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이홍빈] 빨간우산 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0/4/60491e90c18ae2c49ad90b15c0aac192.jpg)
다음 날, 아침 일찍 아빠가 출근하기 전 시간에 맞춰 일어나 경찰에 신고했다. 아빠는 결국 접근금지령이 내려졌고 이제 이 일은 끝나는 듯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통화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망설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수그러들지 않은 퍼런 멍들을 보면 그런 마음이 싹 가버렸고 아빠에 대한 증오심만 더 커져버렸다.
아침일찍 일어난 터라 많이 피곤했다. 학교에는 사정이 있어서 못간다고 이미 말해두었고, 아저씨는 어차피 학교도 안가는데 잠이나 실컷 더 자라며 나를 침대로 떠민다. 잠시 눈을 감고 한참 잡다한 생각을 하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고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힘겹게 눈을 떴다. 아저씨의 뒷 모습이 보이고 그 옆, 식탁에는 여러 반찬들이 보였다. 다시 시선을 아저씨에게로 옮겼다. 쿵쾅쿵쾅, 넓은 등판에 심장이 마구 뛴다. 나도 드디어 정신이 나간건가.
"아, 아저씨.."
"어, 깼어?"
눈을 비비며 부스스 일어나 아저씨를 부르니 아저씨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본다. 아저씨의 옆선에 할 말을 잃고 멍하게 얼굴만 쳐다보고 있으니 아저씨가 뭘 그렇게 빤히 보냐며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저씨는 좋겠다. 잘생겨서. 난 눈도 작고 코도 낮고 입술도 두껍고 눈썹도 못생기고 머리카락도 완전 폴폴 날려선 폭탄인데.. 아저씨는 그냥 연예인 같아요."
"무슨 소릴 하는거야. 너 얼마나 이쁜데."
"말만이라도 고마워요."
또 한숨을 푹 쉬니 아저씨는 젖은 손을 바지에 슥슥 닦고는 내 앞에 와서 털썩 앉는다. 그러더니 내 얼굴을 이리저리 보더니 환하게 웃어보인다. 왜 웃는거야. 분명히 비웃는게 확실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찰나 아저씨가 내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곤 여러번 쓰다듬는다. 그러더니 손을 쫙 펴선 얼굴에다 대고 쭉 내린다.
"으악, 뭐하는 짓이에요! 에베베베."
"충분히 귀엽고 이뻐. 얼굴도 쪼그마한데?"
"치, 아저씨 일부러 손에 물 묻은거 제 얼굴에다 닦은거 맞죠?"
"어떻게 알았어."
"이씨."
아저씨의 팔을 살짝 툭 쳤다. 그러자 아저씨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맞은 부분을 열심히 문질렀다. 엄살은, 누가 보면 힘이 아주 천하장사인줄 알겠네. 아저씨를 힘껏 째려봤다. 아저씨가 내 손목을 잡고 일어나 식탁의자에 앉힌다. 그러더니 자신도 내 맞은편 의자에 앉아선 나를 빤히 쳐다본다. 말로는 먹어먹어 하지만 저렇게 빤히 쳐다보니 제대로 먹질 못하겠네, 으..
"아저씨 그만 좀 봐요. 먹다 체하겠네."
"알았어. 안볼게. 어서 먹어."
라더니 계속 나를 보길래 그냥 아예 등을 돌리고 밥만 깨작깨작 젓가락으로 한 톨 씩 집어먹었다. 등 뒤에서 아저씨가 깨작깨작 먹으면 앞으로 밥 없다고 그러길래 깜짝 놀래선 다시 앞으로 돌아 반찬도 이것저것 집어먹고 배불리 먹은 듯 했다. 요리를 잘하는 거 보니 자취한지 꽤 몇년 된 것 같은데.
"아저씨는 일 안해요?"
"해. 지금 나가야지. 설거지는 별빛이 네가 해줄 수 있지? 부탁할게."
"네, 그럼요."
"그럼 옷 갈아입는다."
"네, 네?!"
갑자기 뜬금없이 옷을 갈아 입을거라며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상의를 훌렁훌렁 벗었다. 으악, 아, 아저씨 등판. 눈을 가리기 위해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댔다. 화끈한게 느껴지는게 분명히 얼굴이 빨개졌을텐데. 아저씨 진짜 왜 저런대. 살짝 손 사이 빈틈으로 눈을 가져다 대고 실눈으로 바라봤다. 갑자기 홱 도는 아저씨 때문에 도둑질 하다 들킨 도둑마냥 깜짝 놀래선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보기보다 응큼하네."
"아, 아, 아저씨가 보여준거잖아요! 저 이거 엄연히 성추행이에요!"
"좋았으면서."
"네, 아니요!?"
으, 으 방정맞게 입은 또 왜 난리야. 이렇게 난 변태 이미지로 낙인되고 마는건가. 하. 아저씨는 운동화를 신고 대문을 열며 혹시나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하라고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냉장고에다 붙여두고 그렇게 나갔다. 아저씨가 오기 전 까지 청소 깨끗하게 하고 기다리고 있어야겠다.
저녁 6시 쯤 되니 집 밖 복도 저만치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아저씨인 것 같아 괜히 심심해서 화장실 옆에 들어가 몰래 숨고는 아저씨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끼익, 문이 열렸고 그 틈을 타 재빨리 화장실 문을 열어 워, 하고 소리를 지르자 아저씨는 으악, 비명과 함께 털썩 주저 앉았다.
"아저씨, 킥키킥, 새가슴이신가봐요."
"아 진짜 놀랬어."
"헤헤."
아저씨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더니 갑자기 내 볼을 꼬집는다. 볼이 쭉 늘어나 아파서 새는 발음으로 놔주세요, 말하니 아저씨는 탁 놓으며 나를 째려본다.
"미안해요."
"괜찮아. 오늘 저녁에 고기 어때?"
"고기 좋아요!"
"나가자! 오늘 월급 들어오는 날이거든."
"헐, 짱."
대충 아무 외투나 걸치고 아저씨를 쫄래쫄래 따라나섰다. 집 근처에서 제일 가까운 고깃집으로 들어가서 고기 3인분을 시키고 가만히 익기만을 기다렸다. 고기를 익히는 동안 아저씨는 그새 소주를 한 병 시켜 따서는 혼자서 꼴딱꼴딱 잘 마신다. 어찌나 그리 달게 마시던지, 이프로인지 술인지 그냥 겉보기엔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소주에 대해서는 안좋은 기억이 있어서 그리 좋게 보지는 않는다. 또한 나중에라도 마실 생각도 없고. 하지만 아저씨가 마시는걸 보니 그냥 왠지 이상하게 맛있어 보이길래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었다. 아저씨는 멀뚱멀뚱 쳐다보더니 내 눈치를 보며 술을 따랐다.
"발랑 까졌어, 아주."
"헤헤."
소주를 쫙 들이켰다. 으, 써. 이걸 저렇게 맛있게 먹는단 말야? 아저씨를 저주하고 있는 동안에 정신이 몽롱해져온다.
"아저씨, 저 취하는거 같은데."
"어, 어, 빨개졌다."
"빨리 먹고 가요."
상추에 고기를 싸서 한 입 크게 넣었다. 점점 취기는 오르는데 고기는 먹어야 겠고. 정신 없이 흡입을 하고 마지막으로 쓰러진게 내 기억의 끝이다. 뒤 늦게 안 사실이지만 아저씨는 쓰러진 나를 업고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헛소리도 하고 욕도 하고 자기 얼굴도 쳤다면서 바락바락 내게 화 아닌 화를 냈다. 아저씨, 귀엽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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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빨리 전개를 ㅇㅣ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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