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국지색; 나라를 기울어 지게 할 만큼의 미인
01
어릴 적의 나는 분내나는 아이였다. 나에게는 부러운 것이 없었다. 내가 생각해 보아도 나는 참, 세상 물정도 모르는 맑디 맑은 아이였다. 옆에는 늘 붙어다니는 오라버니, 호석이 있었고 늘 나을 지켜주는 든든한 아버지도 있었다. 어머니가 없어 엄마에 관련된 얘기만 나오면 아버지는 슬픈 웃음을 지으셨다. 어린 나이에도 아버지께서 슬픔이라는 감정을 내게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기에 부러 어머니와 관련된 얘기는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나는 어머니가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 때의 내겐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보단 자신 옆의 두사람이 더 중요했다.
오라버니가 죽었다. 낙마사고였다. 처음으로 경험한 죽음은 어린 나에게도 썼다. 그토록 울었던 적은 처음이었다. 오라버니의 죽음을 처음 발견한 오라비의 친구 윤기는 그런 나를 보며 미안해보였다. 전혀 미안해 할 게 없었는데도. 주검을 끌어안고 세상을 잃은 듯 울은 내게 그는 딱 한 마디를 했다. '내가 네 오라비가 되어 주마.' 그 뒤, 그는 나에게 오라비였고, 더불어 내 첫 짝사랑의 상대였다.
아버지는 오라버니가 죽고 난 후 호위무사를 하사했다. '진입니다.' 어릴 적 나에게도 그는 매우 잘 생겨 보였다. '잘생겼다...' 얼굴을 만지는 내 손길에 당황해 보이는 그가 웃겨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늘 자신을 내게 낮췄지만 내게 그는 호위무사라기보단 벗같은, 오라버니같은 존재였다.
신부의 얼굴은 꼭 가장 먼저 보여주겠다며 장난스레 웃던 오라비의 결혼식조차 보지 못 하게 된 건 슬펐지만 그러한 슬픔의 감정은 어린 아이에겐 오래 가지 못 했다. 오라버니의 빈자리는 진과 아버지가 살뜰히 채워주셨다. 윤기오라버니도 백국의 제1황자라 바쁠 텐데도 불구하고 자주 황국에 찾아왔다. 몇년 동안 황국에는 풍년이 계속되었다. 모두가 황국의 황제, 자신의 아비를 칭송했다. 몇년동안은, 내 세계는 평안해 보였다.
허나 신은 늘 나에게 가혹했다. 그때부터였다. 아비가 아프기 시작한 것이. 황제라는 직위를 이용해 구할 수 있는 모든 약이란 약들은 다 구해 바쳤다. 백성들또한 황제가 죽길 바라지 않았다. 결혼도 하지 않은 황녀만 남은 나라의 최후는 뻔했다. 강국에게 먹혀 들어가는 것. 백성들조차 몸에 좋은 약들은 생기는 즉시 황궁에 바쳤으냐 결국 차도는 없었다. 계속 나빠질 뿐이었다. 나는 그때까지도 이 상황을 믿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뻔한 상황을 애써 무시하고 외면했다. 아버지의 병은 곧 있으면 차도를 보일 것이라는, 그런 맹목적인 믿음하나에 매달릴 뿐이었다.
아버지는 결국 결단을 내리셨다. 아버지는 내 아버지이기 전에 황국 모든 백성의 아버지, 황제셨고, 나는 그것을 잘 알았다. 아버지의 유언은 대신들과 황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아버지께서 직접 공인하셨다. 유언은 짧디 짧았다. 황녀의 지아비에게 황국을 물려주겠다는.
대신들은 들고 일어섰다. 나조차도 어안이 벙벙해지는 순간이었다.
"아무리 황제마마의 유언이라지만, 너무 하지 않소?"
"아무래도 그건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대신들은 모두 자기의 의견을 내세우기 바빴다. 이들 중 몇몇은 금세 어떻게하면 나와 자기의 아들을 혼례시킬까 궁리하던 중이었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버지는 늘 이런 곳에서 버텨와야만 했던 것일까.
아버지께서 아프고 난 후로부터는 거의 모든 정사는 내가 관여하고 있었다. 흑국이 호시탐탐 우리 나라를 노리긴 했으나 아직 전쟁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고, 내가 해결해야 할 상소문들은 대부분 사소한 것이었기에 해결할 수 있었다. 그 날도 신하들과 의미없는 논쟁으로 기력을 소모하던 숱한 많은 날 중 하나였다.
"황녀님, 이제 짝을 찾으실 때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만,"
"그 문제는 이리 성급이 해결해서는 안될 문제인 것을 영의정도 아시잖소."
신경질적인 내 말에 영의정은 입을 다물었다. 지금은 조용히 있지만 조금 후 내가 사라지면 또 이러쿵저러쿵 해댈 게 분명했다. 이제 조금씩 아버지의 빈자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버거운 자리였다. 모든 것을 때려치우고 산 속에 들어가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로.
한동안은 무언가를 생각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빴다. 쉴 틈없이 내가 처리해야 할 공문이 올라왔다. 그러다가도 모두가 나가고 혼자만 남았을 땐, 남몰래 옛날을 추억했다.
오랜만에 뜀박질을 하였다. 뒤에서 시녀들이 경박하다며 말렸지만 신경쓸 새가 없었다. 오랜만에 윤기오라버니가 궐에 당도했다고 한다. 황제가 된 이후로 오라버니가 너무도 바빠 서신만 주고 받고 못 본지 한참 된 얼굴이었다.
"오라버니!"
달려가 윤기오라버니에게 폭삭 안겼다. 체통에 어긋난다고 짐짓 나를 혼내려다가도 방긋방긋 웃는 내 얼굴에 웃음을 터뜨리곤 나를 안아오는 오라버니였다.
"그래, 힘든 일은 없느냐?"
"없을리가요.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듭니다. 어렸을 때는 왕은 그냥 앉아만 있고 '명을 받들라!' 한 마디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단 말이에요."
"황국의 황녀가 이젠 꽃이 되었다더니, 아직은 멀은 것 같구나."
속이 상해 웅얼거리는 나를 보더니 아직 덜 컸다며 한 소리 했다. 농을 치시는 건 줄 알면서도 괜히 속이 상해왔다.
"아닙니다. 이젠 혼례도 치뤄야 하는 걸요!"
"…혼례…?"
"예, 아버지께서 제 지아비 될 사람에게 황국을 줄 것이라 유언을 내리셨습니다. 아직 백국까지는 그 소식이 전달되지 않았나봅니다."
"지아비 될 사람,은 어찌 찾을 것이냐."
"사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이 저에겐 버겁습니다. 아버지는 어떻게 이 모든 것을 해 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 오라버니께서도 황제시니 어찌 하는 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저한테 비법 좀 알려주시…, 오라버니?"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라버니는 답지 않게 멍해 보였다. 아, 혹시 내가 한 혼례라는 말 때문에 그러시는 걸까.
"잘 키운 여동생 혼례보내려 하니 쓰리십니까? 왜이리 멍하셔요."
"잘 키운 여동생이라…."
"아직 혼례를 치르려먼 멀었습니다. 그러니 자주 황국에 오셔요. 저 혼례가고 난 후면 자주 만나지도 못 할게 분명하니 말이여요."
오라버니는 내가 농하고자 한 말에 더 넋이 나간 듯 싶었다. 오라버니께선 이리도 날 생각해 주셨구나. 괜히 기분이 좋았다.
"황녀님, 손님이 황녀님 얼굴을 알현하고자 하십니다."
"내가 오랜만에 오라버니 얼굴을 보려 하니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저도 그러고 싶었지만 적국의 제1황자님이시라 보낼 수 없었습니다. 잠시 잠깐만이라도 좋으니 얼굴을 보시겠다하십니다, 황녀님."
들려오는 소란에 오라버니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누가 찾아온 게냐?"
"아, 적국의 황자님이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셔요. 금방 다시 오겠습니다."
"아니다. 나도 같이 따라갈 것이다."
적국과 백국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 오라버니의 모습을 보면 그것도 아닌 듯 싶다. 두분이 따로 친분이 있었나, 갸우뚱하다가도 내가 모르는 새에 쌓았을 수도 있을것 같아 신경을 끄고 기다릴까 싶어 어서 채비를 했다. 넓은 방 안에는 황자라기엔 너무도 순수해 보이는 얼굴이 있었다.
"지민황자님, 맞으십니까? 여기까진 어인 일로…?"
"아바마마의 명을 받고 왔습니다. 저, 실은, 여기서 5일동안 지내야 합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눈치를 보는 지민황자님이었다. 손가락을 꼬물대시는 게, 꼭 내게 남동생이 있더라면 이럴 것 같았다.
"말씀을 낮추셔도 됩니다, 황자님."
긴장을 풀라고 웃으며 얘기하였는데, 오히려 더 넋이 나가신 것 같았다. 생각보다 순수한 사람인 듯 싶다. 그렇게 말씀을 낮추어라 마라 실랑이하던 우리를 오라버니가 빤히 쳐다보았다. 지민황자님은 안 그런 척 하면서도 신경이 쓰였는지 흘낏흘낏 바라보다 결국 오라버니께 말을 건낸다.
"아 저 혹시 이분은 백국의…?"
"백국의 황제입니다. 인사가 생각보다 늦으십니다. 보기 힘들었던 얼굴을 이리 보게 되는 군요."
묘하게 적의가 서린 말투에 놀라 윤기 오라버니의 얼굴을 쳐다보았지만 아무런 감정도 들어있지 않은 얼굴에 내가 잘 못 들었다 싶었다. 그런데 지민황자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사색이 되었다. 왜 이리 당황했나 싶어 어디 불편한 것이라도 있는지 물어봤더니 또 깜짝 놀라한다.
"어디 불편한 데라도 있으신 겁니까?"
"아니, 아닙니다. 저는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불편한 자리였다. 나는 둘의 이상한 기류에 휩쓸려 오랜만에 본 윤기오라버니와 담소를 나누지도, 첫인상이 매우 좋은 지민 황자님과 서로를 알아가지도 못 했다. 아쉬운 자리였다.
"저, 황녀님"
"말씀을 낮추시라니깐요."
아닙니다, 그건 차차 친해지면. 지민 황자님은 어지간히도 낯을 가리는 모양이였다. 황자라는 직책은 많은 사람을 접해야 할 텐데, 저리도 여린 사람이 잘 맡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다가도, 내 코가 석자인데 누구를 걱정하나 싶었다.
"저는 어디서 지내면 됩니까."
"시녀들이 이제 방 안에 준비를 마쳐놓았을 것입니다. 미리 귀띔을 해 주셨더라면 더 좋은 대접을 해드릴 텐데요."
아,아닙니다. 윤기오라버니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곤 지민황자님께 지낼 방까지 데려다 주었다. 실은 지민황자님은 시녀가 데려주어도 되니 더 담소나누시라 했지만 그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직접 데려다 주었다. 이제 그만 가려 했는데, 황녀님… 작게 부르는 소리에 가려던 발길을 멈췄다.
"한가지 부탁을 해도 되겠습니까?"
"무슨…?"
"백국의 황제님이 돌아가시면, 제 방에서 담소를 같이 나누어도 되려나요. 역시 황녀님은 바쁘시겠죠?"
어려운 부탁일까 싶어 긴장을 했건만,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너무도 쉬운 부탁이었다. 본성이 순수한 사람인 듯 했다. 웃으며 예, 빨리 돌아오겠습니다. 하곤 윤기오라버니가 있는 방으로 갔다. 기다릴가 싶어 바삐 갔건만, 이상하게도 적막이 감돌았다.
"오라버니, 혹시 기분이 안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오늘은 오라버니가 이상해 보입니다. 혹, 지민 황자님처럼 백국에 해야 할 일을 많이 남겨두고 오신 거라면 지금 가셔도 됩니다."
"적국의 황자는 또 언제 만났느냐."
"실은 말을 섞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라버니는 작게 중얼거린다. 처음 만난 사이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오라버니 답지 않게 질투를 하는 건가 싶어 농을 했다.
"질투라도 나신 겝니까? 제가 생각보다 너무 고와져서 놀라셨지요?"
"허, 이젠 농도 칠 줄 아는 게냐?"
이제 드디어 오라버니가 돌아온 것 같아 편안한 분위기에 자연스레 웃음이 나오려 했는데,
"그래, 마냥 어린 아이였던 게 이젠 제법 여자티가 나는 구나. 고와졌어."
…이상했다. 날카로운 시간의 검이 우리의 사이 몇토막을 잘라낸 것 같은 기분. 내 기억으론 오라버니는 저런 말을 하는 분이 아니였다. 정말 친오라버니처럼 날 챙기는 사람이이었는데, 그것에 반해 내 첫 짝사랑 상대였는데. 내 표정이 이상했던 걸 눈치챘는지 윤기오라버니가 한 마디를 덧 붙인다. …잊어버리거라 실수다. 덧붙인 말에도 풀리지 않는 내 표정에 한숨을 내쉬더니 발길을 돌린다.
"한참 후에야 보겠구나."
"빨리, 오실 수도 있지 않습니까."
글쎄, 생각보다 황제자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말이지. 장난스레 덧붙인 말에 그제야 마음 편히 인사를 한다.
"잘 가셔요. 꼭 서신 받으시고요."
"그래. 추운데 괜히 나오지 말고 있거라."
부득부득 바깥까지 나와 마중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오라버니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등을 돌렸는데, 오라버니가 작게 속삭였다.
"너무 적국의 황자와 친해지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애써 못 들은 척, 발길을 돌렸다.
지민황자님은 여태껏 내가 보아온 사람들 중에 가장 첫인상이 실제 모습과도 같았다. 실은 아직 어색하여 담소가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자리가 편안했다. 이제는 서로 조금씩 농도 칠 만큼. 지민황자님이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길래, 무슨 말이 나올까 궁금해져 어서 말하시라고 일렀더니, 입에서 나온 말은 귀여운 질투였다.
"백국의 황제님과 많이 친하십니까…?"
"예, 제 친오라버니나 다름 없는걸요."
아, 그렇구나…. 작게 꿍얼대는 말에 부러 농을 쳤다.
"질투라도 나시는 건가요?"
"아니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황자님의 입에서 작게 흘러나오는 말에 터져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저도 백국황제님만큼 황녀님과 친해지고 싶어요….'
서로의 나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적국에는 일년 내내 따뜻한 나라라 꽃이 만발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도 여자인지라 꽃은 매우 좋아하는 터라 꼭 적국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5일은 빨리 지났다. 정신없던 탓도 있고, 지민황자님과의 시간이 즐거웠던 덕도 있고. 아버지가 저리 되신 후로 멈췄던 웃음이 다시금 나왔다.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렇지만 황자님과의 마지막 날이 빨리 오게 된 것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젠 작별의 시간이었다.
불쑥 내미는 손에 놀란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순간 찔리는 줄 알고 뒷걸음질하는 날 보고 되려 혹여나 자신이 날 다치게 했을까 싶어 더 놀라 뒷걸음질하는 지민황자였다. 나보다 나이많은 사람보고 이런 말 하면 실례라고 배웠는데, 지민황자님은 참 귀여운 사람이었다.
"아, 죄송해요.황녀님을 놀라게 하려고한 건 아닌데… "
어색하게 뒷목을 긁적이는 그의 모습에 결국 참았던 웃음이 나왔다.
"전 괜찮아요. 하온데, 황자님께선 언제까지 제게 경어를 사용하실건가요? 저보다 나이도 많으시면서… 혹시 아직도 제가 불편하신 건가요?"
아닌 걸 알면서도 부러 짖궃게 장난을 쳤다. 당황하는 그의 모습이 꽤나 웃겼다.
"아,아니 그런게 아니고 그저 난 조금 어색해서,"
"그럼 지금부터 저에게 말씀을 낮추세요."
입만 벙긋벙긋 움직였다. 옛날에 아버지를 졸라 키웠던 금붕어가 생각났다. 이러고 있다간 도저히 듣지 못 할 거 같아 포기하려는 찰나, 지민은 입을 열었다.
"네 생각이 나서 사왔다. 적국에는 이것보다 훨씬 더 예쁜 꽃들이 지천에 널렸다. 네가 보고싶다고 한 마디만 하면 모두 다 보여줄 것이다. …보러 올테냐?"
말을 하다 자신도 모르게 멈칫할까 걱정되어서였는지 속사포같이 말을 내뱉곤 내 반응을 살피다 고개를 숙이는 네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귓볼이 예쁘게 빨갰다.
"예, 그럼요."
그제야 지민황자님은 고개들어 수줍게 웃었다.
*
지민은 오늘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자신의 아버지, 적국의 황제때문이었다. 오늘 같은 날엔 아침에 더 자고 싶었는데. 원치도 않는 행사에 참석하러 아침 일찍부터 준비해야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민의 기분은 황국에 도착하기 까지도 풀리지 않았다. 신하들은 크흠, 소리만 낼 뿐 아무도 지민의 기분을 풀어주려 하지 않았다. 지민은 쉬워보여도 은근 대하기 힘든 황자라는 소문이 있었다. 아는 지 모르는 지, 그저 툴툴거릴 뿐이었다.
"황녀는 우리가 왔는데도 인사도 하지 않는 것이냐?"
"그,그러게 말입니다. 이건 좀 예의가 아닌 듯 싶습니다. 제가 적국의 황자님이 오셨다고 고하고 오겠습니다."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이 왔다는 데도 얼굴도 내비치지 않는 얼굴도 모르는 황녀도 포함해서. 고개를 휙,휙, 돌렸다. 보는 사람 시리게 우는 하얀 상복을 입은 여자의 뒷모습이 지민의 눈에 들어왔다.
"황자님. 황국의 황녀님은,"
"저 여인은 누구더냐."
신하는 애써 말이 무시당했던 것을 참곤 자신의 아들뻘인 황자에게 고한다. 저 분이 황국의 황녀님이십니다. 보다싶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 인원이 들이닥쳐 접대하기 힘든 상태라 하오니…, 지민은 황국의 황녀라는 말만 듣고는 그 뒤의 모든 말은 무시하곤, 황녀의 앞모습을 보기 위해 조용히 자리를 옮겼다. 신하는 다 때려치고 나가고 싶지만 적국에 있는 자신의 토끼같은 아내와 자식들을 생각하며 참았다.
지민은, 옛날 어릴 때에 할마마마가 읽어준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전래동화에서 나온 선녀님을 보았다.'할마마마, 선녀님은 어떻게 생겼어요?' '글쎄, 우리 황자님은 어떻게 생겼을 거 같누?' '음. 얼굴이 하-얗구요,눈이 반짝거려요.' '그럼 우리 황자님의 선녀는 그렇게 생겼단다.' 얼굴이 하얗고 눈이 반짝이는 사람, 드디어 찾았다. 다만, 너무 바빠서 그런 것일까, 황녀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저 고운 얼굴에 웃음꽃이 예쁘게 내려앉는 것을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몇 분을 황녀만을 쳐보다 나갈 채비를 했다. 신하에게 이 말을 하는 것도 빼먹지 않고.
"황국의 시녀에게 가서 일러라."
"뭐라고 이를까요?"
"적국의 황자님이 왔었으니, 다음에 얼굴을 알현하러 꼭 올 것이라고."
신하는 왜 굳이 다시 와야하나 의아했지만 여기서 질문을 던지면 따라올 지민의 화를 알기에 그저 분부를 따랐다. 고된 인생아…, 물론 속으로만 생각했다.
지민은 늘 싫기만 했던 아버지가 처음으로 좋아졌다. 지민이 오늘 여기에 온 것은 자신이 인생에서 한 일 중 가장 잘 했던 일이라 자부한다. 오늘은 좋은 꿈을 꾸겠구나. 뒤를 돌아 황국의 궁궐을 보곤 발걸음을 돌리는 지민의 얼굴엔 순수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사담+약간의 설명 |
으아 드디어 올리게 됬네요 과연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걱정부터 덜컥 나네요 간격이 이상한 부분도 있으실텐데 이게 잘 안 먹히네요ㅠㅠ 연모지정의 배경을 살짝 설명해 드리면, 황국이라는 나라에 인접한 4개의 나라가 있습니다. 백국, 적국, 청국, 흑국입니다. 백국은 이름 그대로 추운 나라구요 윤기가 황제로 다스리고 있습니다. 황국을 제외한 네 나라중 가장 힘이 세죠. 적국은 남쪽 지방에 위치해 따뜻한 기후의 나라입니다. 이 곳 백성들은 온화한 게 특징입니다. 지민아가 이곳의 제1황자죠. 청국은 바다가 근접해 있어 무역이 발달하고 해산물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흑국은 땅이 농사짓기에 적합하지 않아 대부분의 주민들이 기아에 허덕입니다. 네 나라 중 가장 살기 힘든 나라라고 보면 되겠네요. 역하렘인 만큼 방탄소년단 모든 인물들이 다 나오고, 호석을 제외한 모두와 커플링이 있을 예정입니다. 아직 등장인물 다 등장시킬려면 멀었어요(먼산) 아,태태는 다음화에 나올 예정입니다! 예쁘게 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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