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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작가 전체글ll조회 1306


 

라이벌 미션. 한 명은 붙이고 한 명은 떨어뜨리기 위한 그런 미션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미션.

실컷 사이좋게 연습하면서 정을 쌓은 두 사람 중 한 명만 붙이기 위한 그런 미션. 예상한대로 나는 그와 한 조가 됬다.

 

나와 그 둘 중 한 명은 떨어져야 한다. 떨어지든 붙든의 문제가 아니다. 한 명이 떨어지면 한 명은 이 곳에 남는다.

내가 떨어지게 되면 나는 그를 향한 시선이 가득한 이 곳에 그를 남기고 떠날 수 있을까.

그가 떨어지게 되면 나는 과연 그가 없는 이 곳에 남아있을 수 있을까.

복잡하게 머리 속을 헤집는 생각에 기분이 나빠졌다.

 

"상우야 상우야."

 

앞에서는 걱정도 없는지 헤실헤실 웃고만 있는 사내가 보인다.

둘 중 한 명이 떨어져야 한다는데 과연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형."

 

"왜?'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요?"

 

퉁명스럽게 튀어나간 말에 순간 당황하고 슬쩍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당황한 건 나뿐만이 아닌지 헤실헤실 항상 입에 걸치고 있던 웃음을 지운 그의 모습이 보인다. 할 말을 찾고 있는건지 한참 입술을 우물우물 거린다.

그새 그 입술에 신경을 뺏기고 뚫어져라 입술을 쳐다봤다. 나는 저 입술에 지금 뭘 하고 싶은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것도 모른다는듯한 얼굴로 "응? 로이는 기분 안좋아?" 하고 물어오는 얼굴에 괜히 속에는 알 수 없는 불만이 샘솟는다.

나와 떨어지게 되도 아무렇지 않다는 그런 의미인가.

 

따지고 보면 그에게 있어 나는 우연히 참가하게 된 오디션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우연히 같은 조가 된 우연히 한 번씩 탈락의 고배를 맛 본 그런 우연한 남자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말간 피부를 하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새카맣게 큰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면서 어색하게 흘리는 웃음에 웃지말라는 불만 가득한 어조로 쏘아붙였다.

 

"웃을수도 있지 무얼. 새삼스럽게."

 

꿍얼꿍얼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린다. 입술을 비죽 내밀고서는 발로 바닥을 툭툭 차는 모양새가 화난 어린아이다.

몇마디를 더 주고 받다가 순간 대화가 단절됬다.

입술을 이로 앙 깨물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잘근잘근 입술을 물어뜯는다.

당황해서 답지않게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고 있는건지 코 끝과 눈가가 약간 발갛다.

묘하게 사람의 어두운 욕망을 자극하는 모양새였다. 카메라가 꺼져 있어 다행이다.

 

"몰라. 카메라 안 켜져 있으니까 상관 없잖아.따라오지마."

 

팩 쏘아붙이고는 총총 걸음으로 사라진다.

목소리에 미묘하게 섞인 울먹대는 소리와 코맹맹이 소리가 청각을 자극해온다.

얇다란 다리를 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작은 손을 주먹을 꽉 쥔 모습이 시간을 자극해온다.

그의 모습이 내 온 몸의 오감과 육감을 자극해온다.

 

멍하니 서서는 걸어가는 뒷모습만 쳐다봤다.

과연 내가 지금 그를 따라가야 하는건가. 따라가지 말아야 하는건가.

따라가면 나는 과연 그에게 내 감정을 숨기고 덤덤히 웃어주며 미안하다 사과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가슴 속에 응어리진 무언가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그의 앞에서 절규하지 않을 수 있을까.

따라가지 않으면 그와 나의 관계는 영 불편하고 찝찝한 이상한 관계가 되버리진 않을까.

 

유승우, 유독 그를 잘 따르는 어린 고등학생.

아까부터 힐끔힐끔 이 쪽을 쳐다보더니 그가 나가자 마자 뽀르르 따라 나간다.

혼자 남은 정환이 형은 멍하니 내 쪽을 바라보더니 어색하게 웃는다.

따라 나가 보라는 뜻인지 손가락으로 문쪽을 가르킨다.

 

터덜터덜 걸어나가는데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까의 그 어린 소년의 머리통에 고개를 파묻고 안겨있는 모양새가 퍽 심기에 거슬린다.

그의 얄팍한 허리를 조심스럽게 감싸안고 있는 팔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아무렇지 않다는듯 몸에 힘을 풀고 동그란 머리통에 머리를 파묻은 모양새가 심장 한 구석을 크게 울린다.

 

"아!!!"

 

"어,,어어?"

 

성큼성큼 다가와 팔목을 잡아 끌었다. 날카롭게 지르는 그의 목소리와 어벙하니 상황 파악 중인 어린 목소리가 귀에 울린다.

뒤를 돌아서 억세게 낚아챈 팔목에 힘을 줘 성큼성큼 걸어 화장실 안으로 들어섰다.

 

"아파! 아프니까 놔!"

 

"악 쓰지 마요."

 

"손 놓으라니까! 아프다구!"

"악 쓰지 말라니까!"

 

고개를 돌리며 같이 소리치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쳐다본다. 파들파들 세차게 떨리는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며 저를 쳐다본다.

추운건지 놀란건지 겁을 먹은건지 입술을 부들부들 떨면서 딱딱거리는 잇소리를 내며 저를 쳐다본다.

걸쳐입고 있던 옷을 벗어 어깨에 슬쩍 둘러주면 팔을 더듬더듬 팔을 움직여 옷을 만진다.

 

"왜..왜...소리를..질러..."

 

"소리 안 지르게 생겼어요?!"

 

"내가 뭘! 소리 지르지 마! 내가 뭘 잘못했다고 네가 소리를 질러!"

 

악에 받힌듯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어찌보면 안쓰럽고 어찌보면 가녀리다.

헤실헤실 하던 웃음은 어디로 갔는지 눈가는 발갛게 달아올라서는 더듬더듬 소리를 잘도 지른다.

 

"형 왜 그러고 있었어요?"

 

"내가 뭘?"

 

"그 꼬맹이한테 왜 안겨있어요?"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신경쓰지 마!"

 

"왜 그랬냐니까요!"

 

"아...!!"

 

화장실 벽에 세게 밀쳤더니 또 악 소리를 내며 강하게 저를 쏘아보는 눈빛이 왠지 모르게 요사스러운 여우새끼마냥 야해 보인다.

발갛게 끝이 변한 눈매를 하고서는 그 끝이 바들바들 떨리는 눈꼬리를 하고서는 동그란 눈으로 힘을 줘 쏘아보는 눈에 세게 입을 맞춰 보고 싶다.

이로 잘근잘근 물어뜯어 까슬해 보이는 얇다란 연한 분홍빛의 입술을 내 입술로 짓눌러 그 속을 온통 헤집고 싶다.

미친듯이 속에서 피어오르는 욕망을 언제까지 주체할 수 있는지 나로써도 미지수다.

 

"내가 내 맘대로 하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

아까부터 틱틱거리고 시비건거나 사과해!"

 

"남의 속도 모르고 실실거리던게 누군데!"

 

"나한테 신경쓰지 마!

내가 누구한테 안겨있든 키스를 하든 뭔 상관이야!"

 

순간 머리가 핑 돌았던 것 같다. 눈에 순간 힘이 확 들어가고 손이 제 멋대로 움직여 작은 얼굴을 쳐버렸다.

정말 놀랐는지 소리도 지르지 않고 입을 벌리고 어버버 거리며 툭툭 눈물만 떨궈내는 모습에 크게 한숨을 쉬었다.

 

"너..너..진짜...으..으흐으.."

 

끅끅 거리는 울음소리를 꾸역꾸역 삼키는지 목울대가 울컥울컥 거린다.

할 말을 잃었는지 눈물만 주륵주륵 흘리면서 다시 입을 앙 다문다.

 

"말 함부로 막 하지 마요.....사람 마음도 모르고. 남의 속을 자기 멋대로 헤집어 놓은게 누군데.

멀쩡히 여자 좋아하던 사람 동성애자로 만들어 놓고. 걱정되서 쫓아가면 다른 사람한테 안겨있고."

 

"진짜...너 진짜...이씨이...."

 

"말을 해요. 나 지금 심장 떨려서 죽을 것 같으니까."

 

"너..너 진짜 나 좋아? 진짜? 정말?"

 

"그럼 지금 형 붙잡고 거짓말 하겠어요?"

 

순간 심장이 세게 쿵 뛰었다. 끅끅 거리며 울던 것을 멈추고 동그랗게 눈을 뜨더니 그 발간 눈을 하고서는 더듬더듬 물어오는 모습이 귀엽다.

수긍하고 대답하자 다시 뚝뚝 눈물을 방울지어 떨구더니 입술을 꾹 깨문다. 그러고는 품 안으로 포옥 안겨온다.

 

"너..너 이 나쁜 놈...좋아하는 사람 때리기나 하고 이 나쁜 놈.."

 

"형은?"

 

"뭐가?"

 

"형도 나 좋아요?"

질문과 동시에 고개를 쳐박고는 대답이 없다.

손으로 양 볼을 감싸쥐고 입가에 속삭였다.

 

"형도 나 좋아요?"

 

그제서야 고개를 주억거린다. 그러면서 손가락을 꼼지락 거린다.

 

"미안해요. 괜히 예쁜 얼굴에 손 댔네...."

 

"그래, 너 나빴어."

 

고개를 팩 돌리고 토라진듯 총총 걸음으로 걸어나간다.

잡아달라는건지 그냥 잘못한 걸 알고 따라오라는 건지 뒤도 안 돌아보고 총총총 걸어간다.

빤히 뒷모습만 쳐다보다가 어깨를 낚아채 품 안으로 넣었다. 얄썅하니 감겨오는 허리가 기분좋게 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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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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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로이안되게쒀우리수중하고아름다운주녕이를때리다니꽃으로도때리면안된는우리이쁜이를흑너한테주기시러ㅠㅠ그니까잘대해줘어어아주소중히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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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이고 이것만 봤는데 전 편들도 보고와야겠군요 신알신 하구가요ㅠㅠㅠㅜ좋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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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잌 승우덕인가요 둘이사귀게된게!!!
아잌아잌 다음편이 시급해여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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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이 조아라 ㅠㅠㅠ 추석날 이런 금글보고 기분 좋네영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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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상우예요ㅠㅠ 아 로이ㅠㅠㅠㅠ손찌검은나빠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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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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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로이야 넌 박력남!근뎅 준영이 아팟게따ㅠㅅㅠ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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