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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 ] 

 

나의 여리여리한 여자같은 몸과는 상반되는 내 몸의 3~4배는 되어보이는 여자들이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한 손에는 의자, 혹은 전해줄 선물이 담긴 쇼핑백을 담고 여기저기 자리를 물색하고 있었다. 

 

검은색 스키니 주머니에 억지로 쑤셔놓은 핸드폰에 진동이 짧게 울리자마자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왼손으로 바꿔 들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네이트온 알림이였다. 

 

' 아니 이 새낀 카톡 좀 하라니까 맨날 네이트온질이야 ' 

 

박찬열(춥당) 님의 말 : 

야 

박찬열(춥당) 님의 말 : 

야 

박찬열(춥당) 님의 말 : 

도경수 

박찬열(춥당) 님의 말 : 

또 그 이엑스오? 걔네 보러갔냐 

도경수(ㅂㅂㅎ) 님의 말 : 

ㅇ 

박찬열(춥당) 님의 말 : 

ㅉㅉ..게이새끼 

 

 

지랄은. 비웃는 박찬열의 답을 곱게 씹어 그대로 홀드를 닫았다가 다시 눌러 어제 밤에 바꾼 잠금화면을 봤다. 저번 인기가요에서 스페셜 엠씨를 봤던 백현이. 끙..멋있다 내남자. 두번세번 계속 봐도 멋있다. 

 

점점 날이 어두워지자 더 거세게 부는 바닷바람에 후드티를 뒤집어 썼다. 아. 외투 하나 더 가져올 걸 그랬어.. 바다를 몇 번 찍다가 바닷바람에 몸을 휘청거렸다. 쭈그려 앉았던 몸을 일으키고 후드끈을 조였다. 백현아, 너 보려고 내가 이 고생을 해.. 

 

엑소가 탄 벤이 들어서자 각각 카메라 전원을 켜고 렌즈를 만지거나 핸드폰 카메라를 실행시키고 사진 혹은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자마자 소처럼 달려드는 팬들을 몇몇 안되는 경호원들과 매니저가 막아섰다. 

 

한심한것들. 그럴꺼면 왜 대포 샀어? 멀리서 줌 당겨서 찍으면 되는 걸. 혼자 머릿속으로 팬들을 비웃다가 백현이의 모습이 보이자 그대로 카메라 액정에 머리를 박았다. 뷰파인더로 보는 백현이의 모습. 데뷔초보다 조금은 거칠어진 머릿결과 검은색 수트. 아 나 죽어요. 

 

그대로 포토월로 달려갔다. 지인이 어제 밤부터 맡아놓은 자리. 기자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기자들의 카메라로 착각하는 멤버들 덕분에 가끔 아이컨텍을 할 수 있다. 팬들은 바보같이 저마다 앞에 설꺼라면서 자리 싸움을 했는데 사실 맨 앞에 선다면 초반에 걸어나와서 카펫을 걷기 시작하고 나면 뒷통수만 바라봐야 한다. 

 

얼굴 조금 가까이 보자고 저 짓하는게 한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뭐 맨날 싸워.. 대기실의 천막이 쳐지고 경호원 한두명이 먼저 나오고 난 후 열 두명의 엑소 멤버들이 카펫을 걷기 시작했다. 흥분한 팬들 덕분에 힘이 앞으로 쏠리면서 펜스 여러 개가 쓰러졌다. 난리가 난 쪽에서 힘겹게 펜스를 잡고 버티는 여자분이 보였다. 힘내요. 

당연히 들릴리가 없었지만 진심으로 한 말 이었다. 

 

점점 다가오는 백현이에 셔터를 조금 더 빠르게 누르고 앞으로 당겼던 줌을 조금씩 풀기 시작했다. 지인에게 대포를 넘기고 캠코더를 들었다. 아 빨리 켜져라. 손이 시려 차가운 손에 자꾸만 손이 빗나갔다. 됐다. 작게 소리를 내며 켜진 캠코더를 들고 백현이를 찾아 초점을 맞추고 캠을 찍기 시작했다. 

 

사실 직캠에 브금을 잘 깔지 않아서 캠을 찍을때면 항상 입술을 이로 물고 있어야만 했다. 백현이를 보고 끙끙 앓는 소리가 같이 녹화되면 안되니까. 드디어 거의 내 앞까지 온 백현이를 스캔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있는 백현이에 입술을 물었던 이빨에 힘을 풀었다. 아. 백현아.. 

 

다른 여자들보다 낮은 중저음에 목소리로 나도 모르게 백현이를 불렀다. 듣진 않았겠지. 다시 초점을 제대로 맞추고 백현이를 따라 캠코더를 움직였다. 손을 내미는 팬들의 얼굴을 훑어보곤 웃어주며 지나가는 백현이에 또 다시 백현이를 불렀다. 백현아.. 

 

맞은편에 팬들을 쳐다보던 백현이가 내 쪽으로 고개를 느릿느릿 돌렸다. ㅂ,백현아 여기! 내 말과 함께 기자들의 플래시도 빠르게 터졌다. 다시 고개를 돌려버리려는 백현이를 다시 간절하게 불렀다. 

 

백현아! 팬들과는 다른 저음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내 쪽으로 빠르게 고개를 돌리고 내 근처를 쳐다보았다. 아.. 아쉬워할때쯤, 다시 고개를 움직여 내 캠코더를 한번 쓱 쳐다보더니 2~3초 정도 그대로 쳐다보다 한 쪽 입꼬리만 쓱 올려 웃곤 조금 뒷쳐졌던 걸음을 빨리해 멤버들을 따라갔다. 

 

동영상 녹화를 멈췄다. 백현아.. 허공을 쳐다보다가 얼른 포토월 쪽에 가깝게 자리를 옮겼다. 다시 지인에게 캠코더를 넘겨주고 대포를 들어 자세를 잡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엑소는 그대로 다시 들어가고 한숨을 내쉬며 사진을 돌려봤다. 이쁘네. 얼핏 머릿결이 들어나는 사진에서는 한숨이 나왔다. 데뷔초에 찰랑찰랑하던 머릿결을 어떻게 했길래.. 스엠 나쁨. 

 

퇴근길은 포기하고 바닷가로 걸음을 옮겨 멀리 보이는 야경들을 담기 시작했다. 얼른 집 가서 보정해야지. 아 노트북 고장났는데, 금새 짜증이 몰려와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발견한 PC방. 

 

조심조심 들어와 카운터에 적힌대로 돈을 내며 한시간이요.. 알바생이 회원이냐며 묻자 예? 라고 대답했더니 졸음에 짜증이 났는지 사투리가 그대로 뭍어나는 말투로 회원이시냐고요. 라고 답했다. 

간신히 알아듣고 아녀 비회원이여. 하고 잔돈을 받아들어 카드에 적힌대로 자리를 찾아 앉아 전원을 켰다. 

 

하필 자리 골라줘도 이런데를 골라주냐. 롤하는 남자 둘 사이에 대포카메라 짊어지고 온 나. 창피하다. 

덕질이 창피한 게 아니라 누군 남자들 다 한다는 롤을 하고 있는데 나는..나는..!! 

 

후, 아니야. 다 백현이가 조온나 이뻐서 그래. ㅇㅇ그래. 나름 자기합리화를 하며 USB를 꼽고 포토샵을 옮기고 카메라를 연결해서 사진 하나하나 보정하기 시작했다. 

딱 48분쯤 지나고 나서야 한 30장 보정한것같다. 

 

옆에 남자들이 아 씨발 왜 저걸 따여! 병신 아냐? 혹은 씨발 개트롤이네 등등.. 눈치보이게 만들정도로 험하게 욕설을 내뱉는 남자들에 기가 죽어 얼른 사진 몇장을 대문에 걸고 INDEX 게시판에 131004 부산국제영화제 백현이 ♡ 라는 제목으로 방금 대문에 걸었던 사진을 올려두고 트위터에까지 글을 올리고 나서야 PC방을 나올 수 있었다. 

 

다시 밖으로 나와 답답했던게 싹 풀리는 마음에 힘을 줬던 어깨에 힘을 풀었다. 아, 죽겠다. 백현이 파트 모음인 벨소리가 울리자 느릿하게 전화를 받았다. 지인이 데리러 왔다며 얼른 이쪽으로 오라는 전화였다.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 

 

마지막으로 저 끝에 보이는 달을 찍고 나서 야경도 한번, 바닷가도 한번 찍고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나서야 바닷가에서 빠져나왔다.  

 

백현이 덕분에 한층 바빠진 일상에 가끔 지치지만 뭐 백현이가 조온나 이뻐서 그런거니까 괜찮아. 그니까 백현아 사랑해 결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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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재밌어요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좋은글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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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왜 짱ㅈ재밌는데 노댓글..? ㄷ진짜 너무 재밌는데...! 신알신 하고 갑니다 다음편 급해요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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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헐 진짜재밌어요 좋다ㅋㅋㅋㅋ경수야들이대들이대!!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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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개잼....다음편기다려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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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 완전 재밌어옄ㅋㅋㅋㅋ담편기대됩니당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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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 대박 .. 신알신 하고 갈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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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허니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편..빨리빨리주세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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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와 현실감 돋아요 ㅋㅋㅋㅋㅋㅋ 고달픈 남팬 홈마의 길....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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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ㅋㅋㅋㅋㅋㅋ헐 귀염사ㅋㅋㅋㅋㅋㅋ이런걸 영업당한다고 하는거구나...★ 재밌게 읽고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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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헐 짱잼 다른데서는 거의 배큥이가 홈마던데ㅋㅋㄱ짱짱재밌어여ㅋㄱㅋㅋㅋㄱ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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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헐....재밌어요....어머어머...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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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헐ㅠㅠㅠㅠ경수홈마님...♥너무 좋네요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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