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젤잘 전정국 x 당돌한 너탄
01
내가 그이를 만나게 된건 그냥 길을 걷다가 한 여자에게 붙잡히면서 생긴 일이었다.
면접을 본 후에 절망에 빠진 상태로 길을 걷고 있는데,
누가 봐도 비싸 보이는 옷과 액세서리를 한 여자는 급하다면서 나를 붙잡았고
자신의 종이에 무언갈 적더니 ' 여기 나가기만 해주세요 ' 라며 나한테 쪽지를 주고 그대로 차를 타고 사라져 버렸다.
.....? 이런 경우도 있나? 그래도 할 일도 없고 급해 보인다는 생각에 나는 그대로 쪽지에 적힌 카페로 향했다.
도착하자 마자 종이에 적힌 남자 의상 착의를 확인 한 뒤에 유사한 그 남자 앞에 다가갔다.
“ 어.. 혹시.. 전정국 씨? ”
“ 네.. 그런데 제가 만나려던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 ”
쪽지를 든 채로 그 남자 앞에 섰을 때는 그 남자의 얼굴을 보고 한번 놀랐다.
아니 무슨 남자가 현실감각 사라지게 저렇게 잘생겼데,
내 물음에 나를 쳐다본 남자는 웃으며 하는 말에
나는 그대로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하려 했는데,
그런 내 설명을 듣지도 않은 채 일어나더니 의자를 빼주며 앉으라는 남자의 행동에 멍하니 바라봤다.
“ 우선 앉아요, 점심 먹었어요? ”
앉으라는 남자의 말에 나도 모르게 앉아 버렸다. 그리고그 대로 웨이터를 부르는 남자의 행동에 당황한 채로 바라봤다.
아, 나도 이게 뭐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근데 어떡해?
원래 잘생긴 남자 앞에서 여자는 무너지게 돼있어요. 알죠, 여러분?
“ 맛있는 걸로 시켰어요. 괜찮죠? ”
“ 아.. 뭐 네 ”
“ 거절은 안 하네요? ”
“ 원래 잘생긴 사람의 호의는 거절하지 말라고 배워서 ”
내 대답에 예쁘게 웃어 보인 남자는 나를 향해 거절을 안 하냐는 말에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란 어머니의 말씀!
' 여주야 잘생긴 사람이 주는 호의는 거절하는게 아니야 ' 라고 항상 장난삼아 말한 말이 생각이 났다.
그런 내 말에 남자는 또 엄청 예쁜 웃음을 하면서 재미있다는 식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러면서 ' 내가 잘생겼어요? ' 하고 묻는 질문에 순간 이상하게 기분이 묘했다.
사실이니 어쩔 수 없이 네.라는 대답에 또 엄청 설레는 웃음을 짓는 남자였다.
“ 무슨 자리인지는 알고 나왔어요? ”
“ 아니요, 길 가다가 여자분이 쪽지만 주고 가버렸어요. ”
남자의 질문에 그제서야 내가 여길 왜 왔는지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 질문에 아까 있었던 일을 설명을 하고 있는데, 말하고 있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그 남자를 쳐다봤다.
그래서 나는 ' 왜 자꾸 그렇게 바라봐요? ' 하고 물으니, 그런데도 웃으면서 가만히 나를 바라보는데,
아니, 저기요.. 그렇게 쳐다보면 어떤 여자라도 설렌다고요..
나는 조심스럽게 쳐다보지 말라고 말을 했다.
그런데
" 왜요? 잘생겨서 못 보겠어요? "
나를 놀리듯 말하던 남자의 말에 나는 앞에 놓인 물을 벌컥 들이 마셨다.
“ 이 자리 소개팅 자리에요 ”
“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 느낌이. ”
“ 많이 해봤나 봐요? ”
“ 뭐 비슷하게요? ”
누가 봐도 소개팅 아니면 맞선이라는 느낌이 왔었다.
그런데 역시나 소개팅이라는 말에 그럴 것 같다는 말을 하자
좀 더 흥미롭게 턱을 손에 괸 체 나를 바라보는 남자에 질문에 대답을 했다.
“ 그래서 잘 됐어요? 어떤 남자? ”
“ 뭐.. 돈 많은 남자도 만나고, 잘생긴 남자도 만났고, 성격 좋은 남자도 만났고, ”
“ 그래서 지금도 만나요? ”
“ 아니요, 생각보다 별로라서 ”
이상하게 내가 만났던 남자에 대해 물어왔고 나도 이상하게 그 말에 대답을 하고 있었다.
뭐 그렇게 숨길 일도 아니어서 상관없는데 생각해보니 처음 만난 남자한테 이렇게 말하는 것도 뭔가 웃겼다.
지금도 만나냐는 남자의 말에 생각보다 별로라고 말을 하니 왜요 라는 말과 함께 또 다시 우리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 돈 많은 사람은 제가 너무 초라해 보여요, 그리고 잘생긴 사람은 진짜 인물 값해요 완전 싸가지가 없거든요. ”
“ 푸흡.... 그럼.. 성격 좋은 남자는요? ”
“ 그 사람이 제일 못됐어요! 어느 누구한테나 친절해요. 중요한 건 남의 여자한테까지 ”
“ 그럼 저는요? 저는 어때요? ”
“ .....네? ”
“ 잘생기고 돈 많고 예의도 바른데? ”
순간 어이가 없었다. 어느 순간 왜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는 건지.
갑자기 그럼 저는요? 라는 묻는 말에 나도 모르게 놀란 듯 소리가 커졌고
그런 모습에 또 반할 정도의 웃음을 짓더니 이 정도면 잘생긴 거 아니냐면서 자기 얼굴을 만지는 모습에 또 당황했다.
뭐 돈은 있어 보이긴 했다. 누가 봐도 귀티 나 보이니깐, 거기다 잘생긴 것도 인정. 뭐 지금 이야기한 거 보면 예의도 바른 것 같긴 한데..
아니야 이여주 정신차려! 지금 너가 홀리고 있는거야!
내가 고개를 막 흔드는 모습을 봤는지 나 별로에요? 라며 조금 풀죽은 모습을 하며 묻는 남자였다.
아니 저 모습마저 귀여우면... 아니야 정신차려..!
“ 너무 완벽하면 게이래요, 그런 남자는 여자가 없을 리가 없다고 ”
자꾸 물어오는 말에 생각해보니깐 그 말이 생각이 났다.
너무 완벽한데 여자가 없다는건 남자가 게이라고 그렇지 않고선 절대로 그럴 일이 없다고
나는 당당하게 게이라는 말을 하고 그 남자를 바라봤는데 뭐가 웃긴건지 숨을 못 쉴 정도로 웃으면서
테이블에 머리를 박은 채 웃고 있는 남자를 멍하니 바라봤다.
이제서야 진정이 됐는지 다시 나를 바라보는 그 였다.
“ 게이가 아니면 만나볼래요? ”
얼마나 웃은 건지 눈에는 이미 눈물이 맷힌 상태로 다시 물어오는 남자의 모습에
게이가 아니라면 혹시 머리 어디가 안 좋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아니요, 그냥 만나는 거면 다른 사람 찾으세요. 굳이 저 아니어도 되는 거잖아요? ”
“ 무조건 그쪽이라면? ”
“ ........ ”
“ 난 그쪽이 맘에 들어요. 만나요, 우리 ”
미쳤다. 분명히 난방을 튼 것 같지 않은데 온몸이 뜨거워지듯 점점 얼굴이 더워졌다.
설마 여주야 이 말에 설렌 거니? 이 놈의 심장은 작작 나대면 안 되는 거니?
나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그 남자를 바라봤다.
근데 왜 진짜. 너무 잘생겼다. 하지만 이건 너무 말이 안 되잖아..
“ 연인 행세 도와 달라는 거면 싫어요. ”
“ 네?
“ 그렇잖아요 돈도 있는데 1시간도 만나지 않은 여자한테 고백을 한다..
이건 여자 친구라는 연기자가 필요한 거잖아요 .보통 드라마에서 다 그렇던데..”
정신을 차리자는 마음에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이건 드라마에서 나오는 흔한 대사다.
그래 분명히 연인 행세를 할 여자가 필요로 한 남자 주인공의 대사인 것이다.
나는 그렇게 나에게 최면을 걸었다.
“그쪽 드라마 너무 많이 보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1시간 아닌데.. 나 그쪽 3번째에요, 오늘까지 4번째. ”
“ ..... ”
“ 보통 여자들은 이걸 운명이라고 하지 않나요? 이여주씨? ”
....이상하다. 내가 이 남자를 만나고 난 뒤에 내 이름을 말한 적이 있나?
아니 없다.
그럼 내 물건에 내 이름이 적힌 게 있나?
아니 내가 초딩도 아니고,
그럼. 뭐야? 이 남자 정말 나를 아는 건가?
.......
-
집에 오자마자 씻은 뒤에 노트북 앞에 앉았다. 다시 취직자리를 알아봐야 하니까.
그리고 동시에 울리는 소리에 핸드폰을 바라봤을 때,
[ 하고 싶은 거 있어요? - 세젤잘 ]
어떻게 되었냐고요? 어떻게 되긴 내 이름을 알길래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 난 그쪽을 3번 만났는데 잘 기억해 봐요. 그럼 해답이 나와요. 대신 기억할 때까지 만나요. 우리 ”
아니 이 남자는 여자를 못 만나서 환장을 한 남자인가 싶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말의 대부분이 만나자는 말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뭐 그렇다고 내가 손해 볼 일은 없을 것 같기도하고
괜히 감정 소비하기도 귀찮고 한데, 아니 뭐.. 저 정도 생기면 만나는 것도 나쁘진 않으니까..
당신들도 솔직히 승낙할 거 아니에요? 그죠?
[ 있어요 만나는 사람 있으면 하고 싶었던 일 ]
문제는 그냥 만나자는 것, 연인이 아닌 만나자는 단계였다.
뭐 서로를 알아가 보자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하는 말이 뭐였더라, 이런 남자 잡을려면 지금 잡아야한다나 뭐라나...
[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하고 안 해봤어요? 돈 많은 남자랑 잘생긴 남자랑 - 세젤잘 ]
[ 네. 돈 많은 남자는 거길 빌려준다고 하고, 그리고 잘생긴 남자는 자기 얼굴 팔리는 거 아니냐고 하고, 성격 좋은 남자랑 가면 멀리서 봐야 해요. ]
[ 거기가 어딘데요? - 세젤잘 ]
[ 콘서트요! ]
나는 신나서 그대로 콘서트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분명히 1이 사라졌는데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아니 뭐야 이 남자.. 설마, 또 웃고 있나??
내 생각이 맞았던 건지 그대로 울리고 있는 전화를 받았다.
“ 크..크흡... 아 진짜 어떤 남자를 만났길래 콘서트를 빌려준대요? ”
“ 저 이래 봐도 꽤 규모 있는 남자 만났거든요? ”
“ 근데 왜 헤어졌어요? ”
“ 돈만 많은 남자는 매력이 없거든요 ”
“ 네?? ”
“ 좀 소박하더라도 같이 사람 많은 곳도 가고 걸어 다니고 그런 게 좋아요 전 ”
“ ......여주씨 처럼요? ”
“ 네 그래서 흘러넘치 잖아요. 제 매력이 ”
내 말에 또 다시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 중요한 건 비웃는 게 아니라 그냥 기분 좋은 웃음이.
" 가고싶은데 있어요? 제가 구할게요 "
" 아니요! 제가할게요!
원래 콘서트에 묘미는 티켓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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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은 1주일 1 연재!
근데 저는 기분파라서 반응 연재가 될 수도 있어요^0^
무슨 듯인지 알거라고 믿어요.
(댓글 달아달라구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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