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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쓸 전체글ll조회 905






충동조각.
준백이라니..!







나비무덤













나는 나빠서 나빠도 되는데, 너는 나쁘지마. 사랑받아.
사랑받고 살아 백현아.
내가 못해준 그것만큼. 사랑받으면서 웃어.







*








문지방부터 낡아빠진 단칸방에 누우면 머리부터 발이 벽에 꼭 맞아떨어졌다. 옷장 문고리는 헐어서 늘 덜렁거렸고, 천장은 누렇게 색이 빠져 빗물이 똑똑 떨어지고는 했다. 퀴퀴한 냄새가 가득 들어차서 목구멍을 턱턱 막아놓는 공기에 백현이 콜록거리며 건조한 숨을 토해냈다. 먼지 가득 쏟아져나오는 기침에 눈가가 새빨개져서 눈물방울이 도랑거리며 매달려있었다.






   “벌써 일어났어 왜.”







문을 열자 모래바람이 일었고, 이번엔 코까지 틀어막고 고갤 돌려 기침하는 백현이 벽쪽으로 몸을 웅크렸다. 코딱지만한 방에 밥상이 들어차자 반만 남은 좁은 공간에 마주보고 앉은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새도 없이 침묵을 유지했다. 말 한마디 오고가지 않던 어색한 흐름이 어느 순간 뚝 끊겼다.








   “얼른 먹어. 식겠다…”










걱정스러운 말투가 툭툭 묻어나오는 그 목소리에 백현은 늘어나고 헤진 소매끝을 매만지다 시큰하게 울리는 콧망울을 손가락으로 비벼댔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가뜩이나 조그마한 밥상 위에 올려진 밥 한 그릇 때문에, 울고 싶어졌다. 형은… 왜안먹어… 잠긴 목소리가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나는 아까 먹었어.”
   “........”
   “…배불러서그래.”









저보다 움푹패인 볼이 실룩이며 미소짓자 백현의 눈에 매달려있던 방울 하나가 기어코 떨어져 부서졌다. 왜울고그래…. 형, 준면이형…. 응 백현아, 나여기있어. 뼈가 앙상한 조그마한 두 손이 하얀 얼굴위를 가리고 동그란 어깨가 들썩이자 멀거니 보고만있던 준면이 밥상을 구석으로 밀어넣고 몸을 움직여 그를 안았다. 왜이렇게 말랐어 우리 백현이…. 








일정한 박자로 조심스럽게 토닥여주는 그 손바닥이 아팠다. 분명, 준면은 살살 어루만지는 정도로 백현의 등을 쓸어주었건만 정작 백현은 그 손이 너무 아파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아퍼. 너무아퍼 형. 형이 너무 아파… 나한테는, 김준면이 너무 아파….







   “또 아프려고 그렇게 울어. 뚝. 착하지…”
 





준면의 어깨에 이마를 문지르며 눈물을 닦아내던 백현의 코끝에서 소독약 냄새가 짙게 풍겼다. 자기는 저보다 훨씬 더 아프면서, 병원 갔다온 티는 다 내면서 아닌 척하는 게 뭐그리 자랑이라고 밥도 안먹고… 그 말들이 혀끝에서 말려 목구멍으로 다시 들어갔다. 백현은 목에 힘을 주었다. 안그러면 뱉어버릴 것만 같았다.







   “약먹으려면 밥먹어야지.”
   “같이먹어…”
   “…알았어.”







전보다 더 새하얗게 질린 백현의 얼굴 곳곳을 쓰다듬어주던 준면의 손이 떨렸다. 안그러는 척 애를 쓰고 손에 힘을 주어도 떨림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놀란 눈으로 준면을 쳐다보던 백현이 그의 손을 낚아채자 준면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터져나왔다. 형…왜그래. 아무것도. 백현의 고른 앞니가 그의 아랫입술을 하얗게 변질시켰다. 또, 또 거짓말.







   “울면 숨차잖어. 울지마.”
   “형 아프잖어… 왜말안해. 아프다고 왜말안해. 병원갔다왔잖아. 오늘도 거짓말했잖아…!”
   “…백현아.”







원망스러운 백현의 눈꼬리가 축쳐지자 그를 안았던 팔을 풀어낸 준면이 밀어두었던 밥상을 끌어당겨 수저를 집었다. 떨림이 심해지는 손에 수저가 자꾸 떨어졌다. 잡아올리면 떨어지고, 또 잡아올려 단단히 쥐어도 금세 힘이 풀려 결국 밥알이 후두둑 방바닥으로 떨어져 굴렀다. 백현의 울음소리가 조금 더 커지고 있었다. 준면 또한 울컥하는 마음에 떨어진 수저를 집어들자 백현이 그의 손을 잡아내렸다.







   “…내가 먹을게. 내가 할게 형….”
   “아니야. 내가 해줄게.”
   “나도 할 수 있어. 괜찮아.”





   “내가 해준다니까-!”








버럭 화를 내버린 준면이 결국 백현을 밀쳤고, 벽에 머리를 부딪힌 그가 힘없이 주륵. 쓰러졌다. 하얀 팔목이 붉게 물들여져있었다. 바라보던 준면의 눈이 뜨끈해지고, 아릿했다. 백현아… 나는…







   “너가 나보다 먼저 죽는 거 보기싫어….”







힘없이 늘어진 백현의 몸을 끌어안은 준면의 눈에서 물이 떨어졌다. 누런 이불위에 스며드는 눈물이 짜다. 소금기를 가득 머금은 것처럼, 혹은 차마 내보내지 못했던 응어리들이 뭉쳐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나 때문에 울지마. 울지마 백현아…. 






준면의 울음소리가 단칸방에 윙윙 울리고 이불속에 스며들어갔다. 미안해 변백현… 내가 미안해.











-------------



왠지 아파도 백현이 수술값 구하려고 일하는 준멘이 쓰고 싶었..
준멘이 더 수술급한데 백현이 때문에 약만 타먹고...약간..





왜 요새 조각만 쓰는지...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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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흐엉 겁나 슬퍼...흑흑 준면아 TTTT백현아TTT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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