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학연과의 정략결혼 5
〈우리 친해질 수 있을까>
유난히 맑은 날씨, 어항에 갖힌 물고기 처럼 나는 창문으로 바깥을 내다 보았다.
봄소풍을 떠나는 건지 아장아장 줄 맞춰 걸어가는 원복을 입은 유치원생들,
한 손에는 솜사탕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론 서로를 잡으며 함께 걷는 연인들,
아이와 함께 옹기종기 모여 걸어가는 단란한 가족들까지
바깥 풍경은 그저 아름다웠다.
"뭘, 그렇게 봐요."
한참을 바깥 구경을 하고 있을 때, 언제 나왔는지 당신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네? 그냥 날씨가 좋네요."
"그럼 나갈까요?"
"어디 다녀오시게요?"
"응."
제게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채 마르지 않은 머리를 툴툴 털더니 물기가 많이 묻어 나왔는지 욕실로 들어간다.
욕실 문을 닫다가 말고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빨리 준비해요. 나 머리 말릴때까지."
당신의 말에 대답할 생각도 없이 놀란 토끼눈을 해 보였다.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이야기 한다.
"나 지금 김별빛씨 한테 데이트 신청 하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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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와보니 봄꽃은 만개하여 각자 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고
그러한 꽃들을 더 밝혀주려는 듯이 하늘은 더 없이 맑았다.
오랜만이였다. 북적이는 사람들,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대목을 맞은 장사꾼들의 소리.
분명 차학연 당신은 이런 곳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것도, 당신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저거, 먹을래요?"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내내 인상을 쓰고 있던 당신이 가르킨 시선을 따라갔다.
"달고나, 저거요?"
"맞다, 저거 이름이 달고나였지. 오랜만이다 진짜."
뭐가 그리도 신난건지 종종걸음으로 자그마한 노점으로 가더니 제 손바닥 보다 조금 큰 달고나 두개를 사더니
옆에 놓여 있던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버린다.
"뭐해요. 얼른오지"
그 옆을 손바닥으로 탁탁 치더니 나를 재촉한다.
"이거 진짜 오랜만이네."
"그러게요."
"기억나네."
"뭐가요?"
"초딩 차학연"
"나도 기억나네. 초딩 김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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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어릴 적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다.
내 아버지의 친구였던 당신의 아버지 덕에 알게 된 사람.
어릴적 당신의 집에 놀러갔을 때면 당신은 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때 그 집에서의 내 유일한 친구는 당신 아버지 비서실장의 양아들.
이재환
그 날도 당신은 보이지 않았고 나와 재환이는 언제나와 같이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집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고 우리는 호기심에 대문을 열고 집을 나섰다.
-달고나 세개에 천원-
그 순간 우리는 동시에 당신을 떠올렸다.
"학연이까지 있으면 우리 셋이 사 먹을 수 있겠다."
"그럼 내가 학연이 대리고 올게, 별빛이 너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기다린 지 오 분 쯤 지났을까 당신은 재환의 손에 끌려 나왔다.
나는 별모양, 재환이는 우주선 모양, 당신은 하트모양
우리는 제 모양을 잘라내기 위해 열심히도 했었다.
처음이였다. 당신의 웃는 모습을 보는것도, 당신과 밤 늦도록 신나게 놀아본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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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까 김별빛씨랑 나 꽤 친했던 거 같네."
모양을 잘라내기 위해 집중을 하고 있던 당신이 피식 웃더니 먼저 말을 꺼낸다.
"그러게요. 지금보다 훨씬"
"지금은, 그렇게 될 수 없는 건가."
"네?"
"우리 다시 친해 질수 없는거냐구요."
"글쎄요, 친해질수 있을까요."
"그럼 일단 나랑 친구해요 별빛씨."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저를 먼저 밀어낸 것은 당신이였다.
당신을 신경쓰지 말라고 말한 것도, 저에게 꽤 살갑지 않던 모습을 보여주던 당신이였다.
순간 혼란속에 빠져들었는데 주머니에 넣어놓은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린다.
이재환
"어, 재환아."
전화를 받는 나를 보더니 당신의 표정이 변했다.
사실 나는 느끼지 못했다.
당신은 아주 작게 속삭였나보다.
"이재환..꽤 신경쓰이네."
내사랑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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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분의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2차 암호닉 신청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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