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 오늘은 대망의 내가 밥사주기로 한 날!!! 오늘부로 제 지갑은 거지가 되겠죠~ㅎㅎ벌써 짱나...ㅎ
그래서 한껏 꾸미지 않고 자연그대로의 내모습을 발산하면서 약속장소에 도착했는데...
저기 그늘밑에 웬 바보두명이 서있네~?
"야 김탄소!!!"
-어!
"탄소야~~~~"
-어!!
"빨~~리~~와~~"
...휴 다섯걸음만 더 가면 만나는데 고단새를 못참고 빨리 오라고 재촉한다.
너님들 좀 대단하신듯...ㅜ
"김탄소 안녕."
-ㅋ어.
어제 교실문을 박차고 나간 후로 한마디도 섞지 않고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어색했다.
이 어색한 기운이 싫어서 일부러 태형이를 중간에 세웠다.
그 사실을 알거나 말거나 태형이는 그저 먹는다는 생각에 히죽거리고나 있고....휴 역시 바보다.
"근데 우리 어디가는거야?"
-몰라? 피자 먹으러 갈래?
"...피자? 야 김탄소... 1인1피자 안사줄거면 닥쳐."
-.....어.
"......"
-......
전정국 저자식은 귀에 딱지가 껴도 말을 안듣는다.
말 좀 곱게 하라니까 어차피 잘 보일 사람이 아니라고 넘어가는 식이었다.
사실 내가 잘보일 사람이 아니라니까 좀 실망했지만...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그렇지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되는거잖아..
아....생각하니까 화나네...
근데 전정국 저말도 웃자고 한 소리겠지..분명..
내가 진지충인거고 ....휴
화는 나고 상황은 어색하고 그렇다고 싸우기는 싫고.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다.
"김탄소."
-....왜.
"....."
-.....왜.
"머리좀 똑바로 묶어라. 이게 뭐냐? 같이다니기 쪽팔린다."
-.....저것도 할말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탄소..ㅋㅋㅋㅋㅋㅋ"
휴 정국아ㅠㅠㅠㅠ
저것도 지나름대로 장난이라고 걸었겠지..등신....
"야 우리 게임방 갔다갈래?"
-갑자기 무슨 게임방?
"코인 노래방에서 노래한판 부르고 가자!
"ㅋ김탄소 노래 못불러."
-.....그래 가자.
내가 노래를 너무 못부르는것도 있지만 노래방은 특유의 갇힌 느낌덕에 자주 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태형이가 이렇게 우리둘을 화해시키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그냥 갔다가 화해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어차피 나도 계속 꽁해져 있으 필요는 없는 것 같고...사실 왜 삐졌는지 좀 까먹었....
"500원씩 내고 한곡씩만 부르고 가자."
-ㅋㅋㅋㅋㅋ이럴거면 여기 왜왔어 밥먹고 하지
"이왕 온거ㅋㅋㅋㅋ
"그럼 김태형 너는 노래불러. 나는 밖에 나가서 게임할게."
"어..."
"김탄소. 나와."
-나?
"어차피 안부를거잖아."
-....
"나와 게임하자 2인용임"
-....태형아 같이 나갈래?
"어? 아니 나 혼자 부를게!"
-ㅎㅎ고마워
게임장 속 노래방을 찾아서 그좁은 부스안에 세명이 억지로 끼어앉았더니 앉자마자 전정국이 자리를 뜬다.
그런데 나도 데려가네?
뭐 어차피 할것도 없고. 노래도 안부를거니깐 나오긴 했다.
무미건조하게 돈을 넣고 게임을 시작한다.
"어...어 야 저기 막으라고!!!"
-어...어. 저게 자꾸 쳐들어와..ㅜㅜ
"아니...아 저거 쏘라고!!!!!
-쐈는데
"누르라고!!!!!"
....전정국 저녀석 순순히 지가 게임하고싶어서 부른게 확실해....
화해하기 fail..
근데 나보고 자꾸 못한다고 하면서 정작 보면 전정국이 더 못한다...이건 인정?
오늘 처음하는 나보다 더 못하냐 어째...이러다 1단계에서 탈락하겠다..
"아...아!!!!"
-아 죽었다...
그렇게 내탓으로 게임이 끝나버리고 우리는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게임부스에서 나오지 않고 한참동안 그자리에 앉아있는다.
-나가자.
"야. 앉아봐."
-....어...
"어제 마안했어."
-괜찮아.
"앞으로 너기분도 생각하면서 말할게.
-.....
"만만하게 보고 그런건 아니야...정말."
-알아...
"그리고 졸업하면 나랑..."
"야!!!!탄소 정국이 여기있었냐ㅠㅠ 한바퀴 다돌았네ㅜㅜㅜ!"
-어. 태형아!
"탄소...나 배고파ㅠㅠ"
-나도ㅋㅋㅋ
"김태형 몇곡 더 부르고 오지.."
"배고파서 부를수가 있어야지."
-그래 가자. 점심시간 지났어 벌써 2시 다 되가는데?
그렇게 우리는 화해아닌 화해를 하게 되고...
전정국이 1주일 내내 가고싶어했던 한식 뷔페를 오게 되었다.
뷔페에 도착하자마자 그릇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돼지들을 보니 뷔페에 돼지들을 풀어놓은 것에 대하여 사장님께 죄송했다...
죄송해요. 제가 돼지를 여기에다 방목하는 바람에...
여기가 얼마안가 거덜날 것 같네요..ㄷ...
"김탄소 먹어."
-응.
"이거 맛있어. 이거 먹어."
-그래 고마워.
전정국...처음왔는데 뭐가 맛있는지 이미 다 파악하고 있다.
역시 돼지는 다르다.
한껏 식사를 즐기고 있는데 전정국 김태형 이것들이 그릇 1분컷을 하고 자꾸 음식을 가지러 뛰어드는 바람에 어쩐지 혼자 밥을 먹었다.
혼자 온 것 같은 느낌...?^^
저 돼지들 너무 잘넣어...이건 먹는게 아니라 넣는거다 입으로 음식을...ㅉㅉ무식하기는
"##야 김탄소 왜이렇게 깨작깨작 먹냐."
-너가 많이 밀어넣는거라고는 생각안함?
"ㅋ 많이 나약해졌군 인간이여.
-....
"탄소 어디아파?"
-정신차려 너네 몇그릇째인줄 알아?
"이정도는 원래 껌이었잖아."
-뭐가... 난 다먹었으니까 계산하고 가면 되지?
"뭐래 다먹고 영화보러 갈건데."
-누구맘대로.
"야 한번 만나면 밥먹고 영화는 봐야지."
-....
전정국과 김태형은 방금 처음 온 듯이 음식을 입에 흡수하고 있다.
아직 성장기라 그런지 아주 잘 들어가나보다.
-너네 그만먹어 그러다 죽어...
"디질래?"
-...ㅎㅎ
전정국 아주 싸가지없구요~ 역시 밥먹을땐 개도 안건드린다니까 한번 봐줘야겠다 ㅎ
"음 아주 맛있었군~"
-...이제 배가 차냐.
"배아파 죽을것 같아 탄소야..."
-작작 먹으라고 했잖아...소화제라도 사줄까?
"아 나도 배아파."
-넌 그럼 집에가.
"ㅋ"
-ㅎㅎ
"ㅗ"
-저게...
전정국은 초딩두뇌가 틀림없다. 어제 영어듣기 만점을 받은건 분명 하늘과 땅과 바다와 온 천지산맥이 도와준것임이 틀림없다.
한참을 배아프다고 칭얼대는 두 덩치녀석들을 데리고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영화관이 보였다.
-야..너네...어떡할래? 영화라도 보면서 소화할까?
"영화관가면 팝콘먹어서 안돼.."
-아 그럼..집에 갈래?
"집에가면 집밥먹어 안돼..."
-그럼 어쩌자고....
"탄소야 피시방가자~~^-^"
....ㅎㅎ; 너무 헤맑게 말해서 그래~ 라고 할뻔 했다 태형아...?
-.....
"김탄소."
-응.
"우리집가자."
너 아까 뷔페에서 술마셨니...
-뭐?
"김태형 너는 집에 가. 나 김탄소랑 학원 들렀다가 우리집가게."
"...어? 어....음...탄소야 나 집간다~"
-어? 지금 가게?
"김탄소 가자."
너무 일사천리로 일행을 버리는 전정국덕에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하였다.
갑자기 팔을 잡고 자꾸 가자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전정국 집방향으로 향했다.
-주말인데 집에 가족들 계셔?
"아니. 학원."
-그럼 학원으로 가자.
"그래. 학원가자는 소리였어."
-그러면 처음부터 학원가자고 하지 왜 집에가자고 해;
"옛날엔 다 알아듣더니만 요즘은 왜그래? 우리집 가고싶어? 너가 뭐 훔쳐갈까봐 우리집 못데려옴;"
-말을 말자^^
그렇게 투닥거리면서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나는 전정국과 친하다. 어릴때 부터 알고지낸 사이이기도 했고.
물론 이렇게 친해진 건 고등학교에 올라오고부터다.
그전까진 만나면 이야기야 했지만 그냥 따로 연락은 안하는 그런 사이?
우리 아버지는 수학학원 강사시다. 내가 10살때 재수학원에서 입시학원으로 학원을 옮겼고, 그 학원이 전정국의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학원이었다.
전정국은 부산에 살다가 중학생때 서울로 올라왔다. 많이 낯을 가리는 성격이어서 도무지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참 좋았지ㅎㅎ 엄청 착한 앤줄 알았는데ㅎㅎ!
"탄소야. 인사해. 우리학원 원장님이시다."
-안녕하세요..
"탄소라고 그랬지? 잘 부탁한다~ 우리 아들하고 친하게 지내고."
-...네...
중학생때는 사춘기고 서로 친하지도 않아서 만나도 말을 먼저 걸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고등학교에 입학해 같은반이 되고, 내 단짝친구인 김태형과 친하게 지내면서 나에게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연 것 같았다.
"김탄소."
-응?
"과학실...같이가자."
-...어?...아
"김태형 오늘 백일장 나가서..."
-아~~응...!
이게 우리가 고등학교 입학하고 처음해 본 대화지 아마?
그리고 이날 이후로 급속도로 친해진거고.
과학실 가면서도 좀 별거 아닌 대화들도 많이 했지..
"동아리 어디 가입할거야?"
-꼭 해야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어...나는 영어동아리나 봉사동아리?
"나 어떤누나가 영어동아리 꼭 가입하라던데."
-그 누나가 너 좋아하는가보다ㅋㅋㅋ
"에이 너보다 못생겼어"
-응? 나 못생겼는데...ㅎ
"그러니까."
-ㅋㅋ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장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야ㅋㅋㅋㅋㅋㅋ
"너도 영어동아리 가입해. 김태형도 한다던데"
-그럴까...거기 동아리 임원선배님들이 참 좋아보이던데....ㅎㅎ
"선배들 다착해보여. 신청하고 과학실 갈래?"
-음...더 생각해보고?
"너이름까지 등록한다?"
-어?...어...어?
"ㅋㅋㅋㅋㅋ아냐 김태형이랑 얘기해보고 하자."
-ㅋㅋ그래...
....이때 무조건 싫다고 했어야 했는데...8ㅅ8주륵..
그래도 1학년3월은 나름 화목하게 지냈다 ㅎㅎ.. 아련하구먼...벌써 1년전...!
-
힘들고 고된 전정국,김태형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집에 힘겹게 들어왔건만...
엄마가 부엌 식탁에서 팔짱을 낀 채로 나를 노려보고 계셨다.
ㅎㄷㄷㄷㄷㄷ.....ㅎㄷㄷㄷㄷㄷ;;;;
-다녀왔습니다....
쥐구멍만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고 방에 들어가려는데
"김탄소. 너 이리 앉아봐."
-네...
무엇때문인지 대충 짐작이 가 그냥 앉았다.
"핸드폰 어딨어."
-....
"잃어버렸어?"
-아뇨...
"그럼.
-압수당했어요...
"...엄마 일본가야되는데 뺏기면 어떡해?"
-죄송해요...
"하...그건 너 알아서 하고. 이거 뭐야?"
조심스럽게 엄마가 내민 핸드폰을 받아보면...
"이문자가 왜 어떻게 왔는지 설명해봐."
[고객님, 한식뷔페 45000원 카드결제 하셨습니다.]
-.......
영어듣기...ㅌ...틀려서.....제가 바보라서....
"말해봐. 너 바보야?"
.....네...;;;
-아....이거 그...내가 친구들꺼랑 같이 카드로 계산...
"밥 먹는건 좋아. 그런데 세명치를 한꺼번에 내니? 너 카드있다고 친구들것도 대신 내주고 그랬어?"
-.....
"핸드폰으로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죄송해요...
아 우울하다. 오늘 솔직히 되는 일이 없다.
뭐 걔네들이 밥사달라고 협박한 건 아니어서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괜히 미웠다.
아.... 전정국만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하다.
-
오늘은 생전 처음 전정국이 밥사준대서 나온 날!
어제 좀 미안하긴 했나보다.
인터넷을 하다가 문득 메일을 켜 보니까 밥먹자고 나오랜다.
뭐 무슨 된장찌개 이런거 사주는거 아니겠지.
-전정국!
"김탄소 ㅋㅋ"
-태형이는?
"못온대."
-아...
"가자."
-응!"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걷고 있었다.
전정국도 어색한 걸 느꼈나보다.
하긴 항상 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만나다가 사복입고 밖에서 만나니까 좀 낯설었겠지..
단 둘이 이렇게 밥먹으러 가는것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우리 체육대회 언제더라..?"
-아...5월10일..?
"....다음주네."
-그러게ㅎㅎ 반티도 아직 안정했고...
"체육대회 마치고 김태형이랑 치킨먹으러 갈래?"
-치킨?
"싫음 말고. 김태형이랑 겁맛있는데 알아놨어.
-진짜? 갈래!
"ㅋㅋㅋㅋㅋ올줄 알았다 돼지."
-누가 누구보고...ㅎㅎ 너 아직 배 안꺼진 거 아니야? 어제 너무 많이 먹어서 ㅎㅎ
"ㅋ뭐래.. 벌써 5월이네 벚꽃 다 졌겠다."
-벚꽃 3월에 피는데...
"어 아네? 바본줄 알았는데 그렇게 바보는 아닌가봐."
-지가 더 바보면서ㅎㅎㅎㅎ바보보다 더 무식해
"잡히면 죽는다."
...뭐 밖에 나와도 대화내용은 하나같이 유치하군..
"야 근데 나 여자친구...."
-아 됐어 여자친구 얘기 하지 말자 우리.
"....그래.."
그리고 우리는 또 한참을 말없이 걸었다. 전정국이 맛있는데를 알았대서 갔더니 어제온 한식뷔페....;
..칼총....칼총이 필요해.....
-....
"들어가자."
-칼빵맞고싶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아니면 총맞아 죽고싶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맛있더만!
-후...과연 제정신인가....
-
평화로운 토토고등학교. 평화로운 점심시간.
남자애들은 밖에 축구하고 뛰어놀고 여자애들은 한적한 교실에 모여 삼삼오오 수다를 떠는 아주 느긋하고 여유롭고 평화 그 자체이다.
나같은 모범생은 다음교시 준비에 한창인데 여자애들 무리가 다가와 말을 건다.
다른 무리 친구라 그렇게 친하진 않았지만 같이 있으면 말은 많이 하는..그런 사이?
"야 탄소야."
-응?
"너 전정국이랑 사겨?"
-뭐?
"안사겨?"
-..어디서 들었는데
"걍..돌아다니다가? 사귄다던데"
뭐 그런 악성루머를....어떤 자식이 퍼트리고 다니는거야...;
-야 안사겨..ㅋㅋ 전정국이 알면 나 때리겠다ㅋㅋㅋㅋ
"사실 내친구....수학입시학원 다니는데 거기 가다가 너랑 전정국이랑 손잡고 들어온 거 본 사람이 있대서."
뭐야 친구가 입시학원을 다니는데 본 사람이 있는건 뭐야 친구가봤다는거야 친구의 친구가 봤다는거야;
-아니...언제?
"몰라..?"
-주말에 간 건 맞는데...
"뭐 진짜? 와 대박"
-아니 그...
"근데 전정국 여자친구 있는거 같던데? 너 저번주에 걔랑 여친때문에 싸우지 않았어?"
...학교에는 참 많은 눈과 귀가 있구나...
"아 맞다 내기해서 밥 먹으러 갔어?"
내기한 건 어떻게 알았고 밥 먹기로 한 건 어떻게 알았냐...
-.....
"거기 학원 강사분이 너네 아버지라면서."
"와 뭐야 전정국이랑 김탄소랑 결혼하면 수학은 걍 따놓은 당상이겠다"
"저번에 전정국이 너 귀엽다고 하는거 들었어!"
-뭐?
하...왜 하필 전정국이 축구하러 나간거죠...
전정국이 오면 한마디도 못할것들이;
"...아무튼 나는 그냥 들리는 대로 얘기했을 뿐이야."
-진짜 아닌데..
"뭐 아니면 말고 ㅋㅋ 너무 정색하지마 탄소..ㅠㅠ"
-...하하..
"너랑 전정국이랑 연애하면 진짜 친구같겠다. 뭐 동갑이긴 하지만ㅋㅋㅋ"
"나는 김태형이랑 썸타는 줄 알았네."
...둘다 아닌데 내가 그 바보들이랑 왜 썸을타; 지들이 타고싶은거겠지...
"ㅋㅋㅋ그럼 전정국은 여친 따로 있는거네?"
-전정국 오면 직접 물어봐.
자꾸 나를 잡고 실없는 소리를 하기에 그냥 화장실에 짱박혀 있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어서서 교실문을 닫으려는데 희미하게 내얘기를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뭐야 싸가지없어..;"
"솔직히.. 우리가 뭐 잘못했어?"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문을 꼭 닫았다.
심호흡을 한 후 그저 복도에 있는 친구 한명을 꼬셔서 운동장으로 나갔다.
벤치에 그렇게 앉아있다가 종이 치고 나서야 일어났다. 멍한 마음이 가라앉지가 않는다.
"김탄소 혼자 뭐함? 명상해?ㅋㅋㅋㅋㅋ"
-전정국...
"바보 메롱."
저렇게 약올리고는 교실로 깡총깡총 올라간다. 물론, 나는 전혀 챙기지 않은 채.
...전정국한테 저런대접 받고사는데 왜 저런소문에까지 시달려야 하는건지ㅋㅋ
아....수업 들어가기 싫다....
"탄소야~"
-어? 태형아 안들어가고 뭐해
"나 올라가다가 영어선생님 만나서ㅜㅜ 행정실가고있어 이번시간 못들어갈듯.."
-같이 갈래?
"그래!"
나이스! 일단 마음을 좀 정리하고 교실에 올라가는게 더 좋겠다.
영어선생님..참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
행정실 어느 작은 방 안에서 김태형과 나 둘이 맞대고 앉아 서류정리를 한다.
나는 너무나도 익숙하게 하고 있었는데 그 반명 김태형.... 맘마놀이하냐.....
"...하...."
-ㅋㅋㅋㅋ너도 답답하지...
"이게 왜 안될까..."
-바람 좀 쐬고 올래?
"ㅋㅋㅋㅋㅋㅋ탄소 우리 놀러온거 아니다.."
역시 전정국하고는 다르다..!
전정국은 맨날...밖에 나가서 아스크림 사먹자고 아우성이었는데; 한겨울에....미친놈이....
자그마한 행정실 단칸방에서 오손도손 열일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익숙하면서도 쭈뼛한 목소리가 들려온ㄴ...다...
"김태형."
그 소리에 김태형이 고개를 돌리면,
"어 민윤기!"
윤..윤기님이 짠~하고 서 계신다. 뭐야 언제부터 서계신.거...야.....
"정국이 여친도 안녕?"
"뭐야 너 탄소 알아?"
"어. 쟤 저번주 벌점 대상자였잖아ㅋㅋㅋㅋㅋ"
"맞아ㅋㅋㅋㅋ"
자연스럽게 방에 들어와 의자에 앉는다. 이렇게 셋이 되었다. 아...웬지 전정국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기분...
그런데 그때!!!!
"너네들 다해가니?"
.....행정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휴....전정국일 리가 없지. 지금쯤 꿈나라에 있겠죠! 알게 뭐야 ㅎㅎ! 내옆에 윤기님 앉아서 무서워 죽겠는데
"김탄소?"
-네..! 아...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ㅎ
"말 놓자."
-어...어...나 존댓말 한 적 없어.
"너 계속 나 볼때마다 선배 보는거처럼 어려워했잖아. 이제 징계도 끝났는데 그만 말 놓지?"
-...그래 ㅎㅎ
"ㅋㅋㅋㅋㅋㅋㅋ정국이 여친인데 친하게 지내야지~"
-전정국 여친 아니야ㅠㅠ
"여사친이라면서 줄여서 여친."
-줄임말을 왜 또 줄이는거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친~"
"그럼 탄소 내여친이네~?"
-ㅋㅋㅋㅋㅋㅋ김태형 거들지마ㅜㅜ
"아니 여사친 줄인게 아니라 여인친구."
-여인친구는 뭐야....노잼
"어."
휴...^^ 그런데 내가 참 다혈질이긴 한가보다.
아니 사실 얘네가 화 유발제이긴 하지만ㅎㅎ
그렇게 우리는 윤기님의 감시아래...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했고 다행히 시간내에 다 끝나서 다행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잠시나마 기분좋게 해줘서 고맙다 김태형..ㅜㅜ 그리고 민..민윤기 내친구!! 내 새친구! ^~^
-
"김탄소 왜 김태형이랑 같이 들어와?"
-심부름 하고 왔어
"영어?"
-응.
"내가 부회장인데 왜..;"
-ㅋㅋㅋㅋㅋㅋ너 못미더워서 짤렸나봐~
"....참나 내가 얼마나 성실하게 갔는데."
-...그래 그대로 집에 가서 문제지.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 김태형을 찾는다.
정국이....많이 심심했꾸나 8ㅅ8....
"야 전정국~ 김탄소랑 사귄다면서~~"
"나 게이아님."
"ㅋㅋㅋㅋㅋ인정."
뭐야 이게 남자애들의 세계인가...
그와중에 인정은 뭐야 박지민^^?
너네반 가 문돌이녀석
- 야 문돌이
"왜."
-이과 왜왔냐
"공돌이한테 수학물어보러 왔다 왜."
-그것 참 서정적이군요!
"뭐래 역시 게이;"
-뭐? 나 여잔데 지가 게이면서 너 정국이 엄마잖아
"그건 내가 정국이 자식같은 마음에 좋아하는거고~~"
-아니 나보고 게이라고? 내가 여잔데 남자로 보여?
"...아니...?"
-너 맨날 수학 모르는 거 있으면 전정국한테 오잖아. 심지어 우리반 너네반이랑 한참 먼데; 너가 게이임.
"....말걸지마"
ㅋㅋㅋㅋ박지민 너는 나한테 한참 안된다.
바보의 제왕은 박지민 너다!
아니 박지민 저자식 진짜 바보인게...
전정국 수학 1도 모르는데 왜맨날 전정국한테 오는거야....;
그걸 또 전정국은 풀어주고있고요^^
박지민 흐뭇하죠?ㅎ
박지민은 하루중 가장 기쁜시간이 바로 이 시간, 전정국 찾아오는 시간일거야^^확실해..ㅎ
"야 김탄소 여기서 평균 어떻게 구해."
저들의 마지막 종착점은 항상 나다.
서로 끙끙 머리를 맞대다 한참 뒤에 나를 찾아오곤 하지ㅎㅎ
그래도 박지민이 꼬박꼬박 찾아오니까 전정국이 수학문제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풀어서 다행이다.
물론 문과 문제긴 하지만...; 풀면 이과에게도 도움이 되겠지..?
=
안녕하세요
재밌게 읽으셨나요?
재밌다는 댓글을 요즘 많이 봐서 다행이네요.
독자 여러분들이 제 글을 읽고 재밌으셨다면 저는 더 좋아요!
암호닉 신청해서 함께 달리고 있는 여러분들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좋은 글로 많이 찾아뵐게요!
**토토고 영어동아리 칭구덜~☆★ (암호닉은 공지사항에서 확인 해 주세요!)
오전정국/방탄비글단/0103/피그렛/다홍/란덕손/참기름/치요/뱁새☆/리프/자몽사탕/꾸기/에뤽/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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