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녕 못 해.
몇 살 차이도 안나보일것같은 남자가 초면에 다짜고짜 말을 까니 굉장히 거슬린다. 알록달록한 머리색이 솜사탕같은데도 쭉 찢어진 눈매하며 불만 그득한 눈빛이 여간 거슬리는게 아니다. 내가 팬이였어도 기분 상했을 느낌이다. 물론 그건 팬이 아닌 나한테만 해당되나 보다.
"꺄아아아아악!!!!!"
"후니야!!!!"
저 미친것들... 뭐가 저리 좋은지 소리란 소리는 다 지르고 귀가 떨어질 지경이다. 앞의 세명을 겪어와서 그런가 피곤함과 고됨, 짜증이 굉장히 축적되었다. 아 피곤해.
'싸인 최ㅇㅇ'
"뭐야, 싸인만 받으려고 온거야?"
'ㅇㅇ'
유치하다싶을 정도의 대답이지만 앞으로도 받을 사람이 한 가득 밀려있기에 대충 좀 하고 넘기자는 식으로 휘갈려 써 보여주자 안그래도 썩은 표정이 더 썩어들어간다. 저 표정을 보니까 처음의 그건 원래의 무표정이었나? 인상쓰니까 되게 싸가지없게 생겼다. 아, 초면에 실례. 하지만 난 댁이 마음에 안들어.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반말이. 몇 살 차이도 안나보이는데. 흥이다.
"말 못해? 이런거말고 말로 해."
보여준 종이를 볼 필요도 없다는듯 구기고는 인상도 똑같이 구기고는 쳐다본다. 더러운 인상을 봐서 그런가 나역시 기분이 나빠져 똑같이 인상을 굳히고 1분쯤 계속 쳐다보기만했을까, 눈을 떼고 피식웃는다. 웃으니까 좀 잘생긴것같네. 아무튼 진작 그럴것이지. 곱지못한 눈으로 빠르게 쓰여져가는 싸인을 바라보고있자 끝낸건지 앨범을 덮고는 그대로 멀뚱멀뚱 쳐다본다. 뭐, 왜 안 줘?
"이거 갖고싶지?"
지금 게 누굴 유치원생으로 아나,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한테 사탕줄테니까 따라와라하는것도 아니고! 삐딱한 시선을 던지며 그 잘난 얼굴좀 쳐다봐주자 똑같이 쳐다보는 녀석이다.
"갖고싶으면 달라고 말 해. 그럼 줄게."
'이거나 먹어ㅗㅗ'
쾅-소리가 날 정도로 앨범위에 세게 쳐 내려놓자 이런 내 모습에 놀란건지 눈이 살짝 커진다. 뭐 이자식아. 뭐.
"와, 너 박력있다?"
"나도 아니까 닥치고 빨리 싸인이나 내놔."
아뿔싸. 내뱉어놓고 멈칫했다. 나 지금 뭐라 말한거야, 드디어 성격이 나온건가. 내 성격은 내가봐도 더러워서 웬만하면 입닫고 눈감고 귀막고 사는데 가끔씩 이렇게 터져나오면 감당이 안됀다. 지금도 봐라, 말 한 마디 툭 던지니 급격히 썩어가는 저 표정을... 아 망했어요.
"너 완전 마음에 든다. 차ㅇㅇ? 차ㅇㅇ,차ㅇㅇ... ㅇㅇ아."
"왜 부르는데."
물론 내 이름은 아니다만 현재 내 신분은 친구년의 이름이기때문에 부름에 답해주자 또 씨익웃으며 계속해서 이름을 부른다. 그렇게 불러봤자 내 이름아니여서 설레는것도 없고 아무 감흥도 없거든? 좋게 말로할때 싸인이나 내 놓으시지?
"친구하자."
뭐래.
"싫어."
"왜."
어쭈? 반짝거리는 눈으로 친구운운할땐 언제고 싫다니까 또또 표정을 싹 굳히고는 이유를 내묻는다. 알아서 뭐하게. 그리고 친구는 무슨 친구야, 진짜 팬은 아니다만 표면상으로는 연예인과 팬이 왜 친구를 해? 이 인간 좀 이상한것같아.
"너 몇살이야?"
"열아홉."
"난 스물. 내가 오빠네. 친구해."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게다가 두 살 차이에 무슨 친구야!! 어째 뱅뱅 돌고도는 대화에 또 짜증이 나버려 급기야 앨범을 포기하고 집으로 가버릴 생각까지했다. 날 죽일거야.. 죽일거야.. 무서운 친구년같으니....
"알았으니까 싸인."
손을 내밀자 앨범과 함께 내가 쥐어준 종이에 급하게 뭘 적더니 같이 얹어준다. 뭐야 이건?
'010-****-**** 인기남번호!'
"딱 보니까 우리 팬 아닌것같은데 번호퍼트릴것 같지도않고. 내말맞지? 전화줘. 카톡도 좋고."
팬 아닌거 또 들킴. 벌써 두번짼가, 눈치하나 더럽게 빠르네. 팬이 다 팬이지, 뭔 팬아닌 사람 골라내는 센서라도 달고있나. 무섭다 무서워.
"난 오세훈. 넌?"
"....나여주."
"오케이, 꼭 연락 줘야돼? 잘가!"
겨우 벗어나긴했는데 굉장히 얼떨떨하다. 나 방금 연예인한테 번호받은건가? 이걸 기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있다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저쪽에서 내 번호를 모르는데 어떻게 연략이 오겠어. 별로 할 생각도 없고. 그냥 이대로 넘어가자.
"이대로 넘어갈 생각하면 꿈에서라도 쫓아간다?!"
워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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