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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박지민] 이별일지 上 | 인스티즈







2월 14일

김여주가 깨어나지 못한 지 2주 째다. 오늘은 병원에 가지 못했다. 개학 전 교직원 회의 때문에.
여주야, 언제 일어날거야?
 


2월 16일

개학하면 더 바빠지겠지. 그 전에 일어나야 할 텐데.



2월 20일

김여주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세일하길래 향수를 샀다. 향이 연하다고 싫어하지는 않겠지?



2월 21일

정호석이랑 술 마셨다. 어찌나 울던지, 달래느라 고역을 치렀다.
그만 울어 인마. 울고 싶은 건 나야.



2월 25일

쓸 말이 없어.



2월 27일

거의 한 달. 김여주 자는 게 그렇게 좋아? 그만 좀 자.



3월 1일

삼일절. 내일 개학.



3월 2일

신입생들 귀엽다. 올해도 고2 담임을 맡게 됐지만 1학년 애기들이랑도 잘 지내고 싶다.



3월 4일

김여주네 부모님이 여주가 병원을 옮겼다. 학교에서 더 먼 곳에 있다. 시험 기간 오기 전에 자주 가야지.



3월 7일

이름은 모르겠는데 나를 따라다니는 아이가 있는 것 같다. 잘생겼어요! 라 외치고 도망가더라.
여전하네, 박지민.



3월 8일

김여주 언제 일어나.
김여주 언제 일어나.
언제 일어나.



3월 10일

내일 금요일. 조금만 더 버티자.



3월 13일

먹기 위해 산다는 김여주가 링거만 맞고 있다. 한 달 반이 돼가네. 눈 감은 모습만 보니까 슬프다. 죽은 것 같잖아.



3월 15일

여주가 주치의랑 얘기를 나눴다. 식물인간이 된 것도 아니고, 단순한 교통사고 후유증도 아니면 도대체 여주는 어디가 아픈 거야. 왜 안 알려줘.



3월 18일

진도가 너무 안 나가서 걱정이다. 아이들이 떼써도 단호하게 잘라내야 하는데 자꾸 들어주게 된다. 재밌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해서 여주랑 작년에 벚꽃 보러 간 이야기를 해줬더니 따분해 하더라. 난 재밌는데, 왜지?



3월 19일

웬만해서는 눈물 흘리지 않는다고 자부했는데 여주한테 혼잣말하다가 울어버렸다. 다행히 어머님이랑 아버님이 계시지 않았지만 나도 놀랐다. 김여주가 날 이상하게 만든다.
병실이 건조해서 간호사님께 가습기 좀 빡세게 틀어달라고 말씀드리고 왔는데 내가 당부한대 로 잘 해주시길 바란다.



3월 21일

사랑하는 사람이 아픈 건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그 병이 무엇이고 정상적인 치료를 받으면 언제 나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안다면 말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김여주 몸의 어느 곳이 아픈지 하나도 모른다. 안다고 해서 내가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솔직히 요즘 좀 힘들다.



3월 22일

그 아이 아직도 날 쫓아다닌다. 설마 짝사랑하거나 그러는 건 아니겠지?
아니길 바란다.



3월 24일

여주에게 할 말이 없어서 병실 구경을 자세하게 해봤다. (참 일찍도 한다). 아무튼, 서랍에서 김여주 휴대폰을 발견했다. 잠금화면을 풀지 못해서 다시 넣어놨다. 약간 궁금하긴 하지만 여주는 자신 몰래 휴대폰을 구경했다고 하면 싫어할 게 분명하니까. 착하다, 박지민.



3월 28일

목요일 이후로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다. 감기에 걸렸다. 봄인데 대체 어떤 바보가 감기 걸리냐. (나)



3월 29일

아이들이 넘나 거리는 말투가 거슬렸었는데 내 입에도 그 말이 붙어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회식 넘나 싫은 것ㅡㅅㅡ.



3월 30일

김여주 아픈지 두 달째. 묻는 것도 지치지만, 김여주 언제 일어나?



4월 1일

월초면 항상 들떴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여주만 깨어나면 기쁠 텐데.



4월 4일

우리 반 녀석들이 제일 속 썩인다. 꾸미고 싶은 건 이해하지만 꼭 입술을 그렇게 새빨갛게 칠해야 하나.
그러고 보니 김여주도 고등학생 때 입술을 그렇게 하고 다녔던 것 같다. 내 눈에는 그것마저도 예뻐 보였다.



4월 5일

감기가 완전히는 아니지만 거의 다 나았다. 몸이 가벼워졌다. 기분이 상쾌해지긴 개뿔,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아, 그리고 오늘 누가 내 교무실 책상에 초콜릿을 놓고 갔다. 누구지?


4월 7일

오랜만에 김여주랑 놀러 다니면서 찍었던 영상들을 봤다. 이런 말 오글거리긴 하는데 김여주 진짜 예쁘다. 같이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혼자 보고 있으니까 왠지 처량하게 느껴졌다.



4월 10일

김여주 병원 또 옮길 거라고 한다. 이렇게 자주 옮겨도 되는 건가? 이번에는 아예 강원도까지 간다고 한다. 서울에 좋은 병원들 두고 왜 강원도까지 가는 걸까. 여주가네 부모님은 나한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4월 12일

학교 일이 점점 많아지고 바빠진다. 짜증.



4월 13일

올해는 여주랑 같이 벚꽃 못 보게 됐다. 여주가 일어나면 많이 아쉬워할 것 같아서 혼자 가서 사진 몇 장 찍어왔다. 다 커플밖에 없더라. 나도 여자친구 있는데 괜히 쓸쓸했다.



4월 15일

고등학생 때는 젖살 때문에 통통하던 볼이 요즘은 핼쑥해졌다. 김여주 드디어 살 빠지니까 좋냐. 깨어나면 데리고 다니면서 맛있는 것 좀 많이 먹여야겠다.



4월 16일

요즘 나 따라다니던 아이가 안 보인다. 그만둔 건가.



4월 18일

교생들 보니까 내가 교생일 때 생각이 났다. 부끄러움이 심해서 아이들 앞에 설 때마다 떨렸었는데 그걸 김여주는 귀엽다고 놀렸었지. 어린 자식이 말이야... 요즘도 나를 잘 놀리지만.
실컷 놀려도 되니까 얼른 눈 떠줘.



4월 19일

김여주 강원도 갔다. 어제 아버님께 문자 받았다. 이제 찾아가기 힘들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4월 21일

너는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야.



4월 22일

김여주를 못 보는 만큼 그 아이 생각을 많이 하기로 했다. 매일 최소 한 가지씩 추억 되새기기. (으악 오글거려!)

시기: 교생 시절
내용: 처음 교실에 들어가 아이들에게 인사를 했을 때 여주가 쌤 얼굴 토마토색 같다고 놀렸다. 그땐 정말 첫 제자고 뭐고 김여주가 미웠다.



4월 23일

아 여주가 보고 싶다.

시기: 교생 시절
내용: 단둘이 있을 때는 항상 얌전했다. 오히려 내가 유리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어린애 상대로 참. 김여주는 요즘 말하는 그 츤데레인가 그런 성향이라서 아이들 앞에서는 짓궂게 나를 놀렸어도 몰래 내 책상에 먹을 것을 두고 가곤 했다. 서랍의 깊숙한 곳에 쑤셔 놓아서 동기들이 말해준 덕분에 알아채기는 했지만.



4월 24일

거의 석 달이 되어가고 있다. 김여주 부모님이 이제 여주가 신경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문자를 보내왔다. 뭐라 해야 할지 몰라서 아직 답장하지는 못했다.

시기: 교생 시절
내용: 덜렁대는 버릇 때문에 교과서나 부교재를 자주 교무실에 두고 오고는 했다. 그럴 때마다 김여주가 도우미를 자청해서 가져다줬었다. 덕분에 착한 아이라는 걸 알게 됐는데 어느 날 뛰어오느라 분홍빛으로 물든 볼이 귀여워 보였다. 그때부터였나?



4월 25일

여주가 부모님이 보내신 문자를 500번은 읽은 것 같다. 딸이 어쩌다가 그렇게 다쳤는지, 무슨 병이라도 생겼는지. 최소한의 정보도 알려주시지 않았으면서 이제는 김여주를 잊어달라는 건가? 아무리 김여주 부모님이라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시기: 교생 시절
내용: 나와 김여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적으려 한다. 교생 실습 기간이 며칠 남지 않았을 때 나는 이미 김여주에게 이상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것을 티 내지 않으려 최대한 그 아이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말도 섞지 않으려 했었다. 그게 정상이니까, 여주는 고등학생이었고 나는 곧 대학을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쳐야 할 성인이니까. 나는 내 머리가 잠시 훼까닥한거라고 믿고 싶었다.
  그런데 여주는 당돌하게도 내가 얼마 후에 떠날 거라는 것을 노리고 대놓고 나에게 들이댔다. 더 이상 얼굴 볼 일이 없을 거라고 믿었나 보다, 사실 나도 그렇게 믿었었지만 말이다. 내가 피해도 쫓아오고 간식을 챙겨주고 수업 시간에 비정상적으로 집중하고... 누가 봐도 김여주는 내게 간접적으로 '구애'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 날 나는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혼자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김여주가 교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내 앞으로 천천히 걸어 왔다. 바짝 긴장한 듯이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경직돼서 오는데 그 모습에 나도 덩달아 떨렸었다. 교무실에는 몇 명의 선생님들이 계셨지만, 나의 자리와는 꽤 떨어져 있어서 우리의 대화 소리가 들릴 리는 없었다. 김여주는 나에게 와서 좋아한다는 고백을 손편지와 함께 던져놓고 쏜살같이 교무실을 벗어났다. 방금 내 귀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닌지, 받은 손편지는 진짜인지, 현실 감각이 사라진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4월 26일

아버님과 통화를 했다. 목소리가 심하게 갈라지신 게 김여주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신 것 같았다. 나는 나의 심정을 과장 없이 전해드렸지만 아버님은 대답하지 못하셨다. 전화를 끊기 전에 한숨을 쉬시고 여주가 많이 아프다고만 알려주셨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시기: 고시생 시절
내용: 여주는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고 나는 고시를 준비 중이었다. 이미 몇 차례의 실패를 맛봤지만 나는 교사가 아니면 달리하고 싶은 일이 없었기에 칠전팔기를 외치며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듯 가끔 의지가 흔들리거나 사그라질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여주는 데이트 계획을 짜서 나를 이곳저곳 데리고 다녔었다. 자신과 있을 때만큼은 재미있고 스트레스받지 않길 원했다. 한번은 그 날따라 기분이 좋지 않아서 고시생 데리고 뭐하는 짓이냐고 여주에게 나쁜 소리를 한 적이 있다. 김여주 입장에서는 화날 수도 있을 법한 발언이었는데 아이는 마음이 약해서 눈물만 흘렸다. 그리고 나에게 사과를 했었다.

  아마 짜놓고 아직 실천하지 못한 데이트 계획들이 김여주의 공책 어딘가에 있을 거다. 일어나면 그것들부터 해결해야겠다. 이번에는 내가 주도적으로 아이를 데리고 다닐 거다. 그러니까 제발 일어나 줘.



4월 27일

김여주 부모님이 병원 주소를 알려주지 않으니 찾아갈 수도 없다.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 내가 너무 무능하게 느껴진다.

시기: 고시생 시절
내용: 이건 김여주의 대담함에 관한 얘기다. 내가 다니던 학원에서 듣던 수업은 약 60명에 가까운 고시생들이 참석했던 수업이다. 그러므로 강사는 우리에게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어느 날 데이트를 마친 후 나는 바로 학원으로 달려갔다. 약간 지각한 탓에 눈에 보이는 아무 자리에나 착석하고 급하게 수업에 집중했었다. 내가 들어온 후에도 지각생이 여럿 있었지만 나는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수업의 후반부에 다다를 때쯤 누가 내 등을 볼펜으로 찔렀다. 화들짝 놀란 나는 뒤돌아봤는데 내 뒤에 김여주가 앉아 있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해맑게 웃으면서 나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네오는데 그 모습이 너무 어이없으면서도 웃겨서 나도 모르게 소리 내 웃어 버렸다. 주위의 시선이 우리에게 집중되는 바람에 곧바로 앞으로 몸을 틀어야 했지만 나는 수업이 끝날 때까지 뒤에 앉은 그 아이가 신경 쓰여서 집중하지 못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여주의 팔을 끌고 학원 밖으로 나와서 무슨 생각이었냐고 묻자 그냥 내가 하는 공부가 궁금해서 왔다고 한다. 기가 막힌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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