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방 : 기방
*전답 : 화대, 기생이 받는 돈
"물 필요해서 온 거 아니여? 내가 길어다 갖다줄까?"
필시 내가 여기서 그냥 가버리면 나를 이상하게 볼거다. 널뛰기 질을 하는 내 맘은 슬쩍 숨기고 답을 기다리는 이 놈에게 냉큼 물 길어오라고 시켰다. 무어가 좋은 지 헤헤 웃으며 물 한 동이를 퍼 와 앞장 서라며 길을 재촉한다. 성님들이 머리, 헹구고 계시겄지?
.
"물 길어 왔어유, 조금 뜨거우니께 식혀서 쓰셔요."
다행히 성님들이 오손도손 모여 머리를 헹구던 도중이라 뜬금없이 퍼다나른 물은 아니게 되었다. 고개를 돌려 옆으로 시선을 두니 나와 전정국을 번갈아 보며 이상하게 씨익 웃어보이는 추분이가 보였다. 아니라는데두!
"어유, 정국이 고맙다~ 누님이 정국이 방댕이나 만져보자."
짖궃은 성님들이 놀린답시고 방댕이를 툭툭 건드리니 전정국이 풀썩 뛰며 기겁팔색을 한다. 파다닥 하늘로 뛰었다가 제 방댕이를 탈탈 털고 성님께 억울한 듯 소리친다.
"무, 뭐 하신대요! 하지 마시라구 했잖여요!"
저 순진하기 짝이 없는 반푼이. 미련해서 노려보지두 못하고 울상만 짓고 있는 것 좀 보라지. 저러니 성님들이 깔깔 웃으며 더 농을 치고 놀리는 거다. 쓸데없이 반응이 좋으니 자꾸 툭툭 건드리구.
"누님은 그저 정국이가 귀여워서 그러는 거지~ 이리 와 보련? 응?"
'다향 성님 그만 즘 해요~ 정국이 울라~' 성님들 웃음 소리가 교방을 넘어 갈듯이 울려퍼진다. 그럴 수록 전정국 표정은 굳어지고. 사내 놈이 단호한 말 한 마디두 없네. 멍충이다, 멍충이. 저런 놈이 울 엄니를 챙겨? 울 아우들두 챙긴다구?
곧 다향 성님이 전정국에게 눈길을 거두고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아, 참. 추분이랑 탄소, 느이 곧 화초 올린담서?"
"아유, 탄소 저것은 화초 얘기만 나오믄 푸우 한숨을 쉰다니까요?"
또 다시 답답함이 왈칵 올라온다. 아까 추분이랑 둘이서 얘기 했을 때보다 더. 입이 꾹 다물어져 무어라고 소리가 안 나온다. 추분이 저 년은 신이 나서 성님께 미주알 고주알 일러바치구, 암튼 얄미운 기지배.
"탄소 너, 화초 안 올리구 싶으니? 왜 한숨이야?"
"그냥. 생각이 많아져서 그러지요. 화초 올리라믄 올릴 거여요."
내 말에 나를 쳐다보는 전정국의 시선이 느껴진다. 눈을 마주보니 이 놈 생각이 저절로 비친다. 몹쓸 놈. 멍충이, 바보, 반푼이. 그리 쳐다보면 어쩌라구.
휙 고개를 반대로 돌려 눈길을 피하고 모질게 말을 뱉었다.
"물 길어다 주는 일 끝났으니 얼른 사라져보아. 여기 계속 서 있는다구 하등 필요 없으니!"
옆에서 다향 성님이 기집애 말 참 밉게두 한다며 날 나무랐지만 난 밉게 말을 뱉어야겄다. 저 놈 눈빛에 홀라당 끌려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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