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284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오이쓸 전체글ll조회 863








책상 위에 올려둔 빨래 보고 생각난 오백









일기








W. 오이쓸












불을 껐다. 새하얀 방이 곧 어둠으로 뒤덮혔다. 내 몸보다 두배정도 큰 침대안으로 다리를 쑤셔넣었다. 차갑다. 그러나 곧 따뜻해질것을 알고있었다. 나는, 아직 살아있다. 






이불을 목끝까지 올려 코언저리에 폭신거리는 이불 끝자락이 닿았다. 코를 이불에 푹 묻었다. 달큰하고 미묘한 냄새가 났다. 그것이 좋아서 으응. 거리는 소리를 내며 코를 더파묻었다. 고개를 돌리니 책상위로 올려진 빨랫감들이 꼭 사람머리모양을 하고있었다. 어둠 속에서 형태만 보이는 그것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것이 마치 너라고 생각되서. 







*** 







혼자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넌 항상 내등뒤로 몸을 부대껴왔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당연하다는듯이 침대 끄트머리에서 잠을잤다. 너가 곧 뒷자리에 누울것만 같았다. 몸을 웅크렸다. 한결 자세가 편안해지자 잠이왔다. 몽롱해지는 정신속에 또 너가보였다. 잘자, 백현아. 





나는 눈을 감으며 웃었다. 너는, 왜계속자 경수야?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너는, 이미 죽었으니까. 







*** 







눈을떴다. 아침햇살이 오늘따라 쌀쌀했다. 새하얀방이 푸르스름한 빛으로 물들어있었다. 그것은, 꼭 너같았다. 아니, 정확히는 스스로 배를 찔렀던 네 손끝의 그 칼날처럼, 푸르스름했다. 곧 해가 떠올랐다. 붉게 변해갔다. 그것은, 너의 피같았다. 그래서 내게 아침은 도경수다. 죽어버린 도경수. 날 버린. 그 도경수. 







*** 








샤워를 마치고 나와 거울에 비친 모습에 문득 고갤 들었다. 푹젖은 앞머리가 눈을 찔렀다. 자를 때가 되었나보다. 거울속 변백현이 날보고웃었다. 보기좋게 미소지은 그얼굴에 인사했다. 안녕 백현아, 난 변백현이야. 미친사람처럼 웃다가 립스틱을 집어들었다. 이거바르고 키스해주면, 쌀거같아. 너는 내게 립스틱을 선물해주며 웃었다. 나는 매일같이 그걸발랐다. 거울 속 변백현 입술이 하얗다. 손을 뻗어 거울위로 입술을 칠했다. 이제, 빨갛다. 그것이 또 웃겨서 키득거렸다. 눈을 찌르던 앞머리를 곱게 빗어내렸다. 머리도 길어볼까 경수야? 그럼 다시올래? 프스스 웃던 거울 속 변백현이 울었다. 립스틱은 번지지 않았다. 그건 내가 아니었고, 그저 딱딱한 거울이였으니까. 








*** 







"좋아해." 





너는 불쑥 찾아온 장마처럼 그렇게 고백했다. 좋아해 백현아. 몇번이고 내팔을 붙잡고서 마주보던 너를 보다 붙잡힌 팔목을 보았다. 뜨거웠다. 금방이라도 데일 것처럼 뜨거운 손이 내손을 잡았고, 손만큼이나 더운 네 입김이 내입속으로 들어왔다. 나는 너를 끌어당겼고, 너는 그 뜨거운 손으로 내 허리를 매만졌다. 그 손길과 섞이는 혀들이 야해서 나는 다리를 베베 꼬았다. 발기할것만 같은 기분이였다. 너도 그랬을까. 너는 내게서 살짝 하체를 멀리했다. 감은 너의 두눈을 확인한후 나는 보았다. 너도, 섰었으니까. 나처럼. 








*** 







8년이 지났다. 지겹다며 나를 밀쳐내던 그손은 8년전 내교복셔츠를 끌어당기던 그 손과 지나치게 달랐다. 더이상 뜨겁지않았다. 차갑다. 지금 내가 누워있는 이 침대시트만큼. 차가웠다. 너는 내게 이별을 고했고, 3일뒤. 자살했다. 스스로, 배를 갈랐다. 너는, 죽었다. 







*** 







집안이 넉넉했던 너희집이 무너졌다는 소식에 온세상이 떠들썩했다. 재벌2세 도모씨가 자살했다는 소식 또한 떠들썩하게 들려왔다. 온통 너로 도배되어있는 뉴스를 집어들고 나는 옥상으로 향했다. 신문이 내앞에서 펄럭거렸고, 그안에 내가 알고있는 너의 얼굴이 있었다. 고통으로 일그러지고 피를 토해 검붉게 변한 얼굴이 아닌, 나와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나오던 너의 웃는 얼굴이였다. 나는, 너의 친구로 전락되었다. 그게 아닌데. 나는 너와 살을 섞었는데 세상은 나를 너의 절친이라했다. 너와 나는 타액을 핥고 나는 너의 밑에서 신음을 내질렀는데, 우린 결국 친구로 남겨졌다. 신문을 찢어 바람에 날렸다. 그것이 하늘 끝까지 닿아 너도 볼수있도록. 경수야. 우리 친구래. 웃기지? 웃겨. 웃겨죽겠어. 








*** 








점점 따뜻해지는 이불속에서 손하나를 빼내어 뻗었다. 탁자 위에 올려져있던 칼을 집어들었다. 그것은, 너가 썼던 것과 같은 종류였다.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날카롭게 번쩍거리는 그것에 웃음이 나왔다. 빨간 피가 뭍어 번쩍거린다면 그것도 꽤나 예쁘겠다. 손끝으로 살짝 누르자 아릿한 느낌과 핏방울이 맺혔다. 너의 피는 까맸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발견이 되었는지 피가 까맣게 들러붙어있었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해외로 도주한 너의 부모님은 네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 그것이 너인지 확인하는 것은 내몫이었다. 우린, 절친이였으니까. 그건, 너였다. 분명, 한짝씩 나눠가진 반지가 까만 피가 뭍은 손가락에서 찬란하게 빛나고있었으니까. 







*** 







너는 거짓말쟁이라는 걸 알았다. 너의 일기를 발견했으니까. 그곳엔 온통 내이름 뿐이었다. 빚이 많다는 너의 부담감들과 쓸데없는 너의 자존심따위가 적혀져있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 나는 울었다. 미안해 백현아. 너는 나를 울리고, 나를 버리고, 죽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너를 미워한다. 너가, 밉다. 








*** 






너는 위암 말기 환자였다고 했다. 부검이 끝난 후 내게 온 경찰들이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너는 정확히 위를 찔러넣었다. 너는 의대에서 꽤 알아주는 범생이였다. 바쁜 와중에도 나를 보러오는 너가 좋았다. 고등학교 때의 너는 의사가 되고싶다며 웃었고, 대학에 들어가자 의사가 될수있다며 웃었다. 너같은 멍청한 의사는 없을거다. 자신의 병도 모르는 의사는, 실격이다. 그래서 너는, 너가 가장 아끼던 전공서를 불태웠다. 까맣게 굳어있던 피처럼이나, 전공서도 까만 재로 변했다. 너도, 재가 되어버렸다. 위암 말기. 빚. 너는, 그래서 죽었다. 더이상 내옆에 설 자신이 없어서. 나를 못믿어서. 내가, 너를 버릴까봐. 먼저, 나를 버렸다. 너는 그래서 내게 돌팔이 의사다. 








*** 







이불안이 따뜻해졌다.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 같았지만 닦지않았다. 너가 닦아주길 바래서. 칼을 들었다. 그리고, 너와 같은 부위에 정확히 찔렀다. 아팠다. 온몸이 도려지는 듯한 고통이었다. 뽑아내는 순간 터져나오는 피가 빨갛다. 눈앞이 흐릿해지는데 또 너가 보였다. 백현아. 응 경수야. 너는 나를 보며 우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네 잘생긴 눈썹이 아래로 축 쳐졌다. 아파? 걱정스럽게 물어오는 너를 보며 미소지었다. 나는 너처럼 찡그리지 않을 생각이다. 너를 만날 때,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싶다. 아니 안아파. 나는 거짓말을 했다. 이번엔 너가 웃었다. 거짓말쟁이. 너는 그렇게 사라졌다. 나도, 너를 따라 사라져갔다. 안녕 경수야. 그리고 안녕. 정말, 안녕. 






미안해 변백현. 






그 밑에 쓰여져있던 조그마한 글씨가 이제서야 생각이났다. 이미, 의식이 흐릿하고 숨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뭐였더라... 눈이 완연히 감겼다. 





보고싶어 백현아.. 







지금 갈게, 경수야. 내 도경수. 








-----






나는, 대체 뭘 쓰고 싶었던 건가....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슬럼프야,, 글안써지고,, 나도 공부나해야겠나봐.. 자기....라니.... 오리라고! 오리!
13년 전
대표 사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오리.
13년 전
대표 사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뭐라고...?? 자기, 몇살?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무......뭐라고..? 무조건 오리다. 오리라고.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연하공이라니,,, 말이 된다고 생각해..?!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연하공...이라니.........너,,,,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아,,,,,안돼,,,내가 연하공한테 당할 사람은 아니라니까..?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우와 작가님 글이 굉장ㅇ히 아련하고 좋ㅎ네요^_ㅠ....아유 슬프다.....좋아요 됴백...s2하트 세개.... 롤새에요 롤새.....^ㅠ^비회원이지만 자주 올게요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롤새님,,, ㅠㅠㅠㅠㅠㅠ 그대를 사랑해요/하트/ 내사랑 강제선물,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잘 읽고갑니다ㅠㅠㅠ오백이들이랑 글 분위기랑 다 좋아요ㅠㅠ!!!!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감사합니다..오백S2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너무슬퍼요ㅜㅜ완전 아련.....역시 오백은 분위기가 대박이네요ㅜㅜ오백은 사랑입니다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오백은 사랑입니다....♥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
쓸님.. 서리에요ㅠㅠ 오백이라닛..! ㅂ..백도는...ㅠㅠ 카톡은 왜 ㅅ탈퇴한거얀ㅠㅠ 실몽이야.. 보고시포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
그나저나 여기서 만나다니....★
13년 전
대표 사진
오이쓸
백도도 써줄게요ㅋㅋ 나블로그가면 아이디있어요 추가하고 톡주세요^^♥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