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남자 민윤기 03 (부제: 설렘 그리고 기다림)
답장을 할까 말까 고민할 새도 없이 울리는 카톡 소리에 곧장 침대에서 일어나 무작정 답장을 보내버렸다. 안 잔다는 대답에 그는 열심히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고, 나 역시 그의 말에 쉬지 않고 답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장장 1시간 반 동안의 길었던 대화 끝에 민윤기에게서 참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직장, 나보다 나이가 많았던 것에서부터 위층 집 역시 그의 진짜 집이 아닌 친한 동생의 집이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 일 때문에 본가가 있던 대구에서 벗어나 급하게 서울로 올라왔다고 한다. 집을 구하던 중 때마침 호텔 근처에 아는 동생 집이 있었고, 그곳이 우리 집 위층이였다고. 참 들을수록 신기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는 그가 잠든 후에도 다 지난 대화창을 수시로 보고 또다시 봤다. 보는 내내 새어 나오는 웃음에 베개에 얼굴을 마구 묻어버린다.
***
.
오늘은 23년 살며 최고로 예쁘게 꾸며야되는 날....
ㅎㅎ...ㅎㅎ...
매일 보는 뷰티 유투버들처럼 타고난 금손은 아니지만 오늘은 화장에만 약 1시간가량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은 끝에 나름 맘에 들게 완성됐다. 옷도 사놓은지 얼마 되지 않는 와이셔츠에 꼴에 남자 만난다고 치마도 꺼내 입었다. 이쯤 되면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코트를 걸쳐 입고 거울을 돌아 본 순간 보이는 낯선 내 모습에 결국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앞으로는 이웃 주민들의 안구보호를 위해서라도 집 앞에 쓰레기 버리러 나갈 때도 이렇게 하고 가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시내로 나가야 볼 수 있는 한성 호텔은 우리나라 호텔계에서 성품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다. 소문이 괜히 난 것은 아니었는지 로비를 들어서자마자 터져 나오는 감탄에 입을 틀어막았다. 고급진 조명에 찬란한 빛을 내고 있던 샹들리에, 깔끔한 대리석 바닥까지 들이닥치는 어마어마한 모습들에 마냥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곤 핸드폰을 꺼내들어 민윤기의 번호를 꾹꾹 눌러댔다. 통화 연결음이 끊기고, 민윤기가 답했다. 주변이 꽤 시끄러웠다.
"아, 도착했어요?"
"네 이제 호텔로비 들어왔어요!"
"음, 카운터 직원한테 내 이름 얘기해서 먼저 기다려 줄 수 있어요? 미안해요, 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
알겠습ㄴ,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겨버렸다. 진짜 바쁘긴 한가 보네...
주위를 둘러보다 한성 호텔의 로고가 크게 박힌 카운터가 눈에 띄어 그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저, 민윤기 씨 이름으로 왔는데요."
"아, 이쪽으로 오세요."
곧 카운터에 있던 여자가 또 다른 직원을 불러들여 날 안내시켰다. 따라오라는 말과 함께 나는 움직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으로 올라간 나와 직원이 도착한 곳은 민윤기와 만나기로 약속했던 레스토랑이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마자 레스토랑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었고, 직원은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레스토랑은 스카이 라운지 형태로 되어있어 서울의 도심을 한 눈에 볼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었다.
"와... 진짜 대박."
이 남자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이런 곳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오는 곳 일텐ㄷ...
"예약하셨어요?"
"엄마야!!!!!!!!!!!!!!!!!!!!!!!!!!!!!"
갑작스레 들이닥치는 얼굴에 나도 모르게 괴성을 질러버리고 말았다. 하, 망했다. 식사하던 손님들의 시선을 자청해서 끌어들인 셈이었다. 가만히 고개를 숙이다가 차분히 민윤기의 이름을 읊자, 킥킥 웃어대던 남자가 흠칫 놀라더니 곧장 훑어보던 차트를 덮어버린다.
"헐 대박, 윤기형 여자친구구나. 맞죠?"
"...네???????"
남자가 장난스레 웃어 보이며 날 노려본다. 아랫집에서 윤기형 훔쳐 간 사람이 누군가 했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작게 읊조리다 어깨를 으쓱이더니 조금만 기다리라며 유유히 자리를 뜬다. 아는 동생인가, 싶다가도 주변인들에게 내 얘기를 하는 민윤기를 상상하니 또다시 얼굴이 붉어지는 나다. 아, 이러다간 밥도 못 먹겠네.
***
그를 기다린지 벌써 1시간 반 째였다. 연락 한 통 없는 기다림에 초반엔 그저 그가 걱정되기만 했었다. 진짜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다친 건 아닌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고 힘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해가 질수록 호텔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은 잦아졌고, 여직원은 물었다. 시간이 꽤 오래 지났는데 다음에 다시 오시는 게 어떠냐고. 그래도 꿋꿋이 버텨 2시간이 훌쩍 지났다. 약속이고 뭐고 밥을 한 끼도 챙겨먹지 못한 나는 미친 듯이 배도 고팠고, 몇 시간 동안 허리를 세우고 앉아있으려니 몸도 피곤하고 불편했다.
"아...가야겠다, 진짜."
몸을 딛고 일어서는 와중에도 핸드폰은 말짱했다. 여전히 아무 연락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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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연재텀이 조금씩 길어질 것 같아요..(찡찡)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죄송하고 늘 감사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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