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X유승우X로이킴] 화염 - 7
첫 만남 이후로, 우리는 거의 매일을 만났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신경을 쏟은 적은 없었다.
"선생님."
"......."
"다했어요.."
"...거기. 스캣 후반 박자 자꾸 쳐져."
다시.
볼펜을 달칵거리며 단순한 부분을 트집잡았다.
느낌을 살리느라 일부러 마디 사이 음을 끌었다는건 알고 있었다.
그래도, 곧이곧대로 다시 연주하는게 이 녀석이다.
오히려 더 듣기 좋은 흐름으로 다듬어내는게, 유승우였다.
나도 녀석도 서로에게 익숙해져 가는 것은 분명했다.
녀석은 확실히 천재가 맞았다.
어떤 요구를 하던지 간에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일이 없었다.
후크 애드립. 다시.
part 2만 코드 바꿔서. 다시.
다시, 다시, 다시...
그 집요한 요구가 벅찰 만도 한데, 여지없이 해내버린다.
그러나.....
나는 눈치 챘다.
유승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알아.
넌 지겨운거야.
재능은 있어도, 열정이 없다.
빛이 없는 눈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손이 움직이지만, 거기서 끝이다.
로봇과 같이, 완벽하지만 기계적인 움직임.
천재성이 희열을 갉아 먹는다.
분명히 언젠가는 존재했을 즐거움, 흥미, 성취감이 잡아먹힌다.
그 상태로 계속해 살아가면, 남는 것은 껍데기 뿐.
그 허무함을 감히 누가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나는.... 껍데기였다.
* * *
어째서 너의 연주를 처음 보았을 때 이상하리만치 사로잡혔을까, 했던 의문이 조금씩 풀렸다.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운 연주 때문에? 실력에 맞지 않는 네 나이 때문에?
아니.
나와 너무나 같은 표정을 하고 있잖아.
선배.
선배가 또 맞았어.
녀석에게 특별한 가르침은 필요 없다. 섣불리 뭔가를 가르칠 레벨도 아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단지 이 아이가 스스로의 재능을 더 끌어낼 수 있도록 건드려 주는 것이었고,
그 재능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그 무언가가, 네 허무를 넘어 설 수 있을 정도여야 해.
그리고 난, 미칠듯한 질투에 사로잡혀야 했다.
나에겐 아무것도 없었는데.
너에겐 내가 있다.
나는 바뀔 수 없었는데.
너에겐 여지가 생겼다.
나는 멈춰버렸는데,
너는 나아가겠지.
내가 널 바꾼다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날아오를거야.
그게 미치도록 부러웠다.
너의 연주를 사랑한 만큼, 네가 미웠다.
* * *
나는 하루하루 매일, 유승우를 위해 살았다.
내게 결여된 무언가를 찾아내듯, 그 아이의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내려 애썼다.
수천개의 곡을 들었고, 수천개의 악보를 사들였고, 수천개의 곡을 연주했다.
쉽지 않았다.
어떤 곡을 주더라도, 그는 단번에 연주해버릴테니까.
곡의 난이도 문제가 아니었다. 그의 흥미를 끌 곡이 있을지부터 생각해야 했다.
답이 보이질 않았다.
"선생님."
"어."
"...재미 없어요."
"........"
"편곡도, 작곡도 다 재미 없어졌어.."
"...알아."
그가 가끔씩 어울리지 않게 속내를 드러내는 날이면, 나의 질투는 더욱 심해졌다.
그가 좀더 미워졌다.
그렁그렁 눈물을 달고 한숨쉬는 그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면, 미칠듯이 화가 났다.
힘없이 쳐진 어깨 위로 팔을 올려 작은 그를 품에 안으면, 욕을 내뱉어버릴것만 같이 감정이 차올랐다.
약하게 떨던 몸이 끝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결국 내 감정도 터져버린다.
내가 불쌍해.
네가 미워.
네가 부러워.
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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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 포산 잉여 기식빵식빵 샤김 금례 뀨
♥♥♥♥♥♥♥
암호닉이 늘어났다 왠지 배부르다 왜 배가 부르지
정준영 도둑놈 나이차가 8살이여................................
다음화 씬있음 불마크임 화르륵
댓글도 화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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