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떠밀려 주막으로 돌아 와 아우들을 데리고 약재를 사 집을 향했다. 교방에 들어 온 이후 맘 약해질까, 잔소리를 들어 화딱지가 날까 억지로라도 들려 볼 생각을 않던 집. 문으로 다가가자 안에서 들려오는 요란스런 기침 소리에 놀래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엄니는 눈을 동그러니 뜨고선 어인 일로 왔냐며 툴툴 입을 열다가두 이내 함박 웃음을 지었다, 뻘겋게 피가 묻어나온 손수건은 뒤로 감춘채로. 그 모습에 가슴이 아파 바닥에 주저앉아 엄니 손을 붙잡았다.
"각혈꺼정 할 정도로 아퍼? 바닥은 또 왜 이리 차워. 이불은 또 이게 무어구! 여기, 이거 약이니께 얼른 마셔."
"이깟 약으로 폐질이 낫겄냐, 이년아? 너 화초 올리구 귀한 약재 싹싹 올리믄 모를까."
"...화초 얘기는 누구헌테 들은 거야?"
"누구겠니? 정국이 다녀갔다. 걔는 왜 쓸데없이 우리 집엘 들락 거린다니? 누가 고맙단다구."
하나두 고맙지 않다는 엄니 표정에 괜시리 울컥해 입을 열었다. 지금 고맙지 않다구? 자그마치 4년을 하루같이 그리 살뜰히 우리 집을 챙겼는데.
"친자식이라두 그렇겐 못해, 그리 살뜰히 못 챙긴다고!"
"시끄러워. 너한티 침 발라놓으려고 허는 수작인데 뭘 고마워 해. 언감생심 종놈 주제에 감히 누굴 탐내?"
말을 들음 들을수록 가슴 한켠이 쿡쿡 쑤셔온다. 고놈 욕 듣는 거이 이리 마음이 불편하다. 일부러 외면을 할래두 소리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
"네 낯색이믄 정승판서가 서로 머리 올려준담서 줄을 설텐디 지 주제를 알어야ㅈ..."
"그만, 그만해요. 그만 좀 하라구요! 당상관이믄, 그 자리 오르려믄, 나이가 몇인 줄 알어? 사십 줄, 오십 줄은 족히 되어야 한다구. 근데 엄니는 아무렇지도 않어?"
빌어먹을 좋은 양반. 아무리 기생년 팔자가 그렇다지만 이 어린 딸을 저 늙은 놈 품에 던지구 싶을까. 아주 어릴 때야 '넌 좋은 양반님 품서 놀아야 해, 안 그럼 팔자 못 펴' 라구 들으면 그렇구나 했지, 지금도 그런 말을 하니 욕짓거리가 목에서 울렁댄다.
"찔리지두 않어? 어린 딸 늙은 놈 품으로 던지는 게 가슴 아프지도 않어?"
"가슴 아플게 무에 있어. 잘 됐다 콧노래를 불러도 시원찮어. 마음 독허게 먹어, 엄한 놈한테 마음 주지 말고. 그려야 네 인생두 피고 네 동생들 인생두 펴."
결국 눈물이 흘러 나오고 만다. 볼을 타구 흘러내리는 이 눈물이 분하고 화가 나서 그런건지, 전정국 네 생각에 나는 건지 모르겠다.
.
교방에 돌아와 교방 안을 거닐다 전정국을 마주쳤다. 그냥 지나쳐야지, 모르는 사람인양 지나쳐야지. 그리 다짐하구 벗어나려는데 '저어...'하고 부르는 목소리에 덜미가 잡혔다.
"...네가 울집 가서 잘 해준 거 생색내두 소용 읎어, 나 집 가라구 떠민 것두 소용 없구. 우린 안될 사이야. 그러니 말두 걸지 말어."
"다 알어, 다 이해두 허고. 근디 이거는 받구 가."
이놈이 손에서 슬그머니 내민 것은 빨간 댕기였다. 금실로 자수를 넣은 빨간 댕기. 싫다는 걸 억지로 쥐어주는 전정국에 이것이 무어냐 말하라구 재촉을 하니 머뭇대다 입을 연다.
"그냥...전부터 네 낡은 댕기, 고것이 자꾸 신경 쓰였어."
"너, 너. 내가 이 댕기하구 어디 가는 지 알어? 딴 놈 품에 몸 던지러 가. 그거 모르니?"
"알어. 알구 있어."
"근데?"
난 결국 네 마지막 말에 눈물을 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련하구 반푼이 같은 놈. 답답한 놈. 자꾸 내 맘을 가만 두지 않는 저 못난 놈.
"내가 할 수 있는게, 해줄 만한게 것밖에 읎어. 고거라두 해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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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늦었쥬? 미안혀유, 오늘 바빠서 쓸 시간이 없었구먼유. 아마 다음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어유. 마지막 편 다음에는 정국이 시점두 올릴거니께유 기대 많이 해주셔유! 오늘두 이 모지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먼유! 가볍게 즐겨주셔유! 원체 글을 못 써서 전개도 엉망이고 내용도 별거 없지만 댓글 달아주시니 항상 감사혀유... 사랑허는 아씨들 정꾸젤리 아씨, 윤이나 아씨, 귀찌 아씨, 서영 아씨, 뱁새☆ 아씨, 뿌링클 아씨, 망디 아씨, 방울이 아씨, 흥탄♥ 아씨, 현질할꺼에요 아씨, 꾸기야♥ 아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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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 앞머리 + 똥머리 처음봐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