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
w. 바나나칩
(빅스 feat.민아 - 그만 버티고)
***
"사랑하는 우리 호석이~ 생일 축하합니다!"
"뭐야~ 고마워, 탄소야.
이거 언제 다 준비했어?"
사귀고 나서 처음 맞는 너의 생일에는 분위기에 취해 쭉쭉 들이키던 알콜로 인해 다 망쳐버린 전적이 있던지라, 이번 생일은 절대 그런 불사상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하에 며칠전부터 준비해왔다.
니가 좋아하던 거리를 거닐며 너를 위한 선물도 고르고, 너를 생각하며 학창시절 친구에게도 해보지않은 정성가득한 손편지도 써보고, 평생 해보지 않았던 베이킹도 시도해봤지만, 너에게 다른의미로 잊지못할 생일을 만들어줄까 바로 포기했다.
무엇보다도 너를 위해 안 입던 원피스도 입고 날 예쁘게 꾸며봤어, 나 어때?
"빨리 소원빌고 초 불어, 다 녹겠다"
응, 알았어.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비는 모습도 어찌나 예쁜지. 호석아 너 사실은 요정이지? 이거이거, 인간한테서 이런 영롱함이 나오기는 힘든데. 내가 어쩌다가 이런 남자를 잡았는지.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에게 축복을 내려주셔서. 영원히 축복옆에 있게 해주소서.
후, 소원을 다 빌었는지 눈을 뜨고선 초를 끄는 우리 요정님이다.
"나 뭐 빌었게?"
"..뭐, 가족의 건강과, ..주변 사람들의 행복?
뭐 빌었는데?"
"비밀-"
뭐야, 그럼 왜 물어본거야. 요정님, 지금 저 하찮은 인간이라고 갖고 노시는거에요? 그래, 오늘은 생일이니까. 그래, 참자.
"너 오늘 왜이렇게 더 예뻐?"
"너 생일이잖아. 내가 너한테 제일 큰 선물이니까, 내가 제일 예뻐야지"
아이고, 그랬어요? 하며 내 두 볼을 잡아오는 너다. 또 애기취급이야 왜.
너와 태어난 해도 같고, 심지어는 내가 살면서 먹어온 끼니가 너보다 많은데 항상 날 애기다루듯 하는 너였다. 내 키가 작은 편도 아니고, 남자들이 입모아 부르는 여리여리한 그런 안아주고 싶은 여자와는 거리가 많이 먼 나인데 왜 자꾸 날 여자로 안 보냐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봐도, 오늘 탄소 많이 더워? 옷이 되게 시원해보이네. 내가 먼저 스킨쉽을 시도해봐도, 오늘 탄소 많이 더운가보다, 내가 따뜻하게 해줄게! 라며 아무것도 모르는척, 아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건지 넌 항상 뒤로 물러났다.
"케잌 먹을까? 커팅식하자, 커팅식!"
그래, 내가 사랑한 남자가 넌데, 천상계에서 내게 내려준 요정인데. 내가 뭘 더 바래. 몸 건강한게 최고지.
..잠깐, 남자로서 우리 호비는 건강한 건가..
몰라, 괜한 생각하지말자 김탄소
"잠시만, 칼 갖다줄게 기다려봐"
케잌 커팅식을 간절히 바라는 나의 요정님을 위해 칼을 대령하고 있었을까.
아..! 갑자기 발 밑에 느껴지는 물컹거림에 그만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였다.
다행히 니가 잡아줘서 크게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넘어지면서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한 내 손이 너를 위한 케잌에 그대로 내려 꽂혀버렸다.
아 씨.. 그거 진짜 맛있는 거라서 예약주문하고 몇날을 기다린 귀한몸인데..
호석이가 날 여자로 안 보는 이유는 내 자신안에 있었나..
어휴, 이런 날까지도 끊임없이 사고를 치는 구나, 나는.
예쁜 데코로 채워져 있던 케이크도 엉망이 되어버리고 지금 내 모습도 엉망이 돼버리고,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다. 이번 생일도 알콜 예약인가..
"..미안해, 이번 생일도 내가 다 망쳐버리네.."
"망치긴 뭘 망쳐, 아까 너가 스스로 말했잖아. 내 제일 큰 선물은 너라며. 오늘 니가 이렇게 예쁜데, 망하긴 무슨. 케이크야 이대로 먹으면 돼. 너 다치는 거 보다 백배는 나아. 아픈데는 없어?"
진짜, 진심으로 너무 미안해서 고개를 들수조차 없다. 나 왜 맨날 이러는 거야. 제대로 하는 거 하나 없어, 바보 김탄소.
"김탄소, 고개 들어봐. 나 진짜 괜찮다니깐? 정말 괜찮아, 진짜로. 내 얼굴 봐바. 화난거 같아보여? 아니잖아, 나 진짜 괜찮다니깐. 손 줘봐, 얼른 씻자. 나중에 찐득해진다."
안돼, 아까워. 이게 어떤 케이크인데. 생크림이 잔뜩 묻은 내 손을 잡아오는 너를 뿌리칠 수는 없기에 그냥 망설임 없이 혀를 내밀어 그대로 크림범벅의 손을 핥았다. 씻어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잖아.
..우와, 맛있긴 하다. 진짜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호석아! 이거 완전 맛있어, 빨리 먹어봐. 안 뭉개진 부분도 있으니까, 기다려봐, 내가 덜어줄게. 잠시만, 손 좀 놔봐. 손을 놓아달라 직접적으로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잡아오는 너의 손에는 더욱 힘이 실린다. 게다가, 많이 화나 보이는듯한 눈빛도. 말은 그렇게해도 너도 사람인지라 역시 케이크에 대한 아쉬움을 감출 순 없는 거겠지. 오늘은 진짜 호석이가 원하는 것들 다 해줘야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진정한 정호석데이로 만들자.
"호석아, 그래도 많이 서운하지..? 미안해.. 대신, 오늘 내가 너한테 완전 풀로, 서비스 해줄게!"
"정말?"
"응, 오늘은 정호석데이야. 내가 너의 지니가 돼줄게, 원하는 건 뭐든 말해, ..대신 실현가능한 범위안에서만"
내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잡고 있던 내 손을 돌려 자신의 입가로 가져가는 정호석이다. 뭐할려고.., 아까 했던 나의 행동을 따라하듯 망설임없이 혀를 내밀어 생크림이 덕지덕지 묻은 나의 손을 핥는 너였다. 아니, 핥기보다는 먹어버릴 기세였나.
손목에 묻은 크림들을 시작으로 손바닥으로, 이제는 손가락을 물어버린다. 젊은 남녀가 단둘이, 그것도 생일날 남자친구 집에서. 이거 위험한 상황 아니야? 호석이랑 만나면서 이 정도 단계의 스킨쉽까지 간 적이 없어서 지금 굉장히 당황스럽다. 사방이 조용한 가운데, 너의 두 입술이 만들어내는 -쪼옥, 이 소리가 너무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 긴장이 되었는지 아까부터 자꾸 침샘에서 활동을 너무 활발하게 한다. 침을 삼켜버리고 싶어도 나의 꿀꺽-,하는 그 소리가 지금의 분위기를 깨버릴까봐. 작년의 알콜 전적과 올해의 케이크 전적이 쌓여있는 나는, 지금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손가락을 마치 깨지기 쉬운 유리막대기마냥 너의 입 속에서 이리저리 굴리다 손끝에 한번 -쪽, 하고는 발그레한 얼굴로 내 얼굴을 잡아오는 너다. 설마, 지금 키스하는 건 아니겠지. 지금 나 침샘 폭발이라고..! 안돼, 분명 지금 키스해버리면 정호석한테 나 영원히 또라이년으로 남아버릴거야..
"..잠깐..만...!"
너 왜 지금 이 분위길 깨버리는거야, 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정호석이다. 미안, 근데 내 입안에 고여있는 이 더러운 액체는 좀 삼켜야 할거같아.
꽤 많이 모여있던 침을 삼키고 있었을까.
"안돼, 너 오늘 내 지니해준다며. 내 지니야, 오늘 나한테 와줘. 내 소원은, 너와 밤새도록 함께 하는거야"
그 말을 끝으로, 넌 내 입술에 부드럽게, 아니, 조금은 거칠게 스며 들었다.
**
요즘 난 그래 너를 의심해
날 진짜 사랑하는 사람 맞는지
좀 가만히 있어줘 깊어질 기회를 줘
좀 겉도는 우리 둘 사이가
-
오늘은 그만 그만, 진도는 여기까지만
우린 서로를 알기 위해 시간이 필요해
너를 사랑하지만 네가 너무 좋지만
사실 조금은 걱정이 돼 우린 너무 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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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네가 좋아 이젠 못 참겠어
오늘을 너와 같이 보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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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스러운 피앙세님들♥
♡ 섭징어 님, 마미 님, 미니미니 님, 민슈팅 님, 정꾸기냥 님, 종이심장 님, 유리꽃 님, 민윤기 님, 뾰로롱♥ 님, 도메인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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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칩입니다!!
이 작가양반이 왜 들고와야되는 정국맘은 안 들고오고 똥글을 싸질렀어!! 하시겠지만..ㅎㅎ
오늘이 바로 무슨날입니까!!
방탄 요정 호비님 탄신일이 아닙니까!!
그래서 한번 써보고 싶었어요..(소심)
오늘이 가기 전에 얼릉..!!
그만 버티고의 가사를 남녀바꿔서 적용해보았습니다..ㅎ
분홍이는 탄소님, 파랑이는 호석이, 검맹이는 제가 약간 개사를 한 호비의 마음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항상 제 글 보러 와주시는 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사랑해요 여러분♥
호비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