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아"
뒤 돌아 서있는 종인은 백현의 부름에 답이 없었다. 불안한 맘에 백현은 다시한번 종인의 이름을 불렀다. 역시나 종인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백현은 종인을 바라보고 종인은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종인이 드디어 뒤를 뒤돌아 보려는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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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똥백! 일어나- 1번테이블,맥주리필"
깜박 잠이 들어있던 백현을 흔들고는 주방으로 쏙 들어가는 세훈이였다. 짧은 시간 이였음에도 꽤 깊히 잠이 들어있던 백현은 세훈이 깨우는 바람에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애써 뜨고는 비몽사몽 다 채워진 맥주잔을 들고서는 테이블로 걸어갔다. 그리고 다 비워진 잔을 들고는 다시 걸어가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백현의 이름을 불렀지만 잠이 덜 깬 듯, 자신을 불렀다는걸 느끼지 못하였는지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리고 주방에서 나온 세훈은 바삭하게 튀겨진 치킨을 들고나와서는 멍하니 서있는 백현을 끌고 구석진 곳에 있는 테이블쪽으로 데려갔다.
"이모가 너 밥안먹은거 알고 해주셨어"
테이블 위에 놓여진 치킨을 보고는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는 백현이다. 그런 백현을 보고서는 세훈은 치킨 한조각을 들고서는 백현의 손에 쥐어주었다. 너 피곤한건 다 얼굴에 써져있거든,배는 채우고 살아야지 라고 하며. 사실 입맛이 별로 없던 백현은 가게이모와 세훈의 생각에 오물오물 꼭꼭 치킨을 씹어먹었다. 별로 잘 넘겨지지 않는 닭을 꼭꼭 씹어 넘기던 중 백현의 어깨에 누군가가 손을 올리며 백현의 이름을 불렀다. 세훈은 백현의 뒤에 서있는 사람을 보고는 백현에게 누구야? 라고 물어보는듯한 눈으로 백현을 쳐다보았다. 백현은 먹고있는 치킨조각을 입에 앙- 물고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했다. 여기서도 일하는거야? 라고 백현에게 찬열이 말했다. 끄덕끄덕,답을 해주고는 다시 오물오물 먹는 백현이다.
"누구?"
"가은하교(같은학교)"
입에 든게 많은지 발음이 뭉툭해지는 백현이다. 그런 백현을 보고 세훈은 아까는 별로 먹기싫다더니,아주 다 쓸어담겠네 라고 했다. 그러자 백현은 세훈을 째려보았고, 세훈은 아이고,무서워 라고 라며 이야기하라는듯 자리를 피해주었다. 세훈이 가고 백현의 앞에 빈 의자에 털썩 앉는 찬열이다. 찬열의 눈엔 백현은 지금 꾸역꾸역 억지로 밀어넣는듯 했다. 저러다 체하면은 어째 라고 생각한 찬열은 자리에서 일어나 정수기로 가서는 물 한잔을 따라왔다. 먹으라고 하는 찬열의 말을 듣기도 전에 백현은 벌컥벌컥 물을 마셨다.
"먹기 싫은거 억지로 먹으면 속에서 거부한단말이야, 그만먹어"
그리고는 아직 많이 남겨진 치킨이 담겨진 접시를 옆테이블에 밀고는 백현에게 물 또 떠올까? 라고 말하는 찬열이다. 하지만 백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옆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다시 치킨을 먹기시작한다. 그런 백현을 보고는 찬열도 역시 옆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백현에게 한마디 하려했으나 백현의 목소리에 멈추는 찬열이였다.
"먹어야 일할꺼아니야, 상관쓰지마"
*
"우욱-"
자꾸 헛구역질을 하던 백현은 입을 막고는 화장실로 달려가서는 다 토해내버렸다. 한시간전 부터 백현은 얼굴이 창백해서는 속이 답답한듯 가슴을 주먹으로 퍽퍽 치고있었다. 세훈은 백현에게 괜찮냐며 물어보았고 백현은 애써 웃으며 괜찮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근처에 약국도 없고 뭐라도 해주지 못해 미안해 하던 세훈이다. 그리고는 등 이라도 토닥여 주고 싶어 화장실로 들어가는 세훈이다.
"친구 말이 맞았네, 억지로 먹지 말지"
"으..배는 채우고 살라는 사람이 누군데..우욱"
"그래, 다 내 잘못이다"
등을 토닥여주다 따뜻한 손길로 등을 쓰다듬어도 주는 세훈이다. 속을 개워낸 백현은 갑자기 울컥해진 맘에 눈물이 났다. 예전에 종인이 해주던 밥을 먹고 맛있다며 급하게 먹은적이 있었다. 그때는 급하게 먹은 탓에 체해서는 토해낸적이 있었다. 종인은 백현의 옆에 앉아서는 세훈처럼 등을 토닥이다가 쓰다듬어 주기도 했었다. 종인의 생각에 눈물이 났던 백현이다. 요근래 찬열과 만나서 종인을 잊고 살았다.
너를 못잊을줄 알았던 내가 너를 한순간 잊고 살고있다.
백현은 그자리에서 한 몇분간 멍하니 앉아있었다.
*
"먹어야 일할꺼아니야, 상관쓰지마"
계속 백현의 말이 귀에 거슬렸던 찬열이다. 집에 도착해 침대에 누워있어도 오물오물 귀엽게 움직이던 입에서 상관쓰지 말라는 꽤 차가운 말이 나왔다.
항상 챙겨주고 싶은 마음을 알고 있을까? 언제쯤 나를 향해 웃어주게될지..
그리고는 책상에 올려져있는 지갑을 가져와서는 사진한장을 꺼냈다. 백현에게 보여줬던 백현의 사진이였다. 사진 속 백현과 같이 찬열도 이빨을 보이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라도하면 백현과 같아질까봐.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의 서랍을 열어 다른 찢어진 사진을 꺼내 백현이 있는 사진옆에 붙여보는 찬열이다.
"오랜만이야, 형"
그 반쪽 사진에 있던 얼굴은 종인이였다. 백현과 종인은 서로 웃고있었다. 아주 환하게.
*
"1650원이요"
오후 2시, 백현은 오늘도 편의점에서 알바 중이였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별로 춥지 않았던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했다. 아니, 백현이 추위를 잘 탄다고 하는게 옳다고 할수있었다. 그래서 백현은 찬열이 건네준 가디건을 계속 입고 다녔다. 처음 입었을땐, 찬열의 냄새가 옷에서 베어났지만 점점 백현이 입고다니니 찬열의 냄새 라고는 맡을 수 없었다. 꼬르륵- 최신유행하는 가요들이 편의점안에서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작은 소리탓인지 백현의 뱃속에서는 꼬르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요 앞인데 잠시 나가도 되겠지 라고 생각한 백현은 주머니에 있는 3000원을 꺼내 들고는 편의점을 나섰지만 찬열의 방문에 우뚝 자리에 멈춰서버렸다.
"어디가?"
"배고파서"
"일하다 어디갈려고"
"요 앞인데 뭘.."
찬열은 백현의 손에 쥐어진 3000원을 보고서는 읏차 라고 소리내며 백현을 안아들고서 계산대 위에 앉혀놓는다.
"기다려, 내가 사올게"
"됬어- 내가 갈래"
"먹고 싶은거 있어? 말해 다 사줄게"
"...."
"아무거나 사온다?"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인 백현을 보고서는 백현의 머리를 흐트려 놓고는 편의점을 나섰다. 백현은 뛰어달려가는 찬열의 뒷모습이 사라질때까지 바라보았다.
"많이 먹어, 꼭꼭 씹어먹고-"
분식을 사온 찬열은 백현의 먹는 모습을 바라보다 일어서서 음료수가 진열되어있는 곳으로 가서는 마실것을 하나 집어왔다.
"너..! 그거 먹으면 안돼!"
"누가 그냥 먹는데..? 나도 양심은 있어"
그리고는 직접 자신이 계산대로 가서 바코드를 찍어 돈을 내는 찬열이였다.
"먹어-"
마실걸 내민 찬열의 손이 민망하게 라도 할듯, 백현은 입에 떡볶이 하나를 집어넣고는 오물오물 씹기 바빴다. 찬열은 뚜껑을 따서는 백현의 옆에 내미는 찬열이다. 그제서야 꿀꺽꿀꺽 마시는 백현이다. 그리고는 다시 순대를 집어서 넣고, 바로 떡볶이를 그리고 다시 순대를 마지막으로 튀김 하나를 집어 입어 넣고는 먹기에 바빴다. 터질듯한 백현의 볼을 쿡쿡 찔러보고는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았다. 찬열의 손톱이 볼에 닿음이 느껴져 백현은 용건이 있냐는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는 찬열을 바라보았다. 찬열은 백현을 바라보고는 못생긴 다림쥐 같애 라고 했다. 백현은 바로 인상을 찌푸려서는 찬열을 바라보았다. 찬열은 그모습에 하하 소리를 내며 웃었다.
"백현아"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가 백현의 이름을 불렀고, 젓가락질을 하고있던 백현은 행동을 멈추었다.
"뭐..나쁜 뜻이 있는건 아니고, 아니 오해는 하지말고..그니깐"
혹시나 백현이 거절할까봐 불안한듯 손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는 찬열이였다.
"백현아,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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