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장면만을 생각하고 쓰기 시작한 편.
Livin' Out Loud-I Can't Stop
너무 어둡지도, 너무 밝지도 않은 집 안을 둘러보다가
자박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나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봤으면.
남준이 너는 윤기에게 다가가 벽에 기대어 있는 몸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왔으면.
발그레한 볼을 제 손으로 감쌌다가
등을 토닥여줬으면 좋겠다.
술 많이 마셨어? 회식이란거, 술 마시러 가는거 맞지?
응...
씻을거야?
응... 으, 어지러워. 준아, 나 잠깐.
웅얼웅얼 말을 뱉어낸 윤기가 힘없이 발을 휘적이면서 겨우 구두를 벗어냈으면 좋겠다.
서늘하지도, 덥지도 않은 어중간했던 여름밤에 살짝 젖은 와이셔츠를 펄럭이면서,
넥타이를 풀어 내리고 욕실로 다시 걸어갔으면 좋겠다.
남준이 너는 그 뒤를 졸졸 따라가면서 윤기가 허물마냥 벗어내리는 옷가지를 주워들어 정리했으면.
주인아.
응...?
가방은 내려놓고 들어가.
아...
그리고 욕실에 갈 때까지 꾹 쥔 가방을 빼내어 소파에 올려놓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으면.
우리 주인은 진짜 술만 들어가면 어린애같아.
소파에 앉아 윤기를 기다리던 남준이가 거의 쓰지 않은 핸드폰을 들어 게임 몇 개를 이어갈 즈음
욕실문이 벌컥 열렸으면.
그리고 아까보다는 술이 조금 깬 것 같지만 여전히 느릿하게 움직이는 윤기를 보고 남준이가 다가가 준비해놨던 잠옷을 입혀줬으면.
침대에 벌러덩 누운 윤기가 가만히 남준이를 올려보다가
기분좋은 얼굴로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두 팔을 벌리고
손 끝을 까닥이면서 남준이를 불렀으면 좋겠다.
이리와, 준아.
남준이는 그 부름에 바로 다가가 침대에 걸터앉은 상태로 상체만 숙여 윤기의 품에 얼추 들어갔으면.
윤기는 두 팔로 남준이의 어깨와 등을 가득 끌어안고는
다시 푸스스 웃음소리를 내면서 가볍게 얼굴을 부볐으면.
준아,
준아...
남준아.
오늘 하루 잘 있었어?
발음이 아직도 뭉그러져서는, 웅얼웅얼.
남준이는 그 목소리에 작게 웃었으면 좋겠다.
아침 일찍부터 일 나가는 거 별로라고 싫어하더니, 내심 걱정이 되었구나 싶어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잘 지냈다고 답했으면 좋겠다.
윤기는 상체가 살짝 띄워진 채로 남준이의 어깨와 등에 팔을 걸친 모양새로 있다가
스르륵 힘이 풀려 그대로 침대에 풀썩 몸을 깊게 묻었으면 좋겠다.
몽롱한 시야 위로 남준이의 얼굴만이 보이자 배싯 웃으면서 입꼬리를 올려 웃었으면 좋겠다.
응.
귀여워.
내 강아지도 귀여워.
남준이의 볼을 손으로 꾹 누른 윤기가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도 않고 그대로 보였으면 좋겠다.
기분이 잔뜩 좋아서는,
그만큼 들떠서는,
눈은 풀렸으면서 그 안에는
남준이의 얼굴만을 잔뜩 담아서는,
시간이 조금 지나자마자 남준이의 온 얼굴에 입을 맞추기 바빴으면.
남준이 너는 쏟아질 것마냥 느껴지는 입맞춤에 결국 크게 웃어버렸으면.
조용했던 방 안을 웃음소리로 채우다가,
몸을 아예 움직여 윤기의 몸 위로 올라와서는,
침대에 늘어져있는 윤기의 한 손 위로 네 손을 겹쳤으면.
손바닥이 닿고,
손가락 사이사이가 서로의 손가락으로 가득 차고,
그대로 단단히 깍지가 쥐어졌으면.
술은 몸에 안 좋은거라며.
근데 주인이 자꾸 이러면
계속 먹이고 싶어져.
윤기가 나른한 얼굴이 되어서 느릿하게 눈을 깜박였으면 좋겠다.
나 술 마셨으면 좋겠어?
마시면 뭐 해줘?
좋은 걸 해주면,
내일도 마실지 모르잖아.
어때,
멍멍아.
낮게 잠긴 윤기의 목소리에 남준이는 다시금 웃음을 터뜨렸으면 좋겠다.
만약 내 주인이 동물이었다면
분명
여우였을거야.
그렇지,
민윤기.
나직한 남준이의 말에 윤기가 거의 감고있던 눈을 뜨고 뜨거운 숨을 훅 뱉어냈으면 좋겠다.
그대로 두 시선이 마주할 즈음에는
남준이가 윤기의 이마에 제 이마를 대고 가볍게 고개를 움직여 부비적거렸으면.
코 끝이 간지럽게 스쳐지나가느라 윤기의 미간이 찡긋거릴 즈음에
이번에는 입술이 나란히 겹쳐졌으면 좋겠다.
침대가 한 번 크게 출렁이고 나서,
남준이의 몸이 온전하게 침대 위로 올라갔으면 좋겠다.
방 안은 창 틈으로 들어오는 야경의 빛과
시트와 살결이 쓸리면서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무거운 열기 아닌 간지러운 온기가
둥둥
떠다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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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예쁜 글씨와 귀여운 그림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트. |
| [암호닉]은 현재 공지사항의 게시글에서만 받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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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