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X유상우X로이킴] 화염 - 6
모든게 무미건조했다.
늘 같았고, 허무하고, 지루하고.....
다 관둘까......
기타도 지겨워.
처음의 전율은 간데없고, 이제는 그저 의무감 비슷한 것으로 엮여있는 그런 상태.
그래도...음악까지 안하면 나 따위가 뭘 하겠어.
한숨을 길게 쉬고 기타줄을 틱틱 건드려댔다.
* * *
돈이 없다.
또 휴학계를 낼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일도 구하려면.. 아, 씨발 몰라.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정말 관둬버려?
그저 모든 일이 의미없게만 느껴져 머리를 헝클어뜨리는데, 전화가 왔다.
받아, 말아.
그래도 가끔 이런저런 도움을 주는 선배라 무시는 못했다.
"네, 형."
-어 준영아. 너 알바 구하지?
"어떻게 아셨어요."
-그럴 때 됐잖냐. 괜찮은데 있는데, 네가 딱 생각나서.
운도 좋아.
그렇게 생각하며 귀를 기울였다.
사실 네가 딱인 일이라.
무슨 알반데요.
기타치는거 말고 뭐 있겠냐. 과외지 뭐.
일반인?
중학생.
.....아. 씨발.
형. 내가 그런 코흘리개 코드나 잡아주고 얼마를 벌겠어요.
코흘리개가 보통 코흘리개가 아니드만.
예?
천재래. 별로 가르칠건 없고, 좀 다듬어주는 정도로만. 방향만 잘 잡아주면 장난 아니겠던데.
천재...
귀에 그 한 단어가 사로잡혔다.
천재.
웃음이 났다.
천재는 무슨, 뭐 좀 잘나면 다 천재야.
-뭐는 뭐가 알아본다고, 네가 딱 보면 답 나오겠지.
"..........."
-페이는 괜찮을 것 같으니까, 일단 가봐.
"...네."
-너 누구 가르치고 그럴 성격은 아닌거 아는데, 지금 네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냐.
.....예, 잘 아시네요.
그래. 다 돈이 없어서 하는거야. 돈이 없어서.
빌어먹을 대학좀 졸업 하자는데, 뭐가 이렇게 힘든지.
돈 때문이야.
내가 이 일을 하는 건 돈 때문이다.
그렇게 되뇌었다.
천재건 뭐건 그게 무슨 상관이야.
* * *
손이 하얬다.
손톱은 적당히 길었고, 관절은 유연했다.
사실 손이 예쁘지는 않았다.
아니, 굳은 살과 줄 자국이 만연한 그 손은 어찌보면 또 아름다운 것이긴 했다.
연주를 시작할 때엔 소매를 걷었다.
손과 같이 흰 살결이 곡선을 이루며 이어졌고, 가끔 소매가 흘러내리면 가볍게 들어올리는 동작이 부드러웠다.
빠른 템포가 들어가면 아예 겉옷을 벗었다.
반팔 티셔츠 뿐인 상체에서 더욱 진한 향이 났다.
손이 움직이면 머리칼도 함께 흔들렸다. 살짝 눈가를 스치는 앞머리가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속눈썹은 긴 편이어서 기타로 시선을 내리면 옅은 그림자가 생겨났다.
연주에 집중을 하면, 연주만이 아닌 그의 전체가 눈에 담겼다.
이 모든 게, 저절로 내 시선을, 내 신경을, 내 감각을 잡아끌었다.
그리고 정적.
"선생님...."
".........."
"...끝..났는데."
"....그래."
"........"
"계속 해."
"네..?"
"할수 있는 곡. 전부 해봐."
선배가 맞았다.
이 아이는 천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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