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이…생긴것 같아요. 그런데 그사람은 저를 신경도 안써요. 어제는 제 꿈 속에도 나타났어요. 어떡해야할까요ㅠㅠ 꿈에서라도 만났으면…] 직접적으로 해결되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나니 한결 편안하다. 익명의 힘을 빌려 고민을 늘여놓았다. 이불속에 파묻혀 ‘짝사랑’ 관련 글들을 읽으며 잠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와 희안하네. 다 내 얘기같냐.’ “띵동”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다면…꿈속에 그 사람을 불러오면 되잖아요?] 그게 그렇게 쉽게 꿔 지는 것 같으면 제가 벌써 꿨죠… 이리저리 인터넷을 뒤적이던 도중 한 게시글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세계로 가는 법 후기] 뭐야 이런 초딩들이 하는 짓을 아직도 하나… 하지만,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이미 글을 읽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님들…오늘은 엘리베이터로 다른 세계로 가는 방법을 읽고 궁금증이 생겨서 시도 해봄ㅋㅋㅋㅋㅋ근데 나익 평소에 겁이 많은지라 실제로 하지는 못하고 꿈속에서 해봄…ㅋ 루시드드리머라 꾸는건 좀 쉬웠음. 엘리베이터가 있다고 생각하고….] 슥슥 스크롤을 내렸다. 평소에 이런 종류의 글을 많이봐서 딱히 신기하지 않았다. 보나마나 실패였겠지…. 꿈이라서 좀 다를 수 있나? [님들 해보세요! 짱신기해요 꿈이라서 그런지 무서우면 탈출할 수도 있고 그래요ㅋㅋㅋㅋ신기한건 엔딩까지 간다는거! 신기하면서도 무서움ㅋㅋㅋ] 루시드 드림에 대해서 들어보지 못한 건 아니지만 평소에도 그렇게 집중력이 좋았던 편은 아니어서 성공 한 적이 없었다. 뒤로 버튼을 눌러서 창을 닫고 배게에 얼굴을 푹 묻었다. 내일도 얼굴이야 볼 수 있겠지만 10초 내외로 본다는 사실에 또 힘이 빠진다. [좋아하는 사람이 꿈에 나오는 법] 이딴걸 검색해도 나올 리가 없지…. 의미없이 스크롤을 내리던 중 한 블로그 글이 보였다. [자유자재로 꿈을 조종할 수 있는 루시드 드림!] “아! 뭐야” “여러분 혹시 해리포터 마법학교에 입학하고 싶다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혹은 연예인과 데이트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아 뭐하냐고” “꿈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구요? 그렇습니다 루시드 드림을 통해서라면 꿈을 내맘대로 조종할 수 있죠! 꿈을 꾸는 방법은 와일드가 있고 딜드도 있는데 어쩌고 저쩌고 이딴거 왜보냐” “달라고 했다.” “핸드폰 사주면 공부하겠다면서ㅋㅋㅋㅋ 뭐하냐?” “와 김남준 남에방에 노크도안하고들어와 왜; 개념없냐” 갑자기 핸드폰을 쏙 뺏어가는 오빠와 한참동안 실랑이를 하다 다시 핸드폰을 받았다. 으이그 하는 소리와 함께. 한심하다는듯이 쳐다보는 과 수석님의 눈빛을 무시한 채 핸드폰을 확인했다. 혹시라도 내가 검색한 내용을 봤을까 했지만 못 본 듯 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잠깐 뒤척이다 바로 잠이 들었다. * “정국이오빠 너무좋아요. 사겨주세요.” 전교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한 여자애가 갑자기 단상에 올라가더니 고백을 한다. 오~~오~~~하는 소리와 함께 시끄러워진다. 옆에 있는 친구는 어머 저친구가 드디어! 하며 박수를 친다. 2학년 남자선배들은 전정국 어디갔냐며 찾아다니기 바쁘고 그런 전정국은 웃으면서 도망다니기 바쁘다. 오히려 선생님들이 더 부추기는 분위기였다. 꽃다발을 들고 수줍게 단상위에 서있는 후보1번님과 친구들에게 등떠밀려 억지로 앞으로 나아가는 전정국이 보인다. ‘어떡해야 해….’ 이세상 그 누구도 좋아하는 사람이 고백당하는 장면을 보고싶어하지 않을것이다. “아 나 그냥 집에갈래.” “잘가~” 무뚝뚝하지만 세심하게 잘 챙겨주던 친구였는데 왠일로 들떠있다. 모여있는 사람들은 무슨 콘서트장에 온 마냥 소리를 질러댄다. 이상황이 너무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단상에 수줍게 올라가있는 두 사람을 보니 참 가관이다. 마주보고 서 있는 모양이 영 어울리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도 않았고. 사귀라고 뽀뽀하라고 한마음으로 외치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세상에…세상에 이런일이ㅜㅜ” 뒷자리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뒤를 돌아보니 전정국 열혈팬 3인방이다. 이름하여 햄버거즈. 세명이 옹기종기 모여 이럴 순 없다고 쫑알대기 바쁘다. 그런 셋을 바라보다 한명과 눈이 마주쳤다. “야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 “네…?저한테 말하신거세요? “그래 너!….아 어떡해 못보겠어.” “차라리 나랑사겨!!!!!” “ㅋㅋㅋㅋ하하 너랑 어떻게 사겨 꿈이면 몰라도.” “………….” 강당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무슨일인가 하고 주위를 둘러보다 소리를 지를 뻔 했다. 그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고개만 살짝 돌려 앞을 보니 단상위에 가만히 나를 쳐다보는 전정국이 보인다. ‘아 이건 꿈이구나.’ “하하 근데 너랑 안사귀니까 꿈이아니지…...” 다행이라는 듯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쉰다. 강당안은 동영상이 잠시 멈췄다 다시 재생된 것 처럼 시끄러워 진다. 아니, 더 시끄러워진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학교를 빠져나온다. 학교를 빠져나와 큰 길을 걷다가 카페가 하나 나온다. 무작정 들어가 계산대로 향한다. “주문하시겠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네 8억8천만원입니다^^” “네?” 가격을 듣고 놀란 나는 메뉴판을 올려다본다. 커피한잔에 10억이 넘는다.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말한다. “..외상이요.” 알바생이 한번 웃더니 아메리카노를 만들기 시작한다. 대충 아무데나 자리를 잡고 숨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테이블 앞에 놓여진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 ‘전정국이 나타나서 내 앞에 앉는다....전정국이 나타나서 내 앞에 앉는다…’ “딸랑” “어서오세요.” 생각하자마자 카페 문이 열렸다. 또 운동을 하다 왔는지 땀에 젖은 체육복을 입고, 한 손에는 배드민턴 콕을 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가게안을 천천히 살펴보다 나를 발견하곤 갑자기 웬 호랑이모양 가면을 쓰더니 내 앞에 앉는다. “오랜만이야.” “가면 벗어요.” “나 전정국 맞아.” “…..믿을게요.” “이거.” 들고있던 셔틀콕을 나에게 건넨다. 천천히 둘러보니 깃털 하나가 빠져있다. 아마 어제 꿈에서 내가 준 콕 같았다. “가지고 계셨네요.” 쑥스럽게 웃고있는 입을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눈쪽은 가면때문에 보이지 않았지만 나를 설레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이미 같이 있는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았다. “저…화장실좀 다녀올게요.” 꿈이어도 혹시나 눈꼽이 꼈나 확인차 화장실에 들렀다.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리하고 이런저런 표정을 지어본다. ‘그런데 가면은 왜 쓰고 있는거야..얼굴보고싶은데.’ “그러게 가면은 왜 쓰고 있을까?” “네? 누구세요….?” “나? 너잖아…???” 거울을 보면서 혼잣말을 하고있는데 거울속 내가 말을건다. “제가 김탄소 구요… 누구세요.” “나는 너야. 네 루시.” “…네?? 루시?’’ “우리 동갑인데 말 놓지.” “뭐야…..그럼 너도 저오빠 좋아해?” “응? 아니?” 거울 속 나라고 해서 똑같은건 아닌가보다. 그냥 외적으로만 똑같은건가? “그래…?” “난 저오빠 사랑해.” * “쨍그랑!” 유리가 부서지는 소리에 잠에서 깨버렸다. 깜짝 놀라 거실로 나가보니 오빠라는 작자가 양치하다가 거울을 깨먹어버렸다. 오빠 말로는 비눗물 때문에 컵이 튕겨나가서 깨졌다고 한다. 아침부터 엄마에게 등짝을 맞아 등이 시뻘개진 오빠가 부스스하게 서있는 나를 쳐다본다. “너는 고등학생이 대학생보다 늦게일어나냐.” “어 미안.” “야 저기서 씻지마 내가 방금거울깼어.” “알거든? 저번달엔 폰액정 깨오더니만 오늘은 거울…참 가지가지한다.” 대충 아침밥을 먹고 등교를 한다. 한손에는 버스카드를 꼭 쥐고 집을 나선다. 오늘따라 학교가는 길이 화창하다. 평소보다 10분이나 일찍 나와 버스를 기다린다. 학생이요. 하고는 버스카드를 가볍게 갖다댄다. 자리에 앉아서 창문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다음 정거장에 멈추는 소리를 듣고 문앞을 바라본다. “학생 두명이요.” 낯익은 얼굴들이 버스를 탄다. 그중에는 추운지 손을 주머니에 푹 넣은 전정국과 버스카드를 들고 서 있는 태형 선배가 있었다. “어 회장~ 너 이버스타고 학교가는거야?” “네 안녕하세요.” “오늘 점심시간에 배드민턴부 피구하는데 와라.” “네?” “야 배드민턴부가 맨날 배드민턴만 해봐 팔빠져.” “하하..네. 알겠어요..” “그런데 너 폰번호….” “이번 내리실곳은 나라고등학교, 나라고등학교입니다. This stop is 나라highschool. 나라highschool.” 급하게 핸드폰을 찾던 태형 선배의 손이 그대로 주머니속에 머무른다. 핸드폰 게임만 하던 전정국이 태형 선배의 어깨를 잡아끌면서 또 달린다. 저 오빠는 학교에 꿀이라도 발라놨나? 볼때마다 뛰어간다. 하긴 학교에 자길 예뻐해 주는 사람이 그렇게 많으니 빨리가고싶기도 하겠다. “야 김탄소.” 멍하니 멀어저가는 전정국을 바라보는데 옆에서 친구가 내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는 무슨 사탕같은걸 던져준다. “뭐야?” “먹어. 심심하잖아.” “야 있다가 점심시간에 강당가자.” “그래.” 하루종일 점심시간이 되길 기다린것 같다. 시계를 보고 또 봐도 오지 않을 것 같던 점심시간이 왔다. 친구손을 잡아끌고 급식소로 향했다. 밥을 먹는 둥 마는둥 하다가 얼른 양치를 하고 강당으로 향했다. 강당에 들어가자마자 공이 통통 튀는 소리가 들린다. 뒤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태형선배와 입을 틀어막고 있는 전정국이 보인다. “어!!!야!!!!안녕!!!!!!” 해맑게 인사하는 태형 선배를 보며 쑥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농구를 하고있던 선배의 무리가 나와 친구에게 다가왔다. “이제 배드민턴부 다 왔으니까 단합식하자.” “뭐야 일학년 끝이야?” “응. 우리동아리 유령동아리잖아.” “눈감고 사람찾는거 그거 하자” “아왜 피구할거야. 나대지마 전정국” “여자있는데 피구가 뭐냐. 빨리 술래정해.” 가위바위보에서 진 내가 술래를 맞게 되었다. “야! 뜨면 안돼~~ 아 눈 가릴거 없나? 전정국 너 안대줘라.” “아…” “아 빨리~~” 귀찮은듯 전정국이 다가와 안대를 건네준다. 귀여운 사자캐릭터가 그려져있다. “어?” “응? 왜요…?” “호랑이 아니에요?” “네? 호랑이요?” “아…죄송해요. 헷갈렸나봐요.” 사자그림임을 확인하고 나도모르게 말이 나갔다. 꿈에서의 인상이 강렬해서 그런지 잠시 헷갈렸나 보다. 다시 진정하고 안대를 쓴다. 더듬더듬 조심조심 걷다가 무언가와 쿵 부딪친다. “아…?” “ㅋㅋㅋㅋㅋㅋ제대로 안해?” 안대를 벗고 확인하니 사람이 아닌 뜀틀 매트리스였다. 덕분에 누가 어디있는지 제대로 가늠 할 수 있게 되었다. “딩동댕동~” “아뭐야 벌써종쳐~~~” 점심시간이 끝나기 5분 전. 예비종이 울렸다. 조심스럽게 안대를 벗고 전정국에게 내밀었다. 안대를 두손으로 공손하게 받아들고는 주머니에 대충넣는다. 그리고는 교실로 뛰어간다. 짧았던 그와의 만남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루종일 그런 생각밖에 안나고 재미가 없다. 오늘 학교가 끝나면 문자를 보내볼까 생각중이었다. ‘그런데 뭐라고 보내지’ 핸드폰을 붙잡고 이런저런 말을 생각해보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일단 인사나 할까 싶어서 문자함을 눌렀다가 모르고 통화버튼을 누른다. “뚜르르…뚜르르…” 아차 싶어 다시 통화종료를 누르고 핸드폰을 구석에 처박아 놓는다. 아, 다시 전화가 오면 어떡하지? 다시 받아야 하나? 혼자 별 상상을 다 하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자는동안 아무 꿈도 꾸지 않았고 푹 잤다. [전정국 부재중 통화 2건] [새 메시지 1건] [카톡 문자 1건] 요란한 알람소리에 깨어나 핸드폰을 확인하니 전정국에게 연락이 와 있었다. 분명 누구세요? 겠지만 연락이 왔다는게 신기하고 좋았다. 그 사실만으로 오늘 하루가 기분좋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기분을 지키기 위해 문자함은 저녁에 보기로 결심했다. “툭” 학교에 들고가면 등교도중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문자함을 열어 볼 것 같았다. 아직은 문자내용을 모르는 게 좋을 것 같아 핸드폰 대신 mp3를 챙겼다. 오랜만에 쓰는거라 배터리가 없었지만 준비하는 동안 충전하면 하루종일 쓸 수 있겠다 싶어 충전기를 꽂아두고 욕실로 향했다. = 2화 끝! 분량이 적은 것 같아 죄송하네요ㅠㅠ노력하겠습니다. 재미잇게 보셨나요? 오늘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풀어지셨을 것 같아요ㅋㅋ루시가 누구지 했던 분(안계시면 미안..) 이번편보고 아~ 하시길...바라면서...총총총.. 다음화에서 만나요 :) 혹시 댓글달면....사랑입니다❤️ㅋㅋㅋㅋㅋㅋ -암호닉 [슙슙아] 암호닉 신청하신 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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