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증후근
:납치된 사람에게서 도리어 자신의 마음을 뺏기어 납치한 사람을 사랑하는 증상.
[기성용]
한동안의 정적이 흘렀다. 미안하다고 했던 남자의 사과에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체, 충격에 휩싸인 체 그저 먼곳을 응시했다. 뺨이 아프다기 보단, 서러웠다. 서러웠지만 울 수 없는 내 현실이 불쌍했다. 나는 모르지만 날 알고있는 사람에게 당한 손찌검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남자는 꽉 다물고 있는 입술을 한동안 응시하더니, 그런 행동에 무척 초조한 듯 입술을 잘근 깨물어 다리를 떨었다. 그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씨 욕을 중얼거리더니 밖으로 나가버렸다. 조용한 방안에 쾅- 하고 커다랗게 닫히는 소리만이 울렸다. 나갔다, 나갔어. 그가 나갔다는 것이 와닿자, 온몸에 힘이 쭈욱 빠지는 것 처럼 몸이 축 늘어졌다. 힘없이 눈을 감은체 몸이 바닥으로 쓰러지듯 기댔다. 기다렸다는 듯이 잊고있었던 욱신거리는 아픔이 뺨에서 부터 아릿하게 올라왔다. 아파…
감히 손으로 뺨을 만져볼 생각도 하지 못한체, 바닥에서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듯, 꺼림직하게 들려오는 발목을 감싼 수갑의 쇳소리.
시끄러운 텔레비전 소리. 엄마, 나 좀만 더 잘게. 티비좀 꺼줘. 웅얼거리는 내 말에 작게 웃는 소리와 내 머릴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에, 나는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나 니 엄마 아닌데."
'모든것이 꿈이다.'
장난끼 가득 섞인 목소리에, 올라갔떤 입꼬리가 거짓말처럼 뚝 떨어졌다. 그리고 눈을 번쩍 떴다. 보이는 것은 칭찬해 달라고 하는 강아지의 모습마냥 미소가 가득 걸려 있는 남자의 모습. 부드럽게 휘어진 눈매와 검은 눈동자는… 천천히 남자의 시선을 따라 내 눈동자역시 아래로 내렸다.
"선물. 너 가져."
어느세 거추장스럽게 까지 느껴질정도로 걸쳐진 내 손과 발에 반짝거리는 악세사리들. 그저 사치스럽고, 지나치게 많은 갯수에 눈살이 찌푸려질 지경이였다. 내가 자고있을 동안 해놨었는지 그는 마냥 뿌듯한 얼굴을 보이면서 끔찍하리만치 역겨워보이는 수갑에도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앙증맞은 스티커의 동물들은 환히 웃고있었고, 내 손에 걸쳐진 반지와 팔찌. 난 그것들을 어리둥절 한 표정으로 쳐다보다 그를 쳐다보았다.
"…이걸 왜 나에게 줘요?"
어차피,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방안에만 있어야 할텐데. 아무것도 필요없는데. 비싼 돈 들여가면서 왜? 혹시, 이것들을 사주면 내가 좋아 할거라는 생각에?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헛 웃음이 나올뻔 했지만 그랬다간 또다시 손찌검 당할 까 입술을 꾹 다물었다.
"왜, 그거 비싼건데. 싫어? 더 비싼거 사줄까? 괜찮아, 나 돈 많으니까."
그 순간에, 티비로 커다랗게 소리가 들려왔다.
"네, 기성용 선수, 기성용 선수!! 골, 골, 골, 네!!! 골입니다!!"
내 시선이 자연스럽게 거실에 배치되어있는 텔레비전으로 향했고, 다행스럽게도 텔레비전은 내 시야에 정확히 보였다. 그리고 믿을 수 없게도, 텔레비전 박스로 줌되어 잡혀진 사람의 얼굴은 내 앞의 남자였다. 넉이 나간 사람마냥 입까지 벌린체, 한참동안이나 화면을 쳐다보았고 남자는 그런 내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다 주머니를 뒤적거려 내 머리칼에 머리핀을 찔렀다.
이 것 역시, 너무나도 화려하고 비싸보이기만 했다.
"참, 옷도 사왔어."
나는 무겁기까지 한 손을 들어올려 남자가 찔러준 핀을 만졌다. 박힌 보석들이 울퉁붕퉁 만져졌다. 울퉁불퉁… 내 인생과는 전혀 멀었던 삶이였다.
나는 그가 내민 옷을 쳐다보았다. 옷 마저도 고급스러워보였다. 평소에 돈이 궁해서 사지고 못했던 브랜드의 옷들이 내겐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어서 입어보라고 재촉이는 그의 얼굴이 그만 너무 보기 싫어서. 어제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화가 너무나도 나서, 나는 옷 위로 침을 퉤 뱉었다.
그리고 반지, 팔찌, 모든것들을 빼 바닥으로 던지 듯 내려놓았다.
"다 필요없어요."
"…"
"아무것도 필요없다구요. 내가 이런 비싼 물건 가져오면 좋아할 줄 알았어요?"
될되로 돼라는 식이다. 때리면, 또 맞으면 돼지.
하지만 의외로 남자는 손찌검도, 무섭게 노려보는 것도, 욕을 중얼거리는 것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것도 하지 않은 체, 내가 뱉어놓은 침이 스며들어가고 있는 옷을 내려다 볼 뿐이였다.
"칭찬이라도 내가 해 줄 주 알았어요?"
"…"
"이런 식으로 사람 납치했는데, 누가 이 상황에서 좋아하냐구요!"
나는 버럭 소리를 내지르며 손에 꽉 쥐고 있던 그가 채웠을 팔찌를 남자의 얼굴에 던졌다. 가볍게 남자의 이마를 스치고 간, 팔찌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툭툭- 내 손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남자의 시선이 자연스레 옷에서 떨어지는 핏망울을 쳐다보며 내 손을 꽉 잡았다.
"알겠어. 진짜 미안해."
"…놔요."
"제발, 니몸엔 상처 내지마."
그리고 그의 얼굴이 보였다.
왜 그렇게 울 것 처럼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지. 왜 그렇게 저가 다쳐 아픈것처럼 울상을 짓고 있는지. 어제 그렇게 발목을 흔들어서 피가 날 때엔 그냥 밖으로 나가버렸던 주제에.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남자의 손에 잡혀져 있는 손을 빼, 어제 찢어질대로 찢어져있을 발목을 쳐다보았다.
어?
단단히 붕대가 감겨져 있는 발목과, 다치지 않은 발목에 감겨진 수갑.
"시발, 말 좀 들어!"
어느세 구급상자를 가져왔는지, 남자는 내 손을 거칠게 뺏어가 팔지로 인해 찢어진 손바닥위로 붕대를 휘휘 감았다.
병주고 약주고…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병을 줬어야 했다.
"발목 이제 찢어진거 괜찮지? 손바닥이랑."
어느세 샐 수 없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그는 더이상 나에게 손찌검은 하지 않았다. 잘 된 거라고 해야할지…
나는 그의 말에 아무말도 없이 고갤 끄덕이며 붕대 풀자며 내게 손을 내미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손을 잡은 그는 한 번 장난스럽게 꽉 쥐고선 손바닥 위로 입술을 묻었다. 그리고 날 바라보는 그의 눈빛.
언제부터 였을까.
말도 안되게 뛰는 심장을 억지로 부정에 부정을 하다가 끝끝내 받아들였던 것은.
"오늘은 오믈렛인데, 괜찮지?"
그의 스킨쉽 하나하나에 이렇게 설렛던 것에 나 스스로 치욕스럽게 느끼며 나를 욕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잘 해주는 그의 행동에, 독하게 마음먹으며 그를 원망하고, 그를 죽이겠다는 모든 생각들이 와르르 무너지며 나는 더이상…
그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
붕대를 모두 푸르고 그는 내게 숟가락을 쥐어주고 내 앞에 오믈렛을 좌탁위에 올려놓고 내밀었다. 그리고 그는 자연스럽게 내 앞에 앉아 같이 식사를 했다.
이제 이 모든것이 자연스러워져 버렸다. 이 집도, 이 발목에 채워진 수갑도, 소소하게 나에게 농담을 건네는 그의 말투도,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의 얼굴도, 작은 스텐드도, 커다란 텔레비전도, 이젠 내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스며든 공간과 일부가 되어버렸다.
"… 시간 되게 많이 흘렀다."
벌써 오믈렛을 다 먹었는지 그는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나와 눈을 마주했다. 어쩐지 그의 눈동자는 슬퍼보였다. 하지만, 나는 언제까지고 그에게 무심한 눈을 건네야 했다. 그렇지만서도 빠르게 뛰는 심장은 그의 표정처럼 슬퍼하고 있었다.
"세 달이나 지났어."
벌써… 그렇게나 지났구나. 나는 그의 말에 자연스럽게 무시하며 밥을 씹어 목으로 넘겼다. 그에게 반응했던 그 순간부터, 그와 단 한마디도 섞으려하지 않았다.
그를 사랑해선 안된다고 계속해서 세뇌시켰다.
그는 그런 내 표정에 더더욱 슬픈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가 서랍을 열었다.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것 처럼 코가 싸- 하게 매워왔다. 그의 그런 표정은 처음보는 거라 적응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 그 대신 울어버릴 듯 눈물이 글썽거렸지만, 재빨리 눈물을 닦아내었다.
그리고 그는 몸을 돌리며 내 앞에서 무언가를 흔들었다.
반짝반짝, 은으로 빛나는 열쇠를 보자,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두려운 감정이 밀려왔다.
"괴롭고, 존나 힘들었지?"
그는 아쉬운 듯 말하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열쇠고리를 빙글빙글 손가락으로 돌리며 내게 다가왔다. 목구멍으로 누군가가 꾹꾹 누르는 것 처럼 막혀왔다.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 이제 휴가시간 끝났거든?"
완전히 내 앞으로 온 그는 내 발목 앞에 쭈그려 앉아 족쇄같이 나를 꽁꽁 묶어두었던 열쇠구멍에 열쇠를 끼어넣었다. 아무리 찾으려해도 없었던 열쇠는 그런 어이없고 쉬운곳에 있었다. 그리고 이 족쇄는 드디어 세 달 만에 달칵- 하고 풀렸다.
"…잘가."
그의 떨리는 목소리에 고갤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분주히 움직였다.
"이 옷도, 이 반지랑, 팔찌도 다 가져가. 내 선물이니까. 잃어먹지 말고 다 가져가서 나 잊지마."
나는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풀려진 수갑과 내 발목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번 발을 딛고 일어서 보았다. 주춤, 몸이 흔들렸지만, 온몸으로 지탱해서 완전히 섰다. 그리고 그는 작은 쇼핑백을 나에게 내밀었다. 그가 내게 구애하며 사 온, 옷들과 악세사리들.
"…어디 가요?"
쇼핑백을 받지 않은 체로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울 것 같은 얼굴을 하며 눈썹을 찡그린 체, 어…… 오랜만에 목소리 들으니까 좋다. 하고 말끝을 흐릴 뿐이다.
"이렇게 사람 망쳐놓고."
눈물이 새어나왔다.
알아, 알아, 알아, 안다고.
"이제 필요없어요, 나?"
"…"
"나 이제 잘 가지고 놀았으니까 보내주는 거에요?"
서러웠다.
그렇게 세 달동안 나 아니면 죽을 듯 애정을 갈구해대던 남자가 이젠 놓아주고 잘가라고 손을 흔든다고? 머리가 복잡하고 어지러웠다. 토 할 듯이 속이 거북했고, 나는 엉엉 울었다. 그런 그는 나를 당황스럽다는 듯이 쳐다보았고, 눈물을 닦아주려고 손을 뻗었지만 나는 거부했다.
"왜 잘해줬어요. 왜요?"
"…"
"어디가는데요. 해외로 가요? 아아- 이제 나는 가지고 놀 거 다 놀았으니까 내가 경찰한테 신고해버리기 전에 해외로 가시겠다?"
"…"
"진짜 너무하네… 억울하고…"
결국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커다랗게 울음을 터뜨렸다. 한동안 쓰지 못한 다리가 지탱하지 못하고 바닥으로 고꾸라졌고, 그는 날 안았다.
"가지마요."
그의 옷깃을 꽉 쥐었다.
"가지마요. 가지마요."
세 달동안 물들여졌던 이 공간에서 벗어나는게 이젠 그것이 제일 두려웠다.
"가지마요, 나 두고 이렇게 가버리지 마요, 제발."
이 곳에서 벗어나면 보지 못할 그의 얼굴과, 그의 스킨쉽과, 가끔은 부끄럽다는 듯이 쳐다보는 그의 시선과, 내 얼굴에 넉을 잃고 쳐다보던 표정들을 볼 수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작은 스텐드도, 좌탁도, 귀여운 숟가락도, 작은 알람시계도, 비밀번호를 풀면 귀엽게 울리던 잠금해제 울림 소리도.
두려웠다.
이젠 이 방 밖의 세상이.
"가지마요…"
어느세 나도 모르게 그를 사랑해 버린 걸까.
처음 그때의 그 두려움을 살려내어 그를 원망하려 해보았지만, 더이상 그게 되질 않고 그의 부드러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시작했던 걸까.
어느세 그의 스킴쉽조차 설레던 내가 되었을까.
어느세 그가 없는 곳에선 혼자 있을 수 없게 되어버린 걸까.
어느세…
[홍정호]
"여전히 난 존나 멋있지?"
그는 내 무릎에 얼굴을 비비며 몇번씩이나 보고있는 녹화한 축구 중계방송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내가 너무나도 사랑했었던 때를 그는 생각해내라며 하루에도 몇번씩 보는 방송에 머리가 텅텅 빌 지경이였다. 하지만, 그는 그 순간 추억들을 기억하며 그것만으로 행복해 했다.
"홍정호 슛!!! 골 입니다!"
이젠 어느 타이밍에 어느 해설들의 말들이 나올지 다 외웠고, 그는 그렇지! 하면서 내 허벅지에 얼굴을 묻고있던 걸 들어올리며 나에게 봤어? 봤어? 라며 내 어깰 흔든다. 하지만 그는 내 멍한 표정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날 와락 껴안았다.
"저때, 니가 이렇게 나 껴안아 줬어."
그의 추억에 젖은 목소리에, 나는 잠시 커졌던 시선은 다시금 그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창문으로 옮겨갔다.
"그때, 진짜 매일매일 골 넣어야지 싶엇는데."
지금은 이렇게 내가 먼저 안아야 되고…
그는 씁쓸히 말하며 내 품에서 빠져나와 다시금 힘없이 내 허벅지에 얼굴을 묻었다. 그런 그의 머리칼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가 씨익 웃어주며 나와 눈을 맞춘다.
"다시한번 니가 먼저 안아주면 좋을텐데."
그런 그의 말에 나는 고갤 돌리며 또다시 도망가고픈 현관문을 쳐다보았다. 이번엔, 굳이 그는 보지말라고 말리지 않았고, 자해한 손목을 꾹 누르지도 않았다. 그래, 이렇게 그는 나에게 지쳐갔으면 좋겠다. 그의 집착은 이렇게 시들어갔으면 했다. 벌써 그에게 납치된 지가… 아… 언제였지…
이젠 아무것도 생각나질 않는다…
어느때와 같이 같은 시각에 울리는 알람소리에 자연스럽게 눈을 떳다. 손을 들어올려 알람을 끄고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자 막 샤워실에서 나오며 날 보며 웃는 얼굴.
그에게 한 번 묻고 싶었다.
생기 없는 날 보며 그렇게 웃음이 나오냐고.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뻔히, 이쁘니까. 라고 대답할게 뻔하기에, 또 한 말을 섞고싶지 않았기에 그저 외면으로 말았다. 그의 향기는 언제나 좋았다.
"기다려봐, 세수 시켜줄게."
그는 다시금 샤워실로 가 충분히 적신 수건을 가져와 내 얼굴을 닦아주었다. 일상이다 이젠 이 모든것도. 아침에 일어나 샤워실로 나오는 그의 웃는 모습도 일상이고, 그런 날 바라보고 수건으로 세수시켜주는 것도 일상이고, 이 모든것이 지겨울 정도로 일상이 되어버렸다.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의 사랑과, 그의 애정과, 그의 스킨쉽을 받는 것 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그가 축구연습하러 나가고 들어오는걸 쳐다보다가 밥을먹고 잠든다.
"오늘은 무슨 날이게?"
그는 정성스럽게 내 얼굴을 닦아주며 물었다. 그의 말에 나는 헛 웃음을 치며 감았던 눈을 떠 그를 쳐다보았다. 오늘이 몇일인지 알아야 무슨 날인지 알지. 심지어, 몇달인지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그는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다가
"역시, 아무것도 몰라, 넌."
갸륵하게 여기듯이 그는 내 입에 한번 입을 맞추고서 한번 씨익 웃어준다. 이런 이 모습… 넌 나에게 질리지도 않는 걸까.
"나 왔어!"
축구 연습을 끝내고 온 터인지, 그는 벌컥 현관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왔고, 차가운 기운이 방 안으로 스며들어왔다. 아… 벌써 여름은 지나갔구나. 어렴풋이 생각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잔뜩 무엇인가 사왔는지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음식재료인가 싶었지만, 얼마전에 사온걸 가까스로 기억해 내며 의아해 했지만 그것도 결국엔 그냥 그러는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러다가 부엌에 내려놓는 소리가 들리고 내쪽으로 오는 그의 발걸음 소리.
당장 냉장고에 안넣으면 상할텐데… 무의식적으로 그가 무엇이든지 귀찮아 한다는 그의 말이 생각났다. 왜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그의 즐거운 듯한 발걸음 소리가 내 앞으로 맘추고, 새까만것이 내 시야를 덮었다. 순식간에, 덜컥 겁이 나 내 눈을 가린 것을 잡아 빼내며, 몸을 돌려 울 것 같은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오히려 의아하다는 듯이 날 쳐다보는 그의 얼굴.
"뭐 하는 거야?"
이젠 죽일 셈이야?
그런 내 말에 살짝 굳어진 그의 얼굴. 하지만 그는 겨우 입꼬리를 올리며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두려웠다. 그의 성격은 불같았고, 아무리 나에게 사랑한다 어쩐다 했지만 죽일 거 같았다. 그는 실현 가능한 사람이니까.
마음만 먹으면 뭐든 다 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는 끝까지 나를 안심시켜주며 결국 또다시 새까맣게 내 시야를 덮었다. 그리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맹인이 된 듯, 깜깜한 어둠속에서 째깍 거리는 초심을 세면서 몇시간, 많이 기다렸지? 하는 그의 숨 가쁜 소리와 함께, 벌써 날이 어두워진 깜깜한 방 안.
"자, 이제 일어나."
그는 내 손을 잡아 일어서게 했고, 내 몸을 저쪽으로 돌리게 했다.
그러자 눈앞에 보이는 반짝이는 촛불들과 천장에 매달려있는 풍선들. 그리고 한쪽 구석에 보이는 와인과, 케이크. 나는 멍한 얼굴로 이 풍경을 쳐다보았다. 흔들리는 촛불과, 음영이 나타나는 방 안과, 그의 얼굴.
그는 아무반응 없는 내 얼굴을 쳐다보며 무안한 듯 뒷 머리를 긁적였다.
"아, 이런거 처음해봐서…"
"…"
"우리 오늘 1000일이야."
활짝 웃는 그의 모습에 그는 날 가까운 하트 촛불 안으로 이끌었고, 난 가만히 그의 손길에 따라서 움직였다.
벌써 1000일이나 지났구나. 2년… 벌써…
"내가 진짜, 존나 열심히 애들한테 물어봐서, 골랐는데 별로야?"
위태롭게 흔들리는 촛불.
마치 우리와 같이 금방 누군가의 힘이 들어간다면 꺼져버릴 약한 불꽃.
그 불꽃위에서 너는 나를 붙들고 넘실넘실 춤을 춘다. 마치, 약한걸 티내지 않으려는 듯 최대한 기쁜척을 하며 흔들리는 걸 감추어내듯이 춤을 춘다.
"아, 진짜… 그래, 우리 1000일이니까, 내가 거하게 소원하나 들어준다."
그는 마치 1억이라도 달라면 줄 기세로 그렇게 기세등등하게 웃었고, 나는 그제서야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넌 어느세 그렇게 야위었니.
억지로 웃어보이는 듯한 얼굴에 눈 밑에 자리잡은 다크서클. 너도 힘들잖아.
나 같은거 잡아놔봤자, 너만 힘들잖아. 아무리 이렇게 잘해줘봐도 너만 힘들잖아.
천천히 손을 들어올려 그의 움푹 패인 뺨에 손을 대었다. 납치 된 이후로 처음 내가 먼저 내미는 손길에 그는 커다랗게 눈을 떳다. 그리고 기뻐하는 얼굴. 아까전에 무안함은 모두 잊었는지 행복한 미소가 자리잡는다.
넌 왜 나에게 그렇게 집착했을까.
"…나 좀 죽여주라…"
이젠 너무 힘들어서 못견디겠어.
그의 웃음이 싹- 사라졌다. 그리고 위태롭게 흔들리던 촛불은 일말의 숨 한번에 훅- 꺼졌다.
"못 살겠어… 나, 더이상은…"
숨이 가빠지면서 눈물을 쏟아내었다. 그런 그는 날 가만히 내려다 보았고,
"그것보다, 날 죽이고 싶지?"
아무말도 하지 못한 체, 엉엉 울었다. 그래, 그를 죽을만큼 원망하며, 죽이고 싶은 충동도 백번, 천번은 많았다. 하루에도 몇번씩 그를 올려다보며 죽으라고 교통사고나 나서 죽어버리고 한 적도 많았다. 그는 한참동안 우는 내 모습을 바라보다가 부엌쪽으로 걸어가더니 몇분 안되서 다시 내 앞으로 돌아왔다.
"자."
반짝반짝, 주황빛으로 물드는 날카로운 칼날이 보였다.
"나는 너 못죽이겠으니까… 니가 죽여. 나 죽이고 싶어했잖아. 나 오늘 소원 다 들어준다니까?"
그는 억지로 내게 칼을 쥐어주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왜 망설여?
나 스스로 물었다. 고갤 들어올려 그를 쳐다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게 미소만 보였던 그의 얼굴엔 씁쓸한 미소가 자리잡았다.
저 얼굴은 너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악마였어.
나 스스로는 그렇게 말했다.
"못하겠어?"
그는 칼을쥐고 있는 내 손 위로 저 손을 포개었다.
푹-
살을 꿰뚫는 끔찍한 충격.
언제나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보여주었던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니야…"
"…시발, 아 시발, 아프다."
아니야
이게 아니였어. 끔찍한 느낌에 손을 칼에 손을 떼었다.
이건 내 소원이 아니야.
"…존나 바보같은데…"
나지막히 내 이름을 불러주는 다정한 목소리에 나는 엉엉 울면서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자 촛불이 엎어지고, 작고 조그마했던 촛불은 커다랗게 커진다.
"나도 소원 들어 줬으니까…, 너도 소원 들어…주라…"
툭툭- 묽은 피가 떨어진다. 내 손을 꽉 잡은 체로 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사랑한다고…… 한번만…"
"여기서, 우선 나가자. 불, 불 나, 나가자, 나가야돼"
그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여진다. 뜨거운 불은 좀 더 커다래진다. 하지만 그보다도 진한 그의 피.
우리는 촛불 같았다. 약해보이지 않으려고 그는 춤을 추었고, 그 춤은 위태롭게 흔들리며 결국엔 초까지 흔들릴만큼 거세서… 우리의 사랑은 이렇게 약하지 않다라고 보여주듯이 커졌다.
"한번만… 사랑해……"
그는 날 사랑했고,
나는 그를 사랑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러니까 여기서 제발, 나가자아…"
하지만 그의 무릎이 무너졌다.
우린 그렇게 춤을 추다가 무너졌다.
"시발… 나도 사랑해…"
우리의 무너진 춤은 아무도 모른다.
그는 알고 있겠지, 나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 결국엔 그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 알았다.
나는 그를 사랑햇다.
그리고 그의 일그러진 얼굴을 두려워 햇다.
결국 우린 사랑했다.
[박주영]
독한 감기에 걸려 버렸다.
차라리 잘됬다지, 하지 속으로 히죽이며 생각했다. 힘들게 납치한 사람인데 이렇게 짐만 되어서 쓰겠냐? 그러니까 제발 좀 그냥 길바닥 아무곳에나 버려라… 그렇게 독감을 심하게 앓으면서 생각했다. 이 빌어먹을 남자는 날 버릴거라고, 몸 약한 나 따윈 쓸모 없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버릴거라고.
하지만 그런 내 생각따윈 한번도 한 적 없다는 듯이 정성스럽게 그는 날 챙겨주었다.
"목은 괜찮나."
"콧물을 이제 멎었으니까 잘 때 안불편할꺼다."
"일어나서 약 무라."
"죽 먹어야 감기가 떨어지지."
솔직히 말하자면, 일주일도 하니고 거의 이주일 가까이 앓은 나에게 이렇게 정성스럽게 해준 그의 행동에 감탄까지 했다. 아무리 남편이라도 직장이니니까 이정도는 못하겠지… 그리고 거의 감기가 다 나았을 때엔, 거의 알지 못했던 그의 죽맛을 보니…
"으- 이게 뭐에요!"
그리고 그의 어리둥절한 얼굴.
"와, 지금까지 잘 먹었으면서."
그러더니 내가 먹고잇던 숟가락으로 죽을 한 입 떠, 먹는게 아닌가. 아니 이사람이 독감 옮고 싶어서 그러나! 나는 화들짝 놀래며 내 숟가락을 뺏어들었고, 그는 날 쳐다보았다.
"감기 옮으면 어쩌려구 그래요!"
버럭 소리까지 내지르자 그는 처음 웃어주었던, 그 웃음 그래도 웃었다. 하하- 소리내서 웃는것도 아닌 그저 환한 미소.
"소리지르는 거 보이까 다 낫네."
그의 미소는 의외로 이뻣다.
"진짜, 요리 맛 없어서 못 먹겠어요."
나는 내 앞으로 내밀어진 밥과 반찬들을 밀어내며 물을 들이켰다. 어쩜 나보다 이리 요리를 못할까. 속으로 혀를 쯧쯧 차며 그를 쳐다보자, 그는 여전히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며 날 쳐다보았다.
"알려줘, 그럼."
나는 눈을 깜빡이며 그를 쳐다보았고, 그는 단단한 침대와 연결 되있던 수갑 한쪽을 풀더니, 저 왼손에 체우는 게 아닌가. 그리고 열쇠가 주머니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날 일으키며 부엌 쪽으로 날 대려갔다.
"재료는 다 있으니까 아무거나 맛있는거 해 봐라."
하지만, 아무것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왼 주머니에 있는 열쇠. 그것이 내 머릿속을 어지럽게 흐드려 놓았다. 결국엔, 그가 내 어깰 흔들며 무슨생각 하냐고 추궁할때까지, 나는 끊임없이 저 열쇠를 얻어내어 도망칠 생각을 했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며 냉장고에서 재료들을 꺼내었다.
"어, 그러니까 뭘 먹고 싶은데요?"
그에게 묻고나서, 싱크대로 갔지만, 지저분한 싱크대.
"김치찌개."
이런, 설겆이부터 해야 할 기세다. 나는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고 설겆이를 시작했다. 그러자 뭐하냐는 듯이 날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같이 설겆이해요, 어유 더러워. 라고 대답했다.
의외로 싫다며 김치찌개나 만들어 달라는 소리 없이 내 설겆이를 도왔다. 슬금슬금 보이는 그의 얼굴엔 작게 올라왔던 미소들.
뭐가 그렇게 좋은걸까.
아직은 아무것도 잘 모르겠다.
"자- 이게 마지막이에요."
거품을 잔뜩 묻힌 그릇을 그에게 내밀었다. 중간내내 수갑이 없었더라면 납치된 것 마저 잊었을 거 같은 상황. 그는 그릇을 받아들고는 흐르는 물 위로 그릇들을 깨끗히 씻어내었다.
"우리, 신혼부부 같네."
그의 말에 난 코 웃음을 치며 거품이 묻은 손을 씻었다.
"난, 남편도 잇고, 애도 있어요."
그리고 그는 입을 다물었다.
"아, 이것 좀 따 줄레요?"
참치 캔이 안열려서…
끝말을 흐리며 말하자, 그는 가만히 참치 캔을 받았고, 난 마저 김치를 썰어내렸다. 보고 배우라고 한 내 말에 그는 흘긋흘긋 김치써는 모습까지 쳐다보았다.
마냥 집에서 아들이 요리하는 내 모습을 보고있는 모습이 생각났다.
아들이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내 아들을 볼 수 없는 지금 현실에 이 남자가 증오스러웠다.
"아!"
딴 생각하는게 아니였는데…
나는 김치를 자르다 말고, 위생장갑을 빼었다. 그러자 길게 베인 부분에서 베어나오는 피.
"와, 비었나."
"… 아, 별건 아닌데…"
그는 내가 쳐다보고 있던 내 손을 끌어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의 혀차는 소리. 정말 괜찮아요, 이따가 후시딘 같은거 바르면 되요. 라고 말했지만, 내 손가락의 그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뜨거운 입안이 여실히 느껴지고, 축축한 혀.
"조심좀 하지…"
그는 정말로 걱정된다는 얼굴을 하며 날 쳐다보았다.
그리고 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입속에 있는 손가락도 뺼 수가 없었다.
결국엔, 다시 물로 씻어, 후시딘을 발라 데일벤드까지 붙여서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베인 내 손가락덕에 그는 채소같은 걸 내 옆에서 씻어주었고, 가끔은 뜨겁게 보글 거리는 재료들을 넣을 때에도 나서서 저가 넣겠다고 했다.
내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
"음- 맛있네요."
어느세 풀린 수갑.
온전히 나는 풀어졌고, 나는 그의 앞에서 웃으며 그가 만든 요리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니 좋으니 됬다."
그의 웃는 얼굴.
나는 그를 사랑해…?
오늘도 어김없이 그와 함께, 요리를 했다. 수많은 시간들이 지나며, 그는 나를 믿었고, 나를 신뢰했다. 그리고 그는 날 사랑했고, 나에게 사랑고백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사랑고백을 받았다.
나는 미쳤고 그를 사랑했다.
"갈수록 요리 실력이…"
딩동-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우리 둘은 동시에 현관문을 쳐다보았고, 초인종 소리 뒤에 쾅쾅쾅- 그리고 벌컥.
"경찰이다, 꼼짝마!"
"여보, 여보!!"
"엄마!!!"
우르르 몰려든 검은 무리들은 순식간에 집안으로 들어왔고, 우리의 요리는 엎어졌다.
바닥위로 엎질러진 밥들은 초라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를 단단히 붙잡았고, 남편과 아이는 나를 붙잡았다.
아닌데, 끌어안았는데.
왜 붙잡은 것 처럼 느껴지는지.
"움직이지마!"
그들은 거친 단어를 쓰며 그의 머리를 짖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거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안돼!!"
나는 눈물을 쏟으며 그들에게 달려가 그를 붙잡고 있는 그들의 단단한 팔을 잡았다.
이거 치워, 그의 머리에서 이거 치워!!
"여보, 뭐하는 거야!!"
"엄마아─!!!"
눈 앞엔, 죄인처럼 머리를 꾹 짖눌러진 그의 얼굴만 보였다.
아니야, 아니야.
그는 죄인이 아니야.
"치워!!"
남편은 날 붙잡았다.
"저 새낀 널 납치한 새끼야!! 그만해!!"
눈물과 콧물이 뒤범벅이 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에 자리잡힌 죄책감.
아니야, 당신 잘못하지 않았어.
"아니야… 여보…"
나는 날 잡고있는 남편의 팔을 떼어내며 말했다.
"난 저 사람 사랑해… 그러니까 용서해줄 거야. 저 사람 죄 없어…"
나는 그를 사랑했고
그는 나를 사랑했다.
아앟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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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오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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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술이 피료해...
무튼 저 보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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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왔다녜~
알게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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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여 진정하세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튼 갑자기 지금 브금으로한 노래를 듣고 이 스토리가 떠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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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거야!!!!
무튼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또윤님 태환아사탕줄게(태환씨받으면당신그사탕먹고기절해서저님방임)님 똥코렛님 쿠키님 기성하투뿅님 이불이좋다님 미녕님 po순환wer(영어하지마라여약하단말이에여)님 챙챙이님 매직홀님 허니레인님 양파링님 소농민밭일꾼님 샌드위치님 태쁘뿌잉님 연댕이님 뷰티풀송승재님 기식빵은구운게최고다예요(아나날물맥이고이써이분)님 내손에있는버물리(이분들단체로날농락하나왜케길어)님 피클로님 연두부님 궃아철마이팍(여섯글자이상이되면외우기힘드러여..)님 퐁당쇼코라(올ㅋ달다한녀자조으다)님 시계님 주노준호넌너무멋져인생의진리지(이분텍파에서빼고지옥가겠습니다1人)님 발수건님 아침햇살님 똥강아지님 국대커플찡님 홍초(홍초녀님아님니다)님 순대님 달님 까까님 남팬님 홍정호삉삉이꺼로하실게요^*^(어머나감사해여)님 똥놈님 양말님 무한하트님
아....피곤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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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왜이렇게 많나여...
![[국대망상] 상황별 국대들 -23(스톡홀름 증후근ver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2/a/12adf81720182c342a38a5ba26ff1026.jpg)
너무많아.....
캡쳐는 그냥 짤 화 올릴게여
![[국대망상] 상황별 국대들 -23(스톡홀름 증후근ver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e/2/9e2aa05fb4ad087a737f63034c9461c6.jpg)
다하면 너무길어짐...
그럼 짤 화로 다시 올림여
![[국대망상] 상황별 국대들 -23(스톡홀름 증후근ver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b/7/1b7304f905d62d267e11841df0740e9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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