 넌 입술담당이지 "

 

 

 

나는 자칭 비쥬얼 담당이라고 칭하는 녀석의 발을 약하지 않게 퍽 차주곤 도망쳤다.

녀석이 날 있는힘껏 쫓아와 보복하리란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연 내 예상의 한치에 엇나감이 없이 너는 전력질주를 하며 나를 따라온다.

나는 그런 널 쓱 바라보고는 씩 미소를 지은다.

 

 

 

" 올테면 따라와 봐라~ "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내 옆에 있는 너는, 언제나 내 시선 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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